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명이 아이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자, 미루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방어적인 태도로 바뀌었다.“무, 무슨 일 때문이죠?”서준명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저... 제 아내가 사라졌을 때는 이미 임신 중이었어요...""아니요!" 서준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루나는 재빨리 거절했다."당신 아이를 보러 갈 수 없다는 건가요?”서준명이 물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세희가 당신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겁니까? 이제 경찰이 당신을 체포하지 않을 거고, 당신은 이제 안전해요. 우리는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을 거고요. 그런데 왜 아이를 못 만나게 하려는 거죠?”미루나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요, 아이들은 보셔도 돼요. 하지만 아이들한테 DNA검사를 하게 할 수는 없어요!” “……”서준명은 확실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미루나는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유전자는 엄선희 부모님과 일치하지 않았고, 이는 미루나가 엄선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그러나 서준명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미루나가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고 말했고, 미루나의 아이가 엄선희의 아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 DNA 검사를 실시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엄선희와 미루나가 친척이라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하지만 서준명은 미루나가 거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ㄴ 못했고, 그녀는 매우 똑똑하게 서준명의 의도를 간파했다. "만약 누구라도 감히 내 아이를 이용하려 한다면 나는 그 사람들과 싸울 거예요! 어쨌든 저는 두려울 게 없어요!”이때 미루나는 갑자기 악을 쓰며 말했다. 아무도 그녀가 분명히 엄선희였지만 DNA 검사가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엄선희의 잘못이 아니었고, 분명히 검사에서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이다! 틀림없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그녀의 부모님의 얼굴에는 슬픔이 역력했고, 신세희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었고, 서준명보다도
”세희 씨가 살아 있다면, 아마 아이도 있었겠죠. 보세요, 두 사람은……사실 인연이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미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울었다."저희를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시겠어요?”신세희는 아이를 빨리 보고 싶었고, 아이가 엄선희와 서준명과 많이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들었다."알겠어요.”미루나가 대답했다.“우, 우리도 갈게.”나금희가 서둘러 말했고, 옆에 있던 엄위민도 고개를 끄덕였다.딸을 찾을 수 없고, 딸의 아이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큰 기대가 될 것이다. 그들은 미루나를 따라 남성에서 나와 남성과 가장 가까운 마을을 향해 갔다. 마을은 작고 매우 예스러웠고, 두 아이는 은퇴한 노인 부부에 의해 양육되고 있었다. 두 노인은 미루나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얘야, 너는 친척이 없다고 하지 않았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온 거야? 요 며칠 뭘 하러 갔다 온 거고?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한 백발의 노인이 미루나에게 말했다. "이 씨 아저씨, 여기는 제 사장님이시고, 사장님의 친구도 같이 오셨어요. 제가 얼마 전 촬영 중 부상을 입어서 사장님께서 산재처리로 보상을 해 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사장님께서 저에게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제 아이를 보러 오신 거예요.”미루나는 노인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신세희, 서준명 및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노인이 미루나에게 꽤 친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저씨, 이번에는 선물을 안 가져왔어요. 정말 시간이 없었거든요, 죄송해요. 아이들은 어디에 있죠?”미루나가 물었다.“아이들이 꼭 마차를 타겠다고 해서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타러 갔어. 내가 전화해서 지금 바로 돌아오라고 할게.”노인은 말을 한 뒤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 빨리 와. 그리고 음식점에 가서 반찬을 좀 사 오고. 우리 아이...미루나가 돌아왔는데 친구들을 데리고 왔지 뭐야. 그래, 얼른 와.” 전화를 끊은 노인은 미루나와 서
