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88화

Author: 빛나라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6-29 14:48:41
“첫째, 구성 그룹 음료수 사건을 해결해요.”

구봉남이 어리둥절해졌다.

“그 유명한 장미꽃 이슬 말이에요. 포장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된 거에요?”

“하, 아니죠, 아니죠. 사실 저도 이 사안은 반대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사회에 제 편인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죠?”

구봉남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생긴 음료수의 레시피를 내놓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벌금을 내고, 연루된 사람들을 법원에 넘기면 될 것이었다.

최군형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중 8할은 강소아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니, 좋은 일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도련님, 두 번째 조건은 뭔가요?”

“두 번째, 구성 그룹의 추적 장치가 괜찮던데요.”

“아...”

구봉남의 등에 식은땀이 났다.

“구성 그룹을 손에 넣으면, 이런 장치는 직원에게 쓰지 마요. 프라이버시는 있어야 하잖아요.”

“네, 네!”

“하지만 지금은 그 장치로 조사해 줄 사람이 있어요.”

구봉남이 의아하게 고개를 들었다. 최군형이 입을 열었다.

“하수영!”

......

최군성은 육연우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두려움으로 떨리는 그녀의 어깨를 보고 있자니 몸이 저절로 그녀에게 가 붙었다. 그는 육연우를 끌어안고 싶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았다. 허공에 떠 있던 손은 육연우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다시 내려갔다.

“그럼 왜 진실을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에게 알려드리지 않은 거예요?”

“무서워서요... 아빠가 무서워요. 이 일이 커지면 정말 우리 엄마를 죽일 거예요!”

“나한테는 왜 알려줬어요?”

“그건...”

육연우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저도 모르게 빨개지며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최군성을 믿기 때문이라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숙명과 같이 얽혔다. 최군성을 처음 봤을 때부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최씨 가문 도련님과 나란히 서겠는가? 상상은 상상만으로 그쳐야 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89화

    “하수영?”최군성이 움찔했다. 육연우가 말을 이었다.“네, 아빠가 통화할 때 계속 그 이름을 언급하면서 없앨지 말지 하는 걸 들었어요. 제가 오성에 오기 전에 아빠한테서 돈을 받아 병원의 검사관을 매수했는데, 표본은 모두 하수영이 갖다준 거래요.”최군형은 눈을 크게 떴다. 하수영 세 글자에 완전히 꽂힌 모습이었다. 그는 놀라운 눈빛으로 육연우를 쳐다보며 크게 웃었다.“의외네!”“뭐가요?”“약하고 멍청하게 생겼는데 사람을 매수할 줄도 안다고?”“저...”육연우는 어쩔 바를 몰라 하며 고개를 떨구고 얼굴을 붉혔다. 최군성이 자기 얼굴을 가까이했다. 육연우의 긴 속눈썹은 마치 춤추는 나비의 날개 같았다. 뽀얀 얼굴에는 옅은 주근깨가 조금 나 있었다.최군형이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온 세상의 햇빛이 모두 그녀의 몸에 쏟아져 빛나는 것 같았다.육연우가 손가락으로 최군성의 가슴팍을 살짝 밀었다.“군성 오빠... 너무, 너무 가까워요...”“아, 응.”최군형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앉고는 두어 번 헛기침했다.“그러니까, 이번에 강주에 온 건 그 하수영을 찾기 위해서라는 거지?”“네, 꼭 빨라야 해요. 아빠가 의심할까 봐 무서워요. 엄마도 아직 오성에 계시는데, 엄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괜찮아. 어머님 걱정 마. 그 병원에 최상 그룹 지분이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간호하게 할게. 하수영... 이름 빼고 아는 건 없어? 이 넓은 강주에서 이름 하나만으로 찾을 수 있는 거야?”“다른 단서도 있어요. 검사관을 매수한 뒤에 하수영의 자료를 얻을 수 있었어요.”육연우가 핸드폰을 켰다. 하수영에 대한 모든 정보가 그곳에 있었다. 아주 자세하지는 않았지만 주소를 확보했으니 일이 수월할 터였다.최군성이 부드럽게 웃었다.‘생각보다 깡 있네.’“좋아, 내일 당장 찾으러 가자.”그 말을 들은 육연우가 그를 잡아당기고는 자기 생각을 말했다.“아주 확실하진 않아요. 하수영이 육소유가 아닐 수도 있어요.”“뭐?”“아빠 성격으론,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0화

