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한 후 엄선우는 재빨리 전화를 끊었고, 옆에 있던 염선의는 매우 걱정스럽게 말했다. "선우 오빠, 저랑 오빠는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이 진흙탕 싸움에 끼지 말았으면 해요. 이모의 사촌 동생을 오빠는 몰라요, 그 사람은 외숙모네 사촌 언니보다 상대하기 더 어려워요. 외숙모네 사촌 언니는 기껏해야 좀 무례한 정도지만, 사촌 동생은 달라요. 사촌은 올해 스물네 살이고, 저보다 6살이나 어려요. 사촌 동생은 명문대를 졸업했고요.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잘 살았고, 삼촌도 꽤 능력이 있고, 사촌 동생이 유치원에 다녔을 때부터 여름방학마다 이모, 삼촌이 동생을 데리고 여행을 가곤 했어요. 그만큼 우리 이모네 집은 매우 부유하지만, 결코 내 사촌 동생을 오냐오냐 키우지도 않았어요. 제 사촌 동생은 공부도 잘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아이이고, 어렸을 때부터 혼자 힘으로 공부했어요. 아직 스물네 살인데도 벌써 도시의 전문 대학에 지원해서 선생님이 되었고요. 게다가 선생님도 보통 선생님이 아니고, 학교 교장 선생님이 직접 사촌 동생의 부모님과 통화까지 했다니까요. 제 사촌 동생은 스물네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대학의 조교로 일하고 있고, 우리 친척들 앞에서도 존경할 만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도 엄청 자랑거리예요. 그러니 그 애랑 논쟁할 필요 없어요 선우 오빠.” 하지만 엄선우는 그녀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어떻게 너 자신도 이렇게 심한 고통 속에 있는데도 내 처지부터 생각하는 거지?” 그러자 염선의는 초조하게 말했다. "오빠는 애초부터 상관없는 사람인데, 이미 내 모든 역경을 들었잖아요. 사실 친구라고 해도 상대방을 위해 대신 쓰레기통이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하물며 우리는 그저 우연히 만난 사이인걸요. 사실 내가 오빠 다리에서 뱀 독을 빨아들인 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였어요.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우 오빠. 어제 내 하소연을 기꺼이 들어줘서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만약 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쩌면 오늘
그는 자신이 옳은 일을 하여 한 소녀를 구한 것에 매우 기뻐했다.다른 이유는 없었고, 단지 염선의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기 여동생인 엄선희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좋은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랐다. "그럴 필요 없어요, 오빠. 제가 우리 가족의 일을 혼자서 처리한다면 기껏해야 그들에게 구타당하는 게 다일 텐데요. 게다가 그들은 감히 저를 때려죽이지도 못할 거고요. 이건 아무래도 집안일이고, 만약 오빠가 가게 된다면 일이 커질 거예요, 그러니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염선의가 간곡하게 말하자, 그는 잠시 생각을 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가도록 해. 일이 끝나면 잊지 말고 나한테 전화하고.” “알겠어요, 잘 있어요 오빠.”염선의는 차 문을 닫고 떠났다. 불과 수십 초 뒤 엄선우 뒤에 차가 멈췄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뒤에서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엄 대표님, 따라오지 말라고 하셔서 저희도 가까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갈 길을 모셔다드리려고 왔습니다.” 엄선우는 뒤에 있는 차를 보지도 않고 물었다.“무슨 차를 타고 온 거죠?”"폭스바겐 페이톤입니다.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이 차를 몰고 왔습니다.”"아주 좋아요. 저한테 차를 주시고 호텔로 돌아가서 기다리세요.”엄선우는 뒤돌아서 차로 걸어간 후, 차를 몰고 떠났다. “이게……”운전기사는 엄선우가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엄 대표가 경호원 출신이고, 몸집이 큰 십여 명 정도의 숙련된 남자들도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어디로 가든 위험한 일은 없을 것이었기에 순순히 돌아갔다.엄선우의 차는 이미 아주 수월하게 염선의의 뒤를 따랐다. 두 시간 후, 엄선우는 다시 염선의의 동네로 차를 몰고 갔고, 그녀의 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마을 동쪽 끝에 있는 세 번째 집 밖에 서서 염선의의 집을 바라보자,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염선의는 수년 동안 많은 빚을 졌지만, 그녀
