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차연은 하예정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했다. 그녀는 하예정이 그녀에게 가짜 번호를 줄까 봐 걱정해서 하예정의 면전에서 휴대전화 번호에 전화를 한 번 걸었고, 하예정은 휴대전화를 꺼내 그녀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도차연은 전화를 끊고 말했다."하예정 씨, 그럼 전 먼저 갈게요. 다음에 다시 봐요.”“네, 안녕히 가세요.”하예정은 도차연이 차에 오르는 것을 본 후, 도차연이 그녀에게 손을 흔들 때 다시 입을 열었다."도차연 씨, 다음에 올 때 번거로우시겠지만 차를 입구의 주차 공간에 세워주세요. 이렇게 함부로 주차하지 마시고요.”"오늘 밤 제 차를 가로막으셨죠? 하지만 전 성격이 좋고 포용력이 강하니 도차연 씨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거예요. 하지만 만약 우리 집 그 이의 길을 막는다면 도차연 씨의 스포츠카는 아마 폐기될 수도 있어요.”“알겠어요, 제가 무례했네요... 죄송합니다.”하예정이 웃었다. "괜찮아요. 말했다시피 저는 성격이 좋고 포용력이 강해서 도차연 씨의 한 번의 주차 실수때문에 화내지 않습니다. 그럼 도차연 씨, 안녕히 가세요. 배웅은 하지 않을게요.”도차연은 손을 내저으며 차를 몰고 갔다.연적의 차가 멀어져 가는 것을 지켜보던 하예정이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더니 방금 별장에서 나온 박씨 아저씨를 바라보았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박씨 아저씨는 방금 소문을 듣고 무슨 일인가 해서 나와봤다.도차연은 이 곳에 온 후에도 집 안의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차에서 하예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별일 아니예요. 태윤 씨를 좋아하는 여자가 집까지 쫓아왔는데, 주차 공간에 주차하지 않고 문 앞에 가로로 주차해 제 길을 막았어요. 박씨 아저씨, 경비실에 가서 CCTV 좀 찾아볼수 있을까요?”"도차연 씨는 이 빌라단지의 출입카드가 없고, 저희 집 도우미들이 데리고 들어왔을 리도 없는데, 그녀가 어떻게 들어온거죠?”하예정은 연적 앞에서 매우 대범하게 행동했고 게다가 도차연에게 한방 시원하게 먹이기까지 했지만, 사실 그녀는 사랑
운전사가 하예정을 따르는 경호원에게 물었고, 그 경호원은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난 몇 달 동안 사모님 곁에서 그녀를 보호해왔어. 내가 아는 사모님은, 도련님에게 화를 낼 것 같지 않아. 도차연이 알아서 들러붙은 거고 아직 도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도련님을 원망해서 뭐해?”"그럼 다행이고. 난 사모님이 화나서 도련님이랑 크게 싸울까봐 걱정이야. 그럼 중간에 낀 우리는 무슨 죄냐고.”전태윤이 화가 나면 그 누구도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다.그러니 가장 불쌍한 건 전태윤을 자주 보는 사람들이었다.운전기사는 하예정을 자주 모시는 편이라 전태윤도 자주 볼 기회가 많았기에 걱정이 앞섰다.하예정은 방에 들어간 후 소파에 앉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전태윤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전태윤의 차는 별장 입구에 도착해서 멈추었다.하예정은 소파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차 소리가 나는 순간 밖으로 나갔을 것이다.전태윤은 몇 개의 쇼핑백을 들고 차에서 내렸는데, 쇼핑백 안에는 명품 브랜드의 신상 옷이 들어 있었다. 그는 하예정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하예정은 현재 신분과 관심도가 매우 높았는데,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옷을 입고 연회에 참석하는 등 사람들의 앞에 나서면 걸어다니는 광고가 따로 없었다.그래서 과거에는 남성 브랜드만 전태윤에게 협찬이 들어왔는데, 전태윤이 결혼하면서 여성 브랜드도 우르르 협찬을 해왔다.전태윤은 차에서 내린 후 하예정이 마중 나오지 않고 박씨 아저씨도 마중 나오지 않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경호원을 불러 물었다."내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무슨 일이 있었어? 예정이 기분이 안 좋아?”경호원이 조용히 대답했다. "도련님, 그냥 방에 들어가서 사모님께 직접 물으세요. 이건 도련님과 사모님 사이의 개인적인 일이니 저희 모두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도련님, 그럼 저희는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그리고 경호원은 얼른 도망갔다.또 다른