    육연우가 손을 빼내기 전에 최군성이 빠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는 다시 자신의 팔 위에 올려놓았다.“군성 오빠...”“강주의 좋은 식당을 많이 알고 있어, 가자, 좋은 거 사줄게!”육연우가 온 세상을 얻은 듯 활짝 웃었다. 최군성은 걸음을 옮기며 재잘대기 시작했다,“연우야 그거 알아? 우리 부모님 강주에서 처음 만나셨어. 두 분 처음 식사하셨던 식당은 제인 호텔이라는 곳인데, 거기서 새우 덮밥을...”......최군형은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 오후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강소아는 물건만 정리할 뿐 최군형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강소아는 최군형을 멀리하고 있었다. 몇 번 눈이 마주칠 때에도 강소아는 의심 어린 눈빛으로 최군형을 쳐다보았다.최군형은 강소아에게 다가갔다.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쓱하게 웃는 수밖에 없었다. 강소아는 그 억지웃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뭐해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방 너무 좋은데요!”최군형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횡설수설했다.“당연하죠, 스위트룸이잖아요.”“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걸 그랬어요!”강소아는 고개를 들어 최군형이 허허 웃으며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려 하는 것을 보았다.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의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었지만 그 무엇도 최군형의 부드러운 눈빛과 웃음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강소아는 이를 앙다물고 그의 앞에 가 옷의 단추를 단정하게 채워주었다. 최군형이 강소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소아 씨... 그냥 나가서 묵을까요?”“왜요?”최군형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신분을 숨기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었다.눈치 빠른 강소아는 이를 쉽게 알아챌 것이었다. 어쩌면 이미 알아챘는지도 몰랐다.그는 부모님의 연애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빠의 길고 험한 이야기로부터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 일을 알게 해서는 절대 안 됐다.최군형은 심호흡하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1화

    최군형이 입을 열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아무런 저장명도 없이 전화번호 한 줄이 떠 있었다.강소아가 흠칫했다. 하지만 최군형은 옅게 웃고 있었다.“제 동생이에요. 전화번호를 외워버려서 저장 안 했어요.”최군형이 전화를 끊으려는데 강소아가 그를 말렸다.“중요한 일 있는 거 아니에요?”“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빨리 받아요! 마침 옷을 씻었는데, 빨래 너는 사이에 전화 받으면 딱 맞네요!”최군형은 복잡한 표정으로 강소아를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방문을 나서 전화를 받았다. 최군형이 말하기도 전에 최군성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형, 지금 뭐 하고 있었든 상관없어. 내 말 좀 들어봐...”“무슨 일인데?”“어... 이 시간에, 그렇고 그런 일을 하지는 않겠지?”“최군성, 한마디만 더 하면 지금 당장 널 죽이러 갈 거야!”최군성이 크게 웃고는 두어 번 헛기침하고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오늘은 진짜 중요한 일이 있어. 육소유를 찾았어!”“뭐?”“연우가 알려줬어. 근데 형, 이건 꼭 비밀로 해야 해.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꼭...”“아까부터 그게 무슨 말이야? 연우가 누군데?”최군성이 조금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연우는 바로 지금의 육소유야. 육명진의 사생아래. 연우가 그러는데... 진짜 육소유는 강주에 있을 가능성이 크대. 하수영이라고!”“하수영?”최군형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어 최군성은 며칠간 일어난 일들을 최군형에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최군형은 아직 충격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럴 리 없어!”최군형이 절망적으로 외쳤다. 하수영과 육경섭 부부는 닮은 구석이 하나고 없었다.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지냈다고 해도 핏줄은 속일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육경섭 부부는 착한 사람이었다. 육소유가 아무리 험하게 자랐다 해도 남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었다.최군성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응, 연우 생각도 그렇대. 아무튼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야. 형, 내가 알려준 건 꼭 비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2화

