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마음은 쓰라렸다. 사실 그것은 모두 그녀의 얼굴이 바뀌고, 피가 바뀌고, 목소리가 바뀌었기 때문이었다.조금이라도 차이가 난다면 부모님은 당연히 의심을 하기 마련이기에 정확하게 해야했다. 얼굴이 변하지 않았으면, 변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조금이라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면 부모님은 검사를 할 필요도 없이 그녀를 집으로 바로 데려갔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전자 검사는 양날의 검이다.테스트 결과가 일치하다고 나와도 상처를 입을 것이고, 불일치로 나오면 더욱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녀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것이기에 신은 왜 이렇게 그녀에게 벌을 내리는 걸까? 부모와 함께 있을 권리와, 애인을 빼앗기고, 모든 우월한 삶을 빼앗아도 괜찮은데, 어떻게 유전자결과까지 이렇게 처참할 수 있단 말이지!미루나는 몸을 돌려 필사적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세희 씨, 분명 유전자는 틀리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근데 왜 결과가 틀린 거죠? 나를 인정하기 싫으면 나한테 직접 말하면 되잖아, 난 당신들을 만날 생각이 없었어요. 그저 당신들 곁에서 당신들을 바라보고 싶을 뿐이었다고요! 당신들을 방해하지도 않았고, 위협한 적도 없어요. 난 그저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하는 개처럼 당신들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엄마 아빠도 마주 보고 싶지 않았고, 그저 물을 따라주고, 매일 아침밥을 사주고 싶을 뿐이었다고요! 진짜 이게 다예요!그리고 난 준명 씨와 결혼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사람이 너무 외롭지 않게 단지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들고 싶을 뿐이었는데, 내 요구는 이게 다예요. 난 누구에도 해를 끼친 적이 없는데, 왜 나에게 이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거죠? 왜!”그녀는 목은 너무 쉬어서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다.그녀의 눈동자는 너무나도 절망적이었고, 신세희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움을 느꼈다.신세희 또한 많은 일을 겪었고, 오해를 받고, 남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은 적도 있
경찰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계속해서 질문을 건넸다.“아이가 두 명 있다고 들었는데, 나머지 아이는 어디에 있죠?” 미루나는 고개를 저으며 경찰을 보지 않고 신세희만을 바라보았다. "세희 씨, 아마도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을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난 말을 해야겠어요.”신세희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뭐든 하셔도 됩니다.” 미루나는 슬프게 웃었다."여전희 같은 말이에요, 난 이 생에서 다시는 부모님을 마주할 생각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분명 큰 소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 부모님은 더 이상 어떤 풍파도 견디지 못하세요. 그리고 준명 씨. 준명 씨는 결백해요, 그 사람은 나를 이렇게 오래 기다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사람은 아직 너무 어려요. 그리고 나, 내 얼굴과 피는 더 이상 엄선희가 아니에요. 준명 씨는커녕 우리 부모님도 날 받아들일 수 없을 텐데, 준명 씨는 오죽하겠어요? 내가 이걸 말하는 이유는 세희 씨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세희 씨가 더 이해심이 있고 관대하기 때문이 이 말을 하는 거고요.” 신세희는 미루나가 진심을 다해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미루나 씨, 당신 말을 이해했어요.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바로 하세요, 제 말을 믿는다면요.”신세희는 미루나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고, 미루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렸다.“여기까지 하죠, 저는 더 이상 부모님을 모실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준명 씨를 매일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아요. 더 이상 이런 걸 바라지 않아요. 저는 이제 아무것도 설명을 할 수 없어요. 지금은 그저 제가 덤벼든 걸 후회하고 있는 중이예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겠죠? 한동안 감옥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세희 씨…부탁을 해도 될까요? 제 두 아이를 돌봐주시겠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고, 난 당신 외에는 내 아이를 어디에도 맡길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제 아이를 돌봐 주시겠어요?”
