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바쁘신 분들이시니, 이만 가보셔야겠네요.”노인은 일어나서 운기와 유보성을 배웅했다.……운기와 유보성이 별장을 나선 후.“휴, 드디어 주식을 손에 넣었네요.”운기는 긴 숨을 내쉬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원래 2조를 써도 사들이지 못한 주식을 8000억으로 사들였으니 당연히 기뻤다.운기를 가장 기쁘게 한 것은, 그가 손에 넣은 주식과 이전에 보성이 사들인 주식들을 합치면 JY 그룹 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초과했다.다시 말해서, 운기는 곧 JY 그룹의 실제 지배자가 될 것이다.유보성이 흥분된 말투로 말했다.“운기 씨는 수원에서도 대단한 인맥을 가지고 계셨네요. 저 노인이 8000억에 주식을 저희한테 팔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유보성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운기 씨, 이렇게 대단한 분을 알고 계셨다면 진작에 말씀하시지 그랬어요.”“보성 씨, 사실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운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운기 씨, 저한텐 숨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방금 그 노인이 갑자기 공손해진 건, 분명 운기 씨께서 찾으신 분이 엄청 대단하기 때문이겠죠. 안 그러면 절대로 8000억으로 저희한테 팔 사람이 아니에요.”유보성이 말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도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안 그러면 그 노인은 절대로 8000억에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운기는 도대체 누가 자신을 돕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운기 씨, 어젯밤에도 분명 그 사람들이 운기 씨를 구해낸 거겠죠?”유보성이 웃으며 말했다.“어젯밤…….”운기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어젯밤 일과 오늘 일을 함께 놓고 보자, 확실히 유보성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이 두 가지 일은 모두 누군가가 운기를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고, 그 사람은 분명 수원에서 꽤나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어쩌면 이 두 번의 일들은 모두 한 사람이 도운 것일지도 모른다.“도대체 누구일까? 남궁 가문? 남궁 가문은 또 뭐지?
다른 한편.수원 교외의 한 정원.집사가 황급히 진미의 방으로 달려갔다.“장 집사님, 제가 말씀드린 일은 어떻게 됐어요?”진미가 물었다.“아가씨, 걱정 마세요. 제가 이미 JY 그룹의 대주주에게 연락을 했으니, 아마 지금쯤 운기 도련님과 협의서를 체결했을 겁니다.”집사가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진미가 미소를 지었다.방금 그 일은 여전히 진미가 뒤에서 운기를 도운 것이다.“아가씨께서 이렇게 번번이 운기 도련님을 도와주시는 건, 혹시 운기 도련님을 좋아하기 때문인가요?”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진미는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장 집사님, 그런 것 아니에요. 운기 오빠가 절 구해주신 적이 있으니, 그저 은혜를 갚는 것뿐이에요.”진미가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아가씨께서는 혼약이 있으시니 계속 운기 도련님을 도와주시면 어르신께서 화를 내실 지도 몰라요.”집사가 말했다.진미는 이 말을 들은 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아가씨께서 이 혼약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께서 이렇게 하신 건 아가씨와 남궁 가문을 위해서입니다.”집사가 말했다.“저, 저도 알고 있어요.”진미는 고개를 숙인 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집사가 떠난 후.진미는 눈시울을 붉히며 창밖을 바라보았다.“운기 오빠, 제가 결혼하기 전에 오빠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다른 한편.JY 그룹, 회장 사무실 안.유이혁이 사무실 의자에 유유히 앉아 있었다.이때 사장이 급히 달려 들어왔다.“회장님, 요 며칠 저희 회사 주식 변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누군가가 저희 JY 그룹을 악의적으로 매수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사장이 말했다.“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마 임운기라는 놈이 벌인 짓일 거예요. 제가 조사해 봤는데, 그놈은 화정 그룹과 YJ 그룹의 회장인 데다가, 서남 최고의 부자이기도 해요.”이혁이 말했다.곧이어 이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여긴 수
“왜요? 제가 오면 안 되나요?”운기는 소파로 걸어가더니 이혁이 말하기도 전에 소파에 앉았다.“임운기 씨, 최근에 우리 JY 그룹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정말 욕심이 크시군요.”이혁이 웃으며 말했다.“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전에도 언급했듯이, 저는 JY 그룹 전체를 손에 넣을 생각입니다.”운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꽤 높은 가격으로 저희 회사 주식들을 사신 것 같은데, 그 돈들은 이제 영영 되찾지 못할 겁니다. 임운기 씨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하신 것 같네요.” 이혁이 큰 소리로 웃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덕분에 저희 회사 주식이 엄청 올랐네요. 하하, 아무리 주식을 사들여봤자 JY 그룹의 회장은 접니다.”옆에 있던 사장도 입을 막고 몰래 웃었다.“유 회장님,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지금 JY 그룹의 46%의 주식이 제 손에 있다는 건 아시나요?”운기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뭐라고요?”깜짝 놀란 이혁은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38%인데, 운기가 정말 46%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를 초월한 셈이다.“당신이 46%나 되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요? 당신이 무슨 수로 그 많은 주식을 가지게 된 거죠?”이혁이 큰 소리로 물었다.“유 회장님의 둘째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전부 샀거든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웃기지 마세요. 저희 둘째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주식을 팔 리가 없어요!”이혁의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웠다.바로 이때, 사무실의 문이 열리더니 부사장이 급하게 달려왔다.이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영철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회장님, 방금 저희 주식에 큰 변화가 생겼어요. 회장님의 둘째아버지께서 주식을 임운기라는 분한테 양도하셔서, 그분이 저희 회사 46%의 주식을 가지게 되었어요.”부사장이 다급히 말했다.펑!이 말을 들은 이혁은 실수로 손에 쥐고 있던 꽃병을 바닥에 떨
