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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주서인은 더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작은 선물이라도 사줘 봐. 잘 달래서 화 풀어주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거야."

"아무렴 우빈 이 친엄마잖아. 우빈 이 그리고 조카랑 조카딸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걸 봐서라도 네가 살살 달래주면서 한발 물러서. 사내대장부는 굽힐 줄도 알아야 해."

김은희도 딸의 말을 받아치며 아들을 말렸다.

"형인아, 우빈이를 생각해서 너희 둘이 어떻게든 쭉 살아야 해. 누나 말 듣고 예진이한테 선물도 사주면서 잘 어르고 달래보렴."

"예전에 걔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니? 지금 너는 또 어떤지 다시 잘 생각해 봐. 네가 져 줘도 손해 볼 거 없단다."

김은희는 아들 얼굴 보러 왔다가 아들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며느리를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녀와 주서인이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든 탓이 아닌가.

그들이 주형인과 하예진한테 서로 더치페이하라고 부추기지만 않았더라면 하예진도 진지하게 시시콜콜 따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엄마가 네 아버지랑 같이 와서 여기서 살면서 아이 픽업 도와줄까?"

김은희는 이어서 말했다.

"이제 우빈이도 유치원 다니게 되면 내가 픽업해 주고 예진이는 출근하면 되지 않니."

주서인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출근은 무슨, 우빈이 유치원 가면 동서도 둘째 생각해야지. 우리 주씨 집안은 대대로 남자가 너무 적다니까. 나는 남동생이라고는 형인이 밖에 없잖아, 한 명 더 있고 싶어도 말이야."

"나라에서는 다자녀 가정제도까지 나왔는데 우빈이는 아직 동생도 없잖아. 형인아, 너희도 진짜 2세 생각해 봐야 한다니까. 하예진이랑 하루빨리 둘째 만들어. 지금부터 준비하면 내년에 우빈이 유치원 입학할 때쯤 둘째도 낳고 딱 좋잖아."

주서인은 하예진이 출근하는 걸 원치 않았다.

안 그래도 하예진은 혼인 전까지 꽤 실력 있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행여나 다시 직장에 복귀한다면 곧바로 혼인 전의 자신감을 되찾고 수입도 올라가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그녀를 다시 발밑에 둘 수 없는 일이다.

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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