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덕순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서방님과 동서가 지금 큰 별장에 살고 있지 않나요? 시골 친척들을 모두 서방님의 집으로 데려가면 되잖아요! 방도 많고 인테리어도 호화롭고, 난방이며 에어컨도 다 갖추어져 있으니 바닥에서 자도 괜찮은 것 같은데!”“십여 명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와도 될 것 같은데! 레이크 다이아 별장의 후문이 그 호텔과 아주 가깝잖아요. 걸어서 몇 분이면 도착하니 데려다줄 필요도 없고요!”주덕순은 말을 하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러나 자신의 집도 그 근처에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소진헌은 이때 마침내 입을 열 수 있었다.전에 몇 번이나 입을 열려고 했는데, 끼어들지 못하거나 입을 열자마자 바로 말 할 기회를 빼앗겼다.“저도 원래 그렇게 생각했어요. 큰형과 둘째 형이 불편하신 이상, 저와 집사람이 상의해서 친척들을 모두 저희 집으로 모시고 갈게요.”‘어차피 3일만 같이 지내면 되니까.’진말숙이 이렇게까지 말한 데다가, 주덕순은 또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으니 이미숙은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시골 사람을 싫어하진 않았지만, 최근에 새 책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미 나석천에게 줄거리를 보냈는데 아직 좀 수정해야 했다. 이미숙은 조용한 창작 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어머님, 안심하세요. 저희가 친척분들을 잘 대접할 거예요.”...이미숙은 운전을 하면서 말했다.“지금 친척들이 모두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어. 네 아빠는 손님을 접대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거든. 그래서 내가 널 데리러 올 수밖에 없었어.”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평소에 엄마가 운전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지만, 실력이 꽤 좋네요.”이때 정은은 아직 ‘위험’을 의식하지 못했다.이미숙은 턱을 들더니 자랑스럽게 말했다.“그럼! 나 천재잖아!”...레이크 다이아 별장에서.“진헌아, 이거 네 집이야?! 어머, 정말
오직 셋째 소진헌만이 그들에 비하면 많이 못살았다.‘명문대를 졸업한 다음 선생님이 되었다고 했나? 좋긴 좋지만 돈을 못 벌잖아!’소순자는 집에 있을 때 줄곧 비아냥거렸다.‘진말숙의 자식들도 다 돈이 있는 건 아니구나!’그러나 지금은 소진헌까지 부자로 됐다니.‘진말숙은 팔자도 참 좋구나...’소순자는 생각할수록 속상해서 손자에게 많이 먹으라고 권했다.‘온 김에 제대로 먹어야지!’소순자와 여덟 식구 말고도 '숙모'라고 불리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그녀도 온 집안식구를 데리고 왔다.숙모 나정혜는 집에 들어온 후, 소순자와 약속이나 한 듯 감탄을 금치 못했다.“진헌아, 너 로또라도 당첨된 거야?”“지금 선생님은 돈을 이렇게 많이 벌 수 있는 건가?”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이 안에 뭐 있지? 돈 건질 수 있는 방법 말이야.”소진헌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을 흔들었다.“절대 없어요! 저는 국공립학교의 선생님이라 매달 고정된 월급만 받고 있어요, 그러니 무슨 돈을 건질 수 있겠어요?”“너도 참, 이 숙모를 남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런 적이 없다면 어떻게 이렇게 크고 예쁜 별장을 살 수 있겠어? 장난해?”소진헌은 머리를 긁적였다.“저는 확실히 아무런 돈도 벌지 못했어요. 그러나 제 아내와 딸은 돈을 많이 벌거든요. 이 별장도 다 집사람과 정은이 산 거지,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저는 아무런 능력도 없어서 그저 운이 좀 좋았을 뿐이에요. 이렇게 좋은 아내를 얻고 또 효자 딸을 낳았으니까요.”나정혜는 어이가 없었다.‘지금 돈을 어떻게 벌었냐고 묻고 있는데, 왜 엉뚱한 대답만 하는 거야? 네가 행복하든 말든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사람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이 선생님은 무슨!’나정혜는 난간을 만지다가 또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시선은 방금 소순자가 탐냈던 그 꽃병에 떨어졌다.“진헌아, 이거 정말 예쁘네. 엄청 비싸지?”소진헌은 나정혜의 성격을 그런대로 잘 알고 있었다. ‘이 꽃병이 마음에 들었는데,
