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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Author: 적매화
김단은 집 사는 일을 숙희에게 맡겼다.

숙희는 일을 빠르게 처리하여 저녁 무렵 정암네 가족은 이미 새집에 들어갔다.

이 집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정암네 가족은 이런 좋은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숙희가 나서서 정암네 가족에게 집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앞마당부터 뒤뜰까지, 심지어 뒤뜰에 심은 꽃까지 일일이 설명했다.

김단은 맨 뒤에 따라다니며 눈앞의 화목한 광경을 보면서 계속 눈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갑자기 정암이 그녀의 뒤에 나타나, 오른손에 나무로 만든 원형 목걸이를 들고 와서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

김단은 깜짝 놀라 목걸이를 들고 자세히 봤더니 그 위에 ‘평안’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게 뭡니까?”

김단은 궁금해서 물었다.

그러나 정암은 이미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달았다.

“제가 14살 때부터 전쟁터에 나가 몇 번이나 죽다 살아난 것이, 모두 이 목걸이 덕입니다.”

김단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두 손으로 목걸이를 누르고 당황하여 정암을 돌아봤다.

“이렇게 귀중한 걸 어찌 저한테 주십니까?”

“어머니께서는 대대로 이어지는 보물까지 당신에게 주셨는데, 이 목걸이 하나가 뭐 대수라고?”

정암은 유난히 밝게 웃으며 목걸이를 보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 모든 사람이 꺼리는 이름을 말했다.

“이것은 평양원군이 직접 새긴 것입니다.”

평양원군?

김단은 매우 의아해했고, 목소리를 더욱 낮게 눌렀다.

“8년 전에 다섯 원군의 병란을 평정한 후 사라진 그 평양원군 말인가요?”

정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처음으로 전쟁터에 나갔을 때, 매복을 당해 마지막에는 나와 평양원군 두 사람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일이 지나고 나서 저는 너무 놀라서, 평양원군께서 직접 이 평안 목걸이를 새겨 저에게 선물하셨습니다..”

김단은 의아했다.

“제 기억으로 당신은 소하 오라버니의 선봉이었잖아요?”

그녀가 12세 때, 소한 뒤에 따라가서 정암이 소하가 거느리고 있는 군대 맨 앞에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정암은 가볍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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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구경꾼들 사이로 한목소리가 들렸다.“진정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거야?”“당연한 소리!”김단이 눈썹을 치켜들고 말했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임원을 향했다.옆에 있던 숙희도 입을 열었다.“매화당의 매화꽃 나무 한 그루만 해도 삼백 냥은 거뜬하오, 하물며 도련님께서 아씨를 위해 가져 온 야명주도 있소! 임 낭자께서 진정 모든 것을 돌려주실 수 있다 하면, 한 사람당 십 냥은 손톱 밑의 때만큼도 안 되는 것이 아니옵니까?”숙희의 말에 주위의 백성들이 술렁 거렸다.십 냥은 그들이 2-3년을 일해도 얻을 수 없는 돈이다.이때, 김단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뿐만 아니라, 소 씨 가문의 혼약도 있지 않은가. 소 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되면 임 낭자에게 고마움을 표하겠소.”김단은 혼약마저 빼앗으려 했다.순간 진산군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저지하고 싶었다.이때, 임학이 먼저 나서 김단을 꾸짖었다.“그만해! 원이가 듣기 좋게 설득하는 것을 어찌 모르는가! 더하여 그 혼인은 네 것이 아닌 원이의 것이야!”그의 말에 임원은 두려움이 사라졌다.곧이어 울상을 지어 보였다.“다른 것은 모두 돌려 드릴 수 있나이다. 허나, 소녀와 한이 오라버니의 감정이 두터워 양보..”“하하하!”김단은 참지 못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양보라 하였소? 결코 듣기 좋은 말이 아니오. 방금 전 낭자께서 모든 것을 돌려준다고 하였는데, 그 안에 혼약이 들어 있지 않소? 어릴 적부터 소한과 혼약을 맺은 이는 바로 이 김단이옵니다. 이십 년의 정이 삼 년의 정을 이길 수 있겠소?”그녀의 말에 구경꾼들이 김단의 편을 들었다.하지만 금방 다른 사람에 의해 저지 당했다.그러자 넓은 성문 앞은 까마귀와 참새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진산군이 찻집에 서있다.눈살은 이미 찌푸려진 지 오래다.그는 김단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 생각했다.심지어 원이를 괴롭히지 않는가.한편, 임원은 안색이 다시 창백해졌다.그리고 눈물을 쏟아냈다.김단은 미소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5화