운기는 고개를 돌려 성재를 보았다. “김성재 씨라고 하셨죠? 우선 유이혁 씨를 제 사무실에서 내보내시죠.”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사장인 성재는 재빨리 대답하고는 이혁에게 다가갔다.“유 회장님, 이만 나가 주세요.”성재가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너...”이혁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안 나가신다면 경비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성재가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혁은 운기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이 자식, 절대 가만 안 둘 거야!”이혁은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이혁이 떠난 후.“보성 씨께서 JY 그룹의 사장을 맡아주셔야 할 것 같네요. 우선 JY 그룹을 재구성하고 유이혁을 따르는 자들을 모두 없애야 합니다.”“네, 알겠습니다.”유보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전 어떻게 되는 거죠?”원래 사장이었던 성재가 운기를 보며 물었다.“김성재 씨는 잠시 부사장을 맡고 보성 씨를 협조해 주세요. 이번 일을 잘 처리하신다면 다시 사장 자리를 내어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운기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임 회장님. 반드시 최선을 다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성재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운기는 또 유보성을 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보성 씨는 제가 JY 그룹을 인수한 목적을 알고 계시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강소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조사하러 가볼게요.”유보성은 말을 마친 후 바로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지금 운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다.서연의 누명을 벗겨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증거를 충분히 수집하여 강소유를 고소하는 것이다.운기는 기자들에게 연락해 모두에게 곡을 표절한 사람이 강소유라는 것을 알릴 생각이다.서연이가 재판에서 승소한다면 모두가 진짜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녀도 표절이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서연 씨! 서연 씨, 어디 계세요?”운기가 여러 번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는 거실에 서서 중얼거렸다.“어디 계신 거지?”바로 이때, 운기는 거실의 테이블 위에 놓인 편지를 발견했다. 운기는 빠르게 편지를 들어 읽어보았는데, 그것은 서연이 남긴 편지였다.[운기 씨께서 이 편지를 보실 때쯤, 전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을 거예요. 운기 씨, 정말 죄송해요.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으나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요. 강소유가 저작권을 가진 이상, 운기 씨께서 아무리 노력하셔도 상황이 뒤바뀌진 않을 거예요. 전 아마 죽을 때까지 네티즌들의 욕설을 들으며 억울해하겠죠. 운기 씨, 사실 고백할 게 하나 있어요. 제가 수원에서 작곡한 세 곡들은 모두 운기 씨를 생각하며 쓴 곡이에요. 그리고 사실 저, 저 운기 씨를 정말 많이 좋아해요.]서연이가 남긴 편지다. 이 편지를 본 운기는 심장이 째질 듯이 아팠다. 운기의 두 눈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서연 씨!”운기는 귀를 찌르는 함성을 질렀다. 불안한 마음에 그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 일어난 것이다.“글씨가 아직 마르지 않았어! 서, 서연 씨는 분명 아직 살아 계실 거야!”운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편지를 쥐고 있던 두 손도 떨리고 있었다. 곧 운기는 문을 박차고 나왔다.“서연 씨, 도대체 어디로 가신 거예요!”운기는 집을 나선 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서연이 지금 어디에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자살할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어떡하지. 일, 일단 침착해야 해!”운기는 두 손을 잡은 채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우선 침착해야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옥상!”운기는 앞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작은 새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던 말이 떠올랐다. 그것은 서연이가 쓴 세 번째 곡의 가사였다.운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겨를도 없이, 미친 듯이 계단으로 뛰어들어 옥상으로 돌진했다.“서연 씨! 꼭
이 모습을 본 운기는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강소유! 모두 네년 때문이야!”운기는 이를 악문 채 불타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강소유를 찾아가 죽이고 싶었다. 강소유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운기는 다시 고개를 들어 서연을 쳐다보았다. 이미 붕괴 상태에 처해 있는 서연을 설득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서연 씨, 지금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그 마음 저도 잘 알아요. 저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 게요. 서연 씨께서 뛰어내리신다면 저도 함께 뛰어내릴게요.”운기는 말을 마친 후 옥상 끝으로 달려갔다. 앞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운기는 분명 추락할 것이다.“운기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당장 내려가요!”서연은 눈시울을 붉힌 채 운기를 향해 소리쳤다. 그녀는 운기에게 빚진 것이 너무 많았다.운기는 ‘X발 육 공자’라는 이름을 써가면서 그녀를 도와줬기에, 서연은 절대로 운기가 자기 때문에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을 것이다.“서연 씨께서 내려오지 않으신다면 저도 안 내려올 거예요. 서연 씨께서 뛰어내리신다면 저도 따라 뛰어내릴 겁니다.”운기는 매우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서연은 운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분명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그, 그럼 제가 내려갈 테니 운기 씨도 내려와요.”서연이 말했다. 그녀는 이미 운기에게 빚을 너무 많이 졌기에, 더 이상 운기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운기는 이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로 서연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요, 얼른 내려와요. 지금 계신 곳은 너무 위험해요.”운기가 말했다.“꺄악!”서연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미끄러졌다.“발, 발을 헛딛었어요!”서연은 두 손으로 울타리를 잡았다. 이것을 본 운기는 심장이 쿵 내려앉은 것 같았다. 서연이가 당장이라도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38층에서 떨어지면 살기는커녕 온몸이 부서져 제대로 된 시체조차 남기지 못할 것이다.