정은은 특별히 나가서 대문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자신의 집이었다.옅은 회색의 바닥에는 신발 자국과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사람들은 한담을 하면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껍질이며 과일 씨며 포장이며 전부 땅에 던졌다.원래 깨끗했던 벽도 어느 아이가 밟았는지 시커먼 발자국 두 개를 남겼다.윙윙거리는 말소리까지 섞이니 현장은 마치 꿀벌의 모임과 같았다.정은은 고개를 돌려 이미숙을 보았다.이미숙은 씁쓸하게 웃으며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래, 네가 본 그대로야.’정은은 이런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았다.물론 그럴 순 없었다. 친척들은 정은을 발견하고 즉시 웃으며 다가왔기 때문이다.“이야! 이 아이가 바로 진헌이 딸이니? 너무 예쁘게 컸네! 지금은 서비대학교의 대학원생이라며? 출세했네!”“정말 우리 정은이잖아! 키도 참 많이 컸네. 결혼했어? 왜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는 거야? 넌 그동안 줄곧 학교 다닌 것 같은데? 그러다 늙은 처녀가 될지도 몰라!”“오느라 수고했어, 자, 얼른 과일 좀 먹어!”한 무리의 사람들은 마치 신기한 동물이라도 본 것처럼 정은을 중간에 에워싸고 끊임없이 재잘거렸다.정은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또 대충 대답한 다음 화장실에 간다며 마침내 빠져나왔다.그녀는 서둘러 위층의 방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방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정은은 눈썹을 찌푸리며 한 바퀴 검사했지만, 다행히 잃어버린 물건을 없었다.그녀는 숨을 가볍게 쉬고 서둘러 문을 닫으며 소란스러운 소리를 전부 차단했다.저녁은 이미숙이 책임졌다.이미숙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사람들을 하루 종일 모시느라 고생한 소진헌이 요리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파서 직접 레스토랑의 배달을 시켰다.십여 명의 사람들은 무척 만족스러웠다.그러나 설거지와 치우는 일은 여전히 소진헌이 해야 했다.소순자는 그가 앞치마를 매는 것을 보고 직접 입을 열어 그를 불렀다.“진헌아, 너 뭐하는 거야?”“주방 좀 치우려고요.“사내가 주방에 가면 못 써! 네 마누
텔레비전 액정이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깨졌다.어른들은 천천히 나타나서 아이들을 호되게 꾸짖은 후 또 소진헌에게 사과했다.꽤 그럴 듯 해 보였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좀 이상했다.“진헌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너도 이제 부자이니 텔레비전 하나 정도 사는 건 부담이 없잖아?”“그래, 아이들은 철이 없어서 자주 물건을 던지고 부수겠지. 진헌이가 어떻게 어린 아이들과 다투겠어?”“그럼! 네 말이 맞아!”정말 남에게 배상하라고 할 수 없었기에 이 일은 결국 이대로 넘어갔다.하지만 소진헌은 깨진 텔레비전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백만 원 주고 새로 산 건데...’“자, 이제 우리도 자러 가야지.”...이튿날 아침, 정은은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깨어났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6시조차 안 됐다.다음 순간,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갔다.확실히 아래층에서 들려온 소리였다.‘그런데 텔레비전은 이미 망가졌잖아?’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중년 여자들이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그들은 손에 핸드폰을 들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그 소리도 무척 컸다.정은은 입을 열어 그들을 제지하려 했다. 이미숙은 아침에 글을 썼고, 서재는 바로 1층에 있었다.이렇게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미숙은 글을 쓸 방법이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미숙이 방에서 뛰쳐나왔다.모녀는 이렇게 딱 마주쳤다.이미숙은 정은을 본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가 화가 점차 가라앉았다.“시끄러워서 깼어?” 이미숙은 정은의 얼굴을 만지며 마음이 무척 아팠다.정은은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저 아침 사러 갈게요.”집안이 너무 시끄러우니 차라리 밖에 나가는 게 더 나았다.“그래.”떠나는 딸의 뒷모습을 보며 이미숙은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그리고 또 쓰레기장처럼 더러운 거실을 보자, 그녀는 아예 서재로 돌아갔다.‘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만이지 뭐.’그러나 소순자가 웃으면서 자신을 향해 걸어올 줄이야.“정은 엄마, 이미 7
