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는 그제야 소개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랐다.“이분은 우리 아빠, 그리고 우리 엄마예요.”윤도훈은 웃으며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감사합니다, 아버님, 어머님!”“누가 자네 어머니야? 친한 척하지 마. 우리는 단지 이씨 집안의 체면을 잃고 싶지 않을 뿐, 사람들이 우리가 우성호를 두려워한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지현이란 명목상의 장모님은 갑자기 눈썹을 치켜세우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어머님, 정말 젊고 예쁘시네요. 저는 또 어머님이 진희 언니인 줄 알았어요. 어쩐지 우리 집사람 같은 미인을 낳으셨더라니.”윤도훈도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 말을 듣고 서지현은 말문이 막혀 윤도훈을 호되게 노려보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자기도 모르게 흐뭇해했다.젊고 예쁘다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여자는 없었다.“입만 번지르르한 놈!”이천수도 차가운 얼굴로 윤도훈을 꾸짖었다.그러나 그는 참지 못하고 윤도훈을 더 훑어보았는데, 눈빛에 흥미가 더 생긴 것 같았다.만약 윤도훈이 이전의 그 두 남자와 마찬가지로 그들 앞에서 슬슬 기고 말 한마디도 감히 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더욱 그를 더욱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이 남자는 오히려 매우 대범하고, 그들과 얘기를 나눌 마음이 있었으니, 이천수는 오히려 윤도훈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지신의 아내가 예쁘다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남자는 없었다.윤도훈의 이 말은 이천수도 즐겨 들었다…….“단지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에요!”윤도훈은 웃었고, 이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서지현은 이진희처럼 아름다운 딸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젊었을 때도 흔치 않은 미녀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줄곧 호강을 누렸기에 피부도 엄청 좋았다.서른 살 정도 하는 젊은 부인인 것 같았다.“흥, 눈치도 없는 놈! 죽을 때가 됐는데도 여기서 빈정거릴 생각을 하다니!”이때 이천강이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죽을 때가 됐다고요? 일단 당신을 작은아버지라고 부를게요. 둘째 작은아버지, 그 두 사람처럼 이렇게
우지성은 이 말을 듣고, 싸늘하게 윤도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어르신의 말대로 하죠!”윤도훈이 무릎을 꿇고 스스로 따귀를 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우지성도 속이 후련했다.오늘은 그에게 모욕을 입혀주고, 나중에 다시 기회를 봐서 그를 죽이면 됐다.“이래도 괜찮네!”“어르신이 대단하지!”“이렇게 하면 우리 집안의 명성을 망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철저히 맞서는 것도 면할 수 있고.”“그래, 결국 무릎을 꿇고 뺨을 때린 것은 단지 그 등처가일 뿐이야!”“모두 다 그가 단지 개란 것을 알고 있지. 우리 집안의 개가 우 도련님을 물었으니 우리는 단지 이 개가 잘못을 인정하게 했을 뿐, 사람을 내놓지 않으니 이미 우리 집안이 강하다는 것을 선보이고 있어.”이씨 집안 사람들은 의론을 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어르신의 결정에 대해 모두 이의가 없었다.이천수와 서지현은 눈을 마주쳤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개자식이 아직도 무릎 꿇고 사과도 안 하는 거야?”이은정은 윤도훈을 재촉하면서 눈빛은 온통 경멸하는 기색이었다.“그러게! 무릎을 꿇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지. 어차피 너 같은 사람은 자존심도 없잖아.”둘째 숙모 성계평이 냉소하며 말했다.어르신은 윤도훈을 차갑게 보며 무관심하고 강렬하게 말했다.“너 자신이 이렇게 큰 화를 일으켰고, 원래 우 도련님은 널 죽였어도 됐지만 어쨌든 넌 진희의 이 꼭두각시 사위로 뽑혀 우리 집안의 덕을 보고 생명을 하나 지킬 수 있었지.지금, 얼른 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스스로 뺨을 때려라!”어르신의 이 말은 마치 윤도훈의 막대한 은택을 베푼 것처럼 당연했다.“하하하, 개자식, 아직 와서 무릎을 꿇지 않고 뭐 하는 거야!”