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와 성시아가 타고 있던 아우디 A8 뒤로는 아무 차도 없었고, 거대한 시멘트 믹서 트럭이 무섭게 돌진해 오고 있었다. 이 트럭은 A8과 2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까지 다가왔고, 그 속도로는 2초도 안 되어 충돌할 터였다.그런데도 A8의 앞과 좌우측을 막고 있던 차량들은 여전히 느릿하게 움직이며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의도적으로 조작된 이 사고는 누가 봐도 정교하고 치밀했다. 트럭의 무게와 관성으로 인해 A8은 산산조각 날 것이 분명했고, 내부의 승객들 역시 온전치 못할 터였다.그러나 옆에 앉아 있던 성시아와 운전석의 기사 모두 위험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사는 앞에 있는 소형 화물차에게 경적을 두 번 울리며 서두르라고 신호를 보냈을 뿐이었다. 그때, 이진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뒤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시멘트 믹서 트럭이 이진희의 눈에 들어오자, 이진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진희의 동공 속에는 트럭의 모습이 점점 크게 다가왔다.그러나 이진희는 개혼체였다. 예전에 흡수한 악령왕의 영혼 에너지 덕분에 신체 능력이 원영 중기 강자 수준에 도달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이진희가 트럭 아래 깔리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을 터였다. 또한 위험을 감지한 이진희는 트럭이 닿기 전에 충분히 탈출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그러나 성시아는 다르다. 그리고 이제 막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친구가 된 성시아를 두고 혼자만 탈출할 수 없었다. 트럭이 이진희의 시야에서 점점 커져오자, 이진희는 고민할 새도 없이 성시아 쪽으로 몸을 날렸다.앞에 있는 기사를 돌볼 겨를은 없었다. 이진희는 속으로 미안하다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쾅-, 쾅-눈 깜짝할 사이에 시멘트 믹서 트럭이 아우디 A8을 덮쳤다. 한순간 트럭은 상대적으로 작고 약한 A8을 완전히 깔아뭉갰다. 그 모습은 마치 성인 남자가 어린아이를 짓누르는 듯했다. 육안으로 보아도 A8의 차체는 즉시 변형되었고, 창문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다.이때에도 A8의 세 방향을 막고
이진희와 성시아가 죽었다고 생각한 주석훈은 복수의 쾌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음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젠장! 교통사고로도 죽지 않는다면 내 괴인 시체들을 상대해 보라지!”음사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그러자 주석훈도 미간을 찌푸린채 물었다. “음사, 무슨 일입니까? 무슨 변수가 생긴 겁니까?”그러나 음사는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인을 더 빠르게 결하며 얼굴에 섬뜩한 푸른빛을 띠기 시작했다.한편, 교통사고 현장.모두가 아우디 A8에 타고 있던 이들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때,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졌다.변형된 차체 안에서 이진희는 몸을 움츠려 성시아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이진희의 연약해 보이는 몸이 시멘트 믹서 트럭의 무시무시한 중량과 관성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진희야, 너. 괜찮아?”성시아는 몸을 웅크려 자신을 보호하는 이진희를 보며 두려움과 감동이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만약 이진희가 남자였더라면, P시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아가씨인 성시아는 당장이라도 사랑고백을 했을 것이다.“난 괜찮아!”이진희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고는 힘을 주어 몸을 일으켰다.잠시 후, 아우디 A8의 찌그러진 차체가 쑥 올라갔다. 이진희는 성시아의 손을 잡고 차에서 뛰쳐나왔다. 한편, 이 광경을 본 주변 사람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경악했다.“저 여자들을 좀 봐요, 차에서 나왔어요!”“죽지 않았다고요?”“이게 가능해요?”“일생의 운을 다 쓴 거예요!”“하늘이 미인을 돌봐 주는 건가 봐요.”모두가 이진희와 성시아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성시아는 차에서 나온 후 운전석을 힐끗 보았다. 차에 갇힌 운전기사가 참혹하게 죽어 있는 모습을 본 성시아의 얼굴에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스쳐갔다.“시아야, 보지 말고 빨리 이곳을 떠나자! 오늘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야!”이진희가 성시아를 재촉하며 말했다.바로 그때, 연속으로 펑펑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아우디
