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당신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말 나 뿐……”임형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염선의가 비웃으며 그의 말을 가로챘다."그래서요? 대표님이 날 싫어하고, 전 회사 사람들이 날 싫어하는 상황에서 대표님은 여전히 다른 사람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또 제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신경도 쓰지도 않고 저에게 일할 기회를 주었어요. 그렇다면 사실 저에게 매우 친절하셨던 거였네요?”염선의의 이런 반어법은 임형준을 매우 짜증 나게 만들었다."물론이지! 안 그러면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나는 널 불쌍히 여기고 기회를 주려는 마음으로 널 포용한 거야! 네 업무 능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런데 나는 왜 대표님 회사에 있을 때 매일 대표님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매일 직원들의 미움을 사고, 매일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당신에게 아무런 이익도 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고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이제 더 이상 대표님 회사에 있지도 않는데 왜 저를 가만두지 않는 거죠? 임 대표님, 이건 스스로 대표님 얼굴에 침을 뱉는 행동이 아닌가요?”“너……”"대표님께서는 제가 10년 전보다 능력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때는 저를 포용할 수 있었는데, 왜 지금은 할 수 없는 거죠?” “……” 임형준은 한 마디도 대꾸할 수 없었다. "임 대표님, 지금은 제가 주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문을 받을 때마다 원가를 계산하고 모든 걸 계산해야 합니다. 만약 회사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회사의 규범에 따라 기꺼이 협력을 하지 않을 겁니다. F 그룹처럼 큰 회사라면 모두 원칙이 있습니다. 적어도 예산을 세울 때는 반드시 이익이 남아야 합니다. 이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비용 예산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직원을 포함해서 말이에요. 사업가는 아무리 동정심이 많아도 회사가 한가한 사람까지 먹여 살릴 수는 없습니다. 대표님의 동정심은 어디에서나 사용될 수 있지만, 회사는 많은 직원들의
임형준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 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염선의는 학문적 자격이 전혀 없었지만 염선의의 업무 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그녀는 전반적인 계획, 데이터 및 비용 회계에 매우 재능이 있었다. 만약 그런 직원이 세뇌에 성공해 취업이 불가능하고 남들에게 버림받을 것 같은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한다면 회사에서 기본급으로 평생 부려먹을 수 있는 것이다. 임형준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행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그는 염선의를 인간으로 대해 본 적도 없고, 염선의의 자존심을 세워준 적도 없었으며 염선의를 세뇌시켜 그녀가 자신이 얼마나 열등하고 비열한 존재이며, 자신이 얼마나 천리에 어긋나는 잘못을 했는지 깨닫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염선의는 신경질적으로 변했고, 직장을 잃을까 봐 두려워했다. 그녀는 매일을 전전긍긍했고, 임형준은 염선의가 원가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몰래 새벽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했다는 사실을 모니터를 통해 여러 번 발견했다.밤새도록 야근을 해도 그녀는 감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열심히 일하지 않거나 진지하지 않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 사실 회사에서 염선의와 같은 또래의 사람들 중 소수의 업무 보조원, 심지어 대졸이라도 염선의 만큼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임형준은 염선의에게 칭찬 한 마디 하지 않았다.염선의가 칭찬을 받지 못한다면 그녀는 교만하거나 안주하지 않을 것이고, 항상 자신이 열등한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었다. 3년 동안 염선의의 성과는 최고 수준이었지만 염선의는 급여 인상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염선의는 회사 전체의 화풀이 대상이었다. 그 이후로 회사 전체의 사람들은 화가 날 때마다 염선의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회사 전체의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염선의는 회사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 되었고, 임형준도 염선의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는