    “무슨 일 있어요? 왜 밖에서 전화를 받아요?”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강소아가 머리를 쏙 내밀고 물었다. 최군형은 애써 아무 일 없는 듯 자연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방으로 들어갔다.“소아 씨, 할 얘기가 있어요.”강소아가 어리둥절해서 최군형의 눈을 보고 있었다. 둘은 손을 잡고 있었기에 그녀는 최군형 손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깊은 눈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온 세상이 조용해졌다. 최군형은 입술을 축이고 낮은 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소아 씨가 남양에 온 뒤로 일어난 일들은 모두 저와 관련 있는 일들이에요. 소아 씨, 난 언제나 내 방식대로 당신을 보호했어요.”최군형의 손이 강소아의 얼굴을 쓰다듬고 쇄골로 내려가더니 별 장식 목걸이에 가 닿았다.“이건 내가 준 별이죠. 사실 당신이 소원을 빌 수 있는 별은 바로 저예요. 어떤 소원이든 다 이뤄줄게요. 하지만 지금 사정이 생겼어요. 난 계속 내 신분을 감추고 싶지 않아요. 당당하게 당신의 손을 잡고 우리 집에 인사드리러 가고 싶어요. 최상 그룹 도련님인 나 최군형의 아내는 바로 강소아라고 세상에 외치고 싶어요.”강소아가 멍하니 최군형을 바라보았다. 벼락 맞은 기분이었다. 엉망이던 머리가 순식간에 하얘졌다.그녀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영혼이 육체를 이탈한 것 같았다.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몽롱하고, 뭐가 뭐인지 알 수가 없었다.최군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소아 씨? 소아 씨!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그가 강소아를 품에 안으려 할 때, 강소아는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최군형을 뿌리치고는 소파에서 뛰어내려 한 발씩 뒤로 물러났다.“소아...”“잠시만, 다가오지 마요! 진정 좀 하고요...”“미안해요, 더 빨리 알려줬어야 했는데, 이런 반응일까 봐 그동안 얘기를 못 했어요.”“그럼... 지금은 왜 얘기한 거예요?”“당신이 상처받을까 봐요.”최군형이 한 발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강소아가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어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3화

    “거짓말 같겠지만 아니에요.”최군형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소아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녀가 놀랄까 봐 거리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었다.“못 믿을 거 알아요. 소아 씨가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있어요.”강소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최군형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겉옷을 들고 따라갔다.호텔 입구에는 택시들이 줄을 섰는데, 그중 한 대가 그들의 앞에 세워져 있었다. 최군형은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강소아는 뒷자리에서 최군형을 쳐다보았다. 백미러로 선 굵은 그의 얼굴과 깊은 두 눈, 넓은 등이 보였다. 최군형은 틀림없이 평소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 있을 것이다.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았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다. 기분이 이상했다.갑자기 하수영의 말이 떠올랐다. 하수영은 이 학교에서 재벌 2세와 연애 끝에 결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강소아가 이유를 묻자 하수영이 계산을 끝낸 듯 답했었다.“인생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어려움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난 재벌 2세와 결혼해서 궁전 같은 집에서 살 거야! 소리치면 메아리가 들리는 그런 집 말이야.”“그 남자가 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해?”“소아야, 그게 뭐 어때서? 뭐든 다 가질 수는 없는 거잖아. 돈과 사랑 중에 선택하라면 난 무조건 돈을 선택하겠어!”하수영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강소아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난 그래도 사랑을 선택할 거야.”그런데 지금은...어쩌다 보니 둘 다 갖게 되었다.강소아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최군형이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강소아는 깜짝 놀라 최군형의 손을 뿌리치고는 문 쪽으로 다가가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차는 이미 병원 대문 앞에 도착했다. 최군형이 내리자 강소아도 그의 뒤를 따랐다.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 이 병원, 그 아저씨 병원 아닌가?“최...”최군형을 부르려던 그녀가 멈칫했다. 이제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신분을 알아버린 이상 차마 예전과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4화

    강소아는 손으로 옷깃을 꼭 잡고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최군형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강소아는 몸을 살짝 떨면서 두려움이 섞인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소아 씨...”최군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강소아의 손을 잡았다.“늦었는데 이만 돌아갈까요?”강소아가 흠칫했다. 그는 명령하는 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강소아의 의견을 묻고 있었다.최군형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강소아에게 한 번도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차갑던 얼굴도 강소아 앞에서만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그는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강소아를 대하고 있었다. 구자영과 하수영에게 당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남양으로 달려온 게 그 대표적인 예이다.사랑 외에는 달리 설명할 단어가 없었다.“군형 씨, 아주 힘들었죠?”최군형이 깜짝 놀랐다. 강소아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많이 놀랐어요. 내게 적응할 시간을 줘요.”최군형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이내 크나큰 기쁨이 그의 몸을 감쌌다. 강소아가 낮지만 똑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전엔 군형 씨가 제게 맞춰줬잖아요, 제 가족과 살아온 환경까지. 전 군형 씨한테 맞춰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제 내가 맞춰줄게요.”“소아 씨...”“반딧불도 별이 내려오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요. 높이 날지는 못하더라도 별이 있는 하늘에 조금은 가까워져야죠.”최군형이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입꼬리가 씰룩댔다. 웃고 싶었지만 대놓고 웃을 수도 없었다. 최군형이 강소아를 꼭 안았다.“군형 씨, 좀만 살살... 나 숨 막혀요!”강소아가 붉어진 눈으로 웃으며 최군형의 등을 때렸다. 최군형이 연신 사과했다.“아, 미안해요, 진짜 미안해요.”너무 흥분한 탓이었다. 강소아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용서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그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얻은 것 같았다.두 사람은 웃으며 손을 잡고 길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5화

