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서준명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게…”“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죠. 나 서준명은 단 한 번도 누구를 스폰한 적 없습니다!” 서준명은 매정하게 말 한마디를 던지고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그는 기자의 입을 통해 모든 남성 사람들에게 알릴 생각이었다. 서준명이 실수로 연예계에 들어서 그들의 자본이 되긴 했지만, 그건 모두 아내가 그리워서 그랬던 것이었다. 아내의 친구가 연예계에서 성과를 이루고 싶어 하는 모습에 손 내밀어 그를 도와준 것이었다.하지만, 서준명은 평생 그 누구의 스폰도 되어주지 않을 것이다.앞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주연,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 등등의 여배우들도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길 바랬다. 미루나 한 명으로도 충분했다.이렇게 미루나가 먼저 품 안에 들어왔으니, 이제 그는 평생 미루나를 자신의 화살받이로 쓸 생각이였다. 서준명은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그는 미루나가 혼자서 모든 결과를 감당하게 했다.인터뷰는 끝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남성의 모든 플랫폼에 소식이 전해졌다.인터넷에는 온통 두 가지의 이야기 뿐이었다.미루나는 드디어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그중에는 안티가 더 많았다.게다가 인기가 많아진 것 때문에 더 좋은 스폰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마치 서준명이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이미 대놓고 미루나에게 스폰해주지 않을 거라고 말을 했다.‘미루나가 굳이 매달리겠다는데, 내가 왜 오는 여자를 막아?’맞다. 오는 여자를 막을 이유는 없었다.하지만 미루나는 이 일에서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했다.‘여자가 가지고 놀아달라고 다가오는데 안 놀 이유가 뭐가 있어? 질릴 때까지 갖고 논다고 해도, 난 여전히 너에게 그 어떤 이득도 못 보게 할 거야. 내 덕, 못 보게 할 거야!’‘비록 내가 공개적으로 우리 둘 사이를 인정하긴 했지만 넌 나에게서 그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할 거야!’이것이 바로 여배우의 가장 슬픈 점이었다.모두가 미루나가 서준명의 애인이 되
이 세상에는 안티가 더 많은 스타들 중엔 미루나가 있다. 미루나는 아이를 둘이나 키워야 했고,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그저 받아들여야 했다. 친구의 사랑도 받지 못했고 그 동시에 모든 사람의 질타까지 참아내며 살아야 했다. 조금이라도 유명한 여배우라면 너무 악랄하거나, 변태라고 느껴질 정도로 악독한 역할을 받지 않았다. 이번 생 그녀는 그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지금부터, 남은 삶 동안 미루나는 이렇게까지 밖에 살지 못할 수도 있다.하지만 엄선희는 달랐다. 항상 사람의 호감을 사고, 부모님이 건강하고, 아껴주는 오빠와 친구가 있고, 그리고 남편이 감싸주었다. 하지만 엄선희는 죽었다. 엄선희는 현재 친구들과 남편의 마음속에 살고 있었다.세상에 살아있는 건 바로 미루나였다.미루나는 눈이 시릴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상태를 체크하러 온 간호사도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꼴 좋네요!”그리고는 우악스럽게 미루나의 상처를 검사하더니 이내 병실을 나섰다.미루나는 병원에서 혼자 10일이나 버틴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10일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서준명도 오지 않았다 속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쁜 일이 하나 있었다.그건 바로 그녀가 이제 엄마 아빠를 보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준명이 그랬었다. 상처가 다 나으면 그녀를 데리고 엄선희의 부모님을 보러 가겠다고.드디어 진짜로, 얼굴 마주하며 엄마 아빠를 볼 수 있게 된다.그들은 아마 그녀를 때리고 욕할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그녀는 그저 무척이나 기뻤다.미루나는 자신의 짐을 간단하게 정리하고는 혼자 병원을 나섰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그곳은 낡은 공장을 개조한 월세 집이었다. 방문은 무척이나 간단하고 허름했고 월세도 무척이나 저렴했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루나보다 어렸다. 모두 매일 몇만 원밖에 못 벌면서 촬영장에서 주는 밥이나 먹는 엑스트라들이었다.공장 대문으로 들어서는 미루나
미루나의 고개는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 아빠는 한 번도 감히 그녀에게 손찌검한 적이 없었다.눈물범벅인 나금희의 얼굴에 미루나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죄… 죄송해요. 죄송합니다.”그녀는 나금희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나금희보다 더 심하게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단지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기에 이 날을 아주 오랫동안 갈망하고 고대했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욕하고 때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찾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왜 이렇게 빨리 엄마 아빠가 날 찾아온 거지?이유를 몰랐던 미루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그녀의 말에 나금희의 울음은 더욱 심해졌다. “미안하다는 말이 무슨 소용인데! 너 왜 이렇게 악랄해! 매일 우리 동네를 서성이며 오랫동안 우리를 지켜봤지!”“너, 우리 딸이 세상에서 사라졌기만을 바라고 있지?”“대체 우리 딸한테 무슨 원한이 있는 건데!”“왜 우리 딸을 이렇게까지나 빨아먹는 건데?”“저… 그런 적 없어요.”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친 엄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미루나는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없다고?” 그 말에 나금희가 미루나를 째려보았다. “그런적 없는데 여기저기 내 딸 대신 우리를 보살피겠다고 소문을 내? 그런적 없는데 왜 맨날 우리 사위한테 찾아가서 온갖 정성을 다하냐고!”“천박한 년…”“왜 아직도 안 죽고 살아있는 거야.”나금희는 평생 성실하고 교양이 넘치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마치 미친년처럼 미루나를 욕하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미루나를 여러 번이나 봤었다. 미루나는 항상 그녀의 동네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처음에 염선의가 이 여자를 조심하라고 말 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미루나가 정말 서준명에게 질척대는 뻔뻔한 여자일 줄은 몰랐다.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서준명은 엄선희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가 재