    지금은 성을 나서는 사람이 몰릴 시간이다. 더군다나 임원이 조금 전에 감명 깊은 말을 해 주위에 백성들이 모여 수군거리는 사람이 많아졌다.임원은 연극을 벌리고 싶은 심정이 더욱 커졌다. 그녀는 두 줄기의 눈물을 흘리더니, 모든 사람 앞에서 김단에게 무릎을 꿇었다.“원이야!”임학은 놀라서 임원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뭐 하는 짓이야?”그러나 임원은 임학의 말림도 상관하지 않고 계속 꿇으면서 가련해 보이게 흐느끼면서 말했다.“언니, 언니가 계속 내가 언니의 물건, 부모님의 사랑, 오라버니의 총애를 뺏었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있소. 그런 게 아니오.”“부모님과 오라버니는 여전히 언니를 아끼고 있소. 제발 언니 마음대로 하지 말고 우리랑 돌아가면 안 되오? 언니가 싫다고 하면 내가 집에서 나가지오. 모든 것을 언니에게 돌려 주겠소!”“언니는 여자로서 한양을 떠나면 어디로 갈 것이오? 만약에 위험에 닥치면 어떻게 하겠소? 부모님과 오라버니가 얼마나 걱정하실지 생각해 봤소?”임원이 눈물 흘리면서 하소연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주위에서 질책하는 소리가 더 커졌다.“아이고, 땅에 꿇고 있는 사람은 몇 년 전에 진산군댁으로 돌아온 친딸이 아닌가? 친딸이 어찌 양딸에게 무릎을 꿇어!”“가출하려는 모양인데, 참으로 제멋대로구나. 사랑을 빼앗으려고 그러는 건가? 정말 나가서 뜻밖의 변고를 맞으면 진산군과 마님은 얼마나 슬프겠어?”“참나, 어쨌든 진산군댁의 부귀영화는 원래 친딸의 것인데 어찌 뺏었다고 할 수 있나?”“내가 듣기로는 양딸이 어릴 적부터 횡포했데. 지금 이러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지!”백성들의 질책을 듣고, 숙희는 화가 치밀어올랐다.“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대지 마라! 한마디만 더 하면 입 찢어질 줄 알아!”“봐봐, 양딸 옆에 있는 시녀도 이렇게 사나운데, 쯧쯧...”숙희는 더욱 화가 났다.하지만, 그녀는 혼자서 주위의 몇십 명과 싸워서 이길 수 없어서 그저 ‘네, 네, 네’ 밖에 하지 못했다.김단은 계속 임원을 바라봤고 당연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4화