두 명의 작고 귀여운 아기는 고작 세 살이었고, 둘 다 통통한 몸을 하고 있었다. 두 아이는 미루나의 품에 안겨 끊임없이 애교를 부렸다. 딸로 보이는 아이가 더 애교가 넘쳤고, 엄마의 품에 꼭 안겨서 말했다."난 엄마랑 있을래, 엄마랑 있을 거야.” 그러자 옆에 있던 오빠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엄마랑 있어, 오빠가 양보할게.” 어린 남자아이는 순종적으로 엄마의 다리에 기대어 엄마의 품 전체를 여동생에게 양보했다.여자아이는 짧은 다리를 들어 올려 엄마의 품 위로 기어오르며 말했다."할머니가 목마를 만들었는데, 할머니가 미미에게 맛있는 걸 사줬어. 미미는 엄마 주려고 하나 남겼는데……”"그럼, 엄마한테 줄 맛있는 건 어디 있지?!”미루나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고, 미미는 고개를 들고 얄밉게 웃어 보였다. "미미 뱃속에..."“히히…미미는 개구쟁이야, 오빠한테 있어…”옆에 있던 남자아이가 통통한 손가락을 들어올려 여동생을 쿡 찌르더니 마술처럼 주머니에서 막대사탕 두개를 으스대며 꺼냈다. "하나는 엄마 거, 하나는 내 거야..." 말을 마친 남자아이는 일부러 여동생을 쳐다보았고, 여자아이는 이내 울기 시작했다. “흐아앙… 오빠 나빠, 나는 왜 사탕 안 줘…! 흐아앙, 엄마…”"어이구, 얼굴에 침이랑 콧물 범벅인 것 봐. 할머니가 얘기해 줄게. 할머니가 너랑 오빠한테 각각 사탕 두 개씩 줬잖아. 그런데 너는 다 먹었고, 오빠는 하나도 안 먹었는데, 왜 우는 거야!”옆에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미미를 꾸짖었다. "싫어, 그냥 울 거야! 흥!”여자아이는 매우 당돌했다. "알았어, 울지 마. 오빠가 이거 다 줄게.”남자아이는 매우 너그러운 얼굴로 동생을 달렜다. "오빠가 최고야!" 여자 아이는 즉시 눈물을 그치며 미소를 지었고, 오빠의 얼굴에 뽀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뽀뽀를 한 후 그녀는 다시 막대사탕을 입에 넣었다. “오빠, 오빠도 먹어.” 남자아이는 막대사탕을 입에 넣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서 이빨로
”오빠 바보, 아빠잖아!" 이때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있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막대사탕을 입에서 꺼내 오빠의 입에 밀어 넣더니 통통한 팔을 들어 올려 서준명의 품을 향해 달려갔다. "아빠, 안아주세요. 미미는 아빠가 보고 싶었어요.”아…오빠의 얼굴이 멍해졌다."미미야, 돌아와. 미미…”오빠는 아주 조심스럽게 여동생을 데려오고 싶었지만, 여동생은 이미 서준명의 품에 안겨 있었다. “……”미루나도 충격을 받았고, 그녀는 겁에 질려 겸손한 어조로 소리쳤다. "미미! 얼른 아저씨 품에서 나와야지, 말 들어!” 하지만 미미는 서준명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고 있었는데, 막 막대사탕을 먹은 아이의 입은 끈적한 상태였다.아이는 끈적거리는 입술을 그만 서준명의 흰 셔츠에 묻혔고, 중얼거리며 말했다."싫어, 미미는 아빠를 원해. 미미는 아빠랑 목마를 탈 거야…흐아앙, 미미는 아빠가 있어…”아이는 말을 하면서 울기 시작했고, 다시 고개를 들더니 미소를 지었다. "아빠, 옷이 더러워졌어요. 헤헤."“……”서준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뜻도 아니다.오히려 목이 솜뭉치에 막힌 듯 숨이 막힐 것 같았고, 그의 눈빛은 누구도 속일 수 없었다.그 순간 서준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는 몇 번이나 목이 메였고, 비로소 입을 열어 말을 했지만 여전히 목이 메어 있었다."아빠는 옷이 더러워져도 괜찮아. 아빠는 미미가 아빠 옷 더럽히는 걸 좋아해.”"흑흑…”서준명이 말을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남자아이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아이는 엄마를 위해 사탕을 남길 줄 알고, 여동생이 이미 사탕 두 개를 다 먹었지만 그는 여전히 동생에게 사탕을 양보할 줄도 알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동생이 아빠 품에서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고 아이는 참을 수 없었다.아이는 매우 애처롭게 울기 시작했다. 남자아이의 입은 삐죽 튀어나왔고, 너무 슬퍼 말도 분명하게 하지 못했다."미미 한테는 아빠가 있는데… 나는 아빠가 없어… 흐아앙…”그러자 서준
