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수원 교외의 한 정원.집사가 황급히 진미의 방으로 달려갔다.“장 집사님, 제가 말씀드린 일은 어떻게 됐어요?”진미가 물었다.“아가씨, 걱정 마세요. 제가 이미 JY 그룹의 대주주에게 연락을 했으니, 아마 지금쯤 운기 도련님과 협의서를 체결했을 겁니다.”집사가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진미가 미소를 지었다.방금 그 일은 여전히 진미가 뒤에서 운기를 도운 것이다.“아가씨께서 이렇게 번번이 운기 도련님을 도와주시는 건, 혹시 운기 도련님을 좋아하기 때문인가요?”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진미는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장 집사님, 그런 것 아니에요. 운기 오빠가 절 구해주신 적이 있으니, 그저 은혜를 갚는 것뿐이에요.”진미가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아가씨께서는 혼약이 있으시니 계속 운기 도련님을 도와주시면 어르신께서 화를 내실 지도 몰라요.”집사가 말했다.진미는 이 말을 들은 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아가씨께서 이 혼약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께서 이렇게 하신 건 아가씨와 남궁 가문을 위해서입니다.”집사가 말했다.“저, 저도 알고 있어요.”진미는 고개를 숙인 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집사가 떠난 후.진미는 눈시울을 붉히며 창밖을 바라보았다.“운기 오빠, 제가 결혼하기 전에 오빠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다른 한편.JY 그룹, 회장 사무실 안.유이혁이 사무실 의자에 유유히 앉아 있었다.이때 사장이 급히 달려 들어왔다.“회장님, 요 며칠 저희 회사 주식 변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누군가가 저희 JY 그룹을 악의적으로 매수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사장이 말했다.“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마 임운기라는 놈이 벌인 짓일 거예요. 제가 조사해 봤는데, 그놈은 화정 그룹과 YJ 그룹의 회장인 데다가, 서남 최고의 부자이기도 해요.”이혁이 말했다.곧이어 이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여긴 수
“왜요? 제가 오면 안 되나요?”운기는 소파로 걸어가더니 이혁이 말하기도 전에 소파에 앉았다.“임운기 씨, 최근에 우리 JY 그룹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정말 욕심이 크시군요.”이혁이 웃으며 말했다.“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전에도 언급했듯이, 저는 JY 그룹 전체를 손에 넣을 생각입니다.”운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꽤 높은 가격으로 저희 회사 주식들을 사신 것 같은데, 그 돈들은 이제 영영 되찾지 못할 겁니다. 임운기 씨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하신 것 같네요.” 이혁이 큰 소리로 웃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덕분에 저희 회사 주식이 엄청 올랐네요. 하하, 아무리 주식을 사들여봤자 JY 그룹의 회장은 접니다.”옆에 있던 사장도 입을 막고 몰래 웃었다.“유 회장님,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지금 JY 그룹의 46%의 주식이 제 손에 있다는 건 아시나요?”운기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뭐라고요?”깜짝 놀란 이혁은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38%인데, 운기가 정말 46%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를 초월한 셈이다.“당신이 46%나 되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요? 당신이 무슨 수로 그 많은 주식을 가지게 된 거죠?”이혁이 큰 소리로 물었다.“유 회장님의 둘째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전부 샀거든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웃기지 마세요. 저희 둘째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주식을 팔 리가 없어요!”이혁의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웠다.바로 이때, 사무실의 문이 열리더니 부사장이 급하게 달려왔다.이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영철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회장님, 방금 저희 주식에 큰 변화가 생겼어요. 회장님의 둘째아버지께서 주식을 임운기라는 분한테 양도하셔서, 그분이 저희 회사 46%의 주식을 가지게 되었어요.”부사장이 다급히 말했다.펑!이 말을 들은 이혁은 실수로 손에 쥐고 있던 꽃병을 바닥에 떨
운기는 고개를 돌려 성재를 보았다. “김성재 씨라고 하셨죠? 우선 유이혁 씨를 제 사무실에서 내보내시죠.”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사장인 성재는 재빨리 대답하고는 이혁에게 다가갔다.“유 회장님, 이만 나가 주세요.”성재가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너...”이혁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안 나가신다면 경비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성재가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혁은 운기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이 자식, 절대 가만 안 둘 거야!”이혁은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이혁이 떠난 후.“보성 씨께서 JY 그룹의 사장을 맡아주셔야 할 것 같네요. 우선 JY 그룹을 재구성하고 유이혁을 따르는 자들을 모두 없애야 합니다.”“네, 알겠습니다.”유보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전 어떻게 되는 거죠?”원래 사장이었던 성재가 운기를 보며 물었다.“김성재 씨는 잠시 부사장을 맡고 보성 씨를 협조해 주세요. 이번 일을 잘 처리하신다면 다시 사장 자리를 내어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운기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임 회장님. 