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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배경원은 식겁하여 목이 바짝 말랐다.

휴대폰을 사이에 두고도 빅 보스의 살기가 충분히 느껴졌다.

‘내가 설마 좋은 일 망친 건가?’

배경원은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불쑥 머리를 탁 내리쳤다.

‘내가 미쳤지!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누가 날 건드렸어 봐, 나 같아도 그 사람 아작을 내고 싶을 거야!’

“형...”

그는 아양을 떨며 해명에 나섰다.

“나도 급한 일 아니면 이 시간에 전화하지 않으려 했어요. 형이 이렇게 빨리 잘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할 말 있으면 빨리해!”

구현수가 귀찮다는 듯이 쏘아붙이고는 베란다로 걸어가 촤르륵 문을 열었다.

“오성 쪽에 형이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배경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형이 아직 살아있다는 소문이 쫙 퍼졌거든요. 어르신도 무척 흥분해 하시고 삼촌, 이모들도 다...”

“그래, 알았어.”

구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내가 사석에서 연락할 테니까 오성에 돌아가는 건 잠시 미뤄야 할 것 같아.”

배경원은 이해되지 않았지만 결국 알겠다며 대답했다.

“참 그리고 형, 오늘 자세히 조사해봤는데 형수님이 만난 바이어가 마침 성소원 씨가 3개월 동안 쫓아다녀도 따내지 못한 케이스더라고요! 내가 살짝... 손을 써서 형수님이 오더를 따게 했어요. 이 한 건에 인센티브가 적지 않을 거예요. 2천만 원은 가질 수 있을걸요...”

구현수는 가슴에 불길이 활활 타올라 배경원이 마저 떠들어대기도 전에 전화를 꺼버렸다.

배경원은 또다시 어리둥절한 채 옆에 있는 유찬혁에게 술 한 잔 따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가 또 무슨 말실수 했어?”

유찬혁은 웃다가 쓰러질 뻔했다.

“네가 분위기를 다 망쳤는데 형이 친절할 리가 있겠어?”

배경원은 후회막심하여 쉴 새 없이 제 입을 내리쳤다.

“그리고 서연 씨가 오더를 내린 일에 네가 굳이 왜 끼어들어?”

“그건...”

배경원은 두 눈을 부릅떴다.

“설마 또 내가 아양을 떨다가 심기를 건드린 거야?”

유찬혁은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

“성소원이 3개월을 쫓아다녀도 따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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