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66화

작가: 고능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하예진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가게는 노 대표님 겁니다. 대표님은 제가 전태윤 씨 처형인 걸 봐서 임대료를 한 달에 160만 원 받고 전기세와 수도세를 합치면 거의 200만 원 가까이 돼요.”

윤미라는 아들이 하예진의 돈을 받았다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그녀에게 공짜로 가게를 내주며 영업하게 하진 않았으니까.

하예진은 전태윤의 처형이라 한 달에 임대료 160만 원만 받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공적인 일은 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법이다.

“그 녀석이 돈까지 받았어요? 예진 씨는 전태윤 씨 처형인데 왜 기어코 돈 받았대요?”

윤미라가 일부러 떠보듯이 물었고 하예진이 재빨리 설명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죠. 대표님이 돈을 안 받으시면 저도 이 가게를 임대할 엄두가 안 났을 겁니다.”

“임대료 주니까 동명이가 받던가요?”

“그럼요. 지난달엔 현찰로 줬고 대표님은 바로 앞에서 액수를 세어본 후에야 가게를 나가셨어요. 이번 달엔 대표님 집사분께 드리면 된대요.”

윤미라는 괜히 본인이 예민하게 군 것만 같았다.

작은아들이 정말 하예진을 좋아한다면 그녀가 주는 임대료를 받지 않을 테니까.

“그 녀석 참... 그래도 여기 유동 인구가 많아서 장사가 잘될 거예요. 임대료가 높긴 하지만 매출액도 오를 겁니다.”

윤미라는 곧이어 그녀에게 물었다.

“아드님은 왜 안 보이죠?”

“예정이가 서점으로 데려갔어요.”

윤미라는 알겠다며 대답했다.

하예진 자매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사이가 좋다.

“아침 장사하기 힘들죠? 전보다 훨씬 살 빠진 것 같군요.”

윤미라는 하예진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는데 애초에 볼 때보다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의 그녀는 전보다 얼마나 더 예뻐졌는지 모른다.

중요한 건 그녀가 자신감을 되찾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내며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노동명이 그녀를 좋아할 만도 했다. 하예진은 정말 변화가 너무 컸으니까.

노동명은 그녀처럼 자신감 넘치는 여자를 매우 좋아한다.

손은경이 바로 그런 여자이다.

윤미라는 손은경과 노동명을 자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67화

    “사모님.”하예진은 사진을 두어 번 훑어보다가 얼른 윤미라에게 건넸다.윤미라는 사진을 건네받고 가볍게 웃으며 하예진에게 물었다.“이 여자아이 어때요 예진 씨?”그녀는 물으면서 하예진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너무 이쁜데요. 똑똑하고 유능한 여강자일 것 같아요. 기질도 좋고 인상이 아주 환하네요.”윤미라는 태연하게 대답하는 하예진을 보며 미소 지었다.“예진 씨 안목이 있네요. 은경이 여강자 맞아요. 대학교 졸업하고 집에서 경영하는 회사에 들어가 신분을 숨긴 채 밑바닥부터 갈고 닦았어요. 이젠 회사 부대표직에 올랐고 사람들도 그제야 은경이가 회장님 딸이자 대표님의 여동생이란 걸 알게 됐죠. 여러모로 우수한 아이예요. 내 친구 딸이기도 하고요.”윤미라는 손은경의 신분을 밝힌 후 말을 이었다.“은경이랑 우리 동명이를 엮어주려고 하는데 예진 씨가 볼 땐 어때요? 두 사람 어울려요?”하예진은 여전히 태연하게 대답했다.“신분과 지위로 볼 때 이분은 대표님과 아주 잘 어울려요. 집안 조건도 상당하니 강자들의 조합이죠. 외모라면... 대표님이 비록 전에 얼굴을 다쳐서 칼자국이 났지만 일단 흉터를 없애기만 하면 이 여성분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대표님도 이 여성분을 매우 좋아할 것 같은데요?”노동명은 홀로 기업을 일군 사람이라 분명 독립적인 여성을 좋아할 것이다. 윤미라가 말한 이 부잣집 따님은 노동명의 요구에 완전히 부합된다.하예진은 바로 알아챘다. 사모님께서 지금 이 부잣집 따님과 노 대표님을 엮어주려고 한다는 것을, 꽤 흥미진진한 일인 듯싶다.윤미라는 그녀가 대답할 때 전혀 눈길을 피하거나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아닌 아주 태연하고 담담한 기색을 보아냈다. 아무래도 본인만의 솔직한 생각인 것 같았다.하예진은 노동명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전혀 없다!윤미라는 하예진을 얕잡아보고 그녀가 며느리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설사 다이어트에 성공해 결혼 전 미모를 되찾는다고 해도, 창업 단계에 장사가 불티나게 잘 되고 조금만 더 견지하면 성공적으로 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68화

