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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작가: 동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04 10:16:39
석용재가 어떻게 내 어머니를 알고 있는 걸까? 나는 의문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본 석만호는 황급히 설명했다.

“어르신께서는 아가씨를 도련님으로 착각하신 듯합니다.”

정신이 혼미한 노인을 보며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어서려는 순간, 그가 내 팔을 꽉 붙잡고 낮고 거친 숨소리로 말했다.

“네 어머니는 착하고 강인한 분이셨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유일한 사랑을 줄 수 없었지. 얘야, 내가 네 어머니를 처음 만난 곳은 운성이었어. 비와 눈이 자주 내리고 항상 날씨가 음울한 도시였지. 나는 그 도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여자 때문에 그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단다.”

예전에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사람은 죽을 때 마지막으로 좋은 기억들을 떠올린다고 하셨다. 나는 눈앞의 노인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겼다.

그는 노인치고는 젊은 편이었지만 병세가 너무 깊었다.

나는 그의 앞에 얌전히 쪼그리고 앉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얘야, 나는 네 어머니를 정말 사랑했었어. 하지만 내 뒤에는 석씨 가문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버리고 그녀와 떠날 수 없었지... 결국, 그녀는 내 세상을 떠나갔고 다시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어. 나는 가끔 생각해. 왜 나는 석씨 가문 남자로 태어났을까? 만약 내가 석씨 가문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놈의 책임감이 없었다면,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면 나는 그녀와 함께 평생을 보내지 않았을까. 그리고 네가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하고 사랑과 정의를 가르쳐 주면서 네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모습까지 보았을 거야. 그랬다면 나는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그는 이미 자신의 세계에 깊이 빠져 있었다. 나는 안쓰러운 눈길로 석만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나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수아 씨, 어르신은 이 말들을 평생 가슴에 담아두셨습니다. 이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게 해 드리십시오.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지도...”

석만호는 말을 멈췄지만 우리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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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현아와 나는 호텔에서 근처 야시장까지 걸어갔고 배가 고파진 그녀는 꼬치구이를 먹자고 했다. 그녀가 이것저것 엄청 많이 시키는 걸 보자 나는 의아하게 물었다.“둘이서 다 먹을 수 있겠어?”그녀는 등을 돌린 채 말했다.“희연 언니에게 전화해서 같이 먹자고 해요. 희연 언니는 술도 잘 마시니까 오늘 취할 때까지 마셔보자고요.”나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누군가는 술 한 잔에 취했던 것 같은데?”담현아는 투덜거렸다.“나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나는 웃음을 참으며 휴대폰을 꺼내 최희연에게 카톡을 보냈다. 곧 그녀의 답장이 왔다.[미안. 유겸 씨가 왔어.]나: ...진유겸은 꽤 집착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최희연이 금운에 오자마자 바로 따라온 걸 보면 말이다.문득 나도 석지훈이 보고 싶어 졌다.그는 떠난 지 한참이 되었고 그동안 나는 그 사람이 너무 그리웠다.나는 휴대폰을 들고 석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잘 자요.]하지만 그는 답장이 없었다. 나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오빠, 자요?]잠시 후, 그의 답장이 왔다.[어?]내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듯했다.그는 최소한의 안부 인사조차 없었다.나는 더 이상 그에게 답장하지 않았다. 담현아가 메뉴를 고르고 내 옆에 앉자 나는 그녀가 주문한 맥주를 보며 물었다.“취하지 마. 난 너 호텔까지 못 업고 가니까. 그럼 정재 씨를 불러야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잖아.”담현아는 겁도 없이 대답했다.“아저씨는 완전 신사예요.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진작 일어났겠죠! 그 사람은 보수적이라 그의 신혼 아내 외에는 누구에게도 선을 넘지 않을걸요. 그런 사람한테 뭘 하기를 바라겠어요?”나는 숨은 뜻을 알아채고 물었다.“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얘기 같은데?”담현아는 나를 흘겨보았다.“내가 언제요?”나는 진지하게 말했다.“너 지금 그런 뜻으로 말한 거잖아.”“수아 언니, 나이 들면 다 이렇게 생각이 구려지는 거예요?”나: “...”내가 늙었나?갑자기 좀 서운했다.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41화