안뜰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누구세요?" 엄선우는 안뜰에 있는 누군가가 묻는 약간 두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문 여세요! 경찰입니다!" 엄선우가 소리쳤다. 경찰 행세를 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지만, 이 순간 엄선우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재빨리 큰 소리로 문을 두드렸고, 이웃들은 구경하러 집에서 나왔다."에휴, 이 집안이 며칠째 이렇게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도대체 언제 끝날지?”왼쪽 이웃이 약간은 지겹다는 듯 말했고, 오른쪽 이웃도 즉시 말을 꺼냈다."염선의가 외조부 댁에서 이렇게 맞는 것도 다 자기가 자초한 일이지. 그 계집애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애는 아니었다고. 어린 나이에 거짓말하고, 공부도 잘 못했잖아. 가족을 10년이 넘도록 속이고 대도시에 남자 친구가 있다는 둥, 대도시 사무실에서 사무직을 하고 한 달에 100만 원씩이나 번다는 둥 헛소리를 하지를 않나? 100만 원이면 우리 마을에서 일하는 모든 젊은이 중에서 가장 월급이 높다고! 참나! 이게 말이 돼?! 그렇게 많은 돈을 벌고 대도시에서 그렇게 안정적이고 괜찮은 직업을 갖고 있는데 왜 그 계집애는 남자 친구를 집에 한 번도 데려오지 않았을까? 게다가 10년 넘게 대도시에서 그렇게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도 왜 좋은 차를 사서 집에 몰고 오는 모습을 보지도 못한 거지?우리 마을 다른 사람들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이, 내 큰형님 집 아들 얘기만 해도 충분해. 내 큰형님 네 아들은 자랑했던 것만큼 실력은 없지만 대학 졸업한 지 5년밖에 안 됐는데, 5년 만에 BMW를 타고 돌아왔다니까!” "아이고, 큰형님 아들이 몰고 온 BMW는 시내에서 렌트한 차였다니까, 당신 형님 아들이 직접 말한 거라고.”그중 어떤 한 사람이 웃으면서 반박했다. "그래도 우리 큰형님 아들이 염선의 보다는 낫지. 적어도 그 애는 어엿한 대학생이라고! 대도시에서 체면을 차릴 수 있을 만한 일을 하고 있는데, 염선의는? 죄다 거짓말이었어! 아직도 도처에 빚을 지고 있잖아. 내가 말했지, 이렇게
문을 열어준 사람은 키가 크고 날씬한 소녀였고, 예쁘고 단정하며 외모와 기질도 시골 사람들과 별로 닮지 않았다.소녀는 흰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를 어깨 위로 늘어뜨렸다.소녀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차가웠고,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누구세요? 어떻게 우리에게 당신이 경찰관이라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거죠? 경찰은 어디에 있는 거죠? 설마 사복경찰이라고 주장할 건가요?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세요 그럼, 그렇지 않으면 내가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요!” 엄선우는 앞에 있는 소녀를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되물었다.“당신은 누구지?”"나한테 물어볼 자격이나 있어요?”소녀가 비웃으며 말했다. "죄송한데 여기가 당신 집인가요?" 엄선우는 발을 들어 문을 막고 소녀에게 침착하게 물었다.사실 그의 눈은 이미 집 안을 탐색하고 있었으며, 그는 염선의를 보지 못했고 염선의의 비명도 듣지 못했다."여기는 내 이모 집이에요! 친 이모네 집이라고요! 오늘이 지나면 이곳은 내 외삼촌의 집이 되겠죠. 이 대답에 만족하세요? 그럼 다시 한번 묻죠, 당신은 누구죠?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면 이렇게 대낮에 민가에 침입한 죄로 감방에 들어갈 줄 알아요! 노동자 씨, 지금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자질도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가요? 난 여기서 당신에게 법을 가르칠 의무가 없어요! 즉시 떠나주세요, 안 그러면 경찰에 정말 신고할 겁니다!”노동자? 엄선우는 잠시 넋을 잃었고, 이내 뭔가 깨달은 듯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며칠째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그가 지금 입고 있던 옷은 입원 전 입고 있었던 옷이었다.그 옷은 확실히 노동자 같았고, 게다가 요 며칠 그는 병원에 드나들면서 수염도 안 깎고 머리도 좀 기르니 영략 없는 산적이었다.게다가 며칠 전 입은 옷이라 직접 냄새를 맡아보니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를 이주 노동자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모습은 의심할 여지 없이 노동자였다.하지만, 노동자가 무슨 문제가 되는 건가?!노동자가