    말을 마친 윤미라는 또다시 하예진에게 물었다.“예진 씨는 평소에 동명이 만날 수 있죠? 걔가 예진 씨 제부랑 절친이니 자주 만날 수 있겠죠. 기회 되면 나 대신 동명이 좀 설득해 줘요. 그래 줄 수 있나요?”하예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사모님, 저야 당연히 사모님 돕고 싶죠. 대표님은 참 좋은 분이세요. 평소에 자주 만나기도 하고요. 다만 대표님이 제 말을 들어줄지 모르겠네요. 대표님은 매일 아침 우리 가게로 와서 아침을 챙겨 드세요. 제 아들 우빈이랑도 제법 친하고요. 나중에 또 아침 드시러 오면 제가 한 번 사모님 대신 대표님 설득해 볼게요. 무조건 설득할 수 있다는 보장은 못 해요. 저랑 대표님은 단지 건물주와 세입자의 관계니까요. 사모님은 대표님 어머님인데도 설득이 어려우시니 제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윤미라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일리 있는 말이에요. 내일도 동명이가 아침 먹으러 이리로 오면 수다 떨 듯이 은경이를 얼핏 언급해 봐요. 걔가 무슨 반응인지 보게. 나 내일 저녁에 은경이 데리고 관성 호텔에서 열리는 공씨 일가 연회에 참석할 예정인데 동명이도 함께 가줬으면 하거든요.”노동명도 실은 공씨 일가의 연회에 참석하지만 여자 파트너 없이, 엄마의 동반도 없이 홀로 참석한다.그는 이미 노씨 일가와 분리되어 홀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니까.외부인들도 그와 노씨 일가를 갈라놓고 본다.하예진은 윤미라가 아들 혼사를 걱정하는 게 나름 이해됐다. 윤미라는 하예정의 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좋고 또한 이경혜와도 친분이 있으니 노동명에게 한 번쯤 여쭤보라는 것은 그리 힘든 부탁이 아니다.하지만 노동명이 윤미라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라는 부탁은 선뜻 들어주지 못했다. 그녀는 노동명에게 어머님과 함께 연회에 참석하라고 말할 능력이 없으니까.그건 오롯이 두 모자지간의 일이다.이때 야간 일을 마친 공인들이 아침 먹으러 가게로 들어왔다. 윤미라도 손은경의 사진을 가방에 다시 넣고 자리를 떴다.“예진 씨, 장사 바쁘네요. 저도 이만 나가볼게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69화

    손은경은 운전하면서 말했다.“말했잖아요. 예진 씨네 두 자매는 다 괜찮은 분들이에요. 예진 씨는 이제 막 이혼한지라 당분간 재혼 생각이 없을 거예요. 창업으로 돈 버는 게 급선무이지 결혼은 아예 신경도 안 쓸걸요.”한 번 실패한 결혼생활을 겪은 사람은 또다시 사랑이 다가올 때 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질 따름이다.하예진은 지금 창업 단계라 재혼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윤미라가 말했다.“걔가 동명이한테 조금이라도 사심을 품었다면 당장 가게 문 닫고 꺼지라고 할 참이었는데, 거기서 토스트 가게 못 하게 조치하려고 했는데 그런 거 전혀 없는 거야. 근데 난 또 왜 이렇게 걔랑 동명이가 앞으로 꼭 무슨 일 생길 것만 같지? 경계해서 나쁠 건 없다지만 무례하게 굴 수도 없잖니. 예진이도 이젠 더 이상 아무런 뒷받침 없는 고아가 아니야. 동생 예정이가 전씨 그룹 사모님이고 그 집안사람들은 팔이 안으로 굽기로 소문났어. 장소민은 예정이를 싫어하면서도 엄청 챙겨. 아무도 괴롭히지 못하게 말이야. 전씨 일가랑 우리랑 나름 사이가 좋아서 그 집 체면을 봐서라도 예진이를 내쫓을 순 없어. 걔네 이모 이경혜도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라서 감히 건드리지 못해.”윤미라는 원래 하예진을 아들 상가에서 장사하지 못하게 내쫓을 생각이었다. 그녀가 노동명한테서 멀어지면 두 사람은 만날 일도 적고 윤미라가 걱정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다만 하예정은 노동명에게 전혀 이성적인 감정이 없다. 그럼에도 가게를 못 하게 가로막는다면 윤미라만 막무가내인 셈이 된다. 그와 동시와 전씨 일가와 성씨 일가 모두 미움을 사게 될 터이니 무의미한 노릇이다.만약 노동명과 하예진 사이에 무언가가 일어났을 때 손을 쓴다면 또 너무 늦어질 텐데.노동명의 성격은 엄마인 윤미라가 제일 잘 안다.사랑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일단 사랑에 빠지면 평생 간다.손은경이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아줌마, 예진 씨 내쫓지 마세요. 이혼하고 창업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요. 이제 막 장사가 잘되고 돈을 바짝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70화

