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민의 죽음으로 부소경은 한동안 깊은 고통에 빠져 있었다.신세희 또한 태기가 있을 정도로 슬펐지만, 그런 신세희는 하숙민 아주머니를 마지막까지 바래다줄 자격이 없었다.부소경이 어머니를 위해 치렀던 장례식은 매우 성대했고, 부유층 전체가 놀랐지만 신세희는 장례에 참여할 인연이 없었으며 심지어 하 씨 아주머니가 구체적으로 어떤 묘지에 묻혔는지 물어볼 곳도 없었다.왜냐하면 이때 부 씨 집안 친척들은 모두 하숙민을 위해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고, 조의찬 또한 외숙모의 장례식에서 상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소경은 말할 것도 없었다.신세희는 홀로 거리를 목적 없이 배회하고 었는데 앞에 검은 승용차 한 대가 그녀 앞에 섰다.신세희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들은 차에 그녀를 태웠고, 신세희는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누......누구세요?”그녀를 차에 태운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한 병원 앞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린 신세희는 그제야 이 병원이 곽세건이 치료받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두 남자는 신세희를 반강제로 곽세건의 병실로 끌고 왔다. 곽세건은 이미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네가 정말 죽고 싶구나!"곽세건은 증오에 찬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곽 씨! 나 신세희는 여태껏 당신을 본 적도 없는데 이렇게 병원 입구에서 큰소리로 당신과 내가 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며 심지어 내가 당신 돈을 썼다고 하다니요. 당신 나이로 볼 때, 만약 당신한테 딸이 있으면 30살은 되었겠죠. 그런데 나는 이제 겨우 20살입니다! 당신 아이는 나보다 10살이나 많은데, 당신은 백주 대낮에 병원 앞에서 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었어요! 곽세건 씨, 나는 당신 같은 짐승이 나에게 선심을 쓰리라고 기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나와 당신 중에 죽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예요!"신세희의 말에 곽세건은 멍해졌다, 이 계집애가 이렇게 기가 셌다니."네가 날 망가뜨렸어, 알아?"곽세건이 독살스럽게 말
엄선우는 신세희를 동정했지만 그는 부소경의 경호원이자 심복이었기에 부소경에게만 충성했다.“뭘 본 거지.”부소경은 엄선우를 쳐다보지도 않고 냉담하게 물었다.엄선우는 대답이 없었다.“말해!”"아마 부인께서……”엄선우는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즉시 입을 다물고는 다시 말했다.“신세희에게 일이 생겨서 조의찬 도련님께서 처리를 하신 것 같습니다.” 부소경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알겠어.”그가 담담하게 대답을 한 뒤 다시 어머니의 빈소를 지켰다. 언제나 무덤덤하고 악랄한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빈소에는 조문객들이 끊이지 않았고, 서 씨 집안 어르신도 빈소에 도착했으며 문 앞에 이르자 목소리를 억누르며 자신의 손자를 호통쳤다."준명아, 이건 말이 안 되는구나, 여기가 어딘지 알고 그러는 것이냐? 부소경 어머니의 빈소란 말이다!” 서 씨 집안 어르신의 목소리는 매우 작았지만 엄선우에게도 들렸고, 그는 방금 서준명과 조의찬이 신세희의 일 때문에 다투는 것을 보았다. 엄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신세희가 걱정이 되었다. 한편, 조의찬은 부 씨 집안 빈소에서 나와 곽세건이 있는 병원으로 차를 몰고 갔고, 멀리 신세희가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차에서 내린 조의찬이 신세희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조의찬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조의찬 씨, 번거롭겠지만 곽세건에게 병원비를 2천만 원만 배상할 수 없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그 이상이면 저는 정말 낼 수가 없어요. 갚지 못하면 저는 다시 감옥살이를 할 거고요.” 그녀는 매우 단호했고, 당장이라도 감옥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 표정이었다.조의찬은 갑자기 입술을 씰룩거리며 차갑게 웃었다. “촌년이 너무 떼를 쓰는군. 나한테 전화를 했으니 내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겠지!” 말을 마친 조의찬은 한 팔로 신세희를 끌어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신세희의 마음이 갑자기 안정되었다. 비록 조의찬은 항상 말로 그녀를 조롱했지만, 이 도시에서는 조의찬이 그녀를 여