”다들 와서 좀 봐 봐. 이 여자는 아주 악독한 불륜녀라고.” 사실 나금희는 어렸을 때부터 누구에게도 욕을 한 적이 없다.그녀는 누구와도 다투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그녀가 화를 내고 분노로 가득 차 있어도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미루나가 불륜녀라는 한 마디뿐이었다. 나금희만 욕을 할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엄위민도 쓴소리를 내뱉을 줄 몰랐고, 아내가 큰 소리로 욕을 할 때 그는 옆에서 아내를 부축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는 이미 두 부부에게 있어서 가장 화를 잘 분출해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딸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만 머리를 감싸 안고 침실 침대에 앉아 괴로워했을 뿐, 누군가 그들을 찾아오면 두 부부는 항상 억지로 웃어 보이곤 했다. 신세희와 민정아, 그리고 염선희가 두 부부의 집에 찾아갈 때마다 그들의 항상 매우 착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했기에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부부가 얼마나 마음이 무너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이 평소에 표현을 잘 안 했기에 얼마나 딸을 그리워하는지 아무도 그들의 심정을 알지 못했다. "딸아, 내 딸, 우리 사랑스러운 선희야, 도대체 어디 있는 거니? 엄마를 두고 떠나지 말렴. 우리도 데리고 가지 그랬어, 내 딸, 우리 선희.” 엄선희..."나금희는 결국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누구라도 그 노부부의 모습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애처로웠다.비록 미루나가 의도적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고, 그녀의 진짜 목적이 부모님과 가까워지고 그들의 흰 머리카락을 만져보는 것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도 미루나의 편은 없었고, 그들은 모두 나금희의 감정에 동요되어 눈을 부릅뜨고 미루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미루나는 정말 짜증 나기 그지없었고, 극도로 사악한 여자일 뿐이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미루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그 순간 미루나는 마침내 서준명이 한 말을 이해했고, 두 노인이
미루나의 말은 마치 미친 사람의 잠꼬대와 같았고, 그녀가 이 말을 하자마자 엄위민과 나금희, 서준명은 더욱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서준명은 짜증난다는 듯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당신……다시, 다시 한번 말해봐요!” 서준명이 말을 마치자마자 나금희는 미루나를 밀어냈다. "이 망할 여자가, 감히 우리 집안에 빌붙어 먹으려고 해? 뻔뻔하게 우리 선희라고 하다니, 우리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야?! 미친 게 따로 없군!” 나금희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고, 엄위민도 미루나를 매섭게 노려보며 거들었다."빌어먹을 여자 같으니라고! 내 아내가 당신 때문에 화병이라도 걸린다면 난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난 이미 살 만큼 살았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내가 사람 하나 못 죽일 것 같아?!” 그러자 미루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맞아요.. 제가 어떻게 당신들의 딸일 수 있겠어요?” 그녀는 나금희와 엄위민, 서준명에게서 조금 더 떨어졌다. 그녀는 지금 매우 절망적이었고, 이 도시로 돌아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그녀는 오빠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부모님이 항상 그녀를 그리워했고 그녀의 친구들도 모두 그녀를 잊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자매처럼 가까운 두 명의 친구는 그녀가 실종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자신의 부모님을 잘 돌보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는 친 오빠가 아니라 사촌 오빠였지만, 그는 수년 동안 그녀를 찾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그녀 하나를 찾기 위해 전국을 샅샅이 뒤졌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 그녀가 평생 사랑했던 유일한 연인,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녀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시부모님도 모두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 주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아꼈다. 하지만 신은 너무나도 공평했고, 그녀가 받은 사랑만큼 또 그녀에게 고통을 겪게 했다. 그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면서도, 정작 자신은 증명할 수 없
