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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군형아, 왜 그래?”

최군형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과민 반응일지도 몰랐다. 일단 생각이 한 번 연결되기 시작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곤 했으니까.

“음... 아무것도 아니야.”

최군형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냥 좀 배가 고프네. 집에 먹을 거 없어?”

최지용도 배가 고팠는지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배달시켜 먹자.”

최군형은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배달음식 절대 안 먹어.”

“대단한 도련님께서, 설마 나한테 요리하라는 건 아니지?”

“너 요리할 줄 알잖아.”

최지용은 최군형을 노려보았다. 요리는 할 줄 알았지만, 굳이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백인서가 보온 도시락을 들고 웃으며 들어왔다. 최군형이 있는 걸 보자 백인서는 조금 어색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인서 씨.”

최군형은 웃으며 말했다.

“최빡빡이랑 텔레파시라도 통한 거예요? 지용이가 배고픈 걸 알고 마침 음식을 가져온 거예요?”

“네.”

백인서는 보온 도시락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마침 배고프던 두 남자는 재빨리 식탁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마주한 음식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보온 도시락에 담기기 전에는 아마 육수였을 것이다.

아니면 삼계탕이었다던가...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의 눈앞에 있는 건 부서진 고기 조각과 닭 뼈가 기름 위에 떠다니는 정체불명의 국물이었다. 몇 장의 채소 잎이 그 위에 장식처럼 얹혀 있었다.

“인서야...”

최지용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또 실험 실패작인 거야?”

백인서는 최지용을 힐끗 쳐다봤다. 최지용의 말은 정확했다.

이번에도 불 조절과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닭이 돌처럼 딱딱해졌다. 그러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 닭을 압력솥에 넣고 다시 끓였다.

결국 닭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것이다.

백인서는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서 최지용에게 가져왔다.

그리고 최지용은 알고 있었다. 비록 실패한 음식이지만 백인서는 항상 최지용이 먹고 남은 것을 먹곤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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