시멘트 트럭에서 내달려온 괴인 시체가 마침내 성시아의 팔을 움켜잡았다.“진희야, 살려줘!”성시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비명을 질렀다. 성시아는 이진희와 달리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때, 이진희는 인츰 뒤를 돌아보고는 순간적으로 성시아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이미 늦어버렸다.으드득-아악-끔찍한 뼈가 부러지고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성시아의 오른쪽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성시아의 오른팔이 그 괴인 시체에 의해 단번에 뜯겨 나간 것이었다.이 괴인들은 이진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 힘과 무서운 생명력으로 인해 무자비한 존재였다. 그렇게 성시아는 뼈를 찌르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곧바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그제야 이진희는 상황을 깨달았고, 성시아의 얼굴엔 놀라움과 함께 한동안 멍한 표정이 스쳤다. 성시아의 뜨거운 피가 얼굴에 튀자, 성시아는 정신을 되찾고는 마치 미친 듯이 시멘트 트럭 운전사에게 달려들어 한 방에 그 괴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한편, 민가 안에서, 네 구의 괴인 시체들이 모두 파괴되자 음사는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피를 한 움큼 뱉어냈다. 음사의 얼굴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음사, 어떻게 된 겁니까?”주석훈은 얼굴이 잔뜩 굳은 채 물었다.“실패했습니다. 저 이진희가 고수일 줄은 몰랐네요!”음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내가 조종하는 괴인 시체들은 철갑보다 단단하고 힘이 장사라, 일반적인 내공 강자를 능가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진희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이윽고 음사는 주석훈의 멱살을 움켜잡으며, 살기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왜 미리 말해 주지 않았습니까?”주석훈은 두려움에 급히 변명했다. “저도 몰랐습니다.”음사는 주석훈을 무자비하게 밀쳐내며 이를 빠득빠득 갈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가문에 돈을 벌어다 주지 않았다면 당장 죽였을 것입니다.”주석훈은 억울함을 삼키며 연신 사과했다. 상대는 은둔 세력인 윤씨 가문에서 보내준 실력자일 뿐만 아니
전우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젠장, 저 주석훈이라는 자 완전히 미친 모양이네. 이 일에 날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군! 비록 나씨 가문을 등에 업고 있지만, 성씨 가문도 쉽게 당할 상대가 아니니까.”전우현은 비열하게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꼬여가니, 살짝 조작만 하면 이진희와 성시아의 협력은 무산될지도 몰라.”전우현의 얼굴에 서늘한 미소가 떠올랐다.병원, 수술실 앞.P시의 최고 부자이자 성씨 그룹의 수장이며 성시아의 아버지인 성조현은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무겁고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주변에는 P시 상업계의 유력 인사들과 성조현의 사업 파트너, 그리고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몰려들었다.“조현 회장님, 시아는 어때요?”“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죠?”“사고 책임자와 범인은 잡았습니까?”“시아는 그때 누구와 함께 있었죠?”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며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성조현은 이들에게 일일이 답할 기분이 아니었고,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한편, 이진희는 한쪽에서 멍한 표정으로 서서 계속 전화를 걸었다. 곁에는 양유나를 비롯한 그린 제약회사의 직원들이 함께 병원에 도착하여 이진희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전화가 몇 번이나 연결이 되지 않던 끝에, 마침내 전화가 연결되었다.[여보, 무슨 일이야? 이거 참, 우린 참 잘 통하네. 막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가 오다니. 하하.]전화기 너머 윤도훈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러자 이진희도 쓴웃음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잘 통하다니, 내가 얼마나 전화를 했는데.’그러나 이상하게도 윤도훈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진희의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도훈 씨, 큰일이 났어요!”이진희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큰일이라니? 무슨 일인데? 여보, 괜찮아?]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급히 물으며 몹시 걱정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냈다.윤도훈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니, 이진희는 내심 안도감과 감동을 느꼈다.“난 괜찮아요!
