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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들려오는 목소리에 신세희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낯선 여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왜 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그래! 죽는 게 무섭지도 않나 보지!” 여자는 신세희를 호되게 꾸짖었다.

여자는 피부가 조금 까맸고 몸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뼛속부터 느껴지는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와 그녀의 표정이 신세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여자는 분명 하인처럼 보였는데 무척이나 기세가 등등했다.

부잣집에서 일하는 하인이 번듯하게 가게를 차린 사장보다도 더 권력이 넘치고 기세가 등등한 것이다.

얼마 전, 신세희는 사극 한 편을 봤었다.

사극에는 황제가 있었고 그는 황궁에서 권력이 있는 대신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신은 황제에게 고개를 조아리지 않았다. 오히려 황제가 대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황제를 모시던 내시는 분했는지 황제에게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황제님은 이 나라의 주인이십니다. 저 사람은 황제님의 노예이고요. 그러니 저 대신이 황제님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이 맞는 이치지요.”

그때, 황제가 감탄하며 내시의 말에 대답했다. “내가 아무리 황제라도, 권력과 돈이 없으면 노예만도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노예가 권력을 손에 넣게 되면 황제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고.”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하인을 지켜보자 신세희는 사극에서 본 그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은 어느 상황에서도 적절한 말이었다.

신세희는 부소경의 아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권력이 없었다.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결정권조차 그녀에게 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이 집안 하인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신세희는 목을 가다듬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저… 전 오늘의 손님이에요.”

“당신이?” 기세등등한 하인은 또 한 번 날카롭게 신세희를 꾸짖었다. “당신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 대체 어디서 굴러 들어온 거야, 어? 입은 꼴을 보니 아무래도 요즘 새로 들어온 알바 같은데… 근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요 며칠 새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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