    김단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숙희가 위험에 빠지는 것도 싫지만, 그녀가 떠난 후, 숙희가 이렇게 슬프게 우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을 굳게 먹지 못했다.김단이 대답하지 않자, 숙희는 자신도 모르게 김단을 놓고, 눈물이 가득 담긴 가련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아씨, 저를 버리실 건가요?”숙희의 이런 모습을 보자, 김단은 끝내 숙희에게 졌다.“아니.”“그럼, 제가 가서 짐 쌀게요!”숙희는 바로 김단의 품에서 뛰쳐나가더니, 눈물을 닦으면서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김단은 숙희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데리고 가지 뭐! 잘 보살피면 되지.숙희는 4시간 동안 짐을 쌌다. 중간에 왕철을 찾아서 집 열쇠를 그에게 맡겼다. 두 사람이 말에 탔을 때는 벌써 오후였다.김단은 이미 남장 모습이었고 멋스러워 보였다.숙희도 머슴애로 분장하고 김단을 보고 웃었다.“아씨, 아니지, 도련님, 저희 어디로 가요?”김단은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한양을 떠나 남쪽으로 가면 작은 읍이 있어, 우리가 빨리 가면 저녁 전에는 도착할 거야. 내일 어디로 갈지는 내일 다시 생각하자.”김단은 이렇게 말하고는 말을 타고 숙희랑 함께 성문 쪽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문이 그들의 눈 앞에 펼쳐졌다. 김단은 자기도 모르게 흥분되었다.예전의 일을 잊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흥분한 마음이다!그러나, 흥분된 마음에 누군가 찬물을 뿌렸다.김단은 성문 앞에서 임학과 임원을 만났다.성문에서 막고 있는 임씨네 남매를 보고, 김단은 어쩔 수 없이 말을 세우고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봤다.“두 분, 지금 뭐 하는 것입니까?”“내가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임학은 아주 화가 났다.“하인이 우연히 숙희가 기성복 가게에서 남자 옷을 사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으면, 난 네가 떠나는 줄도 몰랐어!”숙희는 놀라더니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움츠렸다.그녀는 그때 아씨가 그녀를 버릴까 봐 너무 걱정해서 주위에 진산군댁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3화

    김단은 소한의 이런 당당한 말투가 매우 싫다.그녀가 여기에 있든 말든, 나아가서 어디에 있든 간에 그랑 무슨 상관인가?그래서 바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녀가 이제 떠나려는 마당에 그랑 말다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정암이 생전에 소하 오라버니에게 편지를 남긴 게 있어 가져다주러 왔어요.”김단은 이렇게 말하고는 소한에게 인사 올렸다.“소 장군도 바쁘실 텐데,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그러고는 빨리 떠나갔다.그와 더 이상 한마디도 더 섞기 싫다는 뜻이다.소한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고, 돌아서 보니, 소하는 계속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는 방안에 들어서 소하 앞에 놓인 찻잔을 한 번 보고 나서 물었다.“단이가 왜 왔어요?”소하는 소한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정암 대신 편지 가져다주러.”소하는 이렇게 말하고는 의아하듯 소한을 바라봤다.“김 낭자가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더냐?”소한의 표정은 여전히 침울했다.“다른 얘기는 안 했어요?”소하는 시선을 거두고 찻잔을 탁상 위에 놓았다.“했어.”이 말을 듣자, 소한이 급해서 물었다.“뭐라고 했는데요?”이번에, 소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피식 웃더니 되물었다.“넌 뭐가 그리 급한 건데?”소한은 갑자기 멍하더니 그제야 그가 조금 전에 김단을 만나고 나서부터 뭔가 모르게 급해졌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소한은 소하 앞에서 승인하기 싫어서 그저 둘러댔다.“저는 그저 갑자기 형 마당에서 단이를 만나서 이상했을 뿐입니다.”이 말은 소하의 더 큰 웃음을 자아냈다.“전에 김 낭자를 내 침대에 보냈을 때는 나중에 내 마당에서 그녀를 볼 수 있다고 예상 안 해봤어?”소한의 말은 마치 못처럼 정확하게 그가 가장 감추고 싶어하는 곳에 박혔다. 소한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지만, 그는 여전히 집요하게 물었다.“단이가 도대체 뭘 말했는데요?”소하도 자기의 동생이라 어쩔 수 없어서,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 말했다.“김 낭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2화

