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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5화

“고현 씨, 저는 당신의 이런 모습이 좋아요.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이 좋아요.”

전호영은 고현을 감상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고현은 여전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진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지면 원인을 찾고 수정하면 바로 이길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이기고 지는 것에 개의치 않아요. 사업상의 경쟁으로 원수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요.”

이 업계에서 영원한 원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

고현은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혹시 관성의 이경혜 씨가 전임 이씨 가문의 가주 딸임을 확인한 거예요?”

“확인은 안 됐지만 십중팔구 사실일 거예요. 이씨 가문의 장녀가 대단한 거로 봐서 이경혜도 이에 부합되거든요. 듣는 바에 의하면 이경혜 씨는 퇴직하기 전에 관성 업계에서 위세를 떨쳤다고 해요.”

“저의 할머니께서도 젊었을 때 이경혜 씨를 며느리로 삼으려다 성씨 가문이 먼저 손 쓰는 바람에 삼지 못했거든요. 당시 이경혜 씨는 성씨 그룹에서 일했으니까요.”

고현은 국물 한 그릇을 더 뜨면서 나지막이 물었다.

“이경혜 자매는 신체가 어떠세요?”

“이경혜 씨는 신체가 매우 튼튼해요. 하지만 그녀의 여동생이자 우리 형수 어머니께서는 16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어요. 당시 우리 형수는 겨우 10살이었거든요.”

고현은 음식을 입에 넣으려다가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전임 이씨 가문의 가주도 참 불쌍하세요. 그렇게 여동생을 아끼고 믿었는데 그 여동생에게 살해당하셨잖아요. 두 자식도 지금 겨우 한 명만 살아계시고요.”

“우리 형수님 어머님이야말로 고달픈 분이시죠.”

전호영은 또 큰형 장모님의 사연을 고현에게 알려주었다.

고현이 말을 이었다.

“당신 형수님 사랑 이야기는 제가 이미 알고 있어요. 당신 큰형 결혼 소식을 공개한 후로 큰 파문을 일으켰잖아요. 관성뿐만 아니라 관성의 몇몇 이웃 도시의 업계에서도 덩달아 파문을 일으켰으니까요.”

“딸을 둔 수많은 명문가도 당신 큰형을 주시하면서 혼인을 맺고 싶어 했지만 결국 이름 없는 여자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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