하예정이 지금 기분이 좋아보였기에 전태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보, 내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하예정은 그를 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해요?”"평소에는 내가 돌아오고 차가 막 별장에 들어서면서 인기척이 들리면 당신이 방에서 나와서 내 차 앞에 서서 빙그레 웃으며 내가 내리기를 기다렸잖아. 당신이 나보다 늦게 돌아오는 날에는 박씨 아저씨가 나오고. 근데 오늘 밤에는 박씨 아저씨도, 당신도 나오지 않았으니까.”"이상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뭔가 이유가 있는거겠지. 내가 돌아오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긴 게 맞지? 그리고 그 일은 우리 부부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일 인거야. 그래서 당신 지금 나한테 화 난 거지?”전태윤이 부드럽게 물었다."예정아, 내가 뭘 잘못했어?”그는 하예정이 자신을 마중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짐작했고, 그래서 그녀에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며 그녀를 화나게 했을까 봐 걱정했다. 하예정은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자신이 평소에 그를 잘 대해주지 못해서 그에게 주는 안전감이 부족하다고 느꼈다.전태윤은 그녀가 화를 낼까 봐, 화가 나서 그를 떠날까 봐 항상 걱정했다.그녀는 옷을 내려놓고 그의 얼굴을 잡아당겨 입술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잘못한 게 없어요. 그리고 난 화나지 않았어요. 당신이 돌아왔을 때, 난 단지 너무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어서 당신 데리러 나가지 않았을 뿐이에요.”그녀는 그의 품에 기대며 두 손을 뒤로 감아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전태윤 씨, 당신은 내 남자잖아요. 나만의 남자. 누가 나랑 당신의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해도 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내 남자 내가 지켜요. 내가 길들인 남자 내가 누릴거예요.”"당신 쫓아다니는 여자, 도차연 씨가 또 왔어요. 저랑 나가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 했는데 시간이 늦었기도 했고, 당신이 곧 돌아올 것을 알고 거절했어요. 그러면서 다음에 시간이 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
"그녀와 주형인 모두 원했던 일이었기에 바람이 성사된거겠죠.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후 모두가 그녀를 여우 같은 년, 천한 년, 남의 남편을 꼬드기고 남의 결혼 파탄낸 내연녀라고 비난했어요.”"주형인에 대한 비난은 훨씬 적었고요. 하지만 사실 그 둘 중 주형인을 더 비난해야죠, 그는 이미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잖아요. 젊고 예쁜 여자를 보고 욕망을 제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잖아요.”"물론 서현주도 잘못이 있어요. 그녀는 주형인을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고 심지어 사직하고 그를 아예 멀리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주형인이 주는 즐거움을 즐기며 우리 언니를 대신해 그의 아내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었죠.”"지금 그녀가 그렇게 된 것에는 동정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주홍림도 동정할 가치가 없고요. 그가 만약 우빈이의 친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언니가 두 번 다시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예요.”"서현주로서는 왜 모두가 그녀만 비난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겠죠. 그녀는 모든 불행이 그녀에게만 떨어졌다고 느꼈고, 불공평하다고 느꼈겠죠. 아마도 그녀가 가족에게 시달리며 자신감을 잃고 낙담했을 때 그녀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줄 알았던 주형인이 그녀를 배신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겠죠. 그녀가 경찰에게 말한 것처럼, 주형인을 끌고 함께 지옥에 가고 싶은 심정이었을거예요.”한바탕 말을 마친 후, 하예정은 전태윤를 껴안고 몇 번 더 뽀뽀를 했다."태윤 씨, 고마워요. 나랑 언니가 주형인과 서현주의 배신을 알고 지금같은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던 건 다 당신 도움 때문이에요.”하예정이 만약 전태윤 없이 혼자 주형인을 상대했다면, 주형인은 일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고 여전히 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했을 것이다. 회사에서 권력과 세력이 있던 그는 날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고 그와 서현주의 생활은 나날이 좋아질 것이다.그리고 주형인의 가족도 하예진한테 지금처럼 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주형인이 이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언니를 못살게 굴었을 것이다.그러면
