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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5화

“내가 뭘 조사한다는 거야?”

최군형은 깊은 생각에 잠긴 눈빛을 감추며 억지로 웃었다.

“너 대신 묻는 거야. 네가 나중에 인서를 집에 데려가면, 사촌 형님이 물어볼 게 뻔하니까.”

최지용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이마를 살짝 찡그렸다.

백인서의 얼굴에도 약간의 변화가 일었다.

백인서는 평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육수를 한 모금 마신 후, 조용히 그릇과 젓가락을 싱크대에 놓았다.

최군형은 이때를 틈타 밖으로 나갔고 집안에는 백인서와 최지용만 남았다.

백인서는 식탁을 정리하며 설거지하려 했다. 갑자기 옆에서 커다란 손이 백인서를 붙잡았다.

“물 차가워, 내가 할게.”

백인서는 잠시 멍해서 서 있는 사이 최지용이 민첩하게 수도꼭지를 틀고 그릇을 닦고 있었다.

최지용은 소매를 걷어 올려 튼튼한 팔을 드러내고 낮은 싱크대에 맞춰 몸을 살짝 굽혔다. 그럼에도 넓은 그의 등은 여전히 든든한 성벽처럼 백인서를 감싸는 듯했다.

하지만 자신이 과연 이런 빛나는 남자와 어울릴 자격이 있을까?

최군형이 건넨 말은 가볍게 들렸지만, 백인서에게는 진지하게 다가왔다. 만약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할 거라면, 반드시 최지용의 부모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최연서 부부는 과연 강서연과 최연준처럼 계급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들일까?

백인서는 자신의 출신을 평생 비밀로 감출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지용의 부모님이 캐묻는다면, 그때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백인서의 마음은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처럼 혼란스러워졌다.

최지용을 만나기 전에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생각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최지용을 만나고 나서 최지용과 함께하는 미래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인서야, 무슨 생각해?”

“네?”

백인서는 갑작스레 생각에서 깨어났다.

“얼굴이 안 좋아 보여. 어디 아파?”

백인서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에요... 설거지 제가 할게요!”

백인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고 노력했다.

“날씨도 춥지 않은데, 설거지 몇 개쯤은 괜찮아요.”

“그래도 안 돼.”

최지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내가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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