혈액형이 바뀌어도 유전자는 변하지 않아요. 그러니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안 될까요? 부탁드려요.”"너... 뭐라고 했어?" 울다 기절할 뻔한 나금희는 이내 울음을 그치고 말했다. "유전자…검사를 해주세요…”미루나가 겁에 질려 말했다.나금희, 엄위민, 서준명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세 사람 중 누구도 미루나가 유전자 검사를 요청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처음에 미루나가 그들의 딸이라고 말했을 때 그들은 그녀가 막무가내이고 밑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루나가 하고 싶은 일은 유전자 검사였다. 세 사람은 멍하니 미루나를 바라만 보았고, 근처에 있던 구경꾼들도 모두 화들짝 놀랐다. 이게 무슨 갑작스러운 전개란 말이지? 미루나가…그들의 친딸인 건가? 정말 서준명의 아내인 엄선희라고?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이지? 고인이 된 서준명의 아내는 매우 아름답고 세련되었으며, 또한 사랑스럽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그들 앞에 있는 이 여성이 어떻게 엄선희일 수 있다는 거지? 만약 그녀가 정말 엄선희라면 그녀의 부모님이 정말 딸을 못 알아봤을까?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다음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루나는 여전히 목이 쉰 채로 말을 꺼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는 걸 좋아해서 학업 성적도 별로 좋지 않았고, 대학도 열심히 다니지 않아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건설회사에서 사무직으로만 일할 수 있었어요. 이 사무직도…제 오빠가 소개해 준 거죠. 제 오빠는 친 오빠가 아니라, 사촌 오빠이고, 이름은 엄선우예요.” “너……”나금희는 이 말을 듣자마자 넋을 잃었고, 엄위민도 놀란 눈치였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늘 게으른 편이었어요. 그래도 먹는 것을 좋아하고, 엄마가 항상 저를 잘 챙겨 주셔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죠. 그래서 일을 시작했을 때 월급을 한 번도 부모님께 드리지 않았지만 매달 쓰기에 항상 부족했어요. 제 가정 형편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평범한 가정이었기 때문에 매우 행복하고 완벽한 삶을 살았지만 특별히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화들짝 놀라며 입구를 바라보았다. 문 앞에 서 있는 중년 여성은 매우 낯선 얼굴이었다. 미루나는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워서 눈물을 닦고 문 앞에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죄송합니다만, 누구세요?”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당신들이 우는 걸 듣고 구경하고 있었는데, 당신들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죠? 이 집안의 딸이랑 전혀 닮지도 않았고, 부모님과 직접 만나도 알아보지 못하는데 딸이라고 할 수 있나요?” 중년 여성은 매우 정중한 어조로 말했고, 미루나의 눈빛이 많이 주눅 들어 보였다. 중년 여성의 말이 맞지 않는가? 미루나가 남성에 돌아온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친부모와 서준명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이번 생에 그녀의 부모님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다른 소원이 없었다. 그리고 현재, 이 소원이 이루어졌다.미루나는 그녀의 부모님과 서준명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부모님, 서준명과 그녀의 오빠도 결코 그녀를 잊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행복했고, 또 매우 만족했다. 그녀는 이 생에서 자신이 살아있는 한 서준명과 그녀의 부모, 그리고 그녀의 오빠, 큰아버지 큰어머니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자비를 구하는 개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도 기꺼이 하기를 원했고, 무조건 해야 했다. 수년 전, 그녀가 아직 엄선희였을 때, 그녀는 한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보도에서는 매우 높은 교육 수준과 좋은 직업, 좋은 남편, 그리고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여성 박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녀는 모든 면에서 훌륭하고, 매우 행복한 중산층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여 박사는 불치병 진단을 받고 수명이 길어야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일이 너무 바빠서 자신의 자녀와 노인, 그리고 남편과 함께 보낼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이 병에 걸렸다는 진단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까마귀처럼 거칠고, 얼굴은 엄선희에 비해 훨씬 덜 아름다웠다.심지어 표정은 대부분 굳어있었는데, 그녀가 악역을 맡은 이유는 얼굴이 상대적으로 사나워 보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녀가 부모를 만났다고 해도 부모마저 자신을 낯선 사람으로 대하는데, 어떻게 그녀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미루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해왔다.그래서 그녀는 부모님과 서준명을 다시 마주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단지 그들의 곁에서 지켜보며 차를 대접하는 것이 현재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 그 순간, 미루나는 이 중년 여성의 말에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서준명을 바라보고 부모님을 바라보며 미안한 듯이 말했다. "저는…저는 단지 제안을 했을 뿐이고 강요할 생각은 없었어요. 아…안 하셔도 돼요, 제가 죄송합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이맘때가 되자 서준명과 엄선희의 부모도 정신을 차렸다. 특히나 서준명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미루나를 바라보았다.이 여자와 엄선희가 닮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나? 얼굴도, 피부도 닮지 않았고, 키 빼고는 엄선희와 전혀 닮은 점이 없었다! "당신.. 누구야? 도대체 당신이 바라는 게 뭡니까!” 서준명은 차가운 얼굴로 미루나를 바라보았다.미루나는 눈물을 흘리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아…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자 이때 엄선희의 어머니가 엄선희의 손목을 잡고 억지로 손목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저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였어요. 큰 늑대개를 쫓아다녔지만 그 늑대개보다 키가 작을 때였고, 그 개에게 손목을 물려서 깊은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었죠.”그렇게 말한 뒤 미루나의 소매를 걷어붙였다.하지만 나금희는 미루나의 팔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너… 넌 우리 딸이 아니야! 넌 아니라고! 널 믿는 게 아니였어! 넌 우리 딸이랑 전혀 닮지도 않았다고! 이 사기꾼 같으니라고.”나금희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고, 미루나도 눈물을 흘렸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