    “그래, 가.”심효진의 시선은 여전히 책에 꽂혀 있었다. 하예정은 그녀가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효진아, 우리 가게에 몇 안 되는 소설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봤는데도 그렇게 재미있어? 너 이참에 소설 써봐. 수년간 책 읽은 경험으로 분명 멋진 소설을 써낼 수 있을 거야. 출판해서 대박 터트리면 우리 서점 메인 코트에 보란 듯이 내놓을게. 우리 가게 간판 소설이지!“심효진이 웃으며 말했다.“난 보는 것만 좋지 쓰는 건 싫어.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음식 앞에서만 몸이 움직이지 책을 쓸 리가 있겠어? 너 소설 쓰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줄거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다 빠질 지경이야.”하예정은 차 키와 아직 안 바꾼 지갑까지 챙기고 조카의 손을 잡고는 채소 사러 갈 채비를 했다.친구의 말을 들은 그녀는 넌지시 한마디 건넸다.“너랑 정남 씨 러브스토리를 쓰면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되겠는데.”“나랑 정남 씨 이야기는 너무 무미건조해. 어떠한 우여곡절도 없고 라이벌조차 없어서 딱히 쓸 내용이 없다. 너랑 태윤 씨 스토리가 참 괜찮은데 내가 쓸 줄 모르네. 이참에 네가 자서전 낼래?”하예정도 피식 웃었다.“나도 그런 흥취가 없고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어. 내일 밤엔 또 우리 그이랑 함께 연회에 참석해야 해. 너도 갈 거지?”“물론이지. 정남 씨가 진작 말했어. 아 참, 나랑 정남 씨 약혼식도 곧 다가오는데 너 태윤 씨랑 꼭 함께 와. 우리 결혼식은 5월 1일 전으로 정할 거야. 정남 씨는 뭐가 급하다고 부모님께 결혼 날짜를 5월 이전으로 받아오라고 하셨대.”“그거야 당연히 널 너무 사랑해서 빨리 집에 데려오고 싶어서겠지. 옆에 두면 매일 실컷 예뻐해 줄 수 있잖아.”심효진은 가볍게 웃었다. 소정남이 그녀에게 잘해주는 건 사실이니까.두 사람의 감정은 거창하고 우여곡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늘 안정적이고 담담하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왔다.인생은 가늘고 길게 가야 하는 법이니까.“우리 채소 사러 가. 금방 다녀올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71화

