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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작가: 동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22 19:30:20
“옷도 갈아입었어.” 내가 말했다.

연시혁은 내 모습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복도에 있는 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갑자기 말을 꺼냈다.

“그 여자가 운성시에 왔어.”

연시혁이 말한 ‘그 여자'란 아마도 오혜원을 닮은 그녀를 의미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 여자랑 다시 화해할 거야?”

연시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잠시 멈칫하더니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 여자랑 같이 있을 때부터 분명히 말했어. 나는 그 여자를 다른 누군가의 대체물일 뿐이라고. 내게 위안 같은 존재였어. 내가 가진 모든 걸 줄 수 있어. 내 목숨까지도. 하지만 사랑만은 줄 수 없어.”

모든 걸 줄 수 있지만 사랑만은 줄 수 없다는 말, 이보다 더 상처를 주는 말이 있을까.

그 여자는 과거의 나와 같았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바쳤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끝나버린 사랑.

나는 연시혁에게 물었다.

“그 여자는 운성시에 와서 어디에 머물고 있어?”

연시혁은 무심히 대답했다.

“몰라. 아마 상주시 사람일 거야.”

나는 놀라 되물었다.

“그럼 너를 따라 이곳까지 온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여자가 나를 따라오고 싶다고 했어.”

나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시혁은 오혜원을 걱정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나는 그가 몹시 지쳐 보이는 게 신경 쓰여 물었다.

“너 돈은 좀 있어?”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없어.”

“그럼...”

내가 말끝을 흐리자 연시혁은 나의 말을 끊으며 단호히 말했다.

“날 걱정하지 마. 마을에 있는 집을 팔 생각이야. 그리고 운성시에서 계속 오혜원 곁에 있을 거야.”

연시혁은 오혜원을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병원에서 오혜원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떠났다.

회사에 돌아온 후에도 오혜원과 관련된 걱정 때문에 마음이 한시도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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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석지훈의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슬프기는 했지만 그 깊이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심지어 그녀가 자신의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지금 석지훈의 슬픔을 보며 나도 점점 그의 감정을 공감하게 되었다.그가 방금 말했던 어머니 김혜정과 나를 증오하는 김윤정은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혜정은 석지훈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었다.그를 자신의 친아들처럼 여겼고 그녀의 눈과 마음속에는 오직 석지훈만 있었다.그녀는 단지 그가 건강하고 평온하길 바랐다.심지어 석지훈이 나와 결혼하려 할 때 그녀는 이를 찬성하기까지 했다.석지훈은 방금 그녀가 늘 쉽게 양보했다고 말했다.문득, 내가 두 번째로 석씨 가문에 갔을 때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온화한 태도가 떠올랐다.그때 이미 그녀는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 같았다.늘 한복 차림으로 석지훈만 바라보던 부드러운 여인은 결국 시들어버렸다.그녀는 분명 석지훈을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혹시 그녀가 언니 김윤정에게 몰려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그녀가 죽기 전에 느꼈을 절망과 고통의 깊이를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심지어 그녀는 석지훈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이것 또한 석지훈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그는 이 아픔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분명히 그도 슬펐지만 여전히 나를 위로하려 했다.나는 그의 손을 꼭 잡으며 힘을 주어 말했다.“내가 오빠 곁에 있어 줄게요.”석지훈은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응, 난 먼저 가서 빈소를 지킬게.”나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옷 갈아입고 바로 따라갈게요.”그는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 방을 떠났다.나는 함 집사에게 상복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그에게서 상복을 받아 방으로 돌아와 갈아입고 방을 나서자 함 집사가 내 팔에 검은 완장을 채워주었다.함 집사와 함께 정원을 나서려던 순간,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앞쪽에 검은 상복을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9화