"아뇨, 아뇨, 아닙니다. 도련님 제가 잘못했으니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곽세건은 허둥지둥 병상에서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오려다가 실수로 상처에 부딪혔다."아악!" 곽세건은 고통스러운 듯 두 손으로 가랑이 부위를 껴안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의도치 않게 신세희와 조의찬에게 무릎을 꿇었다.조의찬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게 예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데.” 곽세건은 대답이 없었다.조의찬이 신세희를 끌어안고 병실을 나가는 것을 본 곽세건은 그제야 화를 내며 침상 쪽을 세게 두드렸다.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겠나!”그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곽세건은 부정한 수단으로 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켰고,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적지 않았으며 원래 남성에서는 아무도 감히 곽세건에게 시비를 걸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하루아침에 부 씨 집안의 사생아에 의해 유배되었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부소경이 그의 산업의 대부분을 빼앗아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부소경이 곽세건의 회사를 모두 삼키지 않은 이유를 그에게 이렇게 설명했다."곽세건, 내가 너의 재산 절반을 남겨둔 것은 네가 나를 위해 돈을 벌게 하기 위해서다. 5년 후,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산업에 기초해서 나한테 5배의 이윤을 남겨줘. 그럼 그때 가서 내가 이윤을 받을 테니까.” 곽세건은 화가 나 머리에서 김이 날 지경이었지만 그는 이를 갈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부소경을 이길 수 없었고, 이 치욕도 견딜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부소경의 사촌동생인 조의찬 마저 곽세건에게 대들다니! 그에게 어떻게 이 치욕을 견디라고 할 수 있겠는가! 휴대전화를 든 곽세건은 임지강에게 전화를 걸었다.“임지강 씨! 신세희 그 계집애는 당신이 준 아이디어였지! 난 그 계집애에게 내 목숨을 빼앗겼을 뿐 아니라 지금 조의찬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당신은 무조건 방법을 생각해 줘야 할걸세!” 임지강은 그의 말을 듣고는 화들짝 놀랐다. 빌어먹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소경이 차가운 표졍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임서아는 억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소경 오빠, 저는 오빠가 걱정돼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왔어요. 당신 어머니의 장례로 바쁘다는 걸 알아요, 제가 와서 방해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지만, 곽세건이……”임서아는 말을 하다 말았고, 그녀가 곽세건을 언급하는 것을 들은 부소경의 눈빛은 날카로워졌다.또 곽세건이라니!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소경은 어머니의 병원 밖에서 곽세건과 신세희가 잡담하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 또 다시 그의 이름을 듣게 되었다. "말해!" 부소경의 말투는 날롭기 그지없었다. "제가 신세희를 말해도 될까요?”임서아가 물었다."그래!”그러자 임서아는 매우 기뻐했다. 엄마 아빠 말이 맞았다, 이제 부소경의 엄마는 죽었고, 부소경은 신세희가 필요 없어졌으니 이제 부소경 앞에서 신세희를 마음껏 헐뜯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세희, 넌 이제 죽은 목숨이야! "그동안 계속 말하지 말라고 해서 전 감히 말을 하지 못했어요. 신세희는 대학 다닐 때부터 생활이 혼란했고, 아버지가 신세희를 관리했지만 신세희는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저희 아버지는 자신의 친아빠가 아니라면서 말이에요. 저희 아버지는 매달 생활비를 신세희에게 저보다 더 많이 주셨는데 열흘도 안 돼서 돈을 다 써버리면서 학교 다닐 때 바깥 남자와 바람을 피우기도 했어요. 그 곽세건은……”임서아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부소경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신세희는 곽세건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곽세건은 지금 몰락했고, 신세희는 곽세건에게 건질 게 없으니 그 사람을 버리려고 했고, 그래서 그 사람을 찔러 다치게 한 거예요. 곽세건은 신세희가 연락이 안 되자 집으로 전화를 한 거고요. 그러고는 신세희가 부소경의 보호를 받았다고 해서 곽세건을 안중에 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만약 자신을 화나게 한다면, 곽세건은……”임서아는 여기까지 말을 한 뒤 일부러 말을 멈추었다."말해!" 부소경의