아무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신세희와 서준명이 이곳에 찾아온 것도 단지 아이를 찾아 진실을 알고 싶었을 뿐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서준명은 진심으로 아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그는 내내 아내와 아이를 찾지 못한 탓에 공허한 마음이 컸기에 살이 포동포동 찐 두 아이를 본 순간 서준명은 단번에 마음이 사로잡혀버렸다. 몇 년이 지나서야 서준명은 또다시 이 일을 떠올리며 알게 되었다. 그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그리고 충동적으로 다가간 건 아이가 귀여운 탓이 아니었다.피로 이어진 사이였기 때문이다.그의 아이였기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밀감이 느껴졌던 것이다.이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였다."이제 됐어, 이젠 이 두 아이에게도 아빠가 있는 거야."옆에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미루나가 종일 서준명 씨 사진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요? 그리고 종일 두 아이한테 사진 속 그 사람이 아빠라고 얘기해줬어요. 나랑 사장님은 내내 미루나가 미쳐버릴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죠.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재벌인데 어찌 아이들의 아빠일 수 있겠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어느 날 서준명 씨가 직접 찾아와 두 아이의 아빠라고 인정하더라고요. 두 아이는 정말 사랑스럽지만 가엽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잖아요."노부인은 진심으로 미루나를 대신해 기뻐했다.미루나는 이곳에서 2년 동안 지내면서 줄곧 친딸처럼 그들에게 효도했다."지금 바로 장 보러 갈 테니까 다들 밥 먹고 가요. 우리 집에 이토록 많은 손님들이 온 적이 없어서, 날도 좋으니까 꼭 남아서 밥 먹고 가요. 장 보러 갈게요."어르신이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장 보러 갔다.다들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 무안했다.게다가 나금희와 엄위민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얘야, 미안해. 우... 우리도 네가 엄선희길 바라지만 네 목소리는 물론 생김새, 그리고 네 D
"저는 서준명 씨와 친구로 지내면서 돌봐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살면서 그에게 시집가길 바란 적 없어요. 절대 선 넘지 않을거고, 두 분 따님인 엄선희 씨와 모성애를 다투지도 않을게요. 절대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만약 제가 못생겨서 보기 싫다면 두 분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저는 그저 정기적으로 두 분이 건강하다는 소식만 들으면 돼요. 제... 바램은 이것뿐이에요."그녀의 진지함에 엄위민과 나금희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여보..."엄위민이 울먹이며 말했다.나금희는 엄위민을 바라보았다."응?""당신 혹시 혈연관계를 믿어?"엄위민의 물음에 나금희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우리 딸이 지금 행방불명이 된 것도 알고, 우리 딸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아이를 함부로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옳지 않다는 걸 알지만, 난 왜 줄곧 미루나가 바로 우리 엄선희라고 생각되지? DNA가 다르다고 해도 난 왜 계속 이 아이가 엄선희라고 생각되는 걸까?"엄위민은 말하는 동시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나금희도 덩달아 울면서 말했다."흑흑흑... 나... 나도 그런 생각 들어. 미루나가 바로 우리 딸인 것 같아, 위민 오빠, 나 어떡해..."엄위민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이건 우리 딸한테 너무 불공평한 일이잖아.""우리 딸, 우리 엄선희 너무 불쌍해. 만약 우리가 미루나를 딸로 받아들이면 그건 우리 엄선희가 평생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의미하잖아. 그럼 부모인 우리가 엄선희를 버린 거나 다름없어, 우리..."나금희는 더없이 서글프게 울며 말했다.미루나는 감동에 젖은 말투로 말했다."저도 알아요, 아저씨, 아줌마. 전 알아요. 두 분이 저를 딸로 받아주지 않는 이유 알아요. 전 안다고요. 전... 이번 생에 두 분과 절대 연을 맺지 않을 거예요, 영원히.""하지만 얘야..."나금희는 미루나를 보며 말했다.그녀는 도무지 이 아이를 저버릴 수 없었다.속은 셈 친다고 해도.
