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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그는 허리를 숙여 물건을 주웠다.

부드러운 순면 텍스처와 그 위에 묻어난 은은한 체취가 불쑥 그에게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그건 강서연의 속옷인데 지극히 심플한 기본 아이템이었다.

구현수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는 목이 바짝 말라 혀로 입술을 살짝 핥고는 옷들을 세탁기에 넣으려 하는데 이때 마침 문이 열리고 강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수 씨 집에 있어요? 오후에 물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화장실이 급해 죽겠어요...”

불현듯 서로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강서연은 충격에 휩싸인 채 그를 쳐다보다가 그의 손에 쥔 옷 바구니와 그 안에 담긴 더러운 옷들과 이미 열린 세탁기와 그리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귀까지 빨개졌다.

“그걸 왜 들고 있어요?!”

강서연은 냉큼 다가가 재빨리 그의 손에서 속옷을 뺏어왔다. 지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뻘쭘한 건 구현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반응만 보면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착각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잠깐, 설마 지금 날 도둑 취급하는 건 아니겠지? 여자 속옷만 훔치는 변태 도둑 말이야?!’

구현수는 낯빛이 확 돌변했다. 그는 마른기침을 하며 애써 담담한 말투로 그녀에게 대답했다.

“집에서 할 일 없어서 옷 좀 빨려고 했어.”

강서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감히 그를 쳐다보지 못했고 심장은 여전히 마구 쿵쾅댔다.

“그냥... 놔둬요 일단. 이따가 내가 씻을게요.”

“이 집은 두 사람이 함께 가꿔나가는 거니까 집안일도 서로 분담해야지.”

“아니에요, 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 이건 내 물건이라 내가 알아서 씻을게요...”

강서연은 황급히 머리를 흔들었다. 부끄럽고 난처한 그 모습이 실로 귀여울 따름이었다.

구현수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좀 전에 억눌렀던 설렘이 또다시 부풀어 오를 것만 같았다.

“난 당신 남편이야.”

그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일부러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부부 사이에 네 거 내 거가 어디 있어? 당신 속옷을 빨아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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