전우현의 말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진희에게로 쏠렸다.성조현, P시의 최고 부자이자 성시아의 아버지는 이진희를 한 번 냉정하게 훑어보더니, 차갑게 코웃음 치고는 아무 말 없이 외면했다.성조현은 자신의 딸이 그린 제약회사의 미모의 대표인 이진희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체면을 중시하여 방금까지 사람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 성씨 가문과 관계가 좋다고 자부하는 P시의 상업계 인사들은 이진희에게 연신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이진희와 함께 있었던 게 맞다고요?”“이보세요,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실래요? 시아 아가씨가 그런 사고를 당하게 된 이유가 대체 뭔가요?”“이 일이 이진희 씨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겁니까?”“어떻게 이진희 씨는 무사할 수 있었죠?”“그러게요, 시아 아가씨는 팔을 다쳤는데 왜 이진희 씨는 멀쩡한 겁니까!”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며 이진희를 추궁했다. 마치 성시아가 다쳤는데도 이진희는 무사한 것이 잘못이라는 듯이 이진희를 몰아세웠다. 이렇게 그들의 비난을 들으며, 이진희는 굳은 얼굴로 전우현을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꽉 깨물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그래요, 당시 저는 시아와 함께 있었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시아를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시아가 팔을 다친 건 저에게도 정말 고통스러운 일입니다.”타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아무리 강인한 성격을 가진 이진희라도 견디기 힘든 억울함을 느꼈다. 마치 혼자서 모든 이들의 비난을 견디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비록 양유나 등 이진희의 직원들이 이진희를 변호하려 노력하고 있었지만, 여론을 잠재울 순 없었다. 이 상황을 보며 전우현은 조소를 지으며 이진희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이진희 씨, 시아 아가씨와 협력하려고 하셨다고 들었습니다.”‘어떻게 이리도 우연히 너와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 걸까?’“협력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고를 조작해 시아 아가씨를 해치려 했던 거 아닙니까?”전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침묵을 선택했다.그 사람은 다름아닌 나현철, P시에서 반테러 작전을 담당하는 경찰이었다.사고 당시의 CCTV 영상을 이미 보았기에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나현철의 입장상 이진희를 두둔할 수 없었다. 오히려 잠시 후 전우현과 함께 이진희를 몰아세우게 될지도 모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 전우현은 나씨 가문 주인과 나 부인의 양아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수술실 문이 열렸다. 몇 명의 의사들이 하얀 가운을 입고 걸어나오자,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긴장으로 일그러졌다. 이윽고 성조현이 급히 앞으로 다가가며 긴장과 기대가 서린 얼굴로 물었다.“다니엘 박사님, 제 딸은 어떻게 됐습니까? 팔은 붙일 수 있는 겁니까?”이진희도 기대 어린 눈빛으로 의사들을 바라보았다.성시아의 팔은 방금 전에 절단되었고, 바로 이진희가 그 팔을 주워 병원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이곳 병원은 P시에서도 최고의 의료 시설을 갖춘 곳이었기에, 혹시나 팔을 붙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있었다.의사들 중 선두에 선 금발의 외국인 전문의가 있었다. 다니엘 박사는 인체 절단 부위 접합 분야의 권위자로, MZ에서 초빙된 P시 병원의 최고 의료진이었다. 따라서 다니엘이 수술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사람은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그러나 다니엘 박사는 그들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한 채 고개를 저었다. 다니엘의 표정은 무거워 보였으며, 극히 난감한 상황에 처한 듯했다.“따님 팔을 붙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빠르게 의수를 장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다니엘의 말에 성조현은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몸까지 부들부들 떨렸다.이진희도 눈살을 찌푸리며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붙일 수 없다고?’“왜? 왜 붙일 수 없는 겁니까? 당신이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 아닌가요? 제 딸 팔은 방금 전에 절단됐잖습니까? 정말 최선을 다한 겁니까?”성조현은 다니엘 박사의 어깨를 잡고는 다급하게 말했다.“돈이 얼마든 상관없어요. 제발 제 딸의 팔을 붙여주십시오. 얼마든지 드리겠습니
