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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오늘 조의찬은 매우 깔끔한 차림이었고 표정도 엄숙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업 중인 것 같았다. 그의 앞에 측정기가 놓여있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측정기를 보며 숫자를 측정하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서 있는 조의찬은 신세희가 그에게 다가오는 것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와 부딪혀서야 그는 얼굴을 굳히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었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왜 내 품에 안기지? 철이 없군요, 신세희 씨.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않겠어요? 앞으로 특히 내가 일할 때는 소란 피우지 말아요."

그의 말은 조금도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고 일부러 그녀를 조롱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일에 몰두하고 있는 그의 품에 그녀가 안기니 불쾌한 것만 같았다.

입술을 깨문 신세희가 사과했다.

"죄송해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의찬을 지나쳐 공사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원래 이틀 안에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그에게서 받은 60만 원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일에 몰두한 조의찬이 귀찮은 기색을 내보이자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쓸쓸하게 공사장으로 향했다.

신세희가 멀리 떠나자 측정기 앞에 서 있던 조의찬은 비로소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차 안에 있던 서신언에게 말했다.

“시언아, 내려와!"

차에서 내린 서시언이 조의찬에게 다가갔다.

"조의찬, 방금 엄청 그럴듯했어. 누가 보면 정말 건축가인 줄 알겠더라?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연기를 잘 하지? 골 때리네."

까칠한 수염을 만지작거리던 조의찬이 껄렁껄렁한 말투로 서시언에게 말했다.

"봤냐? 방금 저 모습이 바로 내가 저 여자를 처음 봤을 때 그 모습이라고. 엄청 우울하고 금욕적이고 냉담하지? 또 얼마나 촌스럽고 불쌍하고 무력한지... 이게 바로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라고!"

"......"

잠시 후 서신언은 눈을 깜박이며 조의찬에게 물었다.

"의찬아,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난 네가 이해가 안 가. 저 여자는 네 사촌 형수야. 그런데 정말 건드릴 생각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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