이런 결말인 줄 진작에 알았어야 했는데! 그녀는 부모님을 만나게 되면 좋지 않은 결말을 마주할까 봐 항상 망설이고 겁을 먹었었다. 그러나 결말이 정말 안 좋게 되자 그녀는 여전히 슬퍼했다. 어쨌든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어쩌면 이것이 그녀의, 엄선희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그녀는 마땅히 받아야 할 달콤함을 모두 누렸으니, 서른 살이 이후에는 고통을 받을 만도 한 것이다. 이제부터 그녀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었지만, 신세희가 두 자녀를 성인으로 키울 수 있다면 만족할 것이다. 미루나는 경찰을 향해 손을 뻗었다.“......"뒤에 있던 신세희는 매우 감동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엄선, 아니 미루나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미루나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예요, 아무 일 없어요."신세희는 미루나의 손을 잡았다. "당신이 말한 모든 것, 당신의 눈동자를 봤을 때 나는 당신이 엄선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의 목소리, 외모, 혈액형, 심지어 DNA조차도 엄선희가 아니예요. 우리가 뭘 어떻게 하기를 원하죠?” 그렇다,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미루나는 자신의 DNA가 부모와 다르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이지? 뭐가 잘못된 걸까? 하지만 그녀도 알 수 없었고, 설명할 방법도 없었다. "죄송해요, 저는 당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저는 엄선희가 아닌 사기꾼이에요. 제가 당신들을 속였어요. 부 씨 부인, 당신은 자비롭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요, 그러니 부디 제 아이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해 주세요. 이제 겨우 세 살 밖에 안 되었는데, 만약 당신이 지금부터 아이들을 사랑해 준다면, 앞으로 아이들은 당신과 부 선생님을 부모로 알아볼 거예요. 당신들은 가족이 두 명 더 생긴 셈이죠. 괜찮을까요?” 신세희는 마음이 매우 괴로웠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물론이죠! 아이들은 죄가 없어요, 당신의 아이가 아닌,
서준명이 아이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자, 미루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방어적인 태도로 바뀌었다.“무, 무슨 일 때문이죠?”서준명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저... 제 아내가 사라졌을 때는 이미 임신 중이었어요...""아니요!" 서준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루나는 재빨리 거절했다."당신 아이를 보러 갈 수 없다는 건가요?”서준명이 물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세희가 당신의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겁니까? 이제 경찰이 당신을 체포하지 않을 거고, 당신은 이제 안전해요. 우리는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을 거고요. 그런데 왜 아이를 못 만나게 하려는 거죠?”미루나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요, 아이들은 보셔도 돼요. 하지만 아이들한테 DNA검사를 하게 할 수는 없어요!” “……”서준명은 확실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미루나는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유전자는 엄선희 부모님과 일치하지 않았고, 이는 미루나가 엄선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그러나 서준명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미루나가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고 말했고, 미루나의 아이가 엄선희의 아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 DNA 검사를 실시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엄선희와 미루나가 친척이라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하지만 서준명은 미루나가 거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ㄴ 못했고, 그녀는 매우 똑똑하게 서준명의 의도를 간파했다. "만약 누구라도 감히 내 아이를 이용하려 한다면 나는 그 사람들과 싸울 거예요! 어쨌든 저는 두려울 게 없어요!”이때 미루나는 갑자기 악을 쓰며 말했다. 아무도 그녀가 분명히 엄선희였지만 DNA 검사가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엄선희의 잘못이 아니었고, 분명히 검사에서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이다! 틀림없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그녀의 부모님의 얼굴에는 슬픔이 역력했고, 신세희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었고, 서준명보다도
