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며칠, 이천수 일가는 각자 맡은 가족 기업에서 사식을 했고 수중의 주식까지 모두 남미숙에게 양도했다.남미숙은 일시적인 충동 때문이 아니라 뜻밖에도 정말 진희 일가를 가문에서 쫓아냈다. 그 원인은 남미숙이 항상 가족의 이익을 가장 중요시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정말 진희 때문에 집안이 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매정하게 진희에게 이씨 집안과 선을 긋게 한 것이었다.남미숙의 마음은 정말 악독했다.이천수는 그래도 아들이라고 지분을 무상으로 남미숙에게 양도했다.그러나 진희와 서지현은 남미숙의 매정함에 크게 실망하며 아예 감정 따윈 따지지 않았다. 그들은 주식을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를 정한 다음 한 푼도 적게 받으려 하지 않았다.남미숙은 화가 나서 내심 이 손녀와 며느리를 더욱 싫어했다.그리고 그린제약회사를 인수한 후, 이천강은 직접 그 큰 대리상들에게 연락하여 그들더러 사람을 파견하여 계약서를 고쳐 약값을 대폭 인상하려고 했다.물론 이렇게 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었지만, 그들은 결국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현재 그린제약회사의 4가지 신약은 모두 중주에서 대박이 났는데, 심지어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중주에 가서 그 약을 살 수 있기를 바랐다.이런 상황에서 약만 받을 수 있다면 이득을 볼 수 있었기에, 가격을 올리면 그 대리상들도 더 많이 벌 수 있었다.비록 당초에 이 대리상들도 진희의 양심에 탄복했지만 끝내 타협했다.그래서 그들은 잇달아 대표를 파견하여 계약서를 바꾸러 갔다.이씨 집안 본가에서.“천강아, 이 일을 잘 처리했구나! 이렇게 되면 우리 가문은 올해 적어도 수천억 이상의 이익이 생길 거야!”남미숙도 이 일을 알고나서 이천강이 잘했다고 칭찬했다.“그럼요! 저희와 같은 백혈병 특효약을 생산하는 그 외국 회사는 이 약 하나로 세계 500대 기업에 진출했어요!이 약들이 만약 계속 이렇게 대박 난다면, 우리 집안도 조만간 전 시를 나아가서는 전국의 일류 가족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어머니, 그때가 되면
매번 인광준이 도운시에 갈 때마다, 그들을 도와 일부 특수한 식물을 운송하곤 했다.민은비는 이번에 그 화물을 찾으러 왔다.“은비 씨였군.”도훈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담담하게 인사를 했다.민은비는 미소가 굳어지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퍼졌다.다음 순간, 도훈을 노려보며 분노를 안고, 빠른 걸음으로 옆의 창고를 향해 걸어갔다. 이곳은 민은비에게 있어 이미 익숙한 곳이었다.지난번의 사건으로 인해 민은비는 도훈에 대한 탄복과 부끄러움을 한 번 더 느끼기도 했다. 다만, 입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이었다.이번에 다시 도훈과 만난 그녀는 처음처럼 도훈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회복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뜻밖에도 이런 반응을 보여주었다.점잖고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표정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말할 수 없는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었다.총장님의 딸로서 민은비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인기를 받았다.그러나 이번에 먼저 인사를 해도 뜻밖에도 이런 대접을 받았다니. 민은비의 마음은 무척 불쾌했다.“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날 상대하고 싶지 않는 꼴 좀 봐, 누군 상대하고 싶은 줄 아나! 쳇…….”그녀는 속으로 은근히 침을 뱉으며 도훈을 호되게 욕했다.도훈은 민은비의 분노를 느꼈지만 상관없단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바로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꺼내 보자 도훈은 일이 정말 공교롭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민정군 총장님이었다.“총장님, 무슨 일이시죠?”도훈이 물었다.“그래, 자네 지금 어디에 있나? 자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구나!”전화 속 민정군의 말투는 초조함을 띠고 있었다.“말씀하세요!”도훈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말이야, 우리가 지난번에 나정언이 있던 부대를 습격한 그 경외 용병들의 정보를 약간 알아냈어! 상대방은 사쿠라 섬나라에서 온 고수들이고, 그들의 리더는 사키 다쿠노라고, 실력은 심지어 나보다 강할 수도 있어! 믿을 만한 소식에 따르면 이 빌어먹을 외적들은 지금 광준 약재도매기지 내에 있어.