    조금만 잘해줘도 금세 헤실거리는 꼴이라니,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반박하기도 전에 급해진 최군형은 맹수처럼 강소아의 허리를 휘어잡고는 뜨겁게 그녀에게 키스했다. 강소아는 최군형에게 몸을 맡긴 채 그에게 안겨있었다.최군형은 한참이 지나서야 서서히 팔의 힘을 풀고는 헝클어진 강소아의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강소아의 눈에는 약간의 놀라움과 달콤함이 들어있었다.최군형은 강소아가 힘이 풀린 것을 눈치채고는 공주님 안기로 그녀를 들어 올린 뒤 계속해서 걸었다.“군형 씨.”“네?”“하나만 물어봐도 돼요?”“네, 얼마든지요.”“왜 갑자기 당신 신분을 알려준 거예요?”최군형이 멈칫했다.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오래도록 입을 떼지 못했다.그들은 인적 드문 공원으로 들어가 벤치에 앉았다. 그제야 최군형이 입을 열었다.“우리 부모님 얘기 해줄까요?”강소아가 웃으며 최군형의 어깨에 기대 그의 말을 들었다.“우리 아빠도 전에 이렇게 했었어요. 아빠가 다른 사람으로 속인 채로 엄마와 사귀기 시작했거든요. 원래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점점 더 빠져들었대요. 하지만 이런저런 걱정에 진짜 신분을 밝히지 않았는데, 어느날... 엄마가 살해당할 뻔했어요.”강소아가 깜짝 놀란 듯 숨을 들이쉬며 눈을 크게 떴다.“그 일이 엄마에게 상처가 됐던 모양이에요. 다행히 화해하긴 했지만요. 지금도 우리 아빠는 엄마라면 꼼짝도 못 해요. 지금 신분을 밝힌 이유는... 아빠처럼 하고 싶지 않아서예요.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면 서로 솔직해야 하잖아요. 난 소아 씨가 상처받는 모습 보기 싫어요.”“군형 씨...”“어떻게든 당신을 지킬게요.”최군형이 강소아의 눈을 보고 말했다. 강소아가 배시시 웃었다.“나도요, 나도 당신을 지킬게요.”“바보.”“진짜예요! 꼭 남자가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법이 있어요?”“음... 그럼 그렇게 하죠. 정말 날 지킬 거라면, 어머님이 날 혼낼 때 내 편을 들어줘야 해요!”강소아가 피식 웃었다.두 사람은 힘껏 껴안았다. 그들 주위를

    Last Updated : 2024-06-29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096화