반드시 최선을 다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성재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운기는 또 유보성을 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보성 씨는 제가 JY 그룹을 인수한 목적을 알고 계시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강소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조사하러 가볼게요.”유보성은 말을 마친 후 바로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지금 운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다.서연의 누명을 벗겨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증거를 충분히 수집하여 강소유를 고소하는 것이다.운기는 기자들에게 연락해 모두에게 곡을 표절한 사람이 강소유라는 것을 알릴 생각이다.서연이가 재판에서 승소한다면 모두가 진짜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녀도 표절이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서연 씨! 서연 씨, 어디 계세요?”운기가 여러 번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는 거실에 서서 중얼거렸다.“어디 계신 거지?”바로 이때, 운기는 거실의 테이블 위에 놓인 편지를 발견했다. 운기는 빠르게 편지를 들어 읽어보았는데, 그것은 서연이 남긴 편지였다.[운기 씨께서 이 편지를 보실 때쯤, 전 이미 이 세상을 떠났을 거예요. 운기 씨, 정말 죄송해요.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으나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요. 강소유가 저작권을 가진 이상, 운기 씨께서 아무리 노력하셔도 상황이 뒤바뀌진 않을 거예요. 전 아마 죽을 때까지 네티즌들의 욕설을 들으며 억울해하겠죠. 운기 씨, 사실 고백할 게 하나 있어요. 제가 수원에서 작곡한 세 곡들은 모두 운기 씨를 생각하며 쓴 곡이에요. 그리고 사실 저, 저 운기 씨를 정말 많이 좋아해요.]서연이가 남긴 편지다. 이 편지를 본 운기는 심장이 째질 듯이 아팠다. 운기의 두 눈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서연 씨!”운기는 귀를 찌르는 함성을 질렀다. 불안한 마음에 그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 일어난 것이다.“글씨가 아직 마르지 않았어! 서, 서연 씨는 분명 아직 살아 계실 거야!”운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편지를 쥐고 있던 두 손도 떨리고 있었다. 곧 운기는 문을 박차고 나왔다.“서연 씨, 도대체 어디로 가신 거예요!”운기는 집을 나선 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서연이 지금 어디에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자살할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어떡하지. 일, 일단 침착해야 해!”운기는 두 손을 잡은 채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우선 침착해야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옥상!”운기는 앞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작은 새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던 말이 떠올랐다. 그것은 서연이가 쓴 세 번째 곡의 가사였다.운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겨를도 없이, 미친 듯이 계단으로 뛰어들어 옥상으로 돌진했다.“서연 씨! 꼭
이 모습을 본 운기는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강소유! 모두 네년 때문이야!”운기는 이를 악문 채 불타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강소유를 찾아가 죽이고 싶었다. 강소유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운기는 다시 고개를 들어 서연을 쳐다보았다. 이미 붕괴 상태에 처해 있는 서연을 설득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서연 씨, 지금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그 마음 저도 잘 알아요. 저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 게요. 서연 씨께서 뛰어내리신다면 저도 함께 뛰어내릴게요.”운기는 말을 마친 후 옥상 끝으로 달려갔다. 앞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운기는 분명 추락할 것이다.“운기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당장 내려가요!”서연은 눈시울을 붉힌 채 운기를 향해 소리쳤다. 그녀는 운기에게 빚진 것이 너무 많았다.운기는 ‘X발 육 공자’라는 이름을 써가면서 그녀를 도와줬기에, 서연은 절대로 운기가 자기 때문에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을 것이다.“서연 씨께서 내려오지 않으신다면 저도 안 내려올 거예요. 서연 씨께서 뛰어내리신다면 저도 따라 뛰어내릴 겁니다.”운기는 매우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서연은 운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분명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그, 그럼 제가 내려갈 테니 운기 씨도 내려와요.”서연이 말했다. 그녀는 이미 운기에게 빚을 너무 많이 졌기에, 더 이상 운기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운기는 이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로 서연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요, 얼른 내려와요. 지금 계신 곳은 너무 위험해요.”운기가 말했다.“꺄악!”서연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미끄러졌다.“발, 발을 헛딛었어요!”서연은 두 손으로 울타리를 잡았다. 이것을 본 운기는 심장이 쿵 내려앉은 것 같았다. 서연이가 당장이라도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38층에서 떨어지면 살기는커녕 온몸이 부서져 제대로 된 시체조차 남기지 못할 것이다.