하예정이 웃으며 그의 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이자, 전태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즉시 그녀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방으로 들어온 하예정이 땅에 발을 딛더니 다시 돌아가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여보, 오늘 밤은 내가 리드할 거예요.”"얼마든지.”전태윤은 기꺼이 받아들였다.그녀가 적극적으로 나올수록 그는 그녀에게 점점 더 중독되었다.이런 중독은 평생의 중독이었고, 그는 평생 그녀만을 사랑할것이다.바깥의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그가 직접 옆에서 지켜보며 같이 시간을 지낸 여자보다 예쁠까.이쪽에서는 부부가 한창 열정이 끌어오를 때, 한편 도차연은 관성에 있는 그녀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별장에는 뜻밖에도 그녀의 큰 사촌 오빠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도차연은 큰 오빠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늦었는데, 큰 오빠가 관성엔 웬일이야?”"차연아, 둘째 삼촌이 출장 가기 전에 나에게 너를 부탁한다고 당부했어. 관성에 오게 하지 말라고. 근데 너는 나를 속이고 몰래 관성에 왔지, 만약 둘째 삼촌은 알면......”"이건 내 자유야, 오빠가 상관할 바 아니라고. 우리 아빠로 그만 협박해, 내가 오빠 진짜 생각을 모를 줄 알아? 아빠가 나한테 화나서 날 회사에서 쫓아내면 오빠들 몇 명이 도씨 그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거잖아.”"도기범, 잘 들어. 도씨 그룹은 우리 아버지의 개인 재산이야. 오빠네 아버지와 셋째 삼촌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모두 우리 아버지가 형제들을 생각해서 주식을 조금 나눠준거지. 매년 주식 배당금이라도 타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거야.”"우리 아빠한테는 친딸인 내가 있어. 그러니까 모든 재산은 내가 상속받았을거야. 그러니까 오빠들은 내 걸 차지하려고 하지 마. 아빠가 가족을 소중히 여겨서 대학 졸업 후 오빠들을 위해 일자리를 마련해줬으니 마땅히 우리 아빠한테 감사해야 해. 다른 생각을 품는 건 배은망덕한 짓이야.”도차연에게서 면전에서 욕을 먹은 도기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도
도씨 그룹은 도씨 사내들에게 물려주고 도차연은 그저 그녀가 시집갈때 혼수를 화려하게 준비해주면 된다.아버지 세대의 생각이 이러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도기범과 다른 사촌 동생들의 생각도 똑같다. 그들은 둘째 삼촌이 도차연을 후계자로 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그러니 회사는 앞으로 그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삼촌이 그에게 도씨 그룹을 인계한다면 나중에 도차연이 시댁에서 시집가서 괴롭힘을 당할때 친정 사촌 오빠인 도기범도 그녀를 대신해서 복수를 해줄 마음도 있었다."난 내가 좋아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어, 오빠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난 그냥 친구 만나러 왔어, 난 뭐 여행 오면 안 돼? 오빠, 날 데리고 돌아갈 생각이라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애.”도차연은 가방을 소파에 내던지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존재감을 최대한 낮추고 있던 도우미에게 분부했다.“목 말라, 물 좀.”도우미는 급히 가서 그녀에게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도기범은 이 곳에서 한참을 기다렸기에 도우미는 일찍이 그에게 차와 간식을 가져다 주었다.그가 소파에 돌아와 앉더니 어조를 누그러뜨리며 도차연에게 말했다. "차연아, 네가 아무리 이 큰 오빠를 오해해도 좋아. 하지만 둘째 삼촌이 그런 지시를 한 건 적어도 너를 위한 것이겠지. 그러니 큰 오빠가 이러는 것도 너를 위해서야.”둘째 삼촌이 왜 그녀를 관성에 못 오게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둘째 삼촌이 그렇게 하는 건 분명히 이유가 있기 때문 일것이다.둘째 삼촌은 오직 도차연 한 명의 아이만 있을 뿐이었기에 항상 도차연을 보물처럼 아끼고 달래주었다. 도 대표가 도차연에게 무엇을 강제하는 건 한번도 보지 못했다.