”세희 씨가 살아 있다면, 아마 아이도 있었겠죠. 보세요, 두 사람은……사실 인연이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미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울었다."저희를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시겠어요?”신세희는 아이를 빨리 보고 싶었고, 아이가 엄선희와 서준명과 많이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들었다."알겠어요.”미루나가 대답했다.“우, 우리도 갈게.”나금희가 서둘러 말했고, 옆에 있던 엄위민도 고개를 끄덕였다.딸을 찾을 수 없고, 딸의 아이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큰 기대가 될 것이다. 그들은 미루나를 따라 남성에서 나와 남성과 가장 가까운 마을을 향해 갔다. 마을은 작고 매우 예스러웠고, 두 아이는 은퇴한 노인 부부에 의해 양육되고 있었다. 두 노인은 미루나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얘야, 너는 친척이 없다고 하지 않았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온 거야? 요 며칠 뭘 하러 갔다 온 거고?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한 백발의 노인이 미루나에게 말했다. "이 씨 아저씨, 여기는 제 사장님이시고, 사장님의 친구도 같이 오셨어요. 제가 얼마 전 촬영 중 부상을 입어서 사장님께서 산재처리로 보상을 해 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사장님께서 저에게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제 아이를 보러 오신 거예요.”미루나는 노인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신세희, 서준명 및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노인이 미루나에게 꽤 친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저씨, 이번에는 선물을 안 가져왔어요. 정말 시간이 없었거든요, 죄송해요. 아이들은 어디에 있죠?”미루나가 물었다.“아이들이 꼭 마차를 타겠다고 해서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타러 갔어. 내가 전화해서 지금 바로 돌아오라고 할게.”노인은 말을 한 뒤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 빨리 와. 그리고 음식점에 가서 반찬을 좀 사 오고. 우리 아이...미루나가 돌아왔는데 친구들을 데리고 왔지 뭐야. 그래, 얼른 와.” 전화를 끊은 노인은 미루나와 서
두 명의 작고 귀여운 아기는 고작 세 살이었고, 둘 다 통통한 몸을 하고 있었다. 두 아이는 미루나의 품에 안겨 끊임없이 애교를 부렸다. 딸로 보이는 아이가 더 애교가 넘쳤고, 엄마의 품에 꼭 안겨서 말했다."난 엄마랑 있을래, 엄마랑 있을 거야.” 그러자 옆에 있던 오빠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엄마랑 있어, 오빠가 양보할게.” 어린 남자아이는 순종적으로 엄마의 다리에 기대어 엄마의 품 전체를 여동생에게 양보했다.여자아이는 짧은 다리를 들어 올려 엄마의 품 위로 기어오르며 말했다."할머니가 목마를 만들었는데, 할머니가 미미에게 맛있는 걸 사줬어. 미미는 엄마 주려고 하나 남겼는데……”"그럼, 엄마한테 줄 맛있는 건 어디 있지?!”미루나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고, 미미는 고개를 들고 얄밉게 웃어 보였다. "미미 뱃속에..."“히히…미미는 개구쟁이야, 오빠한테 있어…”옆에 있던 남자아이가 통통한 손가락을 들어올려 여동생을 쿡 찌르더니 마술처럼 주머니에서 막대사탕 두개를 으스대며 꺼냈다. "하나는 엄마 거, 하나는 내 거야..." 말을 마친 남자아이는 일부러 여동생을 쳐다보았고, 여자아이는 이내 울기 시작했다. “흐아앙… 오빠 나빠, 나는 왜 사탕 안 줘…! 흐아앙, 엄마…”"어이구, 얼굴에 침이랑 콧물 범벅인 것 봐. 할머니가 얘기해 줄게. 할머니가 너랑 오빠한테 각각 사탕 두 개씩 줬잖아. 그런데 너는 다 먹었고, 오빠는 하나도 안 먹었는데, 왜 우는 거야!”옆에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미미를 꾸짖었다. "싫어, 그냥 울 거야! 흥!”여자아이는 매우 당돌했다. "알았어, 울지 마. 오빠가 이거 다 줄게.”남자아이는 매우 너그러운 얼굴로 동생을 달렜다. "오빠가 최고야!" 여자 아이는 즉시 눈물을 그치며 미소를 지었고, 오빠의 얼굴에 뽀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뽀뽀를 한 후 그녀는 다시 막대사탕을 입에 넣었다. “오빠, 오빠도 먹어.” 남자아이는 막대사탕을 입에 넣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서 이빨로