서연은 눈앞의 운기를 굳게 믿었다. 이번 일을 통해 서연은 운기만이 자신을 굳게 믿어주고 도와준다 것을 느꼈다.운기에 대한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져갔다. 서연은 이번 생에 그와 같은 남자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되었다.이런 힘든 시기에 운기를 만난 것은 불행 중의 행운이다.“서연 씨가 잘 살아계셔야 누명을 벗고 강소유가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볼 수 있잖아요! 다신 바보 같은 생각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약속할게요! 운기 씨와 절 위해서, 그리고 강소유가 모든 것을 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신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게요!”서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서연 씨, 배고프시죠?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집에 틀어박혀 있기만 한다면 서연은 분명 또다시 안 좋은 생각을 할 것이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그녀의 기분을 전환해 주는 것이다.운기는 서연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리에는 서연의 ‘마음껏 사랑하다’가 계속 울려퍼졌다. 그만큼 이 노래가 인기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다들 강소유가 부른 버전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한 고급 레스토랑.운기와 서연은 창가의 자리에 앉아 주문한 요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운기는 가능한 한 재미있는 일을 이야기하며 서연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의 끝없는 노력하에 서연은 마침내 웃음을 되찾았다.“저 사람 서연이잖아?”갑자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고개를 돌려 보자 그들의 자리를 지나던 젊은이들이 서연을 알아본 것이다.“서연, 넌 그런 더러운 짓을 하고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 봐?”맨 앞에 선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서연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저,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서연은 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그런 적 없다고? 설마 아직도 억울하다고 말하려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못돼 처먹은 거지
그 곡은 분명 서연이가 쓴 곡이고, 표절 당한 사람은 서연이다. 그런데 그녀가 이런 누명을 쓰게 되었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이제 막 기분이 좋아졌던 서연은 또다시 멘붕에 빠졌다.운기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서연의 곁으로 걸어갔다.“서연 씨, 울지 마세요. 이 일은 저한테 맡기시고, 서연 씨는 그저 제 뒤에 계시면 돼요.”운기는 오른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그러지 마세요! 운기 씨가 나서기엔 사람이 너무 많아요!”서연은 매우 걱정되는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 운기가 혹여나 다치게 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저는 천 명, 만 명이라고 해도 전 두렵지 않아요! 전 세계가 서연 씨한테 손가락질을 한다면 전 서연 씨를 위해 전 세계와 적이 될 겁니다!”운기가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 곧이어 그는 몸을 돌려 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너 이 자식은 누구야? 표절하는 년이랑 같이 다니는 너도 분명 좋은 놈은 아니겠지. 뭘 노려봐? 저년 대신 나서기라도 하려는 거야?”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운기를 쳐다보았다.“3초 줄 테니 당장 꺼져!”운기는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이 말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비꼬듯이 말했다.“고작 혼자인 주제에 잘난 척한 거야? 우리가 몇 명인지 알기나 해? 너 혼자서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야?”“3초 지났네. 난 분명 기회를 줬고, 넌 기회를 놓친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곧 운기는 선글라스를 쓴 남자를 향해 주먹을 내치렸다.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운기가 주먹을 선보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펑-주먹 한 방에 남자는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선글라스는 깨졌으며 눈가에 피가 났다.애초에 시비를 걸어온 것도 남자였고, 이 많은 구경꾼들은 불러온 것도 남자였다. 그래서 운기는 앞장서서 서연을 욕한 그에게 손을 댄 것이다. 방금 남자는 자신이 강소유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너 이 자식, 감, 감히 날 때린 거야?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많은 구경꾼들은 이 장면을 보았지만, 아무도 감히 앞으로 나가 제지하거나 비난하지 못했다.남자의 친구들조차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못했다. 운기가 블랙카드를 꺼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블랙카드가 아니라, 블랙카드 배후의 엄청난 신분과 권력이다. 블랙카드를 꺼낼 만한 사람은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운기는 대략 1분 후 동작을 멈추었다.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이미 운기에게 맞아 온몸이 파랗게 멍들었고, 얼굴과 몸 곳곳에 온통 피투성이였다.운기는 주먹을 닦은 후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모두 운기와 눈 마주치기 두려워 고개를 숙인 채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방금 다들 신나게 떠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왜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거지? 서연을 욕할 거면 어디 한번 욕해봐!”운기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레스토랑 안은 무척 조용했다.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자산이 조를 넘는 부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할 말 없으면 자리로 돌아가지 그래?”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얼른 가자!”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갔고, 어떤 사람들은 레스토랑을 나섰다. 선글라스를 쓴 남자의 친구들도 재빨리 식당을 빠져나갔는데, 그들은 모두 남자를 신경 쓸 생각이 없어 보였다.서연은 상황이 조금 나아지자 그제야 마음이 진정되었다. 운기의 듬직한 뒷모습을 본 그녀는 마음이 무척 편안해지고 안정감이 들었다.운기는 또 쪼그리고 앉아 선글라스를 쓴 남자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말해 봐, 내가 얼마나 주면 될까?”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운기를 보는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있었다. “그, 그게 몇 백만 원만 주시면 돼요.”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말 받아낼 생각인가 보네? 내가 2억을 줄 테니 직접 화장터로 가면 되겠네.”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이 말을 듣자 몸을 심하게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