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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네?”

구봉남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눈이 반짝 빛났다.

최군형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웃는 듯 아닌 듯한 얼굴로 말했다.

“구성 그룹을 손에 넣게 해준다고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구봉남의 눈썹이 꿈틀했다. 눈앞의 이 남자도 정확히 말하면 20대 청년에 불과했다. 나이로는 구봉남이 한참 위였지만 그 기세는 최군형보다 몇 수 아래였다.

그는 최군형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남양에 온 뒤 이쪽의 왕실과도 왕래가 잦고, 최군형은 어린 나이에 귀족까지 되었다.

구봉남은 사리에 명확한 사람이었다. 지금 상황으론 최군형과 손을 잡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그는 크게 심호흡하고는 작게 고개를 숙였다.

“분부만 하십시오!”

“좋아요.”

최군형이 우아한 동작으로 커피를 잔에 따라 한 모금 맛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맛도 좋네요.”

“말씀하시는 거래는...”

“구씨 가문이 당신을 사생아라고 압박하고 있죠, 그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구봉남이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 복잡한 감정이 담겼다.

사람은 좌절을 거듭하다 보면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기회만 준다면 다시 쑥쑥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최군형이 작게 말했다.

“구자영이 사고를 당한 뒤로 구성 그룹은 엉망진창이 됐어요. 그들이 당신을 여기로 보낸 건 당신의 권력을 약화하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걱정 마요. 최상 그룹의 힘을 이용해서 이 상황을 바꿔줄게요.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죠. 하지만 마지막 승자는 단 한 명, 당신일 거예요.”

“그게 무슨...”

“최상 그룹에서 회사 하나 사는 것쯤은 일도 아니죠.”

구봉남은 그제야 최군형의 뜻을 깨달았다. 구성 그룹이 인수당하면 경영진들도 모두 바뀔 것이었다. 남을만한 사람은 남고, 갈 사람은 모두 떠날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철저히 최군형의 통제를 받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구성 그룹의 냉혈한들에게 압박당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구봉남이 허리를 세우고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의 충실한 개가 되겠습니다!”

“그럴 필요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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