    “군형 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최군형이 정신을 번쩍 차리고는 생각을 멈추고 강소아의 머리카락을 만지작댔다.“아무것도 아니에요.”“제 말 들었어요?”최군형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누가 봐도 안 들은듯한 모습이었다. 강소아가 웃으며 말을 반복했다.“당신 신분 말이에요, 제 동기들에게도 비밀로 하면 안 돼요?”“아...”“당신한테 필요 없는 일들이 생길까봐요...”강소아가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돌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필요 없는 일?여자 동기들이 최군형의 신분을 알게 되면 앞다투어 그에게 몰려들 게 뻔했다. 최군형을 눈여겨보지 않는 여자는 없을 것이었다. 그럴 바에야 지금처럼 가난한 모습을 유지하는 게 나았다.“걱정 마요, 그런 일은 없어요.”“뭐래...”“나도 당신 말을 따를게요.”최군형이 강소아에게 머리를 맞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다음 날, 메시지 한 통이 와있었다. 본교 교직원 한리가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해고 처리됐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선물을 주며 그녀를 아니꼽게 봤던 학생들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인솔자가 없어졌기에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강주로 돌아가자 소정애가 활짝 웃으며 급히 마중 나왔다. 그녀는 최군형을 이끌고 가게로 들어가며 말했다.“군형이 왔구나! 너 없는 새에 진열대가 엉망이 됐어! 그리고 상품이 왔는데 소준이는 학교에 있어서 아저씨가 그걸 옮기려 하다가 또 허리를 삐끗했어... 전에 보니까 네가 잘 고치던데, 한 번만 더 고쳐줘! 가게 일 정리되면 얼른 집에 와, 족발 만드는 거 알려줄게! 아 맞다, 진열대 정리하고 겸사겸사 청소도 좀 해놔, 먼지가 잔뜩 쌓였어. 또...”“엄마, 그만해요! 금방 왔는데 좀만 쉬게 해주면 안 돼요?”강소아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쉬긴 뭘 쉬어? 이렇게 훤칠한 청년인데 이깟 일이 힘들겠어?”“엄마!”최군형의 신분을 몰랐을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은 그가 최상 그룹 도련님인 걸 알았으니 이렇게

    Last Updated : 2024-06-29

Latest chapter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50화

    회의실은 단숨에 고요 속에 잠겼다. 강렬한 존재감의 인물이 문턱을 넘어서자, 방 안은 서늘하면서도 압도적인 기운으로 가득 찼다.원장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단숨에 그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툭 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왜 이제야 온 거야?”임지강의 눈가에는 옅은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러나 그의 시선이 허운주에게 닿는 순간, 그 미소는 천천히 사라지고 대신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이 자리 잡았다.“으흠!”원장은 자세를 가다듬으며 목소리를 높였다.“오늘 이 자리에서는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우 중요한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원장은 한 장의 서류를 꺼내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유치원의 공식 도장과 함께 임지강의 힘찬 서명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임 대표님께서 우리 유치원에 10억을 투자해 주셨고 국제 유치원의 최대 주주가 되셨습니다. 유아 교육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임 대표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잠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이내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송윤지는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얼굴에 붉은 기운이 번지자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입가에 번진 미소는 감추기 어려웠다.임지강은 잔잔한 미소를 띤 채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이 유치원의 주주가 된 이상, 앞으로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국제 유치원의 이익을 위해서일 것입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허운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그래서 오늘, 교사 팀을 정비하려고 합니다.”허운주는 본능적으로 두 걸음 물러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곳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임지강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자신의 가치관조차 바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겠습니까?”허운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가요?”“여기 있는 사람 중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9화

    원장의 표정이 단단히 굳어졌다.“허 선생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오늘 표 집계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투명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조작이라니, 그 말은 제가 개입했다는 뜻인가요?”“원장님, 제가 어떻게 감히 원장님을 의심하겠습니까?”허운주는 억지 미소를 띠며 비꼬듯 말했다.“하지만 표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설령 원장님께서 관여하지 않으셨더라도, 누군가 뒤에서 무슨 일을 꾸몄을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겠습니까?”“허 선생님...”원장은 화나 치밀어 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막무가내인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익숙하지 않았다.“허 선생님, 하신 말씀에 대해 책임지셔야 합니다.”송윤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윤지는 허운주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저는 단 한 번도 허 선생님께 폐를 끼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우수 교사 선발 역시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정말 무슨 일을 꾸몄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표를 집계했겠습니까?”허운주는 송윤지를 노려보며 속으로 분노를 억눌렀다.평소 조용하고 소극적인 송윤지를 쉽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송윤지는 논리 정연한 주장으로 상대의 도발에도 굴하지 않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송윤지를 새롭게 보게 되었고 문밖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임지강의 입가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임지강은 회의실 밖에서 모든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었다.특히 송윤지의 표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임지강은 마치 자신이 상을 받은 것처럼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곁에 있던 부하 직원조차 그의 변화를 놀라워하며 말했다.“송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전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요.”임지강은 미소를 지었다. 송윤지는 변하지 않았다. 그저 예전에 자신과 함께 있을 때는 너무 조심스러워 본래의 자신을 숨겼을 뿐이었다.“임 대표님, 허 선생님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8화