민은비는 말을 마친 다음 도훈을 호되게 쳐다본 다음 스스로 화물창고 안으로 걸어갔다.도훈도 말을 하지 않고 그렇게 그녀의 뒤를 따랐다.민은비가 물건을 들고 차에 올려놓은 다음 사람이 차에 오르려 할 때에야 도훈은 그녀를 잡아당겼다.“잠깐만, 나랑 같이 인 대표님한테 가서 좀 앉지 그래, 이따 같이 가자.”이 말을 들은 민은비는 짜증을 내며 도훈의 손을 뿌리치고 말했다.“윤도훈,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계속 나를 따라다니면서 지금은 또 굳이 나더러 당신과 함께 가라고 하다니? 왜요, 당신도 내가 마음에 든 거예요?”그녀는 속으로 이 나쁜 놈이 무슨 속셈인지에 대해 은근히 추측했다.처음에는 자신을 아랑곳하지 않았는데, 왜 이때 자신에게 매달리는 것일까?‘밀당인가?’자기가 상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또 다시 매달리다니?“그런 거 아니야! 네 아버지가 나더러 너를 보호하라고 했어. 지금 누군가가 너에게 불리하게 하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도훈은 눈썹을 찡그리며 설명했다.“쳇! 그렇게 많은 남자들이 나를 쫓아다니는데, 당신도 참 신기한 남자네요. 이런 핑계를 대다니. 심지어 또 내 앞에서 시크한 척까지, 정말 어이 없어요! 당신 정말 음흉한 남자였군요! 흥!”민은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입을 삐죽거렸다.“내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너는 내 처남의 여자인데 내가 왜 너를 쫓아야 하는 거지? 정말 네 아버지가 나더러 너를 보호하라고 했으니,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도훈은 어이가 없어 말했다. 민은비가 착각한 것을 보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안색이 어두워졌다.‘이 여자, 공주병 아니야?’“꺼져요! 누가 이원의 여자란 거예요? 잘 들어요, 나랑 이원은 지금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리고 누가 당신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거죠? 꺼져요!”민은비는 도훈이 자신을 이원의 여자라는 말을 듣고 바로 화를 냈다.말하면서 그녀는 문을 열고 차에 타려고 했다.그러나 도훈은 즉시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힘껏 차문을 닫았다.“지금부터, 네 아빠를 만날
이때 인광준은 고개를 돌려 도훈의 손을 잡고 홀을 향해 눈짓을 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윤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손님이 정말 너무 많아서 직접 내려가서 윤 선생님을 맞이하러 가지 못했어요.”“괜찮아, 먼저 일 봐.”도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인광준은 미안해하며 도훈더러 먼저 들어가 마음대로 앉게 했다.이 응접실은 면적이 족히 200여 평이나 되었다. 안에는 이미 10여 명이나 앉아 있었는데 그들은 하나하나 옷차림이 산뜻하고 단정했다.민은비가 들어오자, 주위의 몇몇 사장님들은 열정적으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총장님의 딸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초점이었다!모두의 앞에는 탁자가 놓여 있었고, 위에는 과자와 각종 다기가 놓여 있었다.오늘 손님이 너무 많아서 인광준은 차잔치를 열었는데, 모두들 차를 마시면서 장사애 대해 이야기했다.술자리에 비하면 이런 자리는 더욱 우아해 보이며, 모두들 술에 취해서 이상한 짓 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어머, 이씨 집안의 그 데릴사위 아닌가? 어째서 여기까지 찾아왔지?”그리고 도훈이 들어오자 비웃는 목소리가 울렸다.소리를 따라 바라보니, 도훈은 그제야 현장에 뜻밖에도 또 다른 지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상대방은 이은정의 그 남자친구, 구지민이었다.그의 곁에는 구지민의 아버지인 백천 다이아몬드 도매 그룹의 회장, 구백천이라는 중년이 앉아 있었다.도훈은 가볍게 웃으며 구지민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눈빛은 구백천 옆에 있는 또 다른 중년 남자에게 떨어졌다.상대방은 헐렁한 흰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그곳에 앉아 있으니 기력이 깊고 호흡이 길었다.그리고 양쪽의 관자놀이도 우뚝 솟아나왔다!‘고수?’도훈은 마음속으로 감탄했지만 더는 살펴보지도 않고 혼자 앉았다.그는 손으로 찻잎을 찻주전자에 넣은 다음 끓는 물에 담가 컵에 부어 마시기 시작했다.“하…… 하하, 이렇게 차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촌뜨기야, 창피해!”이때 구지민은 몇 번 크게 웃으며 도훈을 비웃었다.구백천도 고개를 저
