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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조의찬은 퇴폐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쩔 수 없지, 운성에 널린 게 미녀들인데 내가 누굴 안 따먹어봤을 것 같냐? 너무 질리잖아. 서씨 집안 민정연을 한번 떠올려봐. 야, 넌 솔직히 민정연 같은 여자가 좋냐? 걸핏하면 투정에 잘난 척에,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하고. 정말로 그 집안 아가씨면 인정. 그런데 걔는 성이 민씨잖아. 그 집안에 얹혀사는 주제에 거들먹거리는 꼴이라니, 정말 짜증 나지 않냐?"

"......"

조의찬은 공사장 외곽에서 공사가 끝날 때까지 허세를 부리며 하루를 보냈다. 저 멀리 가방을 멘 신세희의 생기 없는 모습을 발견한 그는 또다시 그녀가 지나가는 곳에서 매우 진지하게 일하는 척했다.

조의찬의 곁에는 부하들도 몇 명 있었는데, 마치 그에게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신세희가 그의 곁을 지나갔지만, 그는 쳐다보지도 않고 일에만 집중했다.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이던 신세희는 결국 이야기하려던 것을 포기하고 곧장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공교롭게도 막 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와서 그녀는 바로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얼마 뒤 조의찬과 서시언의 차가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 신세희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저녁 무렵 하숙민의 병실 안은 매우 조용했다. 잠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하숙민이 온몸에 기계를 잔뜩 단 채 수액을 맞는 모습만 병실 밖에서 몰래 지켜봐야 했다.

하숙민의 침대 머리맡에는 양복 차림의 부소경이 엎드려 있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신세희는 감히 병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차마 부소경에게 그들의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틀째 하숙민을 가까이서 보지 못했기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병실 밖 창가에 서서 의사가 병실 안에 들어가 부소경을 위로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도련님, 이젠 정말 환자분을 무균실에 머물게 해야 합니다. 환자분 지금 상태라면 한밤중에 열이 아주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밤새 여기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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