다니엘 박사의 말을 듣고 성조현은 눈을 크게 뜨고 충격을 받았다.주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뭐라고요? 성시아의 절단된 팔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괴사되었다고요?”‘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이진희의 표정도 복잡해졌다. 이진희의 머릿속에는 그때 나타났던 범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피부와 얼굴이 푸르스름하고, 눈은 하얗게 흐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성시아의 팔을 절단한 것은 바로 그 트럭 운전사였다.‘설마, 그들이.’“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진희 씨,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제 딸의 팔이 범인에게 절단 당했다고 했잖습니까? 대체 어떤 범인이었습니까?”성조현은 분노를 담아 이진희에게 소리쳤다.“그 범인들은 확실히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이진희는 입술을 깨물며 함부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하하, 이상하긴 이상했겠죠. 설마 이진희 씨가 불러온 놈들 아닙니까?”전우현이 옆에서 냉소를 머금고 말했다.그러자 이진희는 전우현의 말에 격분하여 외쳤다.“전우현 씨, 또 헛소리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어요!”그때, 성조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이진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진희 씨, 제 딸의 팔을 정말로 붙일 수 없다면, 당신과의 협력도 끝입니다. 제 딸도 당신과 더 이상 협력할 마음이 없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이진희는 얼굴이 어두워졌고, 분노와 비웃음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한편, 전우현은 만족스러운 듯 비웃음을 터뜨렸다. 전우현은 이진희를 차지하지 못하니 이진희가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따라서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은 단지 이진희와 성시아 회사의 협력을 방해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성조현의 태도를 보니 전우현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된 듯 보였다.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곧 있을 진짜 큰 사건을 통해 이진희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을 작정이었다.‘내가 너를 얻지 못한
다니엘 박사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졌다. 다니엘은 이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자로 팔을 접합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누군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말을 부정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니엘은 불쾌한 눈빛으로 이진희를 쳐다보며 말했다.“제가 아니라 제 남편이요! 제 남편은 9할의 확률로 성시아의 팔을 살릴 수 있어요!”이진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성조현은 오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이진희 씨 남편이요? 이진희 씨 남편도 의사인가요? 게다가 이 분야의 전문가란 말인가요?”“흥!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해낼 수 없는 일을 세상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이미 그 팔은 괴사됐으니, 접합은 불가능합니다.”다니엘 박사는 이 말을 들으며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그래서 그쪽 남편이 누구입니까? 도대체 무슨 방식으로 수술을 한다는 겁니까?”“제 남편 이름은 윤도훈이에요. 도훈 씨는 수술이 아닌 한의학을 통해서.”이진희는 주저하며 대답했다.다니엘 박사는 이 말을 듣고는 세상에서 가장 큰 농담이라도 들은 듯 냉소를 터뜨렸다.“한의학? 하하하, 이거 참 웃기는군요! 한의학이라고요? 어떤 약을 몇 가지 달여서 마시게 하거나, 은침 몇 번 찌르는 것만으로도 팔을 접합할 수 있단 말인가요? 그리고 성시아 씨의 경우는 서양 의학으로도 불가능한데, 한의학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한의학은 그저 사람을 속이는 잔재주에 불과해요!”다니엘의 얼굴엔 서양 의학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고, 한의학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였다. 성조현도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분노에 찬 시선으로 이진희를 쏘아보았다.“이진희 씨,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농담이라도 하려는 거에요? 당신 남편이 한의학으로 시아의 팔을 접합할 수 있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네요!”전우현은 더 큰 소리로 이진희를 조롱했다.“이진희 씨,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그쪽 남편이요? 그 윤도훈이라는 놈이 한의학으로 시아 아가씨의 팔을 살릴 수 있다고요? 하하하, 정말 웃기네요! 이진희는 시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에게 가장 강력했던 흡혈귀 일족의 일원 중 한 명이, 그저 눈앞에서 윤도훈에게 직접 살해당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마리의 마음 속에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또한, 흡혈귀 일족의 영역 전체를 바라보니, 이곳저곳에 흡혈귀 일족 구성원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 모습에 마리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윤도훈은 마리의 공격을 막아내며, 거리낌 없이 흡혈귀 일족을 학살했다. 대공급의 강자조차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즉결당하는 것을 본 후, 마리는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윤도훈이 마리의 흡혈귀 일족을 모두 죽이고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녀가 먼저 그를 죽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이미 정해진 듯했다.