민은비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약재상들과 구지민 부자는 도훈에게 경멸하는 눈빛을 건넸다.만약 일반 사람이 함께 모여 차를 마신다면, 틀림없이 어떻게 마시든 상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 ‘존귀’한 사람들은 함께 있으면서 전문적으로 차잔치까지 조직하였으니 그것은 달랐다.모두들 각종 다구를 이용하여 특정한 절차에 따라 매우 신경을 써서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앉아서 물을 끓이자마자 차를 마셨으니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왜, 차를 마시는데 규정이 이렇게 많은 건가?”도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민은비에게 물었다.“하하, 아니에요! 윤 선생님 마음대로 드세요.”인광준은 웃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려 했다.그러나 민은비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굳이 도훈을 창피하게 하려고 했다.“물론이죠! 지금 우리가 마시는 것은 남방 쪽에서 수입해 온 최고의 녹차라고요. 맨처음에 녹차를 우려낸 물은 버려야 하는데, 당신은 오히려 직접 들고 마시다니, 정말 좋은 차를 마셔 본 적이 없는 촌놈이군요! 그리고 먼저 주전자를 따뜻하게 만든 다음 차를 넣고, 차 향기가 완전히 나올 때에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고요.”“이렇게 좋은 차를 너 같은 촌놈이 마시다니, 정말 아깝군! 쯧쯧…….”구지민은 큰소리로 비웃었다.인광준을 찾아 약재를 구매하고 싶던 약재상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도훈을 바라보았다.마치 그들은 높은 곳에 있는 귀족들이고, 도훈은 밑바닥의 쓰레기일 뿐, 그들과 함께 앉을 자격이 없는 것 같았다.“이 녀석이 바로 이씨 집안의 그 데릴사위야?”“큰 아가씨는 무슨, 너희들 못 들었어? 이진희 일가는 이미 가문에서 쫓겨났어!”“우리는 지금 이천강 대표님에게 화물을 제공하고 있어. 제약회사 대표님은 이미 이진희가 아니라고!”“쯧쯧, 그럼 이 데릴사위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겠네!”“그가 뭘 입고 있는지 좀 봐, 너덜너덜하고 더러워서 원! 이런 자리에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것이지?”방금 전에 도훈은
이전에 구백천에게 신세를 졌기 때문에 이번에 진경천은 도운시에 초청되어 상대방을 도우러 왔다.진경천은 구백천에게 절정의 고수만이 다이아 중의 영기를 흡수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요 며칠간 구백천은 줄곧 그날의 사쿠라 섬의 손님을 조사했는데 상대방을 찾아내기만 하면, 진경천더러 나서서 그를 처리하여 그 손실을 배상하게끔 하고 싶었다.그러나 그전에 도훈을 만난 이상, 구백천은 진 선생에게 자신을 도와 이 녀석을 훈계하라고 했다.구백천의 눈빛을 받은 진경천은 고개를 끄덕인 뒤 도훈을 향해 말했다.“젊은이, 전에 원석의 영기가 다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원석 안의 영기 농도를 느낄 수 있으니 너도 고수인 건가? 그럼, 나와 좀 겨뤄보는 건 어떤가. 나 진경천이 직접 널 가르치는 거지. 그럼 너도 많이 배울 텐데! 어때?”진경천은 강성 제일의 고수라고 불렸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이 강성의 지계에서도 그는 이미 스스로 자신에게 상대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입을 열자, 그는 도훈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이 말을 듣고 도훈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나를 가르쳐 준다고요?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민은비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또 도훈을 비꼬기 시작했다.“그렇게 대단하다면서요? 진 선생님과 같은 진정한 강자를 보니까 쫀 거예요? 정말 겁쟁이군요!”“하하, 겁쟁이였군? 안심해, 진 선생은 널 봐줄 거야. 놀란 것 좀 봐!”구지민은 더욱 도훈을 비웃었다.진경천은 경멸의 기색을 드러내며 오만한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젊은이는 어쩜 조금의 패기도 없는 거지? 어찌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맞붙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겠는가? 너 이렇게 하면 평생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내가 널 가르치는 것은 너에게 있어 일종의 기회야. 헌데 뜻밖에도 두려움에 빠져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길 줄도 모른다니!”도훈은 기침을 하며 하마터면 찻물에 사레가 들 뻔했다.그는 우스운 듯 진경천을 바라보았다.“두렵다고요? 이봐요