나금희의 반전 섞인 말에 미루나는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 곧바로 생각 정리를 마쳤다.나금희가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였다."하지만 나와 내 남편 모두 이 두 아이를 예뻐해 줄 수 있어. 너만 원한다면 우리가 이 두 아이를 데려가 줄 수도 있어. 우리가 너 대신 아이들을 키워줄게."나금희는 사뭇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이는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 방안이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미루나와 아이들을 인정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도 미루나는 엄선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만약 엄선희가 아직 살아있는데 미루나를 인정했다가는 엄선희만 불쌍한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때문에 섣불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마워요, 너무 고맙습니다. 이미 충분해요."미루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두 분이 저 대신 아이들을 키워주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아이들이 제 곁에 있는 게 좋거든요."미루나는 그녀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던 노부부를 바라보았다.어르신은 이미 장을 보고 돌아온 상태였다. 같은 시각 그는 나금희가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겠다는 말을 듣고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하지만 미루나가 아이들을 그들 곁에서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를 듣고 또다시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금방 사 온 채소들을 거실에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 두 사람의 유일한 낙인 아이를 잃었거든요. 그동안 미루나가 없었다면 우린 이미 죽고 없었을 거예요. 미루나, 그리고 이 두 아이가 우리한테 살아갈 희망을 안겨준 거예요. 두 아이는 우리들의 보배란 말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두 늙은이가 꼭 두 아이를 잘 보살펴줄게요...""이렇게 하죠."그때, 서준명이 두 어르신의 말을 딱 잘랐다."제가 두 분을 우리 집에서 지내실 수 있게 해드릴게요. 그럼 아이들을 돌볼 수도 있고 아이들도 미루나 씨와 가까이 지낼 수 있잖아요. 어떠세요?"어르신은 노부인을 바라보았다.노부인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한참 지나자 노부인이 입을
"더 이상 서씨 가문에 발을 들여 재벌 집 안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 난 그저 아이들이 뛰놀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고 싶어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그럼 앞으로 계속 배우 활동은 할 거예요?"신세희가 물었다."네."미루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래도 연기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제가 이 일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못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그런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리는 게 뿌듯하거든요. 그게 바로 제가 이룬 성과예요."신세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좋아요. 저와 민정아 씨, 엄선욱 씨, 그리고 염선의 씨까지 앞으로 자주 보러 올게요. 루나 씨... 힘내요.""네, 꼭 힘낼게요!"미루나는 신세희의 말속에 담긴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비록 속상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신세희를 탓하지 않았다."제 새 드라마가 방영되면 보러 오실 거죠?"몇 초 머뭇거리다가 미루나가 또 신세희에게 물었다.그녀가 살면서 사귄 친구 중에 가장 좋은 친구가 바로 신세희였기에 그녀는 늘 본능적으로 신세희의 인정과 축복을 받고 싶어 했다."당연하죠."신세희는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꼭 보러 갈게요."신세희도 자신이 미루나에 대한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그녀는 줄곧 미루나가 바로 엄선희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항상 자기도 모르게 미루나와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미루나가 혹여 엄선희가 아니라면 구석에 숨어서 지내는 진짜 엄선희는 얼마나 속상하겠는가?엄선희는 이대로 이 세상에서 버려질 존재란 말인가?아니!신세희는 눈앞에 서 있는 미루나를 지나치게 살갑게 대할 수 없었다."그럼... 힘내요."신세희는 그녀에게 선을 긋는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저는 들어가지 않을게요. 아이들 데리러 가봐야 해서요. 게다가 오늘 종일 업무로 바빴던 터라, 먼저 가볼게요."미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오후, 집으로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