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화

몸을 바로 세운 신세희는 자기와 부딪친 사람을 쳐다보다 안색을 굳혔다.

"죄송합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혐오를 가득 담아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비웃었다.

"저번에 보았을 땐 저속한 화장을 하고 있더니 이번엔 아주 꾀죄죄하니 더럽고 못나기 그지없구나. 넌 대체 뭐냐?"

노인은 엄숙함 속에 인자함도 갖추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전혀 우호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한없이 까칠하게 굴었다. 신세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노인을 지나쳐가려는 찰나 노인이 지팡이로 그녀의 길을 턱 막았다.

신세희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내 물음에 답하거라!"

노인은 딱딱한 말투로 그녀에게 명령했다.

화를 억누른 신세희가 반문했다.

"어르신, 저를 아세요?"

"부 소경이네 계약 아내가 아니더냐! 자기 어미의 임종 전 소원을 들어준답시고 두 달 동안 너를 산 게 아니냐?"

노인이 힐난하듯 물었다.

"그게 어르신과 무슨 상관이죠?"

신세희가 또 반문했다.

"나는 몰라도 내 손자와는 관계있어! 소경이가 제 어미를 위해 널 사서 결혼까지 했는데, 그 기회를 이용해서 상류층에 접근하더니 내 손자한테도 꼬리를 치지 않았느냐. 뭐가 그렇게 성에 안 차서, 네 욕심은 끝이 없구나! 이 되바라진 것, 잘 듣거라.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내 손자는 꿈도 꾸지 말거라!"

신세희는 싸늘하게 노인을 쳐다봤다.

"당신도 제 말 잘 들어요. 네, 당신은 돈이 많죠. 저는 아마 그 돈에 깔려 죽고도 남을 거예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대단해요? 그 돈을 무덤까지 가져가시게요? 그렇게 당신 손자가 걱정되면 그냥 손자를 우리 안에 영원히 가둬버리세요! 절대 우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란 말이에요. 그게 대체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 저요? 당신 눈에는 제가 천박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저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은 없거든요? 설령 제가 정말로 당신 손자랑 연애한다고 하더라도요!"

"너...! 좋아, 어디 한번 두고 보자꾸나."

신세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