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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힘을 거두고 내리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저앉기에는 충분한 스냅이었다.

구연희의 얼굴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떠올랐다.

순간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진 채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고 윤도훈이 무슨으로 배짱으로 구연희를 때렸는지 의아했다.

여리여리한 여인을 마주하면서 주저 없이 내리쳤으니 말이다.

바닥에 주저앉은 구연희는 얼굴을 부여잡고 겨우 일어났는데, 놀라움이 가득했다.

“네가... 감히 날 때려?”

구연희는 히스테릭하게 외쳤다.

구교훈, 구 신의의 손녀이자 강양 대학의 얼짱으로 지금껏 단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 어느 남자라도 구연희 앞에서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쩔쩔맸으니 말이다.

그렇게 도도하고 고귀했던 구연희인데, 지금 하찮은 남자한테 따귀를 맞은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윤도훈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

“미친놈! 네가 감히 날 때려!”

“네가 이러고도 남자야?”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여자를 때려!”

구연희는 이를 갈며 소리를 질렀다.

두 눈에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차오른 눈물이 가득 고였다.

정이수를 비롯한 재벌 2세들은 놀라움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윤도훈의 따귀에 다들 직접 맞은 것만 같았다.

윤도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마침내 입을 여는데.

“너 같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야. 너 같은 여자한테는 매가 답이거든. 내내 참고 있었더니 내가 만만해 보였지?”

처음부터 끝까지 윤도훈은 신경 쓰려고 하지 않았었다.

서민이라고 하든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든 그럭저럭 모두 참을 만했다.

멸시를 띠고 있는 말과 행동이지만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근데 개줄을 던지면서 모욕하는 건 말이 달라진다.

참다못한 윤도훈은 구연희를 비롯한 그들에게 인간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윤도훈에게 있어서 여자한테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관념 따위는 없다.

아내와 아이에게만 매너만 지키면 그만이지 타인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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