우지성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이진희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계속 입을 열어 사정하려고 했다.이원도 불쾌감으로 가득 차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다.그러나 윤도훈이 손을 들어 남매를 막았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이 순간, 정원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방금까지도 여기저기서 비웃는 소리는 잇달아 뚝 그쳤고, 모든 사람은 눈을 크게 뜨더니 표정이 굳어졌다!뭐야?두 명의 암력 강자가 뜻밖에도…… 이 병신에 의해 날아갔다니?퉁! 퉁! 퉁!이무는 10여 미터 정도 날아간 후, 간신히 착지하며 연속 몇 걸음을 물러서야 거기에 서 있었다.다음 순간, 그는 끙끙 소리를 내며 피를 뿜어냈다.이 장면은 모두를 멍하게 만들었다.윤도훈의 한 발은 뜻밖에도 이무를 다치게 했다니?그럴…… 그럴 리가?이씨 집안 모든 사람은 안색이 모두 변했다.“너…… 이 명신이, 이무 아저씨는 너를 돕기 위해 다른 남과 사람과 싸웠는데, 넌 오히려 그를 다치게 하다니?”놀라움도 잠시 이은정은 화가 나서 비난했다.“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구나!”둘째 숙모 성계평도 따라서 욕설을 퍼부었다.“킹콩 아저씨! 킹콩 아저씨, 왜 그래요?”“킹콩 아저씨! 일어나세요!”“제발!”그러나 바로 이때, 두려움과 공포에 질린 고함이 다른 쪽에서 들려왔다.소리를 따라 바라보니…….흑킹콩은 날아간 후 땅바닥에 세게 떨어져 그곳에 누워 이미 일어날 수 없었다.윤도훈에게 차인 가슴은 갑자기 이미 움푹 내려앉았다.내장을 섞인 피는 그의 입과 코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우지성은 한 무리의 수하를 데리고 그를 에워싸며 와와 소리를 질렀지만 흑킹콩이 숨을 넘긴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너…… 너 킹콩 아저씨를 죽였어!”우지성은 눈을 붉히며 놀라움과 분노에 소리쳤다.쏴아…….이씨 집안 이쪽에서는 사람들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뭐?흑킹콩이 죽었다니? 우성호의 수하에서 으뜸가는 사람이 이렇게 죽었단 말인가?그것도 윤도훈의 발에 차여 죽었다고?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암력 고수였다!!순간 모두 눈동자를 움츠렸고,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이은정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아버지 뒤로 한 걸음 옮겼다.이천강과 성계평은 침을 삼키며
우지성과 그의 부하들은 흑킹콩의 시체를 들고 낭패한 모습으로 이씨 집안을 떠났다.심지어 떠나기 전에 우지성은 윤도훈에 대한 마음속의 원망과 증오를 감히 표현하지 못했다.“우와! 매형, 이게 무슨 실력이에요? 그 사람들 암력 고수인데, 두 발 찼더니 하나는 죽고 하나는 그렇게 다치다니??”이원은 이때까지도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이 오만불손한 이 도련님은 지난번 윤도훈이 그의 여신인 민은비를 치료한 후, 이 매형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지금은 더욱 탄복하며, 정말 윤도훈의 동생으로 된 것 같았다.그러나 이 씨 집안은 여전히 짙은 놀라움 속에 처해 있었다.그들은 윤도훈이 데릴사위가 되었기 때문에 이 씨 집안 덕분으로 목숨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 결과, 이 씨 집안 가장 강대한 고수는 흑킹콩과 반나절을 싸웠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결국 윤도훈은 스스로 흑킹콩을 발로 차서 죽였다…….그는 정말 그들 집안을 의지해서 목숨을 부지할 필요가 있을까?일시에 어르신도 놀라움을 느끼며 체면을 잃었다.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불쾌하고 음산해진 것 같았다!“그만해, 원아! 아무것도 아니야. 무자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남에게 휘둘려 칼이 될 뿐이지.그는 허 씨 집안이 우리 가문에게 가져다준 이익보다 훨씬 못해!”어르신은 지팡이를 짚으며 여전히 감탄하고 있는 이원에게 호통쳤다. 이어서 또 이진희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진희야, 너도 하루빨리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허 씨 집안으로 시집갈 준비를 해.”말이 떨어지자 이진희는 안색이 변했고, 즉시 물었다.“할머니, 아직 두 달 남았잖아요?”전에 둘째 작은아버지 일가가 대신 말을 전했는데, 2년의 약속은 두 달밖에 남지 않았고, 그것도 이미 충분히 지나쳤다.지금 어르신의 이 말은 또 무슨 뜻일까?“두 달? 의미가 있을까? 넌 두 달 안에 제약회사의 효익을 10배로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게 가능할까?”어르신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말이 떨어지자 이진희는 말문이