그렇기에 도기범은 사촌 여동생이 관성에서 사고를 쳤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래서 둘째 삼촌이 다시는 도차연을 관성에 오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했다."차연아, 너 방금 어디 있었어? 친구는 누군데?”"오빤 몰라.”도차연은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신 후에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도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후 도차연은 도기범에게 말했다. "오빠, 내일 저녁에 갈게, 내일 저녁 약속을 잡았거든.”"누구랑 밥 먹어? 오라버니가 같이 갈게, 그리고 내일 저녁에 같이 돌아가자.”"오빠는 모르는 사람이잖아. 따라가면 걔가 어색해 할 거야.”"그건 모르지, 네가 만나서 소개를 해주면 그때부터 알게 되는거지. 어쨌든 오늘 밤 나랑 같이 돌아가지 않으면 관성에 있는 너의 일거수일투족은 이 오빠가 지켜봐야 해. 네가 누구를 만나든 내가 그 자리에 같이 할거야.”“...”"시간이 늦어서 비행기 표 끊기도 힘들어.”도기범이 말했다."그럴줄 알고 친구한테서 전용기를 빌렸어. 전용기가 곧 관성에 도착할거야. 우리는 그걸 타고 오늘 돌아갈거야.”"이미 다 계획해 놓은거네? 우리 아빠한테도 이미 얘기했어?”도차연은 도기범의 이런 행동에 매우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이 일에 있어서만큼은 아버지는 도기범을 믿는 한이 있어도 그녀를 믿지 않을 것이다.도기범이 말했다."난 그저 둘째 삼촌이 내게 맡긴 임무를 완수했을 뿐이야.”도차연은 도기범이 너무 얄미웠지만 어쩔수 없이 그를 따라 관성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하예정은 도차연이 다음날 그녀에게 전태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만나자고 할 줄 알았는데, 도차연은 예상외로 지난 밤에 관성을 떠났다. 덕분에 그녀의 생활은 계속 조용하고 행복하게 흘러갔다.......강성.경호원들에게 에워싸인 고현은 호텔을 나서자마자 호텔 입구의 붉은 꽃바다를 보았다.그 많은 꽃잎 앞에 흰 치마를 입은 예쁜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녀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하고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커다란 꽃다발을 손에 들고 그 꽃잎 앞에 서 있었다.빨간 장미꽃잎들이 커다란 하트 모양을 이루었는데 그 모양은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도 아름다웠다.주위에 구경꾼이 많았다.연예계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그녀와 그 여자아이를 향해 사진을 마구 찍고 있었다.구경꾼들이 모두 그를 보고 있었다."도련님.”그 여자아이는 고현을
그 여자는 고현에게 거의 다다랐을때 무엇에 걸려 넘어진 것처럼 꽃다발을 안고 그녀의 품으로 뛰어드는 자세를 취했다.지금 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게다가 얼마 전 고현은 그녀가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애교가 넘치는 미인이 품에 안기는데, 고현이 그녀를 밀어낼리가 없겠지?사실 이 여자는 바로 요즘 강성에서 새로 뜨는 스타인데, 작은 도련님, 즉 고현의 쌍둥이 동생인 고빈이 이 여배우를 매우 마음에 들어해서 여자가 촬영하는 동안 면회를 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을 낼 수 없어서 할수없이 누나에게 대신 가달라고 부탁했다.고현은 남들 앞에서는 냉정한 편이지만 쌍둥이 동생을 매우 귀여워했다. 그녀는 일이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동생의 거듭된 부탁으로 한 번은 가주겠다고 승낙했다. 그리고 한번 그녀의 촬영장에 면회를 가서 상대방의 연기를 보고 연기가 괜찮다고 말했다.뜻밖에도 그 한번의 방문으로 스캔들이 났고, 연예 기사에서는 모두 고씨 그룹의 고현, 즉 큰 도련님이 이 여배우를 좋아한다고 보도했다.한편 고현에게 첫눈에 반한 여배우는 기사가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 기회를 통헤 고현과의 스캔들로 자신의 신분을 높이고, 사랑에 빠져서 부잣집에 시집가기를 원했다.연예계 여자 스타들은 대부분 명문가에 시집 가는 것을 목적으로 했고, 그녀도 예외는 아니다.고씨 가문은 강성에 있는 최고의 명문가였다. 만약 고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다면, 평생 먹고 입을 걱정 없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고현 도련님은 젊고 잘생기고 돈도 많고 심지어 고씨 그룹의 주인이었다. 고 회장님은 이제 거의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았고, 실질적인 경영은 고현이 맡고 있었다.고현을 만난 적이 있는 강성의 젊은 여자라면, 그게 누구든 이 귀한 도련님을 이상형으로 생각할 것이다.다시 현재.고현은 달려드는 여배우가 뭘하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걸었다.달려오던 여배우는 뜻대로 한 사람의 품에 안겼고, 상대가 재빨리 그녀를 부축해