“너도 핑계 같은 거 대지 마. 난 도시 사람이 아니니, 바깥에서 파는 것들을 먹고 싶지 않구나. 그대도 난 어쨌든 어른인데, 아침밥을 좀 해 달라고 하면 뭐가 어때서? 싫으면 내가 네 시어머니 찾아가서 잘 좀 이야기해야겠구나!”말하면서 소순자는 소리를 지르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프다니, 또 배가 고프다니 하며 난리를 피웠다.다른 사람들은 이를 듣고 이미숙을 비난하기 시작했다.이미숙은 이 징그러운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마 평소에 적지 않게 뭉쳐서 남을 많이 괴롭혔을 것이다.“고모 할머니, 집에서 만든 아침을 드시고 싶은 거예요? 그래요, 제가 정은이 아버지한테 만들라고 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아니! 내 말을 못 알아들겠어? 너보고 하라는 거지. 진헌이를 시키라는 게 아니잖아! 남자가 돈을 벌고, 여자가 내조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다 알겠는데요...”이미숙은 살짝 웃었다.“저희 집에선 제가 정은이 아버지보다 더 많이 벌거든요. 이 별장조차도 다 제 돈으로 샀어요. 할머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그이가 요리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네요.”“뻥치고 있네, 네가 이렇게 큰 별장을 샀다고?!”소순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미숙은 담담하게 말했다.“맞아요.”옆에 있던 나정혜는 소순자의 어깨를 힘껏 부딪치더니 목소리를 억누르며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어제 진헌에게 물어봤는데, 이 별장은 확실히 정은이 엄마가 산 거예요...”소순자는 멍해졌다.이미숙은 더 이상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서재로 돌아섰다.‘아니... 여자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가 있지? 이렇게 큰 별장까지 샀다고?!’소순자는 이미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나정혜는 입을 삐죽거렸다.“제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저도 밥을 하지 않고 남자가 다 해 주기를 기다릴 거예요. 돈이 있는 이상, 누가 주방에 가서 일하고 싶겠어요? 어르신이라면 그렇고 싶으시겠어요?”소순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돈이 있다면 누가 집구석에 박혀 있
주덕순은 먼저 별장을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웃으며 친척들의 안부를 물었다.그러고는 팔짱을 끼고 이미숙의 앞으로 다가갔다.“동서, 집이 너무 어지러운 것 같은데, 왜 치우지도 않는 거니?”이미숙은 전에 치웠지만, 매번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집이 전보다 더 더러워졌던 것이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동서가 게으름뱅이인 줄 알겠어. 이 바닥 좀 봐, 심지어 흙이 있네. 탁자 위의 그 쓰레기 더미에서 악취가 진동하는데,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어머, 이 수건은 이렇게 까맣게 되었는데도 버리지 않는 거야? 왜, 변기라도 닦으려고?”이때 소순자가 다가와서 수건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내 얼굴 닦는 수건을 왜 가져간 거야?”주덕순은 소름이 돋았다.“어, 어차피 내일은 어머님 팔순잔치니까, 우리야 뭐 집안이 좀 어지럽다고 말할 수도 있는 거지. 그런데 만약 다른 사람이 보게 된다면 창피를 당하는 사람은 동서야, 그러니까 신경 좀 써!”말하면서 이마를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이미숙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소진호는 주덕순의 옷을 잡아당기며 그만 좀 하라고 표시했다.주덕순은 불만스럽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왜 날 말리는 건데? 나 아직 말 다 안 했어!’이미숙은 갑자기 웃었다.“사람이 많으면 집안도 당연히 어지러워지겠죠? 그나저나, 형님은 저희에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희가 나서지 않았다면, 형님의 집이 이렇게 더럽고 어지러워졌을 테니까.”주덕순은 말문이 막혔다.이미숙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이득을 본 이상 조용히 있어요. 괜히 호들갑 떨지 말라고요.”“너...”“형님 만약 그렇게 할 일이 없으시면, 집안을 좀 치워주시는 건 어때요? 우리 소씨 가문을 망신시켜서는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말을 마치자, 이미숙은 빗자루를 가지러 갔다.주덕순은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나, 나 갑자기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그러고는 소진호를 끌고 얼른 줄행랑을 쳤다....다행히 다음 날이 바로 팔순잔치였다.친척들은 호텔에서 식사를