그 자신감과 솔직함은 더 이상 예전의 염선의가 아니었다. 이것은 임형준이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얼굴만 붉어질 뿐이였다.임형준의 안색이 나빠지자 이곳은 그의 대규모 사회적 죽음의 현장이 되었고, 염선의는 여전히 그를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는 단숨에 임형준을 제압했다.그에게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했으며, 그래야만 스스로 정의를 되찾을 수 있었다. 부소경이 그녀에게 말한 것과 같다.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임 대표님! 당신은 내가 이 세상에서 본 사람 중 가장 간사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3년 동안 나를 값싼 노동력으로 끝없이 이용했고, 나를 공정하게 대하지 않았고, 다른 회사 직원들의 화풀이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나를 패배자로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이런 일거양득의 방법은 확실히 전 세계에서 가장 영리한 사업가로 만들어 주었네요. 그런데 임 대표님께 묻고 싶습니다, 만약 대표님의 자녀가 앞으로 직장에서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만약 상응하는 보수도 받지 못하고 정신적 학대도 당하게 된다면 대표님 마음은 어떨 것 같나요? 대표님께서 아이가 없다고 말아 주세요.” 얼굴이 빨개진 임형준이 다시 화를 내며 대꾸했다."염선의, 네가 감히 이런 식으로 공개석상에서 나를 지나치게 몰아붙이고 욕을 하다니!” “지나치게 몰아붙이고 욕을 하다니요?”염선의는 비웃었다. "이미 10년이나 지난 일이고, 당시에 대표님께서 끝없이 저를 이용했다는 걸 저는 알고 있었지만, 제가 단 한 번이라도 대표님 찾아가서 따진 적이 있나요? 사실 지난 10년 동안 늘 대표님께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앞으로 감히 남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깊은 교훈을 주신 분이시거든요. 3년 동안 나에게 의류 관련 전문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이 바로 대표님이었고요. 앞으로도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고, 대표님께서 저에게 좋
염선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산이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인원수를 세더니 다시 말했다. "현장에 계신 분들 중 고위직도 계신데 이분들의 연봉은 10억 원이 넘어요, 그럼 하루에 500만 원 정도 버는거겠고요. 근데 오늘 대표님께서는 이분들의 오전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1인당 300만 원이라고 치면 10명이면 3000만 원이예요. 그리고, 두 회사의 이사장도 있죠. F 그룹의 이사장님은 아시다시피 매년 4000만 원 이상의 이윤을 남깁니다. 하루로 계산한다면 1억 정도겠고, 반나절이면 5000만 원이네요. 이사장 두 명을 합치면 오전 급여는 무려 1억이나 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도 오전 업무가 있고, 창출된 익은 그리 많지 않으니 2억 정도로 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직원들, 저는 막내 직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 월급은 한 달에 600만 원입니다. 하루로 치면 30만 원이고, 이 응접실에는 저와 같은 직원이 20명이 넘으니 이렇게 계산해도 600만 원 정도겠네요. 이렇게 전부 합산하면 대표님께서 오늘 오전에 저희에게 정산해야 할 금액은 대충 3억 정도입니다! 만약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우리 회사를 대표해서 당신을 고소하고 법정에 세울 겁니다! 임 대표님, 저는 진심입니다!” “……”그 순간 그는 염선의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깨달았다.이제 염선의는 그에게 세뇌당하지도 않고 그를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을뿐더러, 염선의는 그를 대하는 것에 있어서 조금도 실수가 없었다. 사실 그녀는 이미 타산이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너무나도 차분했다. 염선의는 너무나 자신감이 넘쳐서 임형준은 그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아우라를 발견할 정도였다. 이런 종류의 아우라는 임형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F 그룹의 고위직 및 동료에게도 발산됐다. 동료들은 모두 염선의에게 격려와 찬사,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심지어 한 이사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을 꺼냈다. "임 대표님, 당신을 우리 회사에 입찰을 맡긴 책임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