    나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조용히 불렀다.“지훈 오빠.”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죽은 사람은 나의 어머니야. 평생 다른 신분으로 석씨 가문에서 살아가며 나를 아들처럼 키워준 분이야.”석지훈의 말투는 차분했고 마치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들렸다.나는 조용히 그의 옆에 있는 늘어진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나는 아홉 살 때 석씨 가문을 떠났어. 그전까지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 그 당시 나를 입양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건 알지 못했어. 그 아홉 해 동안 어머니는 나를 정말 잘 돌봐주셨어.”“그때 나는 후계자가 아니었고 위로 세 명의 형이 있었어.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고 아버지의 사랑도 받지 못했지. 작은 사모님들과 형제들이 나를 괴롭힐 때마다 어머니가 제일 먼저 나를 지켜주셨어.”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잠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내가 석씨 가문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갔던 11년 동안 어머니는 항상 내게 편지를 보내주시며 버티라고 하셨어. 석씨 가문에서도 내 몫을 항상 챙겨주셨지. 내가 이렇게 빨리 성공해서 석씨 가문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모두 어머니 덕분이야.”석지훈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라앉았다.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선 벗어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나는 어머니를 정말 존경했어. 어머니 역시 나를 매우 존중해주셨지. 내 평생 어머니가 반대했던 유일한 일은 너와 나의 관계였어. 하지만 내가 끝까지 고집하자 결국 허락하셨어.”“어머니는 나를 위해 언제나 쉽게 양보하셨고 단 한 번도 나에게 악한 마음을 품으신 적이 없었어. 얼마 전에도 너를 며느리로 잘 대하겠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영원히 헤어지게 되었어.”석지훈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그의 내면은 산산조각 난 듯 보였다.나는 그의 허리를 가만히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질 거예요. 어머니도 오빠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원치 않으셨을 거예요. 미안해요...혹시 우리의 약혼 때문일까요?”그의 눈가가 붉어지며 말했다.“잘못은 너에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8화

    석지훈 어머니는 자신의 목숨을 던지면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드러냈다!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녀는 단호히 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나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잘 모르겠어요.”우울한 마음에 나는 석만호에게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별장 뒤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나는 나무 위로 올라가 담현아 옆에 누워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번 일은 지훈 오빠에게 큰 충격이었을 거야.”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담현아는 조용히 말했다.“그래도 정이 있으니 당연하지 않을까요?”나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현아야, 우리 동성시에 돌아가자.”담현아가 대답했다.“정재 아저씨가 내일 지인들과 같이 캠핑한다면서 초대했어요. 나는 곧 운성시로 가야 해요.”‘고정재 씨가 운성시에 친구가 있다고?’아마도 담현아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핑계일 것이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 나 먼저 돌아갈게.”말을 마친 뒤, 나는 나무에서 내려와 차 키를 들고 별장을 떠났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1시였다.나는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며 석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집에 도착했어요. 걱정 말고 일 보세요.]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응, 잘 자.]석지훈은 아직 깨어 있는 것 같았고 아마도 여전히 바쁜 모양이었다.나는 그를 방해하지 않고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눈을 감았다.하지만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나는 시간을 내어 석씨 가문 회사에 들렀다.석씨 가문의 업무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반년간 배운 경험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함 집사가 세심하게 가르쳐 주어서 모르는 부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저녁 무렵, 함 집사가 조심스레 말했다.“가주님, 석씨 가문의 안주인께서 어젯밤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시면, 석씨 가문의 다른 계파들에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나는 놀라며 물었다.“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7화

    담현아는 오두막으로 올라가 달빛 아래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나는 낮은 목소리로 석나은에게 물었다.“나은 씨, 전화한 이유가 단지 이런 얘기 때문은 아니겠죠?”“수아 씨,”그녀의 쉰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그이는 항상 조용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온 세상이 보는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수아 씨를 약혼녀라고 발표했잖아요. 게다가 결혼 날짜까지 약속했어요.”그녀는 말을 이어갔다.“나는 수아 씨가 너무 부러워요. 당신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잖아요. 나는 뭐가 부족했던 걸까요? 당신보다 훨씬 일찍 그의 삶에 나타났고 석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는데. 수아 씨는 어떻게 내 자리를 빼앗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나는 그이를 사랑해요. 만약 지훈 씨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내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나는 오직 그를 위한 아내가 되기 위해 교육받았으니까요. 그를 잃으면, 나는 도대체 뭔가요?”그녀의 울적한 한탄은 이어졌지만 석지훈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따지고 보면 그녀도 불쌍한 사람이다.석씨 가문에서 봉건적인 사고방식을 주입받으며 살아온 여자일 뿐이니까.나는 고개를 들어 멀리서 다가오는 석만호를 발견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석나은을 달래듯 말했다.“나은 씨의 가치는 지훈 오빠로 증명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사랑은 먼저 나타났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죠. 솔직히 지훈 오빠가 왜 나를 선택했는지 나도 몰라요. 하지만 지훈 오빠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를 사랑해요. 우리는 평생 함께할 거예요.”“나은 씨는 아직 젊고 충분히 훌륭한 사람이니 때가 되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거예요. 가끔은 손을 놓을 줄 알아야 더 나은 미래가 찾아올 수 있어요.”내 말을 들은 석나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수아 씨, 지훈 씨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나는 모르는 척 물었다.“언제요?”“방금 전에요. 두 분의 약혼 소식에 충격을 받아서...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6화