“접니다!” 엄선우는 간결하게 한 마디를 날렸다. “아, 당신이군, 우리 구면이지!” 염선의의 큰 사촌 오빠가 엄선우를 찡그린 표정으로 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 엄선우는 여전히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별일 없으셨죠, 큰형님 맞으시죠? 저는 염선의를 찾으러 왔습니다. 근데 염선의와 관계없는 여자가 날 못 들어가게 막더군요.” “오빠, 이 정신 나간 노동자가 궤변을 부리는 거야!”여자가 화를 내며 말했고, 큰 사촌 오빠는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이 자는 정말 염선의의 친구가 맞아, 염선의의 그 늙은 남자 친구라고.”“당신이었어?!” 여자가 다시 엄선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 집에 아내와 아이가 있는데도 염선의와 같이 있으면서 또 염선의를 찾으러 여기까지 온 거라고? 감히 제 발로 찾아오다니! 사리를 모르고 함부로 행동하는군!”“동생아, 저 사람을 들여보내,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고!”끝장을 보자니? 엄선우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러자 사촌 동생인 듯한 여자가 곧장 웃으며 대답했다.“좋아, 들어와요! 염선의의 남자!”엄선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아요.”말할 필요도 없이, 염선의의 집 안은 바깥보다 더 아름다웠다. 마당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매우 신선한 농촌의 느낌이 어우러져 쾌적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중앙에는 돌길이 있고, 좌측에는 채소밭이, 우측에는 꽃밭이 있었다. 작은 마당에서 대문까지는 십여 미터로 몇 보 걸으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웠다. 문을 열자마자 엄선우는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누워있는 염선의를 보았다.“염선의!” 그는 급히 다가가서 염선의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염선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엄선우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선우 오빠, 왜 또 따라온 거예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왜 우리 집안일에 끼어들려고 하는 거예요? 선우 오빠, 만약 오빠가 맞게 되면 내가 오빠를 보호할 수도 없는데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염선의는 화가 난 듯한 말투로 말했고, 엄선우는 차분하면
사촌 오빠! 사촌 언니! 오늘 문을 박차고 들어온 이 늙은 노동자를 반쯤 죽이고 경찰서로 데려가자고. 이 사람은 납치범에다가 주거침입까지 했어! 게다가 잘못하면 간통까지 저질렀다니까!”엄선우는 속으로 비웃었다.염선의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이모네 딸은 얼굴도 예쁘고 국내 일류 대학에 다녀서 시골 여자아이와는 전혀 다르다고 했었는데, 역시나 명불허전이군!이때, 문밖에는 이미 동네 구경꾼들이 많이 들어섰고, 마당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이 사람들이 온 것을 본 소녀는 더욱 흥분했고, 염선의의 큰 사촌 오빠와 사촌 언니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염선의를 때리는 것만으로는 수년 동안 마음속에 억누른 증오가 해결되지 않았다.염선의는 분명 시골 마을에서 가장 평범한 계집이었는데 그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속이고 굽실거리게 만들다니!이번에 그들은 마침내 기회를 얻었고 염 씨 가족 전체를 털 마음이었다.이 마을의 모든 사람은 그것이 염선의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야 했고, 그들의 친척들은 모두 이모를 대신해서 딸을 훈육하는 좋은 교사임을 보여주어야 했다."다들 여기를 좀 보세요!”큰 사촌 오빠는 원래 엄선우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 마당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며 외쳤다."여기 있는 남자가 염선우의 외간 남자이고, 이 사람은 서른 살이 훌쩍 넘은 데다가 와이프와 아이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염선의는 이런 사람과 함께 지냈죠. 이건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짓입니다! 다들 말해 보세요, 우리 이모처럼 마음씨 좋고 이타적인 사람이 어떻게 이런 딸을 낳을 수 있단 말이죠?”큰 사촌 오빠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모네 사촌 여동생이 다시 소리치기 시작했다."염선의는 다른 가족을 파탄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 남자를 집에 데리고 왔어요. 이건 정말 이모를 화나게 하려고 작정을 한 거예요. 이모가 화병이 나서 죽게 되면 제멋대로 행동하려고 한 거겠죠. 수년 동안 염선의는 대도시에서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고 우리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어요. 염선의가 대도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누
