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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입에 올리기도 싶지 않은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인데, 대체 할아버지는 어떻게 윤도훈의 말에 넘어간 건지 궁금했다.

한의약계에서 명성이 자자하고 걸출한 청년으로 이미지까지 잡아가면서 말이다.

재벌 2세들도 비아냥거리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초대장도 없이 들어가려고 그러는 거예요?”

“여기가 무슨 서민들이 다니는 시장인 줄 아세요? 함부로 드나들 수 있게?”

“가장 낮은 등급이라도 성공 인사 정도는 되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

“빈손으로 택시까지 타고 오고 말이에요. 들어가겠다고 하면 이분들이 ‘안으로 모실게요’할 줄 알았어요?”

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끓어넘치는 화를 가라앉히려고 했다.

이윽고 그는 핸드폰을 꺼내 구교훈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같이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죠? 그럼, 구 회장님께 직접 연락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 구연희는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

윤도훈이 싫고 언짢아서 좀 모욕을 주고 싶었던 것뿐이다.

만약 구교훈이 알게 된다면 화살은 그대로 자기한테로 돌아올 것이 뻔했다.

구연희는 즉시 윤도훈의 핸드폰을 쳐버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뭐 하시는 거죠? 남자가 줏대 없이 고자질이나 하고 말이에요.”

“그렇게 들어가고 싶어요? 그럼, 데리고 들어가면 되잖아요.”

말하면서 구연희는 자기 차에서 개줄을 꺼내 윤도훈에게 던졌다.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로 조롱하며 입을 여는데.

“자, 그거 목에 걸어요. 경호원한테는 그쪽이 제가 키우는 ‘개’라고 소개하면 들어가게 할 거예요.”

순간 재벌 2세들도 경호원들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다들 분분하 맞장구를 치는데.

“그러네요. 초대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데, 애완견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사람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지만 개는 가능한 거죠.”

“자, 어서 예쁘게 착용하시죠. 개처럼 시늉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잖아요.”

“연희님께서 직접 끌고 들어가시겠다는데 영광인 줄 아세요.”

한편,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이천강과 이은정도 고소해 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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