    “지난번에 내가 해외 시장을 축소하라고 했지만, 당신 아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임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결국 문제는 그 여자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거야... 그 여자는 현진이를 부추겨 또 다른 일을 꾸밀 거고 현진이는 분명히 그 여자의 말을 들을 거야.”“그러니까 그들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임수정은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윤아야, 네가 배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회사들을 꽉 잡고 있어야 해! 너 혼자 힘들면 군성이랑 의논해도 되고 군형이나 소유의 도움을 받아도 돼. 네가 동의하지 않는 한, 네 오빠는 너한테서 단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어. 이해했지?”“윤아야.”임수정은 딸의 손을 꼭 잡았다.“배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이 모든 재산은 우리 조상들이 쌓아온 거야. 절대 우리 세대에서 무너져선 안 된다!”“네, 저 이해했어요.”배윤아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가 하루빨리 제정신을 차려서 우리가 예전처럼 가족으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임수정은 힘없이 눈을 감았다. 기침하며 숨을 고르는 임수정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했다.그러나 그 순간, 문밖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소피아가 복도 모퉁이에 숨어 임수정의 방을 노려보고 있었다. 벽을 짚고 있던 소피아는 주먹을 꽉 쥐었고 마치 벽을 뚫을 듯 힘을 주고 있었다.방 안에서 나눈 대화는 모두 소피아의 귀에 생생히 들렸다.오늘 소피아가 임수정을 찾아온 건, 회사 본사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 알아보려는 목적이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은행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졌다.지금 배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재산 전부가 이 어린 소녀의 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여보세요, 소피아!”그때, 배현진이 전화를 걸어왔다.“지금 엄마 집에 있어? 나 일이 아직 안 끝나서 조금 있다가 가려고. 엄마한테 전해줘.”“그럴 필요 없어.”소피아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7화

    임수정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배경원은 막 씻은 딸기를 가져왔다.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딸기의 끝부분을 잘라 임수정의 입에 넣어주었다.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도, 두 사람의 애정과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여전히 처음과 같았다. 그들의 관계는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배윤아는 방으로 들어오기 전에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엄마를 위해 영양제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새로 그린 그림도 품에 안고 있었다.“엄마, 아빠, 저랑 군성이가 이번에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만화를 하나 출간하려고 해요. 내용은 한 부부가 젊었을 때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다룬 거예요... 사실 주인공 부부가 바로 엄마, 아빠예요! 보세요, 이렇게 그렸는데 괜찮죠?”임수정과 배경원은 딸이 그린 그림을 보며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했다.부부는 원래 대부분의 기대를 아들에게 걸고 있었다. 이는 남녀 차별 때문이 아니라 배윤아의 성격이 어릴 적부터 세상일에 무심하고 경쟁을 피하는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문의 계승자로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딸이 오히려 아들보다 더 믿음직스럽다.“윤아야.”임수정은 딸의 손을 잡으며 눈빛에 깊은 의미를 담아 말했다.“엄마가 너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게 있어.”“뭔데요?”배윤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임수정은 베개 밑에서 갈색 서류봉투를 꺼냈다. 그 안에는 배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핵심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이것뿐만 아니라, 본사의 도장도 있어.”배경원은 도장까지 꺼내 배윤아에게 건넸다. 배윤아는 깜짝 놀라 귀중한 물건들을 손에 들고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아빠, 엄마, 이건 도대체...”“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요양원에 머무는 동안은 회사로 돌아가 직접 관리할 수도 없을 거야.”배경원은 평소 장난스러웠던 모습을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배윤아를 바라보았다.“윤아야, 엄마, 아빠는 이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기기로 했다. 네가 책임을 져야 해.”배윤아의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6화