그 뒤로 이윤미가 그녀의 오빠들과 내연녀들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차마 몇 명의 형수님들이 속고 있는 모습을 보다 못해 형수님들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 후로 이윤미의 오빠들과 형수님들이 말다툼하기 시작했다.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현은 이윤미가 잘했다고 생각했다.바람을 피운 사람이 자기 오빠라고 감싸면서 오빠들을 도와 형수님들을 속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면 자기 남편이 바람피운 사실을 모든 사람이 다 알지만, 본인만 모른다면 얼마나 괴롭겠는가!이때 전호영이 검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정군호 씨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을걸요. 이 대표님께서 돌아오신다면 정군호 씨는 틀림없이 나가서 바람피우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이 대표님을 도와야 한다고 봐요. 못 봤으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현장을 목격했잖아요. 이 대표님을 만나면 알려줘야 해요. 어쨌든 우리 형수님의 이모시기 때문에 우리 형수님의 친척이나 다름없죠. 안 그래요?”고현은 전호영을 꾸지람했다.“호영 씨도 정말 나쁘네요. 이씨 가문에서 난리가 났으면 좋겠죠? 그런데 저도 호영 씨를 지지할 거에요. 이러고 보니 저도 좋은 사람은 아닌가 봐요.”“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좋은 사람들이죠. 정군호 씨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보세요. 정군호 씨가 잘못한 것을 우리가 바로잡아준 거죠. 이 대표님을 위한 것이지 모함하거나 억울하게 만든 것은 아니잖아요.”“저처럼 일편단심인 남자는 정군호 씨의 이런 행동이 너무 부끄러워요. 만약 집안의 아내가 싫으면 이혼할 것이지... 이혼하기는 싫고 또 밖에서 예쁜 여자들이랑 놀고는 싶고... 두 마리 토끼는 다 잡을 수 없는 법이죠. 하늘 아래 어떻게 그런 좋은 일이 있겠어요?”전호영은 정군호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하루 호텔도 카메라가 있었기에 정군호가 내연녀를 껴안고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꼭 찍혔을 것이다.전호영이 정군호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 아니었다.“이 대표님이 그토록 기가 센데
“저는 배려심이 깊은 신사에요.”고현은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면서 전호영의 신사다운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였다.하지만 전호영이 고현의 손을 잡고 함께 호텔로 들어가려고 하자 고현은 거절했다.전호영의 안색은 이내 어두워졌다.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시종 전호영과 연인처럼 행동하려 하지 않았다.고현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전호영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앞으로나란히 몇 걸음 걷더니 고현이 갑자기 멈추었다.“왜 그러세요?”전호영이 물었다.‘설마 그녀를 짝사랑하는 여자들을 만났나?’전호영은 앞을 보았지만, 그녀를 짝사랑하는 여자들을 보지 못했다.“정군호 씨예요.”고현은 낮은 목소리로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한 뒤 전호영을 잡아당겨 차 뒤로 숨었다. 그녀의 경호원 팀은 고현이 위험한 줄로 알고 본능적으로 최대한 빨리 고현의 앞으로 돌진하며 위험을 막으려고 했다.“얼른 숨으세요. 저를 막지 마시고!”고현은 나지막이 경호원 팀에게 말했다.고현이 누군가의 가십거리를 보고 싶어 했던 모양이다.고현은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 옷을 입은 늙은 남자를 가리켰다. 그 늙은 남자는 천가 같은 얼굴과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그 여성의 곁을 지나가는 남자라면 모두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몇 번 더 쳐다보았다.“저 남자는 이윤미의 친아버지이자 이 대표님의 남편인 정군호 씨예요. 그 옆에 있는 여자는 저도 잘 몰라요. 놀랍게도 밖에서 내연녀를 만나고 있었네요. 만약 이 대표님께 들킨다면 정말 정군호 씨를 죽여놓을지도 몰라요.”이은화의 남편이라는 말을 들은 전호영은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정군호와 내연녀의 동영상을 찍었다.그리고 말했다.“이 대표님은 우리 큰형의 결혼식에 가신 뒤로 계속 관성에 남아계시거든요. 아마도 정군호 씨는 이 대표님이 없는 틈을 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네요”고현도 말을 이었다.“이 대표님께서 남편을 너무 엄격하게 단속하니까 정군호 씨도 아마 진짜로 바람 피우지는 못할 거에요. 기껏해야 지