정은은 즉시 컴퓨터를 켰다.그녀의 방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바로 오늘의 영상 화면을 찾을 수 있었다.화면을 확대하자, 정은은 단번에 소순자의 귀염둥이 손자가 한 짓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정은은 즉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소순자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웅이의 부모님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으면서 각자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웅이는 소진헌이 이미 맞춘 다른 한 퍼즐을 가져가려 했다.그녀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웅이가 퍼즐을 잡은 순간, 정은은 덥석 가져왔다.“너 내 방에 들어왔었지? 탁자 위의 자료는 어디로 가져간 거야? 지금 늦지 않았으니까 얼른 내 물건 돌려줘.”정은의 표정은 엄숙했고 목소리는 차가웠다.웅이는 여섯 살짜리 아이였기에 눈치를 살필 줄 알았다.정은이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일이 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눈알을 빙빙 굴리더니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어머! 멀쩡한 우리 웅이가 왜 우는 거야? 울지 마, 울지 마, 무슨 일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아빠도 있으니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할 거야!”핸드폰을 가지고 놀던 남녀는 울음소리를 듣고 얼른 다가왔다.하나는 애틋하게 아이를 품에 안았고, 다른 하나는 모자의 곁을 지키며 주먹을 불끈 쥐더니 수시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사실 두 사람은 정은이 입을 열었을 때부터 이쪽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제때에 나서서 사건의 경과를 묻거나 자신의 아이를 훈계하지 않고 계속 핸드폰을 놀았다. 그리고 아이가 울고 나서야 이렇게 뛰쳐나왔다.“정은아, 촌수를 따지면 우리 웅이는 네 삼촌이야! 넌 웅이보다 나이도 많은데 어떻게 아이를 괴롭힐 수 있어?” 여자는 가슴 아파하며 정은을 보는 눈빛은 원망을 품고 있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은이 웅이를 어떻게 한 줄로 오해할 것이다.“그냥 내 물건을 돌려주라고 했을 뿐이에요.”정은은 평온하게 말했다.“만약 이게 괴롭힘이라면, 두 분 평소에도 남들을 적지 않게 괴롭혔겠죠?”“얘
“정말 가져갔어도 뭐가 어때서? 쓸데없는 종이 같은 거 아냐? 때릴 거야 아니면 죽일 거야?! 돈도 많은 사람들이 몇 살짜리 애랑 뭘 따지는 거냐고?”“이것 좀 봐, 웅이를 이렇게 놀라게 하다니! 내 아들은 몸이 좋지 않단 말이야. 앞으로 대학에 갈 건데, 울어서 눈이 망가지면, 네가 배상할 거야?!”정은은 여자의 생쇼를 지켜보며 냉소를 지었다.“제가 언제 웅이가 종이를 가져갔다고 말했죠?”여자는 경직해졌다.그러나 소진헌과 이미숙은 다급해졌다.“정은이 방에 있는 그 물건들은 결코 쓸데없는 종이가 아니에요. 모두 매우 중요한 자료란 말이에요! 게다가 우리 정은은 여태껏 남을 모함한 적이 없어요. 지금 웅이가 가져갔다고 말했으니, 틀림없이 증거가 있을 거예요. 얼른 웅이더러 돌려주라고 해요. 그럼 이 일은 그냥 넘어갈게요.”여자는 전혀 듣지 않았다.“정은이가 무슨 왕이야? 하는 말 전부 다 믿게? 오늘 정말 속이 터져서 가만히 있고 싶지 않네! 우리 웅이가 그 물건을 가져갔든 안 가져갔든 절대 돌려주지 않을 거야. 날 어쩌겠어?”정은도 말을 하기 귀찮아 직접 그들의 면전에서 경찰에 신고했다.여자는 이 상황을 보고 피식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내가 법을 모를 것 같아? 종이 몇 장일 뿐, 무슨 값어치 있는 물건도 아니고, 경찰들이 신경 쓸 것 같아?’그러나 30분 후, 경찰들이 정말 찾아왔다.그것도 네 명이 왔다.“신고를 받았는데, 누가 물건을 훔쳤다고요? 그것도 중요한 서류를 잃어버렸다고. 소정은 씨가 누구시죠?”여자는 이 상황을 보자 먼저 입을 열었다.“그냥 아이가 소란을 피우다가 종이 몇 장을 잃어버렸을 뿐인데, 굳이 이렇게 찾아오실 필요가 어딨겠어요?”“제가 나중에 이 사람들 잘 교육시킬게요. 호들갑은 정말! 너희들 경찰의 귀중한 시간을 지체한 거 몰라...”“제가 신고했어요.”정은이 나서서 직접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건 제가 방금 방에 돌아가서 찾아낸 감시 카메라 화면이에요. 그 안에는 이 사람의 아이가 제 자료
항이는 신이 났다.그는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줬을 뿐만 아니라 비싼 쇼핑백에 담아서 건네줬다.“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항이는 남자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히죽히죽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서서 까불었다.“이거 좀 봐, 내가 인형을 잘 빚을 수 있다니깐. 그 손님 엄청 좋아하잖아!”[에헴! 정신 차려! 그 오빠가 좋아하는 건 그 예쁜 언니지, 네가 빚은 인형이 아니라고!][그래서, 그 오빠 혼자 몰래 달려와서 인형을 사간 거야?][아직 고백을 하지 못한 것 같은데.][어머, 형사님이세요? 눈치도 참 빠르시네요!]...정은은 물을 사고 돌아온 재석이 손에 쇼핑백 하나 들고 있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건 뭐예요?”“그냥 뭐 좀 샀어.”그래서 그녀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다. 길을 건너 보행로를 따라 앞으로 가면 도심이었다.정은은 손목 시계를 보았는데, 이미 오후 4시였다.‘이제 돌아가야 하나?’