    김단은 길에서 위험한 일이 생겨 숙희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벌써 많은 사람을 헤쳤다.더는 숙희를 그녀 옆에 둬서는 안 된다.하지만, 숙희는 받아들일 수 없어 온 얼굴에 벌써 눈물 자국이 범벅 했다.“아씨께서 집 지킬 사람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사람을 찾을게요. 제발 저도 같이 데리고 가세요. 아씨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숙희가 이렇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김단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숙희가 더는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화제를 돌렸다.“그럼, 이 일은 나중에 다시 하고, 너 지금 먼저 기성복 가게에 가서 남자 옷 두 벌을 사와.”밖에서 돌아다니려면 남장하는 것이 편리하다.숙희는 그제야 눈물을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빨리 갔다 올게요. 아씨, 집에서 기다시고 계세요.”“알았어.”김단이 대답하자, 숙희는 눈물 닦으면서 나갔다.그녀는 그제야 방으로 들어가 간단한 짐을 싸려고 했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편지를 봤다. 정암이 소하에게 쓴 편지다.그녀는 하마터면 이 일을 잊어버릴 뻔했다!한양을 떠나기 전에 이 편지를 소하에게 줘야 한다.이렇게 생각하자, 김단은 편지를 들고 집을 나섰다.소하를 만난 것은 벌써 한 시간 뒤의 일이다.소하는 나무로 만든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안색이 창백했고 이마에도 땀이 얇게 한 층 맺혔다. 무슨 재난을 겪은 것처럼 허약해 보였다.김단은 걱정이 됐다.“소하 오라버니, 괜찮으세요?”소하는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담담한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어 김단을 보더니, 수척해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천천히 말했다.“슬퍼하지 마시오.”큰 마님을 놓고 한 말이기도 하고 정암을 가리키는 것도 있었다.김단은 마음이 씁쓸했지만, 입가에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상황을 보자, 소하는 김단에게 물을 따라주고는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오늘 나를 찾으러 온 게 무슨 일 때문이지오?”김단은 그제야 반응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1화

    7일 후.숙희가 김단 방에 들어왔을 때, 김단은 방 안에 앉아서 바깥의 작은 마당을 보면서 넋을 놓고 있었다.벌써 연거푸 7일째다.김단은 매일 일어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넋만 놓고, 얼굴은 점점 수척해지고 있다.숙희는 큰 마님과 정암의 죽음이 회오리처럼 아씨를 가장 어두운 심연 속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지금 아씨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이렇게 생각하자, 숙희는 앞으로 다가가 김단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아씨, 저랑 갈 때가 있어요!”숙희는 원래 힘이 커서 김단은 어쩔 수 없이 끌려갔다.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들은 멈췄다.숙희는 김단을 데리고 화원에 갔다.지금은 오월이라 여러 가지 꽃이 폈고 햇빛 아래의 화원은 생기발랄했다.하지만 이런 생기는 김단을 조금도 감동하게 하지 못했다.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숙희의 호의를 저버리기 싫었지만, 그녀는 정말로 방에만 있고 싶었다.숙희는 갑자기 한 곳으로 뛰어가더니 김단을 불렀다.“아씨, 여기 봐요. 이것이 무엇입니까?”숙희는 자기 옆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물었다.그 나무는 잎사귀 하나 없이 민숭민숭했다. 화원의 꽃과 비교하니 완전히 칙칙했다.하지만, 이 민숭민숭한 나무가 김단의 마음을 되살아나게 했다.매화나무다.김단이 알아본 것을 보자, 숙희는 또 김단에게 웃었다.“종사관님이 심은 것입니다! 겨울이 되면 이 나무에서 빨간 매화꽃이 가득 피어서 매우 고울 것 같습니다!”김단은 매화를 좋아한다. 특히 빨간 매화를 좋아한다.그러나 전에 진산군댁에서 그녀를 위해 심었던 매화나무는 결국에 모두 임원의 것으로 됐다.하지만, 이 매화나무만큼은 정암이 직접 심은 것이라 영원히 그녀의 것이다!정암이 그녀를 위해 한 일은 너무도 많다.마음 한 구석에서 따뜻함이 전해지더니 마음속의 어둠을 깨버렸다.그러나 김단의 코끝은 여전히 찡했고 눈물도 따라서 흘러내렸다.정암이 그녀에게 한 것에 비하면 그녀는 정암을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김단이 다시 울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30화