“멈춰요! 염하에서 온 윤도훈 씨. 제발 멈춰주세요!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지금 모두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바로 당신의 장모님을 데려오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만해 주세요!”결국, 흡혈귀 황제 마리는 깊은 무력감과 내면의 증오와 슬픔을 억누르며, 자신의 붉은색 긴 채찍을 거두고 윤도훈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처음부터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걸.”마리는 이를 꽉 악물고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여왕다운 오만함을 내려놓고는 평등한 태도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대는 스스로를 증명하셨습니다. 이제 그대와 어떤 조건이든 대화할 자격이 있음을 말입니다.”흡혈귀 황제로서,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마리는 오랜 세월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누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모든 존재, 심지어 생명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느꼈다.따라서 자신의 명령은 곧 타인이 따라야 할 신성한 명령서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처음부터 윤도훈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특히, 윤도훈이 혈족의 인질을 잡은 채 마리 앞에 나타났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윤도훈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처음에 마리가 그에
펑-그 순간, 윤도훈은 발끝으로 바닥을 강하게 딛으며, 거대한 깊은 구멍을 남기고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 그는 반공중에서 가장 인파가 밀집된 곳을 향해 단숨에 뛰어들었다.웅-동시에, 강력한 인력이 윤도훈의 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잠시 후, 그의 주변 50미터 범위 내에 있는 공중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통제력을 잃고 그쪽으로 끌려갔다.한편, 윤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진기를 폭발시켰다. 강력하고, 무겁고, 폭발적인 진기가 사방으로 확산되는 기벽처럼 퍼져나가며, 그쪽으로 끌려온 흡혈귀 일족 강자들에게 충돌했다.잠시 후, 흡혈귀 일족 대전당 내부에는 잔혹하고도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극도로 시각적 충격을 주는 장면이었다.윤도훈의 폭발적인 진기가 백작급 흡혈귀 일족 강자들을 즉시 폭살시키며, 피의 안개로 변하게 만들었다. 공작급 강자들조차 몸이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흩어졌다. 마치 공중에서 거대한 피의 불꽃이 터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안 돼!”이 광경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얼굴 근육까지 떨며, 깊은 분노와 비탄이 섞인 절규를 내질렀다.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 특히 네 명의 대공들조차도 가슴 깊은 곳에서 공포감이 솟구쳤다.“내 장모를 내놔! 그렇지 않으면 학살은 계속 될 거야!”윤도훈은 땅에 착지하며,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분노에 찬 공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단 한 번도 찡그려지지 않았다. 윤도훈의 목소리는 오히려 냉혹하고 오만했다.“도망쳐! 흡혈귀 일족 소속 모두, 당장 이곳에서 도망쳐! 그리고 윤도훈은 나에게 맡겨!”흡혈귀 황제 마리는 절규하듯 외쳤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마치 구원을 받은 듯이 급히 대전당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종말을 피하려는 듯, 서로 앞다투어 흡혈귀 일족 영지의 바깥으로 도망쳤다.“네 졸개들을 도망치게 하는 건가? 네 졸개들이 나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하하하. 죽어! 네가 내 장모를 넘길 때까지 전부 죽
웅!이 순간, 윤도훈의 몸에서 진기가 거세게 쏟아져 나왔고, 보호 진기를 형성함과 동시에 공격에 더욱 강력한 진기가 깃들었다.쨍쨍쨍쨍-윤도훈이 손에 쥔 금속 장봉과 흡혈귀 황제 마리가 휘두르는 붉은색 채찍이 끊임없이 부딪혔다.윤도훈의 진기에는 후토지력과 뇌전지력이 섞여 있어 공격은 무겁고도 폭발적이었다. 동시에, 뇌전지력은 붉은색 채찍을 타고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속으로 침투해 그녀의 몸을 마비시키는 듯한 효과를 가져왔다. 양측은 마치 부정적인 상태를 서로 주고받는 듯한 싸움을 벌였다.그러는 와중에, 윤도훈은 금속 장봉을 마치 칼처럼 사용하며, 채찍의 그림자를 흩트리는 동시에 비밀리에 열공비홍의 공격력을 중첩시켰다. 열공비홍 9식은 단독으로 사용할 때와 연속으로 사용할 때의 위력이 완전히 다르다.슉슉슉-흡혈귀 황제 마리가 공격에 집중하자, 네 명의 대공급 강자들은 잠시 물러났다. 그러나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윤도훈에게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한 줄기씩 뿜어져 나오는 기혈의 힘이 윤도훈의 몸에 닿아 마리를 도와 그에게 더 큰 혼란을 주려 했다. 그 외에도 백작과 공작급 강자들 또한 이 광경을 보고 앞다투어 원거리 공격을 시도하며 윤도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순간,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마치 흡혈귀 황제의 지휘 아래 모든 흡혈귀 일족이 하나의 보스를 상대로 총공격을 펼치는 장면과 같았다.팍-마침내, 윤도훈은 한 대공급 강자의 공격을 맞은 후 약간 휘청거렸다. 이때,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붉은색 채찍이 그의 허리를 정통으로 가격했다.흡혈귀 일족의 최강자인 흡혈귀 황제 마리의 전투력은 원영 후기의 절정 강자에 필적했다. 따라서 그녀의 이 한 방은 윤도훈의 허리에 깊고 선명한 상처를 남겼다. 이윽고 피부와 살점이 뒤집히며 선혈이 윤도훈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잠시 후, 윤도훈은 낮게 신음했고, 그의 선명한 윤곽의 얼굴에는 고통과 분노, 그리고 살기가 서려 있었다.한편, 그 모습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이 공격에 성공