그런 생각을 하기도 무섭게 재석이 입을 열었다.“며칠 후에 난 세미나를 참가하러 K시에 가야 돼. 그곳의 날씨가 많이 따뜻해서 겨울의 양복을 입을 수 없거든. 마침 요앞이 백화점이니 날 도와 옷 한 벌 골라 주면 안 될까?”“좋아요.”지나친 요구가 아니었기에 정은은 동의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남성복은 5층에 있었고,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했다.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정은은 소리를 내어 불렀다.“심 대표님?”현빈이 고개를 돌렸다.정은을 본 순간, 현빈은 놀라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한쪽에 있는 재석을 발견하자, 그의 눈빛은 어두워졌다.“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정은아.” 말하면서 현빈은 웃으며 재석을 바라보았다.“또 만났네요, 조 교수님. 여긴 어쩐 일이죠?”정은이 대답했다.“선배님을 위해 얇은 양복 한 벌 골라주려고요. 대표님도 쇼핑하러 왔어요?”“응. 우리 할아버지에게 구두 사드리려고...”이때 현빈은 자연스럽게 난처함을 드러냈다.“하지만 어떤 걸
“미안해요!”“미안.”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며 뒤로 물러났다.눈을 마주치자, 어색함 외에 이상한 감정이 돋아나고 있었다.“선배...”“난...”“아니면 선배님부터 말할래요?”재석은 눈을 반쯤 드리웠는데, 마치 사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고민하는 것 같기도 했다.고개를 드는 순간, 마치 어떤 결심을 한 것 같았다.“정은아, 사실 나...”“봐요, 다 빚었잖아요?” 항이의 건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은은 뻘쭘해서 귀와 얼굴이 빨개졌다. 이 말을 듣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벌써요?”“그래요, 난 원래 이렇게 훌륭한 예술가였어요.”말하면서 손에 든 인형을 정은의 앞으로 내밀었다.정은은 힐끗 보더니 입가를 실룩거렸다.역시 조금의 기대도 가져서는 안 됐다.전에 본 그 몇 개의 인형은 비록 이목구비가 모호했지만 적어도 이목구비가 있었다.하지만 눈앞의 이 인형은 이목구비가 없었고, 그저 두 머리를 맞댄 것밖에 알아볼 수 없었다.‘잠깐!’정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건...’“이, 이게 저희라고요? 전혀 알아볼 수가 없잖아요...”“그럴 리가요? 이게 딱 보이잖아요! 내가 두 사람이 뽀뽀하는 그 장면을 보고 그대로 빚은 건데! 이건 머리, 이건 목, 이건 서로 닿은 두 입술...”“앗!”정은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재석은 시선을 돌려 다른 곳을 보며 전술적으로 가볍게 기침을 했다.“아직도 못 알아보겠어요? 그럼 내가 다시 알려줄게요. 이건 머리...”“아니요!”“네?”정은은 정중하게 말했다.“이제 알겠어요.”“진짜요? 거짓말 아니죠?”“네.”“와! 나한테 인형을 만드는 재능이 있을 줄 알았어. 그동안 아무도 날 믿지 않았지!”이때, 라이브의 시청자들은 열띤 토론을 벌렸다.[저 아가씨 엄청 어색해하던데.][항이 씨, 제발 그 아가씨 내버려둬요. 곧 울 것 같은데.][나도, 정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아...][그 분 아마도 항이가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재석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인형이라고 하지만 사실 윤곽밖에 닮지 않았고, 심지어 그 윤곽도 좀 이상했다.이목구비, 표정, 동작과 같은 디테일도 없었다.재석은 사실대로 말했다.“너무 대충 만든 것 같아서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어.”다시 주위를 바라보니, 노점의 다른 진흙 인형도 모두 이런 스타일이었다. 아무튼 너무 못생겼다.이 노점도 정말 이상했는데, 주인이 없고 삼각대 하나밖에 없었다. 위에는 핸드폰 한 대가 놓여 있었고, 카메라로 두 사람을 찍고 있었다.정은은 잠시 침묵했다.“그렇긴 해요. 하지만 이 각도에서 보면... 사랑의 신 큐피드와 닮은 것 같은데요?”말이 끝나자마자 노점 뒤에서 갑자기 젊은 남자가 나타났다.정말 말 그대로 튀어나왔는데, 마치 스프링을 장착한 것처럼 갑작스럽게 등장했다.“아가씨, 내가 만든 인형을 알아보았다니?!” 젊은 남자는 두 눈에서 빛이 났다.‘하늘이시어, 드디어 내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군.’정은은 의아해했다.“정말 큐피드였어요?”“맞아요!” 남자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내 작품을 알아본 사람은 아가씨가 처음이에요. 엉엉... 정말 감동이네요!”‘이건 좀...’정은이 말했다.“비록 빚은 인형들의 모양과 이목구비는 형편없지만, 그래도 윤곽을 통해 나름 알아볼 수 있어요. 혹시 피카소가 롤모델인가요?”감격에 겨웠던 남자는 순간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지금 날 비웃은 건가요?”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고 재석이 입을 열었다.“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이 인형들은 확실히 특이하게 생겼는데.”‘아니, 어떻게 내 앞에서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가 있지? 그래도 난 2백만 팔로워를 가진 진흙 조각 블로거인데. 동물이나 다른 물건은 참 생동하게 잘 빚었지만, 사람만 빚으면 실패했지.’정은은 남자를 응원했다.“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목구비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이때, 라이브의 시청자들은 이미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정말 예쁘게 생기셨는데? 너무 일리가 있는 말