진경천도 이때 벌떡 일어났는데, 마침 도훈을 향해 손을 쓰려 했다.이 상황을 보고 그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얼른 방향을 바꾸어 그 잔영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퍽!그는 순간적으로 상대와 맞붙어 무거운 충돌 소리를 냈다.두 사람이 맞붙는 곳에는 공기가 뒤흔들려 마치 일그러진 것 같았다.이로부터 알 수 있는바, 두 사람의 실력은 무척 공포스러웠다!척!그리고 다른 몇몇 돌진하던 그림자는 잇달아 권총을 꺼내 각각 홀 안의 많은 사람들을 겨누었다.“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그들의 말투는 듣기에 비할 데 없이 어색하고 딱딱하며 짙은 사쿠라 섬 특색을 띠고 있었다.구지민, 구백천 및 그 약재상들은 하나같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분분히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도훈은 눈을 반짝였다.‘정말 온 거야?’그러나 민은비는 놀라서 아름다운 눈으로 도훈 이쪽을 한 번 보았다.‘이 녀석이 말한 것이 뜻밖에도 사실이라니, 정말 누군가가 날 죽이려 하고 있어.’방금 그 잔영의 목표는 자신이었으니 민은비는 느끼지 못할 리가 없었다.그러나 다행히도 진경천이 제때에 나서서 그녀를 보호했다.이 강성 제일의 고수가 여기에 있으니 민은비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도훈이 자신을 보호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당신은 누구지?”진경천은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고, 앞에 있는 닌자 차림의 상대를 쳐다보며 물었다.상대방은 냉소하며 복면을 한 마스크를 벗고 음흉한 이목구비를 드러냈다.“너야? 바로 너였어, 그 원석의 기운을 빨아들인 사람, 너 맞지?”이 얼굴을 보고 구백천은 놀라서 소리쳤다.사키 타쿠노는 냉소를 하며 무뚝뚝하게 말했다.“맞아! 그런데? 나한테 복수하고 싶어? 네가?”말하면서 그는 진경천을 향해 손가락 짓을 하며 날뛰는 표정을 지었다.“이런! 죽을래!”진경천은 직접 화가 나서 폭음하며 상대방을 향해 다가갔다.그는 단지 자신의 이 강성 제일의 고수란 자리가 오늘 잇달아 도발을 받아 분노가 이미 치밀어 올랐다고 느꼈다.
그것은 화력 후기의 절정의 고수였다!그럼 누가 이 사쿠라 섬의 사람들을 막을 수 있을까?특히 민은비는 고운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손은 참지 못하고 자신의 옷자락을 잡았다.“하…… 하하하…… 이게 바로 염하국의 실력인가? 이 정도 밖에 안 된단 말인가?”사키 타쿠노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염하국의 쿵후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말하지 마, 보아하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군. 염하국의 강자, 그리고 당신들의 군인을 포함해서 모두 쓰레기일 뿐이야.”이 말을 듣고 진경천은 얼굴이 붉어지자 다시 피를 토했다.그는 분개하여 말했다.“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는 개들, 날뛰지 마라! 우리 염하국은 오래되고 신비로운 나라라, 강자가 얼마나 많은데! 비록 내가 너의 상대가 아니더라도, 널 죽일 수 있는 염하국의 강자가 있을 거야.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라고!”이 말을 듣고 사키 타쿠노는 놀라더니 포악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그래? 이런 강자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왜 보이지 않지? 우리 민족이야말로 가장 강대한 민족이야!”말을 마치자 그의 눈빛은 음산하게 민은비를 바라보았다.오늘 그의 최종 목표는 총장님의 딸을 잡는 것이었다.“그 강자, 여기에 있는데!”그러나 바로 이때, 차분한 목소리가울렸다.도훈이 일어서더니 손에 찻잔 하나를 들고 침착하게 잔에 든 마지막 차를 마셨다.“응?”사키 타쿠노는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그의 닌자 동료 몇 명도 매섭게 도훈을 바라보았다.민은비와 구지민 등은 불가사의한 표정으로 도훈을 바라보았는데 이런 때에 뜻밖에도 그가 나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탁!모든 사람들이 멍해진 사이, 도훈은 손에 든 찻잔을 깨뜨렸다.쉬익! 쉬익! 쉬익……찻잔 조각 하나하나가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빠른 기세로 정확하게 그 닌자들을 향해 날아갔다.푹! 푹! 푹……날카로운 칼날이 살에 들어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사키 타쿠노를 제외한 다른 8명의 닌자들은 미간에 갑자기 피구멍이 뚫리더니,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