고현은 사실 그대로 대답했다.“저는 어른이 된 후로 여행을 갈 시간이 없었어요. 바빠서 미치겠는데 언제 시간을 내서 놀러 가겠어요? 하지만 출장 다니면서 많은 곳은 가봤어요.”“신혼여행은 어디 가고 싶어요?”전호영이 그녀에게 물었다.고현이 한참을 생각해 보더니 말을 이었다.“저는 물이 맑고 공기가 좋은 산을 좋아해요. 조용하거든요.”“제가 잘 연구해서 산 좋고 물이 맑은 조용한 곳을 찾아볼게요.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우리 둘만의 세상을 잘살아 봐야죠.”알고 보니 고현은 산과 물이 있는 아름다운 곳을 좋아했다.전씨 가문의 서원 리조트가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이 있는 곳이고 평소에도 매우 조용한 곳이었다.“서원 리조트를 좋아해요?”“좋아하죠.그럼 서원 리조트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려고요?”전호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건 아니고요. 그곳은 우리 미래의 집이고 신혼여행은 당연히 딴 곳으로 가야죠.”이때 고현이 자신을 스스로 비웃으며 말했다.“제가 지금 시집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벌써 신혼여행에 관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네요. 호영 씨와 함께하면 쉽게 호영 씨 의도대로 따라간단 말이죠. 저의 총명함과 자제력 모두 호영 씨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니까요.”“현이 씨가 아직도 이 일을 고민하고 있다니. 제가 아직도 부족한가요?”전호영은 자신이 고현을 오랫동안 쫓아다녔다고 느꼈다. 그는 모든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고현을 대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시집을 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하여 전호영은 자신이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어떤 방면에서 잘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었다.“아니에요. 충분히 잘하셨어요. 우리 데이트도 별로 안 하고 평소에도 일하느라 바빴던 것 같아요. 아직 결혼까지 할 정도로 감정이 깊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말처럼 하루 못 보면 일 년을 못 본 것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저는 몰라요. 그런 감정을 못 느낀다는 건 제가 호영 씨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아요. 어
경호원 팀은 그들의 전 대표님이 전호영에게 떠밀려 마이바흐 차에 들어가는 모습을 버젓이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차는 곧 고씨 그룹을 빠져나왔다.고빈이 중얼거렸다.“호영 씨는 정말 내가 본 형부 중 가장 오만방자한 형부였어. 처남인 나에게 조금도 아부하지 않고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다니.”고빈은 중얼중얼하긴 했지만,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다.만약 고빈이 정말 친형이 있다면 그는 전호영이 그의 친형을 해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따라갔을 것이다.하지만 그의 친형은 사실 여자였다. 그의 누나 고현은 시집가야 하는 여자였다. 전호영은 그의 누나와 어울리는 남자였기 때문에, 또 전호영이 고빈의 부모님께 고빈이 너무 방해한다고 고자질하면 안 되었기에 고빈은 더는 따라가지 않았다.지금 고씨 가문에서 전호영은 고현 남매보다 체면이 훨씬 섰다.“고빈 씨가 안 따라왔죠?”전호영은 차를 몰면서 조수석에 앉은 고현에게 물었다.고현은 돌아볼 필요도 없이 이내 말을 이었다.“고빈이는 입만 살아서 그렇지 정말 따라오지는 않을 거예요. 호영 씨가 우리 부모님 앞에서 고빈의 고자질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죠. 고빈은 저보다 10분 먼저 태어났지만 지금 정해진 여자친구가 없거든요.”“저도 호영 씨랑 짝을 지으니 저희 부모님의 눈길도 자연스레 고빈의 몸으로 옮겨졌어요. 호영 씨가 제 동생의 고자질하면 저희 부모님은 그를 욕하다가 결국 결혼 재촉 문제로 돌아가거든요. 제 동생은 결혼 재촉을 엄청 무서워하거든요.”고빈이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고정된 여자친구를 찾지 못한 일에 관해 고현도 마음이 조급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녀에게는 전호영이 있었지만, 고빈의 짝은 아직 어디에 있는지...예전에는 고현은 고빈과 이윤미를 맞세워주려고 했지만, 고빈은 이윤미가 재미없다고 느꼈고 이윤미 또한 고빈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 이윤미 곁에 방윤림이 있었다.전호영은 빙그레 웃었다.“저도 항상 고빈 씨의 고자질하고 싶지 않아요.