재석이 물었다.“점심 먹었어?”“아직이요. 선배님은요?”“잘됐네, 나도 안 먹었는데.”눈을 마주친 순간, 두 사람은 호흡이나 맞춘 듯 미소를 지었다.20분 후, 재석과 정은은 한 고깃집에 들어갔다.기름이 지글지글거리는 고급 삼겹살, 남자는 삼겹살 표면이 약간 탈 때까지 뒤집다가 신선한 상추에 싸서 여자 앞에 건넸다.정은은 고개를 숙인 채 답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재석을 보며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선배님, 나 혼자 할게요...”그러나 재석은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정은에게 입을 벌리라고 했다.정은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남자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답장하고 있잖아? 정말 손으로 받을 거야?”정은은 즉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손으로 받으려 했다.“답장 다 했으니까 나 혼자 먹을게요.”재석은 쌈을 접시에 담았다.“먼저 손부터 닦아.”정은은 방금 핸드폰을 들고 있던 자신의 두 손을 보았다. ‘앗, 깜박했어.’후에 정은은 열심히 먹기 시작했고, 재석은 고기 굽는 것을 책임졌다. 고기를 다 구운 후에 직접 그녀의 접시에 놓았다.“선배님, 나한테 주지만 말고 선배님도 얼른 먹어요!”“좋아.”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은의 접시는 줄곧 고기로 가득 찼다.소고기를 입에 넣자, 즙이 절로 나올 정도로 부드러웠다. 정은은 데여서 숨을 들이마셨는데, 혀끝이 따갑고 아팠다.재석은 아이스 코코넛 우유 한 병을 건네주었다.“천천히 마셔.”얼른 두 모금 마시자, 정은은 그제야 좀 나아졌다.재석은 모처럼 덤벙대는 그녀의 모습을 봐서 속으로 기분이 엄청 좋았다.“어때, 좀 괜찮아졌어?”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혀가 아직도 좀 얼얼하네요.”“입 벌려, 내가 한번 볼게.”남자의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워 정은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밀었다.십여 초가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룸의 온도가 너무 높았는지, 아니면 불판이 너무 뜨거웠는지 볼에 홍조가 나타났다.정은은 얼른 똑바로 앉았다.재석은 시선을 거두었
정은은 농담으로 말했다.“오빠, 고작 2천만 원으로 우리 실험실의 모든 프로젝트에 투자하려고? 에이, 그럼 너무 적은데.”인훈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어찌 그런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겠어? 하나만 투자할게!”말을 이렇게까지 한 이상, 정은도 그저 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인훈은 자신이 아무 핑계나 대고 준 2천만 원이 앞으로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안겨다 줄지 전혀 몰랐다....새 실험실로 이사했으니 이제 이웃대학의 임시 실험실에 갈 필요도 없었다.당초에 마정일은 호의로 실험실을 그들에게 빌려주었는데, 비록 재석의 체면을 봐주기 위해서였지만 정은은 여전히 감격했다.토요일에 그녀는 꽃과 과일을 사서 마정일을 찾아갔는데, 실험실 열쇠를 돌려주는 김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마정일의 사무실은 행정동 3층에 있었고, 정은은 몇 번 가본 적이 있어 이미 길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문을 두드렸다. “마 교수님, 계세요?”안에서 곧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와.”정은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마정일의 사무실은 그란 사람처럼 간단하고 넓으며 질서정연했다.책상과 탁자 하나 외에 소파와 책꽂이었다.나무 다탁 위에는 다기 한 세트가 놓여 있었는데, 금방 끓여내서 방 안에 차 향기가 넘쳤다.뜻밖에도 안에 재석이 있었다.‘선배님을 위해 끓인 것 같군.’“정은이구나.”“조 교수님, 마 교수님, 안녕하세요! 두 분 점심 드셨어요?” 정은은 꽃을 잘 놓은 다음 과일을 옆의 탁자에 놓았다.“당연히 먹었지. 너도 참, 뭘 또 이렇게 사서 오는 거야?”“꽃과 과일일 뿐, 귀중한 물건이 아니에요. 실험실을 저희에게 공짜로 빌려주셨으니 저도 당연히 뭘 좀 사드려야 하지 않겠어요?”“하하...” 마정일은 크게 웃었다.“넌 말재간도 참 좋구나. 무슨 말을 해도 다 일리가 있어. 나도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군.”“그럼 그냥 받으세요.” 정은은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재석아, 이 아이 좀 봐. 자신감이 넘쳐서 조금도 겸손하지 않잖아!”재석은