비록 그들은 스킨십을 가졌지만 말이다. 하지만 임서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부소경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다음 세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처참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기에 임서아의 뱃속의 아이를 위해라도 임서아와 결혼을 해야 했다. 임서아는 부소경의 호통에 놀라 대답했다."그럼……지금 갈게요.” "돌아가서 푹 쉬어! 내가 오지 말라고 하면 오지 말고, 내 쪽 일이 처리되면 너를 보러 갈 테니까.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뱃속의 아이를 책임지는 거야.” "아……알겠어요.”임서아는 멋쩍게 두어 번 웃고는 돌아섰다.그러자 엄선우는 부소경에게 다가와 말을 꺼냈다."소경 도련님, 임서아 씨의 말이……사실입니까?”엄선우는 임서아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건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이 말이 입가에 이르자 그는 또 말을 삼켜버렸다. 부소경은 엄선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는 또 다른 질문을 생각하고 있었다.신세희의 뱃속의 아이가, 정말로 곽세건의 아이라고? 엄선우는 부소경이 말을 하지 않자 다시 물었다."소경 도련님,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고 믿더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면, 제가 곽세건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부소경은 고개를 저었다.“급할 필요 없어. 장례를 다 치르고 보자.” 부소경은 곽세건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대로 그가 덤벼들면 다시 돌아갈 길을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었다.또한 그의 나머지 재산을 부소경은 빼앗아갈 수 있었다. 그러니 부소경은 곽세건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됐다. 오히려 부소경은 신세희를 떠올리자 그의 기분은 매우 불쾌해졌다. 하지만 부소경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어머니를 고이 모실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고, 그렇게 하숙민을 하루가 지난 뒤에 매장시켰다. 어머니의 일을 처리한 후 부소경은 슬픔에 잠기지 않고 최대한 빨리 가업에 뛰어들었다.엄선우는 부소경을 배웅하러 출근하는 길에 그에게
드문드문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신세희는 검은 우산을 쓰고 하숙민의 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있었고, 하숙민의 묘비 앞에는 희고 노란 국화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혼자 하숙민에게 말했다."하 씨 아주머니, 제가 영전에 배웅을 못 가서 죄송합니다. 저는 당신이 살아서 아주 많은 고생을 겪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드디어 좋아졌네요, 당신의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묻힐 수 있으니, 여기에서는 드디어 외롭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하 씨 아주머니, 정말 부러워요. 저희 엄마가 돌아가신 후, 당신은 나의 마지막 가족이었는데, 당신마저 떠났네요. 흑흑흑……”신세희의 울음소리는 매우 작았고, 부소경과 엄선우가 들어와서도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신세희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돌아서자, 뒤에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부소경과 표정을 알 수 없는 엄선우가 보였다. 엄선우는 입을 벌린 채 신세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신세희는 조금 난처한 듯 일어나 젖은 이마를 빗으며 부소경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부소경 씨, 허락도 없이 하 씨 아주머니 무덤에 왔어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냥 하 씨 아주머니를 보러 와서 꽃다발을 주려던 것뿐이에요, 저는……이만 가겠습니다.” 그녀가 하 씨 아주머니와 아무리 친했어도, 부소경은 하 씨 아주머니의 친 아들이었다. 신세희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고, 두 계단을 내려간 뒤 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부소경의 뒷모습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부소경 씨, 하 씨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시간을 잡죠. 이혼 수속을 빨리 밟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당신과의 계약에서 약속한 비용에 대해서는……필요 없습니다.”필요가 없다니!그녀의 말을 들은 부소경과 엄선우는 매우 놀랐고, 두 사람은 동시에 몸을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신세희의 표정은 한결같이 냉랭했다.“제가 이전부터 무슨 말을 해도 당신은 날 믿지 않았죠. 당신은 항상 내가 당신한테 다른 의도가 있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당분간 내 목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당신이 내 목숨을 원할 때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면 돼요.”