”아마 모르실 수도 있을 테니, 지금 알려드리겠습니다! 염선의 씨는 입사 초기부터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었고, 학력을 숨기지 말았어야 했다고 거듭 강조했으며, 늘 자각하고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단점을 바로잡아 왔습니다. 그녀는 항상 F 그룹에서 열심히 일해 왔고,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은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과거를 간섭할 권리가 없으며,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그녀는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고, 심지어 법조차도 그녀의 과거를 간섭할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그녀의 현재와 미래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떤 불법적인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매우 성실하고, 그녀의 동료이자 직속 상사인 우리 F 그룹의 모든 직원들도 그녀의 정직된 인품을 다 알고 있습니다! 아주 만약에 염선의 씨의 성격이 좋지 않더라도 더 나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비난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우리 회사는 당신 같은 사람과는 절대 협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도 알려서 그들이 당신을 경계하도록 할 겁니다! 당신처럼 인품이 낮은 사람과는 어떠한 사업상의 거래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이 말을 한 이사장은 다시 염선의에게 소리쳤다.“염선의 씨, 보상금 3억 5천을 달라고 하세요. 배상이 끝나면 바로 경비원을 불러 쫓아내도록 하고요!” 염선의는 눈물을 글썽였다. "네, 이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염선의는 돌아서서 임형준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임 대표님, 꼭 보상을 하셔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정에서 뵙죠!” 임형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는 이번 생에 이렇게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이것 또한 스스로가 자초한 행동이다. 그 당시 염선의가 회사에 그렇게나 많은ㅊ 공헌을 했지만, 결국 그녀는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안 드는것은 이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녀를 굳이 이토록 괴롭혀야 했을까? 직설적으로
염선의는 자신의 뺨을 어루만진 뒤 최영희를 침착하게 바라보았다. "당신... 왜 날 때린 거죠?"그녀는 최영희가 최용길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성적이게 굴어야 했다. 오직 이성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그냥 때렸는데 어떡해! 내가 때리지 않으면 기억도 못 하잖아요. 염선의 씨, 당신의 그런 감언이설과 속임수로 모든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기만적이어도 그 당시 했던 역겨운 일들을 감출 수는 없죠! 당신이 아무리 역겨워도 상관없지만, 회사를 이용하는건 안 되죠! 염선의 씨, 당신은 집에서 회사의 자원을 점유하고 억울한 어조로 불평하는 건 매우 비윤리적이고, 회사의 정책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배우지 않았나요? 당신이 억울한 말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의 동정심을 이용했다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것도 모자라서 임 대표님에게 3억 원이 넘는 돈을 사기 칠 생각까지 하다니! 염선의 씨, 당신의 이런 무뢰하고 사람들을 속이는 성격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네요!”염선의는 최영희의 말도 안 되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여전히 화를 내지 않았다.그녀는 이때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를 내면 자신은 흐트러지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며 상대방이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너질 수 없다.왜냐하면 그녀는 엄선우에게 체면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염선의는 최영희를 침착하게 바라보았다. "최영희 씨, 당신은 F 그룹의 직원이 아니죠? F 그룹의 직원이 아닌데 무슨 자격으로 저를 해고하려는 거죠? 게다가!회사 사람들 앞에서 뺨을 때리면 여기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고,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겁니다! ""어떻게 감히!" 최영희는 곧장 막무가내로 대꾸하기 시작했다."내가 이 회사 직원은 아니지만, 우리 아빠는 여기의 이사에요! 이 회사의 5분의 1이 바로 우리 아빠 거라고! 그러니 난 F 그룹의 진짜 아가씨라고 할 수 있어요! 회사는 우리 집 건데, 내가 못할 게 뭐가 있