이미숙의 일을 해결하고 정은은 다시 비행기를 타고 J시로 돌아갔다.곧 기말고사가 다가왔기에 대학원은 이미 휴교하고 정식으로 복습기간에 들어섰다.이틀 동안 학교에 없었으니, 비록 수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실험 진도가 적지 않게 지체되었다.민지와 서준은 아직 정은이 데이터를 체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정은은 쉬지 않고 실험실로 달려갔다.그다음 며칠도 정은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게다가 짐을 풀지 않아 수고까지 덜었다.밀린 데이터를 처리한 후에야 정은은 인훈과 현빈에게 결산해야 할 잔금이 남았단 것을 떠올렸다.이날 저녁, 그녀는 먼저 전화를 걸어 두 사람을 불러냈다.여전히 서비대학교 밖의 그 레스토랑에서.인훈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미숙이 입원했다는 것을 듣고 정은에게 상황을 물었다.“다 해결됐어. 오늘 내가 오빠와 심 대표님을 불러낸 것은 주로 잔금에 관해서야... 계약서에 적힌 대로, 공사대금은 3분기로 나누어 지불해야 하잖아. 앞의 2분기는 이미 입금되었고, 오빠 쪽으로 마지막 1분기의 돈을 넣어야 할 텐데. 한번 확인해 봐. 맞다면 지금 바로 잔금 입금해줄게.”“심 대표님, 그동안 줄곧 오빠와 소통했기 때문에 나도 심 대표님의 비용을 어떻게 계산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오빠가 계산을 끝내면 심 대표님도 한번 계산해 봐요. 오늘 모두 여기에 모인 이상,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인훈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지만, 정은이 이렇게 엄숙한 것을 보고 그래도 진지하게 한번 체크해 보았다.“아무 문제도 없어.”“응.”다음은 인훈과 현빈이 결산할 차례였다.두 사람은 모두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신속하게 끝냈다.모든 일을 마치자, 세 사람은 마침내 젓가락을 들었다.그동안 인훈과 현빈의 도움을 떠올리며 정은은 차를 따른 잔을 들었다.“오빠, 심 대표님, 실험실을 순조롭게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다 두 분 덕분이에요. 쓸데없는 말 대신 그냥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네요.”인훈은 어
“사장님이 하신 그 일들은 이미 인터넷에 올라왔고, 지금 수십 명의 작가들이 연합하여 사장님을 고소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작가들은 이미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고요. 만약 정말 소송을 한다면, 저희는 절대로 이길 리가 없단 말입니다!”유보영은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누가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이미숙만 날 고소했던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까지...”“합의를 거절하실 때, 이 소식이 전해지면 사장님한테 당한 다른 작가들도 다 같이 연합하여 배상을 요구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신 거예요?!”수십 명이 동시에 배상을 요구하다니, 유보영은 아무리 멍청해도 그게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 변, 지금 가서 이미숙에게 말해요. 합의서에 사인할 테니까, 원하는 만큼 배상할 거라고!”“늦었어요! 오기 전에 전 이미 피해자의 따님에게 연락했는데, 합의를 거절했어요.”“왜, 왜요? 전까지만 해도 합의를 원하지 않았어요?”오지후는 한숨을 쉬었다.“기회는 한 번 뿐이고, 놓치면 더 이상 없어요. 사장님이 원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무조건 협조하는 게 아니잖아요.”유보영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두 다리가 나른해졌다.인터넷에 폭로된 이상, 유보영의 명예는 이미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마지막에 이 일이 해결되더라도 그녀는 더 이상 이 업종을 종사할 수 없었다.그리고 거액의 배상금은 유보영의 가산을 탕진하기에 충분했다.“오 변호사, 나 좀 살려줘요... 잘못을 깨달았으니까 제발. 방법 좀 생각해 봐요...”오지후는 안타까움을 느꼈다.“죄송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돈을 얼마 원하든 다 괜찮으니까, 제발요. 꼭 소송에서 이겨야 돼요!”오지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이겨? 그럴 리가. 상대방이 손에 쥔 증거는 사장님을 감옥에 넣기에 충분하다고!’“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장님이 감옥에 들어가는 대신 가능한 한 적은 배상금을 내시도록 쟁취하는 것뿐이에요.”“감, 감옥?! 그