    원태웅의 말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고 문득 낮에 받은 협박 문자가 떠올랐다.그 여자가 정말로 그런 엄청난 용기를 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석지훈이 약혼 소식을 발표한 후, 그의 어머니는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황급히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어둡고, 짙은 안개에 갇힌 듯했다.원태웅은 눈가가 붉어진 채 말했다.“사모님이 석씨 가문 본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대.”석지훈은 곧바로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향했고 나도 그의 뒤를 따라 서둘러 내려갔다.그는 별장을 나와 검은 벤틀리에 올랐다. 원태웅과 한민수도 그와 함께 차에 올라탔다.나는 문가에 서서 불안한 마음으로 석지훈을 불렀다.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눈에 핏줄이 섞여 있었다.“집에서 기다리고 있어.”그의 말은 단호했다.비록 친어머니는 아니었지만 석지훈에게 그녀는 여전히 애정을 주었던 존재였다.나도 곁에서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는 따라오지 말라고 했다.나는 한 발 물러서며 말했다.“알겠어요. 집에서 기다릴게요.”한민수가 옆에서 거들었다.“지훈아, 수아 씨도 이제 네 약혼녀야.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마주해야지. 수아 씨도 본가로 가는 게 맞아.”한민수는 그들 중 가장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석지훈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원태웅에게 말했다.“네가 운전해. 최대한 빨리 본가로 돌아가자.”멍하니 서 있는 나에게 담현아가 다가와 위로했다.“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거예요.”사실 나는 석지훈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나를 싫어했으니 말이다.그리고 우리의 약혼 소식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으로 석지훈에게 큰 압박을 남겼다.그리고 그녀의 목적은 성공했다.나와 석지훈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그에게는 두 명의 어머니가 있었다. 문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이 누구였을까?내가 혼란에 빠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5화

    석지훈은 그 반지를 간직했고 오늘 밤 나의 손가락에 결혼반지로 끼워주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내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고 나는 그의 몸을 꼭 안은 채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었다.“윤아야, 시간이 되면 너와 함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일부러 나를 데려가려는 걸 보면 분명 중요한 사람이겠지.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좋아요. 누구예요?”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를 살아있게 한 사람.”그는 그렇게 말하고 내 허리를 감싸안으며 발코니로 나갔다.아래에서는 한민수와 원태웅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담현아는 오동나무 위의 작은 오두막에 올라가 엎드려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감회에 젖어 석지훈에게 말했다.“매일 집이 이렇게 시끌벅적하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담현아도...놀기 좋아하지만 사실 굉장히 조용한 사람이잖아요.”석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아이는 외로워.”나는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담현아가 외롭다고요?”“그녀는 어릴 때부터 똑똑했어. 똑똑한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기 마련이지. 그래서 제대로 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북적이는 걸 더 좋아하게 되지.”나는 그 말을 듣고 석지훈과 담현아가 비슷한 부류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물었다.“그럼 오빠는요?”“응?”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빠도 외로워요?”“아니. 네가 내 곁에 있으니까.”석지훈은 이제 달콤한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한다.나는 일부러 그에게 물었다.“오빠는 내가 시끄럽다고 생각하죠? 시끌벅적하다는 말은 곧 말이 많다는 뜻이잖아요?”그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스스로 잘 알고 있네.”“...”나는 손을 들어 그의 볼을 꼬집었지만 그의 몸이 살짝 굳는 것을 보고 웃으며 손을 거두며 말했다.“됐어요. 이번엔 봐줄게요.”나는 그의 팔을 끌어안고 아래쪽을 바라보았다.원태웅이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그때 담현아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전화 왔어요!”원태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4화