서연은 눈앞의 운기를 굳게 믿었다. 이번 일을 통해 서연은 운기만이 자신을 굳게 믿어주고 도와준다 것을 느꼈다.운기에 대한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져갔다. 서연은 이번 생에 그와 같은 남자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되었다.이런 힘든 시기에 운기를 만난 것은 불행 중의 행운이다.“서연 씨가 잘 살아계셔야 누명을 벗고 강소유가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볼 수 있잖아요! 다신 바보 같은 생각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약속할게요! 운기 씨와 절 위해서, 그리고 강소유가 모든 것을 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신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게요!”서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서연 씨, 배고프시죠?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집에 틀어박혀 있기만 한다면 서연은 분명 또다시 안 좋은 생각을 할 것이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그녀의 기분을 전환해 주는 것이다.운기는 서연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리에는 서연의 ‘마음껏 사랑하다’가 계속 울려퍼졌다. 그만큼 이 노래가 인기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다들 강소유가 부른 버전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한 고급 레스토랑.운기와 서연은 창가의 자리에 앉아 주문한 요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운기는 가능한 한 재미있는 일을 이야기하며 서연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의 끝없는 노력하에 서연은 마침내 웃음을 되찾았다.“저 사람 서연이잖아?”갑자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고개를 돌려 보자 그들의 자리를 지나던 젊은이들이 서연을 알아본 것이다.“서연, 넌 그런 더러운 짓을 하고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 봐?”맨 앞에 선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서연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저,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서연은 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그런 적 없다고? 설마 아직도 억울하다고 말하려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못돼 처먹은 거지
그 곡은 분명 서연이가 쓴 곡이고, 표절 당한 사람은 서연이다. 그런데 그녀가 이런 누명을 쓰게 되었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이제 막 기분이 좋아졌던 서연은 또다시 멘붕에 빠졌다.운기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서연의 곁으로 걸어갔다.“서연 씨, 울지 마세요. 이 일은 저한테 맡기시고, 서연 씨는 그저 제 뒤에 계시면 돼요.”운기는 오른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그러지 마세요! 운기 씨가 나서기엔 사람이 너무 많아요!”서연은 매우 걱정되는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 운기가 혹여나 다치게 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저는 천 명, 만 명이라고 해도 전 두렵지 않아요! 전 세계가 서연 씨한테 손가락질을 한다면 전 서연 씨를 위해 전 세계와 적이 될 겁니다!”운기가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곧이어 그는 몸을 돌려 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너 이 자식은 누구야? 표절하는 년이랑 같이 다니는 너도 분명 좋은 놈은 아니겠지. 뭘 노려봐? 저년 대신 나서기라도 하려는 거야?”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운기를 쳐다보았다.“3초 줄 테니 당장 꺼져!”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이 말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비꼬듯이 말했다.“고작 혼자인 주제에 잘난 척한 거야? 우리가 몇 명인지 알기나 해? 너 혼자서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야?”“3초 지났네. 난 분명 기회를 줬고, 넌 기회를 놓친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곧 운기는 선글라스를 쓴 남자를 향해 주먹을 내치렸다.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운기가 주먹을 선보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펑-주먹 한 방에 남자는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선글라스는 깨졌으며 눈가에 피가 났다.애초에 시비를 걸어온 것도 남자였고, 이 많은 구경꾼들은 불러온 것도 남자였다. 그래서 운기는 앞장서서 서연을 욕한 그에게 손을 댄 것이다. 방금 남자는 자신이 강소유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너 이 자식, 감, 감히 날 때린 거야?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