    그는 두 사람의 표정 차이가 워낙 커서 분간할 수 있었다. 고정재는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고현성은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윤다은과 고정재는 강가를 따라 그의 쪽으로 걷고 있었는데 윤다은은 평소랑 좀 다른 느낌이었다.뭔가 겁먹고 참는 듯한 기색이었다.이주원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때 윤다은의 긴장한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다.“오빠, 미안해. 이제야 결혼한다는 얘기를 해서. 난 그저... 미안해... 많이 보고 싶었어.”고정재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어떤 위로를 담고 있었다.“다은아, 네가 결혼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었는데 분명 아름답고 행복할 것 같아.”“오빠, 난 수십 년 동안 오빠를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심지어 수아 언니를 놓치게 만들었어... 미안해. 내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고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알아. 사실 오래전부터 오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어. 오빠, 난 이제 오빠를 놓았고 내 행복을 찾았어. 그러니 오빠도 날 축복해 줬으면 좋겠어.”그 말을 듣고 이주원은 마침내 윤다은이 마음속에 숨겨온 비밀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 행복은 진정한 행복일까?윤다은은 한 남자를 수십 년 동안 사랑했고 그를 따라 전 세계를 누볐다.하지만 그 남자는 그녀에게 마음이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니 이주원은 그녀가 안쓰러웠다.“다은아, 네 행복을 빌어.”고정재는 손을 들어 윤다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윤다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내가 성인이 된 후로 오빠는 더 이상 이렇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 않았어. 내가 그동안 오빠에게 짐이 되고 불편하게 했지?”고정재는 그녀를 불렀다.“다은아.”“오빠...”“너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야.”윤다은은 고정재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였고 연수아는 가장 소중한 가족이었다.그렇다, 그는 그녀를 가족으로 여겼다.담현아는 고정재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유일한 여자였다.“오빠, 지금까지 날 지켜줘서 고마워.”고정재는 웃으며 말했다.“오빠는 평생 너를 지켜줄 거야.”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40화

    “그 사람은 누구야? 너한테 뭘 요구했어?”내가 다그쳐 묻자 윤다은은 어물거리며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담현아는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는 다가와서 머리를 나의 어깨에 기대며 조용히 물었다.“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얼굴이 어두워진 윤다은을 보고 나는 그녀가 너무 난처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더는 캐묻지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감돌았다.그러다가 갑자기 고현성이 떠올랐는데 그의 머리가 공백이 된 것을 생각하니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나는 화제를 바꾸려고 물었다.“정재 씨는 아직 안 왔어?”담현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저야 모르죠.”1년 시간이 지났어도 고정재에 대한 태도가 여전한 담현아를 보며 나는 그녀의 속마음이 궁금했다.내가 담현아의 머리를 톡톡 치자 그녀는 두 손으로 나의 허리를 감싸 안고 웃으며 말했다.“수아 언니, 저랑 내려가서 산책할래요?”담현아는 어리지만 눈치가 빨랐다. 나와 윤다은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우리 둘을 갈라놓아 냉정함을 되찾으려는 것이다.그녀의 마음을 헤아려 나는 그러자고 대답했다.담현아와 아래층에 내려오자마자 마침 호텔 문 앞에 주차하고 있는 고정재를 만났는데 그도 나와 담현아를 보고 멍해졌다.“나를 마중하러 온 거야?”담현아가 발끈해서 말했다.“아저씨는 망상이 심하네요.”이 말을 듣고 고정재는 부드럽게 웃었고 나도 웃으면서 설명했다.“우린 산책 중이에요.”“먼저 다은이 보러 갈게.”......고정재는 호텔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우람지고 곧은 뒷모습을 보며 나는 담현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고정재는 내가 어렸을 때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어. 너무 눈부셔서 탐욕이 생겼지만 빛은 여전히 빛이었을 뿐 난 다가갈 수 없었어...”오늘따라 금운시의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였다. 담현아는 나의 팔을 잡고 호기심에 물었다.“왜 다가갈 수 없어요?”나는 담현아의 예쁘고 어린 얼굴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빛은 너무 뜨거워서 사람은 그 빛에 다칠 수 있거든. 내가 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39화

    하물며 그의 친척이나 친구들은 모두 평범했다... 내가 이렇게 경호원을 데리고 결혼식에 나타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러웠다.현정우는 기타 경호원은 대기시키고 그만 나를 따라다녔다.마침 내려와 보니 문준혁이 지인들과 이야기하고 있어 우리는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잠시 후 그는 내 곁으로 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다은 씨는 안전감이 부족하지만 또 독립적인 여자예요. 저는 왠지 다은 씨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요.”나는 대뜸 그 말을 알아들었다.“다은이의 속마음을 물어보는 거죠?”“아마 연수아 씨는 알 것 같아서요.”문준혁이 말했다.문준혁은 잘 생겼고 외모로 보면 윤다은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윤다은을 배려했으며 태도도 비굴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괜찮아 보였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건 잘 모르겠지만 임신으로 인한 우울증이 아닐까요? 임산부라면 다 그럴 겁니다.”윤다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사람은 고정재였다. 물론 이건 이전의 상태였고 지금은 잘 모른다.의사는 멍해졌다.“임신이요?”나는 미간을 찌푸렸다.“몰랐어요?”“죄송해요. 저도 방금 들었어요.”“아니. 남편과 아빠가 될 분이 어떻게...”“연수아 씨, 전 다은 씨를 만지지 않았어요.”나는 거의 도망하다시피 떠났고 방에 돌아와 윤다은에 묻고 싶었지만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도 몰랐다. 윤다은의 어른으로서, 또 그녀를 관심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일은 꼭 물어봐야 했다.나는 립스틱을 다시 바르고 있는 윤다은을 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아이의 아빠가 누구야? 닥터 문을 아빠로 만들어줄 생각이었어?”윤다은은 나에게 진심을 알려주기 싫어 건성으로 대답했다.“수아 언니, 묻지 마세요. 제가 선생님에게 설명할게요.”나는 눈을 감고 말했다.“닥터 문은 호텔을 떠났어.”윤다은은 말이 없었다....오후 3시쯤, 최희연과 담현아가 도착했고 기타 세 들러리도 도착했는데 보아하니 문준혁은 결혼식을 계속할 계획인 것 같다.내가 윤다은에게 이 문제를 물어보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38화