신세희는 부소경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내려갔고,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하……”엄선우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고, 신세희는 여전히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우산을 쓰고 걸음이 느린 편은 아니지만, 뒤에 있는 부소경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기에 그녀보다 걸음이 빨라서, 그는 단 몇 걸음 만에 신세희를 앞지를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제 목숨을 원하시는 건가요?”신세희가 묻자, 부소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서명한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없어. 줘야 할 돈을 한 푼도 빠짐없이 받아야 할 거야! 그리고, 네 목숨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으니 네 목숨은 나한테 매우 번거로운 일일뿐이지.” 그의 말을 들은 신세희의 마음이 순간 가벼워졌다. 그가 그녀에게 돈을 주고, 그녀의 목숨을 그대로 둘 거라고 한다면 그녀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보였고, 얼굴에는 뜻밖에도 약간 달콤한 웃음을 띠었다:“정말 돈을 줄 필요가 없어요. 저는 이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하 씨 아주머니와 저의 우정을 모욕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신세희는 말을 반쯤 하고는 또 입을 다물었고, 눈을 내리깔고 다시 말을 꺼냈다.“저는 이혼 절차를 최대한 빨리 밟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는 이 말을 하고는 곧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조의찬과 연애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곽세건에게 납치를 당했을 때 조의찬이 그녀를 구했고, 그녀가 곽세건에게 배상을 강요당했을 때에도 조의찬이 그녀를 도와주었다. 조의찬은 진지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게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절망에 빠졌을 때, 이 세상에서 오직 조의찬 만이 그녀에게 구원을 손길을
"뭐라고요?" 조의찬의 웃음은 매우 굳어 있었고, 굳은 후에 다시 재밌다는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의 눈빛은 담담하면서도 결연했다.이 남자를 잘 대해주기로 한 이상, 신세희는 그에게 솔직해야 한다."내가 2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는 건 아시겠지만, 그런 곳에서 뒤섞여 있으면서 내가 누구의 아이를 가졌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의찬 씨, 제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나와 가장 친한 하 씨 아주머니도 이미 세상을 떠나셨어요. 난 이제 남은 가족이 단 한 명도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아이를 붙잡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의찬 씨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나는 당신이 나와 결혼하기를 바란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한테 싫다고 말해도 돼요. 나도 당신의 어떠한 재물도 원하지 않아요. 곧 있으면 월급을 받으니까 나한테 빌려줬던 60만 원은 바로 돌려줄게요. 난 단지 진심으로 당신을 대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나는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축복할 거고요. 앞으로 내가 당신을 도와줄 것이 있으면 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와줄 거예요. 내 목숨이라도 바쳐서 말이에요, 그러니까 의찬 씨……” "그만……그만 말해요!”조의찬은 손을 들어 신세희의 말을 끊었고, 신세희는 싱겁게 웃었다. “절 받아 주지……”그러자 조의찬은 또다시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내가 누구예요! 그냥 배가 불렀을 뿐이잖아요, 내가 당신한테 장가를 가는 것도 아닌데 당신을 받아 주지 않을 이유가 있겠어요! 받아 줄게요, 뭐 어때요?” 신세희의 얼굴에 옅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항상 이런 욕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녀는 그에 대해 다소 알고 있었다.그는 겉으로는 제멋대로 굴지만 속으로는 응석받이로 자랐고, 어려서부터 양보를 받는 데 익숙해져 어떤 고생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여린 큰 도련님일 뿐이었다. 신세희는 조의찬의 이러한 말투에 매우 익숙했다. 조의찬은 이내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