    배현진은 업무 능력이 뛰어났지만, 인간관계나 처세술은 부족했다.예를 들어, 송윤지가 그의 약혼녀였던 시절에도, 배현진은 한 번도 진심으로 송윤지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송윤지와의 결혼을 결정한 이유도 그녀의 친정에 배경이 없어서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나중에 자신이 바람을 피우더라도, 송윤지가 아무런 반발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렇다면 배현진은 전형적인 고지능, 저감성의 사례일까?사람들은 흔히 아이들의 첫 번째 선생님이 그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배현진의 첫 선생님은 그저 성적을 잘 받는 법만 가르쳤을 뿐, 학업과 일 외에도 중요한 삶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이 생각이 하자, 송윤지는 갑자기 모든 게 명확해졌다. 송윤지는 배현진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느꼈고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송윤지의 미소는 허운주의 눈에 더 거슬리게 보였다.“뭐 하는 거죠?”허운주는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뭐가 그렇게 웃긴 데요?”“아무것도 아닙니다.”송윤지는 미소를 거두고 냉정한 눈빛으로 말했다.“다만 허 선생님의 교육 철학은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더 많은 아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말이에요.”“뭐라고요?”“저는 아이들과 놀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송윤지는 차분히 말했다.“저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세상을 느끼고 책에만 얽매이지 않도록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저 아이들이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가지길 바랐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성장 시기는 단 한 번뿐이니까요.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건, 인생은 멋진 여정이고 그것을 온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성적에만 집착한다면, 아이들의 앞길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허운주는 숨을 헐떡이며 입술을 떨었다.허운주는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온 베테랑 교사로 수많은 명문가의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런 허운주가 이제 한 젊은 교사에게 권위를 도전받고 있었다.자존심이 상해서 도저히 견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5화

    송윤지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날 선 목소리가 송윤지의 귓가를 스쳤다.“우수 교사라니? 참, 그런 상 따위는 다 가짜야. 아무 의미도 없는걸.”잠시 걸음을 멈춘 송윤지는 그 말에 반응하지 않고 곧장 자신의 책상으로 걸어갔다.허운주의 자리는 송윤지의 자리와 가까웠다. 송윤지는 허운주의 눈빛에서 질투와 증오가 서린 눈길을 느꼈다.며칠 전, 원장이 송윤지를 오성시 우수 교사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 허운주는 완전히 송윤지를 적대하기 시작했다.겉으로는 그런 상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원장을 찾아가 분노를 터뜨렸다.“송윤지는 경력도 짧고 교직 생활을 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수 교사 후보로 추천되는 겁니까? 저는 이렇게 오랫동안 가르쳤는데, 이번에는 제 차례여야 하지 않나요?”그날, 원장실 밖에서는 여러 교사가 웅성거리며 허운주의 불만을 엿들었다.이후로 사무실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바뀌었다.건강을 회복하고 복귀한 송윤지는 동료들의 태도가 예전과는 전혀 달라졌음을 느꼈다.과거에는 송윤지가 배씨 가문의 도련님과 약혼한 사실만으로도 모두가 존중하고 떠받들었다. 하지만 이제 송윤지는 배씨 가문의 도련님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있었고 아이가 있는 이혼녀와의 경쟁에서도 패배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게 되었다.이런 변화가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이렇게 노골적인 태도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그러게요, 정말 불공평한 것 같아요.”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맞장구를 쳤다.“허 선생님이 훨씬 자격이 있는데 경력도 없는 신입이 후보라니, 말이 안 되죠.”송윤지는 아무 말 없이 컴퓨터를 켜고 수업 준비를 시작했다.그때, 문 앞에 원장이 나타나 환한 미소를 지으며 휴대전화를 흔들었다.“송 선생님! 송 선생님! 보세요, 선생님께서 이미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어요!”사무실 안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송윤지도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 유독 허운주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원장은 가볍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4화

    배현진은 잠시 멍해졌다. 배현진의 입술이 떨렸다.1조?배현진이 운영하는 자회사는 지금 당장 천억의 유동 자금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1조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본사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고, 이는 이사회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이사들은 모두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의 보수적인 사람들이었다. 이 금액을 승인해 줄 리가 없었다.“배 도련님?”조 회장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듯 말했다.“배씨 가문의 대단한 도련님도 이런 돈 때문에 고민하시네요?”소피아는 급히 팔꿈치로 배현진을 찔러 눈짓을 보냈다. 그리고 조 회장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있겠어요! 조 회장님께서 이미 최저 가격을 제시하셨으니 우리 현진 씨가 반드시 잘 처리할 겁니다.”“그렇습니까?”조 회장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제가 최저 가격을 제시한 건 제 진심의 표현인데 두 분의 진심은 아직 보이지 않네요.”“조 회장님...”소피아가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배현진이 그녀를 제지했다.배현진은 깊은숨을 내쉬며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입을 열었다.“조 회장님, 저도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제가 운영하는 자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1조는 저의 아버지를 놀라게 할 금액입니다. 그분이 아시면...”“아, 그게 걱정이었군요?”조 회장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배 도련님, 솔직히 이야기해 봅시다. 지금 그 돈이 없으신 거죠?”배현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이 일을 아버님께 들키고 싶지 않은 거고요?”“네.”“그렇다면 간단합니다!”조 회장은 담배를 입에서 뗀 뒤, 부하가 건넨 명함을 내밀었다.배현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이게... 뭔가요?”“돈이 없으시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되죠.”조 회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이 사람은 저와 친한 사이이고 은행에서 꽤 영향력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찾아가면 당신의 자금 문제를 해결해 줄 겁니다.”소피아는 크게 기뻐하며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3화

