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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최군성은 육연우를 따라 병원 입구까지 달려갔다.

연우는 바람처럼 빠르게 걸어갔고 뒤따라오는 최군성을 아예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최군성이 몇 걸음만 더 가면 육연우에게 닿을 수 있었지만 붙잡으려 할 때마다 육연우는 그의 팔을 강하게 뿌리쳤다.

지금의 육연우는 최군성에게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최군성의 마음은 서서히 차가워졌다.

“연우야!”

최군성은 걸음을 멈추고 억울한 듯 큰 소리로 외쳤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육연우도 걸음을 멈췄지만 오랫동안 뒤돌아보지 않았다.

육연우의 이 뒷모습은 최군성이 수없이 봐온 것이었다.

작고 연약해서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오르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 육연우의 뒷모습은 유독 차가워 보였다.

둘 사이의 거리는 고작 몇 걸음일 뿐이었지만 마치 수많은 협곡이 가로놓인 것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연우야, 너...”

“더 할 말이라도 있어요?”

육연우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최군성은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조급한 눈빛으로 말했다.

“왜 자꾸 나를 오해하는 거야? 분명히 메시지도 보냈잖아.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내 작품을 윤아한테 보여주겠다고 이미 말했는데 왜 아직도 기분이 안 좋은 거야?”

“흥, 윤아? 참 친근하게도 부르네요!”

육연우는 입술을 떨며 말했다.

“세상에 만화 그리는 사람이 윤아 씨 하나뿐이에요? 왜 꼭 윤아 씨한테 보여줘야 하죠?”

“난...”

최군성은 억울함에 숨이 막혔다.

“윤아 말고는 내가 아는 만화가가 없잖아!”

“최군성 씨!”

육연우는 소리쳤다.

“그거 알아요? 저번에 윤아 씨가 백인서랑 짜고 영업부에서 날 얼마나 창피하게 만들었는지? 수많은 영업사원이 있었는데 왜 굳이 백인서와 계약을 맺었겠어요? 분명 백인서와 짜고 저를 겨냥한 거라고요!”

“연우야, 그건 네가 오해한 거야. 윤아가 이미 다 설명해 줬어. 그때 방 안에 네가 있는지 몰랐다고 했어.”

“설명해 줬다고요?

육연우의 목소리가 한껏 높아지며 최군성을 비웃듯 바라보았다.

“그럼 둘이 평소에 자주 연락했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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