    그러나 시간이 오래된 탓인지, 아니면 정암처럼 관에 석회를 뿌리지 않아서인지, 이 팔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주상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더니 불쾌해서 물었다.“뭘 보여주려는 것이오?”“주상전하께서는 이 팔에 새겨진 자청이 눈에 익으십니까?”소한의 말을 듣자, 주상은 다시 보더니, 팔에 새겨진 자청이 호랑이 머리였다!“전에 명정대군을 죽인 산적의 몸에도 똑같은 자청이 있었는데, 저는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당우리에 있는 산적들을 만나 보니 무예가 뛰어난 사람들 몸에는 죄다 호랑이 머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주상은 소한의 말을 듣고는 탁상에서 돌아서 내려와 쭈그려서 자세히 그 팔을 봤다.소한의 귀신처럼 으스스한 소리가 또 들려왔다.“주상전하께서도 이것이 예전의 호랑이군이라 생각하시나요?”‘호랑이군’이란 말을 듣자, 주상은 놀라서 땅에 주저앉았다.옆에 있던 내시도 놀라서 급히 다가가 주상을 부축하려 했는데, 주상이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주상은 그 팔을 뚫어지게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평양원군의 호랑이군 말이오? 자청만 봤을 때 확실히 비슷하오!”소한의 깊은 눈동자가 더 어두워졌다.“평양원군은 8년 전에 사라졌고, 당우리의 산적은 6, 7년 전에 창궐해졌습니다. 시간상으로 봤을 때 맞물립니다.”“아닐 것이오!”주상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열넷째는 절대로 그런 악행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오!”평양원군의 이름은 최지습이고 주상의 열네 번째 남동생이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유일한 남동생이기도 하다.그해, 주상이 아직 세자였을 때, 후궁이 난잡해서 많은 대군이 죽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대군은 그를 포함해서 일곱 명이다.그리고 주상이 왕위를 승계받고 나머지 여섯 명을 원군으로 책봉할 때, 그중 다섯 명이 결탁하여 주상을 끌어내려 했다. 평양원군은 혼자서 결탁한 다섯 명의 원군을 모두 주살했다.그리고 다섯 원군의 반란을 평정하고 평양원군과 그가 거느리던 호랑이군도 함께 사라졌다.호랑이군은 열 명밖에 없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329화

    김단은 방으로 돌아갔을 때까지도 마음속의 분노와 슬픔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전생에 임학에게 피맺힌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녀가 생활이 좋아졌다고 느낄 때마다, 임학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명정대군도 그렇고 정암 역시 피할 수 없었다!그러나 만약에 그녀가 전생에 정말 임학에게 빚을 졌다면 그녀가 갚으면 되지 왜 정암까지 연루하는가?김단의 눈물은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숙희는 옆에서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뭔가 갑자기 생각나듯 탁상 위의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아씨, 그게 뭐죠? 봐 봐요.”숙희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보자 김단은 편지 한 통을 봤다.봉투에는 ‘소하친전’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그녀에게 준 것이 아니다.김단은 좀 실망했다.“왜 편지 한 통 밖에 없지? 정유이는 분명히 정암이 자기에게 물건을 남겼다고 했는데!”그저 이 편지를 소하에게 전해라는 것인가?김단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숙희는 갑자기 뭔가 생각나서 말했다.“며칠 전에 정 낭자가 종사관이 세상 떴다는 소식을 듣고는 저를 데리고 취향각 주방에 가서 이씨 주방장님한테서 돼지대창 볶음을 배우라고 했어요!”“그리고 정 낭자는 또 저를 데리고 성동의 산림에 갔어요. 매년 시월에서 십이월 사이에 거기서 산사가 달린다고 했어요. 그리고 산사를 따고 말려서 보존하는 방법도 알려 줬어요.”“종사관님은 확실히 아씨에게 무언가를 남겼어요. 그는 이 세상에서 아씨에게 가장 잘해주는 사람을 아씨 곁에 남겨 줬잖아요!”숙희는 김단을 위로하려 했는데, 이 말을 듣자, 김단은 더 비통한 심정을 억제하지 못해 숙희와 부둥켜안고 울었다.조모도 세상 떴고, 정암도 죽었다.이후로, 이 세상에서 그녀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숙희밖에 없다!숙희는 마음이 아파 김단과 함께 울면서 계속 말했다.“아씨, 저는 영원히 아씨 곁에 있을 겁니다. 영원히 아씨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영원히 그녀 옆에 있겠다고?김단은 머리를 숙희의 목에 기대며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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