”오빠 바보, 아빠잖아!" 이때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있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막대사탕을 입에서 꺼내 오빠의 입에 밀어 넣더니 통통한 팔을 들어 올려 서준명의 품을 향해 달려갔다. "아빠, 안아주세요. 미미는 아빠가 보고 싶었어요.”아…오빠의 얼굴이 멍해졌다."미미야, 돌아와. 미미…”오빠는 아주 조심스럽게 여동생을 데려오고 싶었지만, 여동생은 이미 서준명의 품에 안겨 있었다. “……”미루나도 충격을 받았고, 그녀는 겁에 질려 겸손한 어조로 소리쳤다. "미미! 얼른 아저씨 품에서 나와야지, 말 들어!” 하지만 미미는 서준명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고 있었는데, 막 막대사탕을 먹은 아이의 입은 끈적한 상태였다.아이는 끈적거리는 입술을 그만 서준명의 흰 셔츠에 묻혔고, 중얼거리며 말했다."싫어, 미미는 아빠를 원해. 미미는 아빠랑 목마를 탈 거야…흐아앙, 미미는 아빠가 있어…”아이는 말을 하면서 울기 시작했고, 다시 고개를 들더니 미소를 지었다. "아빠, 옷이 더러워졌어요. 헤헤."“……”서준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뜻도 아니다.오히려 목이 솜뭉치에 막힌 듯 숨이 막힐 것 같았고, 그의 눈빛은 누구도 속일 수 없었다.그 순간 서준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는 몇 번이나 목이 메였고, 비로소 입을 열어 말을 했지만 여전히 목이 메어 있었다."아빠는 옷이 더러워져도 괜찮아. 아빠는 미미가 아빠 옷 더럽히는 걸 좋아해.”"흑흑…”서준명이 말을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남자아이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아이는 엄마를 위해 사탕을 남길 줄 알고, 여동생이 이미 사탕 두 개를 다 먹었지만 그는 여전히 동생에게 사탕을 양보할 줄도 알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동생이 아빠 품에서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고 아이는 참을 수 없었다.아이는 매우 애처롭게 울기 시작했다. 남자아이의 입은 삐죽 튀어나왔고, 너무 슬퍼 말도 분명하게 하지 못했다."미미 한테는 아빠가 있는데… 나는 아빠가 없어… 흐아앙…”그러자 서준
아무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신세희와 서준명이 이곳에 찾아온 것도 단지 아이를 찾아 진실을 알고 싶었을 뿐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서준명은 진심으로 아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그는 내내 아내와 아이를 찾지 못한 탓에 공허한 마음이 컸기에 살이 포동포동 찐 두 아이를 본 순간 서준명은 단번에 마음이 사로잡혀버렸다. 몇 년이 지나서야 서준명은 또다시 이 일을 떠올리며 알게 되었다. 그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그리고 충동적으로 다가간 건 아이가 귀여운 탓이 아니었다.피로 이어진 사이였기 때문이다.그의 아이였기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밀감이 느껴졌던 것이다.이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였다."이제 됐어, 이젠 이 두 아이에게도 아빠가 있는 거야."옆에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미루나가 종일 서준명 씨 사진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요? 그리고 종일 두 아이한테 사진 속 그 사람이 아빠라고 얘기해줬어요. 나랑 사장님은 내내 미루나가 미쳐버릴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죠.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재벌인데 어찌 아이들의 아빠일 수 있겠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어느 날 서준명 씨가 직접 찾아와 두 아이의 아빠라고 인정하더라고요. 두 아이는 정말 사랑스럽지만 가엽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잖아요."노부인은 진심으로 미루나를 대신해 기뻐했다.미루나는 이곳에서 2년 동안 지내면서 줄곧 친딸처럼 그들에게 효도했다."지금 바로 장 보러 갈 테니까 다들 밥 먹고 가요. 우리 집에 이토록 많은 손님들이 온 적이 없어서, 날도 좋으니까 꼭 남아서 밥 먹고 가요. 장 보러 갈게요."어르신이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장 보러 갔다.다들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 무안했다.게다가 나금희와 엄위민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얘야, 미안해. 우... 우리도 네가 엄선희길 바라지만 네 목소리는 물론 생김새, 그리고 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