전호영은 꽃다발을 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퇴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밖으로 나가면서 전호영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오는 보습을 보았지만 모두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만약 전호영을 보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상한 일로 여길 것이다.“전 대표님.”다들 마음속으로 아무리 전호영을 비웃을지라도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하게 대했다.전호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는 고씨네 남매에게 다가갔다.“현이 씨, 퇴근하시죠. 제가 데리러 왔어요. 같이 밥 먹으러 가요. 자, 받아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 앞으로 내밀었다.고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말했어요. 제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매번 올 때마다 꽃다발을 사 오지 마세요. 제 사무실이 곧 꽃집이 될 것 같으니까요.”전호영은 심지어 하루에 꽃다발을 여러 번 선물한 적도 있었다.고현은 전호영이 보낸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전호영은 보복으로 그녀에게 더 많은 꽃을 보냈다.고현은 자신이 이 남자에게 곧 먹혀 죽을 것만 같았다.“꽃병을 더 사서 사무실로 보내드릴게요.”“저를 꽃병이라고 비아냥거리시려는 거에요? 제 사무실에는 꽃병이 가득 놓여 있거든요.”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제가 잘못했네요. 다음에는 이런 꽃들을 보내지 않고 다루기 쉬운 꽃들로 보낼게요. 현이 씨 사무실에 있는 그 꽃병들을 집으로 몇 개 가져가면 사무실이 꽃병이 줄어들 거 아니에요.”옆에 서 있던 고빈이 말을 이었다.“우리 형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무척 좋아해요. 저에게 주세요. 제가 이 꽃들을 저의 여성 지인들이게 줄 테니까요.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 너무 좋을 것 같아요.”“고빈 씨는 아직 퇴근 안 하셨군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의 품에 안겨주며 자연스럽게 고현의 손을 잡았다.고빈은 일부러 과장되게 말했다.“설마 이제야 저를 보신 건 아니죠? 혹시 시력에 문제가 있으신 건 아니죠? 잘 고려해 보고 짝을 찾으셔야지 아니면 시각장애인을 고를 수도 있어요.”“그건 제 눈에 현이 씨만
장 대표가 전호영의 차를 얼핏 보더니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의 차였군요. 셋째 도련님은 정말 매일 고씨 그룹에 가서 고 대표님을 귀찮게 하는군요. 저는 그저 헛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사실이에요. 고 대표님은 우리 장성에서 가장 젊고 우수한 대기업 대표님이죠. 그의 잘생긴 외모는 얼마나 많은 여자를 사로잡았는지 몰라요. 고 대표님은 강성의 모든 젊은 여자들의 이상형일걸요. 여자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전호영 도련님이 해내게 될 줄은 몰랐네요.”“하지만 외모로 보면 전호영 도련님과 고현 대표님은 참 잘 어울려요. 두 사람 중 한 명이 여자라면 정말 천생연분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두 사람 모두 남자네요. 너무 아쉬워요.”두 사람의 만남은 수많은 얼마나 많은 여자의 부러움을 자아냈는지 모른다.강성의 명문 아가씨들도 전호영이라는 남자에게 진 것이 자못 못마땅했다.“두 분이 이미 서로 남녀 관계를 확정하셨나요?”장 대표는 계속해서 물었다.“제가 듣기로는 전호영 도련님이 아직도 고현 대표님께 구애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의 일방적인 짝사랑 아닐까요? 사실 고현 대표님이 정상적인 남자인데 전호영 도련님이 게이일 수도 있죠.”“저도 잘 몰라요. 진실한 사실이 어떠할지 누가 알겠어요. 고 대표님은 냉담한 분으로서 수많은 대표님과 접촉하시지만 진정으로 친한 친구는 얼마 없어요. 고 대표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거든요.”“하지만 고현 대표님께서 전호영 도련님을 점점 더 포용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이 고 대표님을 위해 여성 옷을 입으며 여자로 분장한 적이 있거든요. 그 두 사람 중에서 아마 전호영 도련님이 더 비정상인 것 같아요. 고 대표님께서 좋아하는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에 전호영 도련님이 여성 옷을 입었을 거라고 봐요.”전호영은 여성 옷차림으로 고씨 그룹에 왔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전호영을 위해 비밀을 지킬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소문을 퍼뜨리고 그렇게 일파
멀리 장성에 있는 전호영도 전이진이 보낸 카카오 스토리를 보았다. 그는 여운초와 전이진이 혼인 신고서를 받은 모습을 보고 무척 부러워했다.그는 결국 다시 자리를 떠나 호텔 사무실을 나오더니 차를 몰고 고씨 그룹으로 향했다.이때 고현이 사업에 관한 얘기를 방금 마쳤을 때였다.그녀는 일어나서 손을 뻗어 고객과 악수하며 부드럽게 말했다.“장 대표님, 수고하셨어요.”장 대표도 이내 대답했다.“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고현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벌써 식사 시간이 되었네요. 우리 함께 식사하는 건 어때요?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감사합니다, 고 대표님. 제가 이번에도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네요. 곧 비행기를 타야 할 시간이거든요. 다음에요. 다음에 제가 고 대표님께 음식 대접해 드릴게요.”고현은 이해하며 말했다.“장 대표님께서 오신다면 당연히 제가 음식 대접해 드려야죠. 다음에 오시면 꼭 저에게 대접할 기회를 주셔야 해요.”“당연하죠. 약속드릴게요.”장 대표는 웃으며 대답했다.고현이 고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보자 고빈은 눈치껏 일어나사 미리 준비한 특산품을 장 대표에게 가져다주었다.