”당신 같이 인품이 나쁜 사람을 설마 F 그룹이 계속해서 남겨둘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천만이예요! 인사팀, 이 여자를 당장 해고해요, 당장! 해고 후에 경찰서로 보내고, 회사의 모든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우리 회사의 고객을 협박했다고 진술하세요!”인사팀 팀장은 최용길과 최영희를 매우 당황스럽게 바라보았다.“이걸……”매우 난감했다. 이건 분명히 염선의와 아무 관련이 없지 않은가! 염선의는 입사 첫날부터 자신이 중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무학력자임을 분명히 밝혔으며, 그녀가 한 일은 회사에서 가장 임금이 낮은 일자리였다.하지만 이 일을 염선의처럼 중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여자가 질서정연하게 해냈다.예전에는 5~6명 정도 급여를 줘야 일을 끝낼 수 있었고, 거기서 실수도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염선의가 회사에 온 후 그녀의 총괄과 분류를 통해 두 사람이서 5~6명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염선의는 패션 부서로 승진했고, 이후 잡화점에서 모집된 여자는 염선의가 직접 고용한 대학생이었고, 그녀는 교육 수준이 높았지만 염선의가 맡은 일을 겨우 할 정도였다. 대학생의 전반적인 총괄 능력은 확실히 염선의와 동등하지만, 그 대학생은 염선의만큼 고생을 견딜 수 없었다. 염선의는 혼자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 오전 내내 소포를 분류하는 데 시간을 보냈고, 그런 다음 산처럼 쌓인 화물을 밀어 일일이 부서에 전달했다.또한 부서 내의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지 상기시켜 주기까지 했다. 평범한 여대생이 이런 일을 할 수 없었기에 염선의의 뛰어난 업무 실력을 회사의 모든 직원과 리더가 눈여겨보았고, 중졸의 말단 직원이 상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던 것이다.패션 부서에서도 그녀의 이러한 점과 실제 패션 전문 경력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예외적으로 채용했다. 염선의의 학력은 인사부에서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고, 법을 어긴 적도, 사회의 공덕을 어긴 적도 없었다.설령 이 사람이 이전에 잘못한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이 사람이
“네?”인사부 경리는 당황했고, 눈이 휘둥그레진 그는 최용길을 바라보았다.다른 이들도 놀란 눈으로 최용길의 반응을 주시했다.제일 당혹스러웠던 이는 바로 염선의였다. 그녀도 다른사람과 같이 최용길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이내 실소를 터뜨려 버리고 말았다. 그는 최영희의 아버지였고 대표님이었으니 딸의 편을 든다는 것도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염선의는 자신이 너무 처량해 보였다.이렇게까지 애를 쓰며 어떻게든 잘해보려 하고 있는데, 결국 해냈는데 세상은 여전히 그녀에게 불공평하다는 것에 힘이 풀렸다.고작 최영희가 대표의 딸이란 이유 때문이란 말인가?그래서 그녀가 한 모든 것은 이제 헛수고란 말인가?염선의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다고 해도 그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체 무엇 때문인가요?”염선희는 최영희를 바라보다 여인걸에게 시선을 돌렸다.정확히 말하면 그녀는 최영희를 그저 한번 힐끔 바라보고 여인걸을 뚫어지게 보았다.이 모든 것은 여인걸이 시작했다.“내가 묻잖아요! 도대체 왜요!”여인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염선의는 끊임없이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고개를 든 여인걸이 비웃으며 말했다.“왜냐고요? 그건 당신이 제 주제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고 사람을 너무 역겹게 만드는 기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왜 그렇게 눈치가 없죠? 그때 우리가 안 좋게 헤어지고 당신이 더럽게 질척거려서 서로의 밑바닥까지 보이면서까지 난리를 피운 덕에 당신은 우리 가족의 악몽 그 자체였어요. 오로지 나의 악몽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의 악몽이기도 했다고요. 그런 당신을 내가 다시 보고 싶겠어요?”“보고 싶지 않겠죠.”염선의가 대답했다.“그렇게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이 왜 아직도 회사를 나가지 않는 거죠?”여인걸은 씩씩거리며 버럭버럭 화를 내며 계속해서 말했다.“내가 이 회사와 협력하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잖아요? 조금이라도 수치심을 느꼈다면, 조금이라도 염치가 있었다면! 당신은 구석에 쭈그리고 있었겠죠. 하지만 낯이 두꺼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