    [보고 싶어요. 미친 듯이 보고 싶어요.]석지훈은 답장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가 기뻐할 거로 생각했다. 감정을 마음속 깊이 숨기는 남자로서 어떤 때 나는 그를 달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오늘 밤을 통해 나는 석지훈이 내가 좋은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고 평소에 찰떡처럼 곁에 붙어있는 나를 좋아했다. 역시 겉보기엔 신사지만 속마음은 내숭쟁이였다.나는 휴대폰을 놓고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 공식 석상에서 입을 옷으로 갈아입고 문을 나섰다. 현정우가 마침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금운시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로 가는지 아니면 비행기로 가는지 물었다.내일 금운시에서 비아드로 가기 때문에 운전이 불편해서 나는 현정우더러 석씨 가문에서 헬기를 동원해 금운시로 간 후 비아드로 가는 출입국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했다.그는 명령을 받고 떠났고 30분도 안 되어 석씨 가문에서는 헬기를 보내와 나는 탑승 후에 윤다은에 전화했다.윤다은은 나에게 주소를 주었는데 이 헬기는 마침 현지 호텔의 뒷마당에 착륙할 수 있었다. 윤다은은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의 곁에는 잘 생겼고 분위기가 부드러운 남자가 함께 있었다.나는 이분이 바로 그 의사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윤다은의 말처럼 그의 두 눈은 정말 예뻤다. 이렇게 예쁜 눈을 가진 남자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내가 헬기에서 내려 큰 소리로 다은이를 부르자 후 그녀는 달려와 나를 안고 달콤하게 말했다.“저의 결혼식에 와주셔서 고마워요.”나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당연한 거야. 최희연도 도착했어? 들러리가 몇 명이나 돼?”“선생님 집에서 준 의견에 따라 들러리가 6명이에요. 그들 셋을 빼고 나머지 세 명은 다 선생님 집안의 아랫사람이에요.”나는 알았다고 가볍게 대답하며 말수가 적은 의사 선생님을 쳐다봤다. 그러자 윤다은은 그의 팔을 잡고 인사했다.“선생님, 이분은 연수아, 전에 몇 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 수아 언니예요. 수아 언니, 이분이 바로 문준혁 선생님이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37화

    이번 생에는 석지훈의 엄마를 포함해 그 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석지훈이 떠난 뒤 나는 소파에서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정신 상태가 많이 회복됐고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나는 기분 좋게 밥을 지어 먹은 뒷일을 처리하러 서한 그룹으로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이미 늦었다.나는 샤워를 한 후 엄마에게 전화했다. 엄마는 언제 결혼하는지 묻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갓 약혼했어요.”“그저 물어본 거야.”“걱정하지 마세요. 꼭 잘 안배할게요.”그러자 엄마도 시름을 놓았는지 계속해서 말했다.“음, 이런 널 보니 시름이 놓여. 연시혁은... 넌 왜 그 아가씨의 가정환경에 대해 말하지 않아?”이 말을 듣자 나는 그들이 이미 송이연을 만났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두고 물었다.“그쪽은 어떤 태도예요?”“네 아빠가 낮에 상주시에 송이연 만나러 갔었어. 예쁜 아가씨인데 시혁을 말하니 다시 함께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어.”나는 추궁했다.“다시 시작할 마음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말로는 아이를 위해 생각해 보겠지만 마음속에 응어리가 맺혀 1, 2년 시간을 들여 이 문제를 잘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나도 찬성했다.“잘 됐어요. 시혁이도 시간이 필요해요. 그런데 아이는... 승아는 아마 시혁이랑 친하지 않을 수 있어요.”아직 두 살이 안된 승아는 아빠라는 단어가 서먹했다.“이제 시간이 있으면 시혁이랑 다시 얘기해 봐야겠어.”“네. 저 먼저 쉴게요.”“저녁 꼭 챙겨 먹어.”“네. 제 자신을 잘 돌보고 있어요.”전화를 끊은 후 나는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보름 남짓한 기간에 나는 열심히 몸을 보양했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서한 그룹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 다행히 선생님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문제가 없다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이 몸은 더는 탈이 나면 안 된다.석지훈이 떠난 지 30일이 되는 날에 윤다은이 전화 와서 웃으며 물었다.“수아 언니, 언제 금운시에 오세요?”나는 그제야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36화