    임지강은 약간 실망했지만, 여전히 미소를 띠고 송윤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송윤지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임지강의 눈을 보는 순간, 송윤지는 심장이 마구 뛰는 기분이 들었다. 송윤지는 급히 고개를 숙여 밀크티를 마시며 마음속의 동요를 숨기려 했다.“임 대표님, 제 뜻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임지강은 부드럽게 말했다.“윤지 씨를 좋아하는 건 제 마음이에요, 윤지 씨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저도 부탁이 있어요...”“무슨 부탁이죠?”“그동안은 절 거절하지 마세요.”임지강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제가 윤지 씨에게 잘할 기회는 좀 줘야죠.”송윤지는 부끄러워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공기 중에 묘한 설렘이 감돌았다.하지만, 이 남자가 자꾸 송윤지의 꿈에 나타나는 건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임 대표님.”송윤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우리가... 예전에 만난 적 있나요?”임지강은 잠시 멈칫했다.송윤지는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 어색하게 말했다.“임 대표님이 참 익숙하게 느껴져요... 사실 저는 예전에 큰 병을 앓은 적이 있는데 병이 나은 후로 모든 걸 잊어버렸거든요. 만약 임 대표님이 저를 알고 있었다면, 솔직히 말해 주세요. 우리 가족은 왜 그러는지 제 과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임지강은 마음이 조여드는 듯했다.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렸다오랜 침묵 이후, 임지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는 모르는 사이에요.”송윤지는 멍하니 임지강을 바라보았다.“윤지 씨가 저를 익숙하게 느끼는 건, 아마 사람들 사이의 특별한 인연 때문일 거예요.”임지강은 가볍게 쉰 목소리로 말했다.“가족이 과거를 말하지 않는 건, 정말로 특별히 말할 게 없어서일 수도 있어요.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죠?”“윤지 씨.”임지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윤지 씨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요. 제가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42화

    “하지만...”배현진은 잠시 망설였다. 소피아가 말한 두 광산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고 조건도 매우 훌륭했다. 소문에 따르면 가격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하지만 배현진은 벤처 투자의 세계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었다. 매력적인 가격 뒤에는 언제나 큰 함정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자기야, 당신 나 못 믿는 거야?”소피아는 배현진의 팔을 흔들며 물었다.“미국에 있을 때 내가 당신 일을 얼마나 많이 도왔는지 알잖아. 내 능력, 못 믿어?”“그럴 리가.”배현진은 소피아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소피아는 그가 가장 신뢰하는 조력자였고 배현진이 소피아에게 매료된 것도 그녀의 업무 능력 때문이었다.“그냥... 이번 일은 금액이 너무 크기도 하고, 게다가 조 회장이라는 사람과는 거의 모르는 사이잖아.”“한 번 보면 모르는 사람이지만 두 번 보면 아는 사이가 되는 거지!”소피아는 눈을 반짝이며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이번에 우리가 큰 돈을 벌게 되면, 당신 부모님도 우릴 좋게 생각해 주실 거야.”배현진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소피아는 배현진의 옆에 더 가까이 다가가 그의 셔츠 단추를 장난스럽게 만지작거리며 말했다.“현진 씨, 당신은 나와 평생 함께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성과를 내야 당신 부모님도 우리를 인정하실 거고 우리에 대한 반대도 사라질 거야. 난 진심으로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서 이렇게 노력하는 거야. 당신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배현진의 마음이 움직였다. 배현진은 소피아를 안고는 부드럽게 소피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그는 소피아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었다. 소피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의 마음은 그녀에게 있었다.소피아가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은 물론, 직장에서 보여주는 강단 있고 당당한 모습이 배현진을 매료시켰다. 그것은 송윤지가 가지고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배현진은 송윤지처럼 순진하고 조용한 ‘작은 토끼’ 같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배현진은 도전적인 여자를 좋아했고 소피아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