이천수와 서지현을 바라보며, 윤도훈은 그들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진희의 부모님이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어쨌든 자신의 딸을 아끼고 있었는데, 방금 그들의 입장과 태도에서 알 수 있었다.그러나 어르신을 상대로 윤도훈은 "할머니"란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상대방은 말끝마다 모두 이익을 강조했고, 마치 이 손녀를 허씨 집안과 교환하는 화물로 여기는 것 같았다.이진희 자신의 감수와 손녀의 행복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이런 사람은 아직 윤도훈이 할머니라고 불러줄 자격이 없었다.말이 떨어지자 어르신이 아직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천수는 오히려 침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좋아! 만약 두 달 안에 네가 정말 진희를 도와 20억의 주문을 받을 수 있다면, 나는 너희들의 혼사를 인정할 거야. 그때 내가 직접 너희들을 위해 결혼식을 차려주는 건 어떤가?”말이 떨어지자 이진희는 멍하니 있다가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윤도훈도 명목상의 장인인 이천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이렇게 정하죠!”“천수야! 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어르신은 오히려 팔걸이를 두드리며 노발대발하며 물었다.이천수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어르신의 압력에 직면했다.“어머니, 두 달 안에 어떻게 20억 주문을 받을 수 있겠어요? 만약 정말 할 수 있다면 이 녀석은 무력 외에 다른 방면에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죠. 진희가 원한다면 이 녀석도 진희와 어울릴 만하겠죠.”“허튼소리! 흥!”어르신은 지팡이로 바닥을 힘껏 두드린 후, 노기등등한 얼굴로 일어서서 바로 떠났다.이때 이진희는 자신의 아버지 앞으로 걸어갔고, 아름다운 눈빛은 감동을 머금고 있었다.“아빠, 고마워요!”그녀는 자신의 부모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느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녀를 명문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지금 보면 완전히 그렇지는 않았다!“뭐가 고마워? 난 이 녀석이 해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얼른 그를 데리고 꺼져
“율아, 삼촌이라고 불러.”오후 4시 30분, 샛별 귀족 유치원 앞.윤도훈은 율이의 작은 손을 잡고 이원을 가리켰다.“삼촌 안녕하세요!”율이는 잔뜩 겁을 먹었다.“아저씨라고 불러!”윤도훈은 또 이원의 부하 두 명을 가리켰다.“아저씨 안녕하세요!”강진과 정아는 응답한 다음 아이를 향해 웃었다.두 조직의 형님이 지금은 오히려 한 소녀를 향해 억지로 웃다니, 좀 우스꽝스러웠다.이원은 가서 쪼그리고 앉아 율이를 직접 안았다.“하하, 우리 율아. 자, 삼촌한테 뽀뽀.”오후에 이원도 윤도훈 두 사람을 따라 이씨 집안 본가를 떠났고, 또 기어코 윤도훈을 자신의 골든 비치에 초청하여 몇 판 놀게 했다.이겼으면 윤도훈의 몫이고, 졌으면 그의 몫이었다.이 시간이 되자, 윤도훈이 율이를 데리러 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이원도 따라왔고 또 강진과 정아 두 명의 수하를 데리고 왔다.앞으로 그들 두 사람더러 아이의 등하교를 책임지게 한다고 했다.윤도훈이라는 자신의 매형은 틀림없이 보호할 필요가 없었으니, 이원은 아이를 걱정했다.어차피 이원은 방법을 생각해가며 윤도훈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율이는 이원에게 안겨있는 게 좀 불편한듯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도움을 청하듯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아빠!”이진희는 동생을 한 번 때리면서 화가 나서 꾸짖었다.“뽀뽀는 무슨 뽀뽀야? 율이는 너랑 아직 안 친하잖아.”이원은 멋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그래도 나는 그녀의 삼촌인데…….”저녁에 이원이 한턱 냈다.밥 한 끼 먹는 사이, 율이도 이원과 친해졌고, 마침내 이원에게 뽀뽀를 했다.도운시에서 사람을 두려워하게 하는 이원 도련님은 지금 꽃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이진희는 동생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자신의 이 오만한 동생은 언제 그의 매형과 이렇게 친해졌을까?일행이 밥을 먹고 룸에서 나올 때, 이원은 율이를 안고 있었고, 확실히 삼촌의 모습을 보였다.“율아, 삼촌 잘생겼어?”이원은 율이를 놀리며 말했다.“잘생겼어요! 근데 아빠가 더 잘