재생 버튼을 누르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명한 작가와 계약한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 그 작가에게 유명작이 있기 때문이지! 이 책들은 대부분 출판되어서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어.][돈을 좀 써서 이 작가와 계약을 하고, 겉으로는 상대방을 다시 대단한 작가로 만들겠다고, 꽃길을 걷자고 뻥을 치는 거야. 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기존 작품 판권을 전부 자신의 손에 쥐는 거지.]유보영은 들으면 들을수록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직원이었다.“양심도 없는 것!” 그녀는 이를 깨물었다. “녹음은 어디서 났어요?”“피해자 따님이 제공했고, 녹음을 한 이 두 직원도 증언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심지어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증거를 제공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사장님에게 매우 불리합니다.”유보영은 이미숙이 기껏해야 고의상해죄로 자신을 고소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숙을 밀치지 않았으니, 나중에 기껏해야 고의로 타인의 재물을 파손한 죄로 배상만 하면 끝날 줄 알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이미숙이 저작권 침해로 자신을 고소할 줄이야.“정말 양심이 없는 사람이군! 내가 그때 그렇게 많은 돈을 써서 계약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날 고소해! 오 변,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오 변호사 오지후는 그녀를 직시했다.“지금 진실을 말씀하셔야 해다. 몰래 작가들의 판권을 운영하여 본인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판권을 판매하신 적이 있습니까?”유보영은 눈을 깜박였다.“나도 다 계약서에 따라서...”“있다, 없다만 말씀하세요. 솔직히 말해야 저도 도울 수 있습니다.”유보영은 입술을 깨물고 상대방의 압박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있어요.” 마음속으로 이미 답을 알아맞혔음에도 불구하고 오지후는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어떻게 이런 짓을?!”“내가 그 사람들과 계약을 했고, 그럼 그 작품들도 다 내가 운영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난 자선가가 아니니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에 따라 사장님
J시, 무한 실험실에서.정은은 실험대 앞에 서서 데이터를 세 번이나 수정했다.서준과 민지는 눈을 마주쳤다. ‘뭔가 이상해!’“정은 언니, 어젯밤에 잘 못 잤어요?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은데요?”“나도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 오늘 계속 마음이 불안하네.”“오늘 아침부터요?”“그래.”...점심에 정은은 낮잠을 잤는데 상황이 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고, 마치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저녁 무렵, 가까스로 일을 마친 정은은 데이터를 대조한 후 기지개를 켰다.“후, 드디어 끝났다.”민지가 말했다.“나도 다 끝냈는데. 쮼, 너는?”“나도.”“잘됐네! 오늘 밤 드디어 밤을 새울 필요가 없어. 같이 밥 먹으러 갈까? 내가 쏠게.”정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희들 가, 난 쉬고 싶어.”그동안 정말 피곤했기에 정은은 지금 집에 가서 푹 자고 싶었다.민지도 뭐라 하지 않았다.“그래요, 정은 언니, 그럼 일찍 돌아가서 쉬어요.”“좋아.”도중에 정은은 택시에 앉아 하마터면 잠들 뻔했다.갑자기 핸드폰 벨이 울리자 그녀는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어, 아빠.”[정은아, 네 엄마 다쳤으니 얼른 집으로 와!]“네? 엄마가 다쳐요? 왜요? 어쩌다가요?!”[오늘 유보영이 집에 찾아왔다...]이미숙은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해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는데, 그 순간 피가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다행히 소진헌이 제때에 돌아왔고,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그런데도 세 바늘을 꿰매었는데, 의사는 가벼운 뇌진탕이라면 이틀 동안 입원하여 관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유보영 그 여자는요?”[도망갔어.]정은은 이를 갈았다.그날 저녁, 그녀는 가장 빠른 비행기표를 끊은 후, 마침내 새벽 3시에 L시에 도착했다.이튿날 아침, 정은은 자신이 만든 죽과 3시간 동안 끓인 보신탕을 가지고 병원에 찾아왔다.“정은아?!”소진헌과 이미숙은 모두 놀랐다.“언제 돌아왔어?”“왜 말 안 했어? 내가 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