대공급 흡혈귀 강자는 종합 전투력이 원영 중기에 필적한다. 그러나 윤도훈과의 정면 충돌에서, 결국 한 주먹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윤도훈과 부딪혔던 오른팔은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로 굽어버렸고, 뼈는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졌다. 심지어 팔꿈치 부근에서는 피로 물든 뼈의 단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이 흡혈귀 대공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이런 부상은 흡혈귀에게 있어 심각한 부상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교전에서 보여진 이 엄청난 실력 차이는, 모든 흡혈귀의 마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설마, 대공마저도 윤도훈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심지어 압도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그 순간, 대공급 강자는 몸을 뒤로 물리면서, 오른팔의 상처를 복구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회복 능력이 어떤 힘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은 바로 윤도훈의 공격에 담겨 있던 죽음의 힘이었다. 이 죽음의 힘은 모든 곳으로 침투할 수 있는 힘으로, 생명을 빠르게 파괴하며 죽음을 상징하는 힘이었다.또한, 이 힘은 생사에 관여하는 법칙 중 하나로, 천지간에서 가장 강력한 법칙 중 하나로 여겨진다. 윤도훈이 깨우친 이 힘의 초기 형태만으로도 그의 비범함은 짐작이 가능했다.이 힘은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죽지 않은 상대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침식할 수 있었다. 특히 흡혈귀처럼 회복력이 뛰어난 적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그 순간, 나머지 세 명의 대공급 강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곧바로 합세했다. 윤도훈이 몰아붙여 이 대공급 강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윤도훈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마. 원거리 공격으로 상대해!”뒤로 물러난 흡혈귀 대공은 등 뒤의 육체 날개를 활짝 펼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윤도훈을 향해 두 줄기의 기혈의 힘을 발산했다.펑-, 펑-이렇게 윤도훈은 대공급 강자 세 명과 홀로 싸우고 있었다. 다른 상황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얼굴에는 오히려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보아하니 너희는 두 번째 선택을 한 모양이군.”윤도훈이 조용히 말했다.“좋아! 그럼 죽어라!”말을 마친 윤도훈은 발을 세차게 내디디며 먼저 공격을 감행했다.흡혈귀 황제 마리가 오거스를 이용한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윤도훈은 이미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유일한 방법은 절대적인 힘으로 흡혈귀 황제 마리뿐만 아니라 흡혈귀 일족 전체를 굴복시키는 것이었다.물론 이 일에 대해 백 퍼센트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은 충분했다. 이곳에 모인 흡혈귀 일족 강자들 중 흡혈귀 황제 마리만이 약간의 위협을 줄 수 있을 뿐,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은 한눈에 그들의 수준이 드러날 정도였다.흡혈귀 일족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윤도훈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마치 오거스의 어둠의 영역이 그랬듯이, 아무리 신비롭더라도 절대적인 힘으로 부서질 뿐이었다.붕-윤도훈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에서 강력한 파동이 퍼져 나왔다.후토불멸체가 바로 발동되었다.윤도훈의 몸을 감싸는 진기는 강렬하게 요동쳤으며, 그의 주변에는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그 진기 속에는 후토의 강력함과 뇌전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섞여 있었고, 윤도훈의 모습은 흙빛과 번개의 빛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빛났다. 한편, 윤도훈의 압도적인 기운은 대전에 있는 모든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조차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오거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오거스는 그제야 깨달았다. 윤도훈은 지금까지 그들과 싸울 때, 자신의 진정한 힘을 전혀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퍽-한 흡혈귀 일족 백작이 흡혈귀 황제 마리 앞에서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윤도훈에게 먼저 돌진했지만, 그의 주먹 한방에 바로 공중으로 날아갔다.그리고 그 백작의 몸은 공중에서 폭발하듯 산산조각 났다. 그의 강력한 회복 능력도 이런 강도 앞에서는 아무 소