    나는 석지훈과의 결혼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지금 내 가장 큰 소망은 그와 결혼해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다.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간절히 말했다.“오빠랑 결혼하고 싶어요.”석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바보.”“너희 둘, 뭐 하고 있어?”한민수가 와인 잔을 들고 우리 대화를 방해하며 말했다.“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 그리고 내 솔로 탈출도 좀 빌어줘.”한민수의 시선은 담현아를 향하고 있었다.하지만 담현아는 스테이크 요리를 여유롭게 먹으며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보였고 그녀는 이 요리를 특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나는 잔을 들어 한민수와 부딪치며 말했다.“고마워요.”석지훈도 잔을 부딪치며 말했다.“넌 평생 솔로일 거야.”한민수가 순간 멈칫하며 말했다.“지금 나를 저주하는 거야?”석지훈은 그를 힐끗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억울한 표정의 한민수가 담현아에게 다가가 말했다.“쟤가 나를 괴롭혀!”담현아는 그를 흘긋 쳐다보며 태연하게 말했다.“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담현아는 석지훈을 이길 수 없었고 한민수도 진심으로 복수를 바라는 건 아니었다.그저 담현아에게서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담현아는 그런 한민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담현아의 무미건조한 반응에 실망한 한민수는 결국 식사에 흥미를 잃었다.그는 원태웅에게 물었다.“여기 노래방 기계 있어?”원태웅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있지. 내가 먼저 한 곡 부를게.”원태웅의 목소리는 매우 청아했고 그가 부른 두 곡 모두 훌륭했다.한민수는 마이크를 넘겨받으며 나에게 물었다.“듣고 싶은 노래 있어요?”나는 머릿속에 떠오른 노래를 하나 말했고 한민수는 노래를 찾아 부르기 시작했다.그의 목소리는 매력적이었다.잘생긴 외모와 재력에 재능까지 겸비한 한민수는 정말 뛰어난 남자였다.한민수가 몇 곡을 연달아 부르는 사이 석지훈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을 떠났다.나는 따라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다. 사람들이 없는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23화

    나는 놀라며 물었다.“운산이요?”혹시 석지훈이 그 별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한민수가 대답했다.“네. 원태웅 대신 유진이가 유럽에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 원태웅과 석지훈이 별장에서 요리하고 있어요. 덕분에 저도 석지훈 요리를 처음 맛보게 생겼네요!”나는 살짝 질투를 자극하려는 듯 말했다.“오늘 점심도 오빠가 나한테 해줬거든요.”한민수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자랑은 그만하시죠!”나는 그의 반응을 무시하고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열어 기사를 확인했다.석지훈의 게시물은 이미 ‘좋아요’가 백만 개 가까이 달렸고 내 팔로워 수는 10만을 넘어섰다.내 계정 아래에는 ‘원 대인’이라는 사용자가 댓글을 남겼다.“흑흑, 연수아 양이 제 댓글을 따라 하다니 감격이에요!”나는 낮게 웃으며 답을 남겼다.“셋째 오빠, 재밌어요?”잠시 후, 그는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윤아야, 그렇게 대놓고 밝히면 어떡해!”그가 나를 ‘윤아’라고 부르는 걸 보니 이제 완전히 나를 용서한 것 같았다.나는 답장을 보냈다.“셋째 오빠, 이렇게 하면 팔로워 늘릴 수 있어요.”그는 요리하느라 바쁜 것 같았고 더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사실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다.혹시 석지훈이 오늘 나에게 프러포즈하려는 걸까?그런 사람이 대중 앞에서 화려한 프러포즈를 할 것 같진 않았다.아마도 파티를 여는 것 자체도 큰 결심이었을 테고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한 거라고 생각했다.사실 이 정도로만 해줘도 나는 이미 충분히 만족했고 그가 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운산 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9시였다. 그곳에서는 석만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가주님.”그는 나를 별장 정원안으로 아내한 후 다시 밖으로 나갔다.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북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듯했다.별장 정원은 화려한 네온 조명으로 가득했다.네온 불빛 아래에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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