    ‘내가 울었어요?’손을 뻗어 눈가를 닦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촉촉했다.나는 바보처럼 웃으며 말했다.“저도 제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최근에 답답한 일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석지훈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쉽게 구별할 수 있어 나는 두려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탄식했다.“전 그저 사랑을 갖고 싶었을 뿐인데 이 길은 너무 험난했어요. 심지어 오빠의 엄마도...”석지훈은 몸에 얇은 하얀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고 앞머리가 헝클어졌으나 두 눈은 어두워졌다.나의 말을 듣고 그는 잠자코 침묵을 지켰다가 다시 말했다.“엄마는 어린아이인 나를 입양했고 살아갈 기회를 줬어. 난 엄마를 존중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엄마도 나를 존중해줘야 해. 난 이미 기회를 줬었지만 만약 예전처럼 고집만 피운다면 난 더는 말리지 않을 거야.”그러자 내가 물었다.“자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어요?”석지훈은 답이 없었다.“오빠의 엄마잖아요. 죽음으로 위협한다면 오빠의 마음은... 석지훈 씨, 솔직히 마음이 괴로웠죠.”어머니를 잃은 것은 그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만약 또 다른 사람을 더 잃는다면...사람의 일생에서 사랑은 확실히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사랑 말도고 가족도 있었고 더욱이 결혼은 두 가정의 결합이니 한쪽에서 말린다면 아랫사람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어른들의 확고한 생각을 버릴 수 있을까?특히 석지훈의 어머니는 나를 미워했다.내 말이 그의 심장을 찔렀는지 그는 목소리가 한결 차가워졌다.“깊게 생각하지 마. 내가 잘 처리할 거야.”나는 부드럽게 말했다.“오빠, 실은 지금 상태도 좋아요. 전 결혼이 급하지 않으니 오빠의 어머니께서... 아마 몇 년 정도 기다린다면 언젠가 저의 엄마에 대한 미움을 잊을 수 있고 그럼 저를 받아주어 더는 오빠를 강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그러나 그때 내가 아직도 살아 있을까?“두려웠어?”나는 부인했다.“그저 오빠를 위해 고민했을 뿐이에요.”나는 석지훈의 엄마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그녀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35화

    그가 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눈치채고 다정하게 물었다.“아직 졸려?”나는 그의 품에 기대며 물었다.“장례를 치르는 건가요?”“그래, 일어나서 옷 갈아입어.”나는 몸을 겨우 일으키고 마지못해 옷을 갈아입은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석지훈과 함께 그의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배웅하러 나섰다. 관을 덮는 순간, 석지훈의 눈가가 계속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장례는 아침 9시에 끝났다. 우리는 석씨 집안의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차를 타고 동성시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 내내 내 아랫배는 계속 아팠고 목에서는 쇳맛이 점점 짙어졌다.우리는 오후 한두 시쯤 아파트에 도착했다. 석지훈은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샤워를 한 뒤 곧장 침실로 들어가 낮잠을 청했다. 나는 그가 잠든 틈을 타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갔다.도착한 곳은 석씨 집안이 운영하는 병원이었다. 병원장은 내가 온 것을 알고 급히 달려와 나를 친절히 안내하며 검사를 도왔다. 그러나 CT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의사는 내 암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나는 충격을 받은 채 물었다.“암이 완치됐다 하지 않았나요? 어떻게 재발할 수 있죠?”“가주님, 조금 전에 이전 진료 기록을 검토했는데 전에 앓으셨던 자궁암이 말기였습니다. 말기라는 건... 완치된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죠. 현재 의료 기술로는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넉 달 전 난산을 겪으셨잖아요. 비록 치료가 제때 이루어졌지만 몸에 무리가 갔던 건 사실입니다. 지금의 상태는 재발 초기 징후가 보이고 있으니 항암제를 다시 복용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재발 초기 징후라니... 언제든 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인가?나는 이미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었는데 이번에도 과연 또 기회가 있을까?죽음이 이번에도 나를 비켜가 줄까?나는 붉어진 눈가를 손으로 가리며 물었다.“항암제 효과는 얼마나 있나요?”“가주님께서 이전에 드셨던 항암제는 석씨 집안에서 만든 약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나 병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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