윤도훈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말했다.“내 장모님을 이리 데려오라고 명령해!”윤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기운들이 파도처럼 그에게 몰아쳤다. 이곳에 모여 있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은 모두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고, 일반인이라면 이 압력만으로도 죽을 지경이었다.이때,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에서 붉은 살기가 피어오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건방진 놈, 지금 나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것이냐?”“죽고 싶은 건가? 마리 여왕님를 보고도 아직 절을 하지 않다니!”“여왕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넌 피 웅덩이에 던져져 썩은 피에 부식되어 죽어야 마땅하다.”“무릎을 꿇어라!”흡혈귀 일족의 고수들이 하나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윤도훈을 꾸짖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질책과 위압을 전혀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오직 마리만을 바라보며 말했다.“명령이라니? 단순한 거래일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네 이 잘생긴 장난감 오거스를 살리고 싶다면, 당장 내 장모님을 이리로 데려와!”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의 요염하지만 사악한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날 협박하려는 것인가? 내가 저 놈의 목숨에 연연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우리 흡혈귀 일족엔 잘생긴 남자가 많아. 죽이고 싶다면 죽여. 하지만 그 댓가로 너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네가 오거스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애?”마리의 말에 윤도훈은 실눈을 뜬 채 말했다.“아니, 넌 오해하고 있어. 난 오거스를 인질로 삼은 이유가 내 장모님을 되찾기 위해서일 뿐이지, 너희가 나를 공격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다.”말을 마친 윤도훈을 오거스를 쓰레기를 버리듯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던졌다.퍽-오거스는 마리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녀는 윤도훈의 이 행동에 잠시 놀란 듯 실눈을 뜬 채 바라봤다. 흡혈귀 일족 고수들도 모두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흡혈귀 일족의 영지
윤도훈은 죽은 개처럼 질질 끌려가는 오거스를 손에 들고 성으로 향했다.사유지 경고 표지판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 명의 흡혈귀 일족 경비원이 윤도훈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경고했다.“여긴 사유지다.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썩 물러...”그러나 경비원은 말을 마치지 못했다. 경비원의 눈길이 윤도훈의 손에 들려 있는 오거스를 보자, 그의 표정은 즉시 경악으로 물들었다.“오거스 백작님, 이게. 이게.”경비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윤도훈을 경계하며 물었다.“넌 누구냐? 오거스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이때 오거스가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흡혈귀 황제께 보고해. 우리 흡혈귀 일족에게 귀한 손님이 왔다고. 어서 가.”흡혈귀 일족 경비원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한 번 더 쳐다본 뒤, 몸을 날려 성으로 빠르게 달려갔다.윤도훈은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그를 막거나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여전히 오거스를 손에 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잠시 후, 날개를 펄럭이며 빠르게 날아오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 온 이는 분명히 흡혈귀 일족 내에서도 백작 이상의 고수였다.달빛 아래에서 이 장면을 누군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인터넷에 올렸다면, 틀림없이 큰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윤도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은 땅에 내려서자마자 윤도훈의 손에 들린, 사지가 부러진 오거스를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바로 냉랭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여봐, 네 용기가 대단하군. 오거스 백작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도, 감히 이곳에 데려오다니! 목적이 뭐지?”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의 말이 끝나자, 윤도훈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고, 여기서 결정권을 가진 자를 데려와!”오거스도 힘없이 말했다.“우리를 흡혈귀 황제께 데려가라.”그러자 긴 머리의 백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따라오시든지.”긴 머리 백작은 윤도훈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