“장 대표님, 이것은 우리가 장 대표님을 위해 준비한 강성의 특산품이에요. 귀한 물건은 아니고 우리 강성의 특색이에요. 한 번 맛보세요.”장 대표는 사양하다가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고 대표님, 고마워요.”고현과 사업해 본 사람들은 비록 고씨 그룹의 오더를 따내기가 쉽지 않지만, 고현의 인품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했다.고현은 사람이 엄숙하고 차갑지만, 그녀와 사업을 해본 사람들 모두 그녀를 칭찬하곤 했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청년 인재가 동성애자라니... 아깝기만 했다.고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많은 대표가 아마 정말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고현이 게이가 아니라면 그들은 모두 자신의 딸과 고현을 맞세워주고 싶어 했다.고현 남매와 고위층 몇 명 인사들이 함께 장 대표를 고씨 그룹 앞까지 배웅하고 장 대표 일행을 미리 준비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엄마가 관성 호텔에 예약해 놓았어. 가서 축하할 겸 밥 먹자. 그리고 모두한테도 관성 호텔에 오라고 전화해 놨어. 할머니께서도 너희 두 사람이 혼인 신고한 일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운초야, 내가 방금 네 고모도 초대했어. 너와 이진이 결혼에 관해 상의하려고. 아직 설이 몇 달 남았는데 그 전에 결혼식 좀 올리자.”명해은이 무척 급했던 모양이다.전이진과 여운초가 혼인 신고하자마자 바로 결혼에 관한 일을 상의하려고 했다.여운초의 새아버지와 친어머니는 아직 감옥에 있는데다 여운초가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 명해은은 혼례 문제에 관해서 여준희와 상의하려 했다.하지만 추미자는 결국 여운초의 친어머니였기에 명해은은 여운초의 뜻을 물었다.“운초야, 네 어머니께 말씀드려야 되지 않을까?”명해은은 추미자한테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기에 그냥 결혼 사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여운초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이진 씨와 함께 감옥으로 만나러 가서 말할게요. 저와 이진 씨 결혼에 대한 모든 일은 저의 작은 고모와 상의하면 돼요. 여씨 가문에 사람들이 수많지만,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건 제 작은고모뿐이거든요.”여천우도 여운초와 사이가 가까웠지만, 아직 어리기에 이런 일에 관해 잘 모를 것이다.명해은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그래. 알았어. 네 작은고모도 너희들이 혼인 신고한 사실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오후에 오신다고 하셨어.”여운초 전이진이 약혼한 뒤로 전씨 가문은 여운초의 배후에 서 있게 되었고 눈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준희는 이 가엽고 운이 좋은 조카를 전이진에 맡기게 되니 매우 안심했다.여준희도 그녀의 집안에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친정집에 가는 횟수가 예전보다 줄었다.여운초 남매는 서로 자주 연락했다.여운초는 작은고모를 어머니로 여기고 있었다.그녀는 친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모성애를 여준희에게서 느꼈다.“언제 면회를 하러 가려고?”“오후에 가려고요. 감옥에 가서 보고
전현민도 벙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경사야. 우리는 기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진아, 이미 이르지 않으니 어서 운초랑 들어가 절차부터 밟아. 직원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부모님의 재촉을 받은 전이진은 여운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서 구청 안으로 걸어갔다.명해은 부부는 돌아가지 않고 밖에 서서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전현민은 아내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이러고 있으니 32년 전에 우리 둘이 이곳에 와서 결혼 증명서를 받던 날이 생각나네. 마치 어제 발생한 일과 같은데, 벌써 우리 큰아들이 이곳에 오다니... 세월이 참 빠르긴 빨라. 우리도 늙을 때가 되긴 됐나 보네.”그는 아내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난 당신과 백년해로하겠다고 약속했었지.”명해은도 감격해서 말했다.“그러게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딱 맞아요. 난 아직도 자신이 18살인가 하는데 우리 큰아들이 벌써 서른이네요. 우린 정말 늙었나 봐요.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가 없네요.”“당신은 조금도 안 늙었어. 내 눈에는 당신이 관음보살과 같이 해마다 18살이야.”명해은은 몸 관리를 잘해서 전이진과 함께 나가면 모르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남매로 착각할 정도였다.전현민도 몸 관리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젊은 시절에 전씨 가문의 사업에 몰두했기에 심신이 많이 상해서 귀밑머리가 희끗희끗 해졌다.은퇴한 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번 염색은 했었지만, 그래도 아내와 같이 서면 아내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다. 사실, 두 내외는 불과 한 살 차였다. 명해은은 남편의 칭찬에 웃음보를 터뜨렸다.“나도 해마다 18살이 되고 싶지만 그렇게 안 되네요. 내가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한다 해도 늙기 마련인걸요.”“내가 당신과 함께 늙어 갈 테니 두려워하지 마. 내가 당신보다 훨씬 늙어 보여.”명해은은 웃으면서 말했다.“전 두려울 것 없어요. 당신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하늘이 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