제황원의 별장을 선물해준 후, 민 교관의 친분도 여기까지인 것 같았다.그러나 윤도훈 몇 사람은 호텔을 떠난 후, 차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이원이 내려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웬일이야? 원이 그 자식 또 과음하는 건 아니겠죠?”이진희는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내가 올라가서 살펴볼게.”윤도훈은 잠시 침묵하다 이진희더러 율이를 돌보라고 한 다음, 자신은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룸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는 안에서 비꼬는 소리가 들렸다.“이원, 너는 내 말 안 들을 거야? 겨우 몇 잔을 마셨는데 토하는 거지?”“이런 꼴로 은비에게 구애한다고?”문을 밀고 들어서자 이원은 이미 책상밑에 엎드려 쓰레기통을 향해 허리를 굽혀 토하고 있었다.그 나 도련님은 계속 소주 한 잔을 가득 채워 이원 앞에 밀었다.“원샷 해! 빨리! 난 이미 두병이나 마셨는데, 넌 한 병 밖에 안 마신 자식이 어디서 취한 척하는 거야?”나정언은 포악하고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게! 오늘 너는 정언이랑 주량을 겨루어, 지는 사람 앞으로 민은비 아가씨에게서 멀리 떨어지고!”“마셔! 민은비 아가씨는 술을 마시지 못한 남자를 가장 싫어하는데. 하하…….”나정언 옆에 있던 두 청년도 덩달아 소란을 피우며 놀렸다.두 사람 중, 하나는 정훈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장석봉이라 하는데 나정언과 마찬가지로 모두 군벌 2세라고 할 수 있었다.그들은 집안에 모두 만만치 않은 배경이 있는데 현재 민 교관의 통솔하에 있는 도운시 경비 군구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나정언도 민은비를 좋아하고 있어 자연히 이원을 싫어했다.이원은 가까스로 토를 끝냈는데,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렸다.“못 마시면 마시지 마!”민은비는 담담하게 이원을 힐끗 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마셔! 누가 못 마신다고?”이원은 민은비 앞에서 어떻게 패배를 승복할 수 있을까? 그는 이를 악물었다.“좋아! 하하...... 자, 이 잔 원샷해!”나정언은 그 말을 듣고 웃으며 그 소주를 펑 하고 이원 앞에 놓았다.“죽을 때까
민은비 이 절친은 온소빈이라고 하는데 집안은 옥석 장사를 하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온소빈과 장석봉의 관계가 좀 애매하기 때문에 그녀는 당연히 나정언 그들의 편에 서있다.“피를 토해? 오늘 나정언이 피를 토해도 난 토하지 않을 거야!”등 뒤의 그 손은 마치 이원에게 끝없는 용기를 준 것 같았다.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좋아! 이것은 네가 말한 거야! 오늘 너보다 못 마시면 내가 널 형이라 부른다!”나정언도 성깔이 났다.민은비 앞에서 이 두 사람은 누구도 겁을 먹을 수 없었다.윤도훈은 민은비를 한 번 보았는데 이 아가씨는 눈동자를 숙이고 자기와 관계없는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은근히 고개를 저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싸워도 그녀는 아마 웃음거리로 여기고 있을 거야.”그러나 윤도훈은 이원을 도와야 했고, 이원이 어떻게 민은비를 쫓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그 후, 이원과 나정언은 한차례 또 한차례의 내기를 하며 한잔 또 한잔 마셨다.윤도훈이 들어온 후, 두 사람은 각자 거의 15병을 마셨다!나정언의 안색은 이미 보라색을 띠고 있어 이미 좀 견딜 수 없었다.그러나 반대로 이원의 안색이 평소와 같았다.“자! 계속해! 젠장, 이렇게 한 잔 한 잔 마시면 재미 없으니까, 나 도련님, 우리 아예 한병 원샷하자.”이원은 말하면서 또 술 한 병을 따서 병을 들고 나정언과 잔을 부딪치려 했다.말이 떨어지자 나정언의 얼굴은 떨렸다!“소주 한 병을 원샷해?”“이원, 지금 미친 거지? 이렇게 잘 마시다니?”“하하, 이 도련님, 정언은 전에 너보다 많이 마셨지! 자, 내가 한 잔 마시지!”“우리 몇 사람이 휴가를 보내고 있으니 도운시에서 놀아야 하는데, 듣자니 이 도련님이 아주 대단하다고 하던데, 그래도 이 도련님 덕을 봐야겠군!내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우리 다른 거 좀 마시는 건 어때?”이때 장석봉은 눈알을 돌려 이원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다음 순간, 그는 맥주잔 두 개를 들고 먼저 각자의 잔에 또 소주 반 잔을 따르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