경찰이 왔다고?그들도 아직 신고하지 않았는데 이 자식이 먼저 신고를?다들 깜짝 놀랐다.사촌 언니, 사촌 오빠 및 이모네 사촌 동생까지.그들은 일제히 대문을 바라보았다.역시나 대문 밖에는 경찰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고 이와 동시에 경찰 수십 명이 차에서 내렸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당신이 먼저 신고하다니요! 경찰한테 잡혀갈 게 뻔한데 무섭지 않아요?"가장 먼저 나서서 엄선우에게 따져 물은 사람은 바로 이모네 사촌 동생이었다.엄선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난 두렵지 않아, 난 단지 내가 이곳에서 맞아 죽을까 봐 두려운 것뿐이야.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지."그는 억울한 표정으로 사촌 오빠, 사촌 언니 및 사촌 동생을 바라보았다."당신, 당신 감히 신고를? 당신 지금 당신 손으로 당신에게 덫을 내리는 거예요?"사촌 오빠는 순간 엄선우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바로 그때 맨 앞에 서 있던 경찰이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요? 신고자가 누굽니까?""제가 신고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의 지인입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여선지 서로 싸우고 있더라고요. 게다가 저까지 둘러싸는 바람에 위험한 일이라도 생길까 봐 신고했습니다."엄선우는 조리 정연하게 상황을 정리하여 대답했다.경찰은 마당에 사람들이 까맣게 몰려서서 서로 수군거리는 데다 엄선우를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때 경찰 중 한 명이 말을 꺼냈다."마당에 모여 소란을 일으키는 건 업무방해죄입니다. 이번 사건과 상관없는 사람은 지금 당장 이곳에서 나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원칙대로 구속할 겁니다!"내내 수군거리던 이웃들은 경찰의 말을 듣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구속되기라도 할까 봐 도망치다시피 마당을 뛰쳐나갔다.결국에는 남 일이었다.옆에서 수군거리면 수군거렸지 일이 터지면 피해받을 사람은 그들 자신이었기 때문이다."이봐요, 저기요, 가지 말아요, 가지 말라니까요!"이모네 사촌 동생이 큰 소리로 외쳤다.만약 구경꾼들이 사라지면
"이방인인 오빠는 홀몸이라 도와줄 사람도 없잖아요. 오빠 친구인 내가 만약 이 땅에서 권력과 세력을 겸비한 사람이라면 오빠를 지켜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오빠 제발 부탁이에요, 오빠까지 이 일에 끌어들일 생각 없어요! 빨리 가요!"엄선우의 표정에는 여전히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말투로 물었다."경찰까지 왔는데 무서울 게 뭐야?"염선의는 조급한 마음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칼로 물을 벨 수 없단 거 알아요? 선우 오빠, 경찰이 출동해도 집안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는 없어요. 휴..."긴한숨을 내쉰 뒤 그녀는 엄선우가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은 것을 보고 몸을 돌려 경찰에게 말했다."경찰 아저씨, 선우 오빠는 제 친구예요. 주거침입이 아니라 나를 찾아온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니 선우 오빠가 이곳을 떠날 수 있게 해주세요. 우리 집에 별다른 일은 없어요. 저희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요. 이분들도 멋대로 일을 벌인 게 아니에요. 모두 제 외삼촌, 외숙모, 사촌 오빠, 사촌 언니, 이모, 사촌 동생이라 제 친한 가족들이에요. 그저 의견 불화로 생긴 사소한 다툼뿐이니 제 친구를 먼저 돌려보내도 될까요? 현성으로 데려다주시면 돼요."염선의는 간절한 눈빛으로 경찰을 바라보았다.경찰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현성 사람들끼리 다툼이 생겼다는 건 그들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들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경찰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그들 중 한 명이 염선의에게 말했다."그렇다면 친구분께서 저희랑 동행하길 바라야만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염선의는 곧바로 엄선우를 그들에게 밀어 던지며 말했다."제발요, 선우 오빠, 가요! 난 오빠를 지켜줄 수 없어요! 정말이에요!"엄선우는 염선의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염선의, 대체 뭘 걱정하는 거야? 어린애가 무슨 걱정이 이렇게 많아?"염선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선우 오빠, 오빠가 날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