    그런데 아내의 입덧이 너무 심하다고 성기현이 글쎄 아이를 지우겠다고 한다.심효진은 아내 사랑이 지극한 남자를 많이 봐왔지만 성기현처럼 아내를 위해 아이까지 지우려는 사람은 처음이다.“새언니는 당연히 반대하죠. 언니도 설득해 보려 했는데 도통 말이 안 통해요. 오빠가 기어코 아이 지우라는 거 있죠. 임신하고 나서부터 언니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먹는 족족 토하니까, 심지어 담즙까지 토해내는 경우가 많아요. 얼굴이 다 반쪽이 돼서 오빠가 안쓰러워 죽을 지경이에요. 지금 엄마, 아빠도 집에서 새언니 지키고 있어요. 오빠가 또 불쑥 새언니 데리고 병원 가서 아이를 지울까 봐요.”어쩐지 이경혜가 요즘 잘 안 보이더라니...심효진이 관심 조로 물었다.“그 정도로 심하게 토하면 병원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의사가 먹는 약 처방해 주셨는데 효과가 딱히 없어요. 게다가 새언니는 태아 보호 차원에서 종일 집에 누워있어야 해요. 프로게스테론이 낮다고 하더라고요. 어휴, 엄마 되기 쉽지 않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엄마는 참 위대하다.심효진이 말했다.“예정이 보통 근처 슈퍼로 가서 채소 사니까 금방 올 거예요. 오는 대로 예정이한테 말하고 우빈이 데려가세요. 그 아이가 총명하고 귀여워서 소현 씨 오빠도 아이를 보면 마음이 바뀌실 거예요.”“네, 나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미 예진 언니한테 전화해서 동의 구했어요. 언니도 우리 오빠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고는 한바탕 욕하더라고요. 일 마무리하는 대로 새언니 보러 오겠대요.”금방 유청하의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때 모두가 기뻐했고 하예진 자매는 영양제까지 사 보냈다. 전씨 일가에서도 하예정의 면을 봐서 영양제를 한가득 사 보냈는데 입덧이 이토록 심할 줄이야.“임신하면 신 음식 좋아한다던데 신 음식 좀 사서 구토를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건 어때요?”성소현이 머리를 내저었다.“새언니한테는 아무 소용 없어요. 먹는 족족 토하긴 하지만 먹고 바로 토하는 게 아니라 한참 지나서야 구토가 올라와요. 입맛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72화

    하예진과 주형인이 신혼집을 장식할 때 주형인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장식 비용을 하예진이 부담하긴 했지만 그녀도 그 당시 출근해야 해서 시간이 많은 하예정이 언니 대신 신혼집 장식을 지켜보았다.집 장식의 고통을 맛본 그녀는 예준하가 너무 이해됐다. 물론 예준하가 이토록 자주 별장에 찾아와 장식을 지켜보는 건 성소현 때문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성소현은 데면데면한 성격이 아닌데 아직 예준하가 자신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걸 발견하진 못했다.전태윤에게 구애하다가 실패한 이후로 감히 더는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성소현이 직접 운전해서 제집 별장 앞에 도착한 후 경적을 누르며 말했다.“당연하지. 준하가 이 별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산 거래. 나중에 결혼하고 아내랑 함께 여기서 지낼 생각이라던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토록 별장 인테리어에 신경 쓰는 걸 보면 여자친구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성소현은 부러움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전부 사랑하는 반쪽을 찾았는데 유독 그녀만 외롭게 혼자이다.그녀가 사랑할 사람, 서로 마음이 통할 그 사람은 대체 어디 있을까? 언제쯤 그녀 앞에 나타날까?“준하 씨는 인제 언니네랑 이웃이 돼서 자주 드나들겠네요? 여자친구가 뉘 집 재벌가의 따님인지 물어보지 않았어요 왜?”하예정이 일부러 떠보듯이 물었다.성씨 일가의 도우미가 밖에 나와 별장 대문을 열어주었고 성소현은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아무 말 없던데. 예정이 네가 제부한테 물어봐봐. 혹시 알고 있을 수도 있잖아.”“우리 그이는 남 일에 늘 관심 없어요. 준하 씨가 청첩장을 보내면 모를까. 그전까진 절대 사적인 일을 안 물을걸요.”성소현은 전태윤이 변한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가십거리에 제일 호기심 많은 사람은 그래도 소정남이다.그는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항상 제일 먼저 최신 소식을 얻곤 한다.“아가씨,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는데 또 큰 사모님 모시고 병원 가서 아이를 지우겠대요. 두 어르신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73화

    “준하 씨 일단 정자에 앉아서 기다리세요.”도우미는 그를 정자로 모시며 미안함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예준하는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괜찮아요, 가서 볼일 보세요.”그는 정자 아래의 석탁 앞에 앉아서 성소현에게 줄 간식거리를 상 위에 올려놓았다.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우미에게 묻지도 않았다.예준하는 성씨 일가 옆집 별장을 산 이후로 갖은 핑계를 둘러대며 성씨 일가로 자주 찾아왔다. 하여 성씨 일가의 모든 도우미들이 그의 신분을 알고 깍듯이 모신다. 매번 올 때마다 집안으로 공손하게 모시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아무래도 외부인에게 알리지 못할 일이 생긴 듯싶다.굳이 그에게 알리지 않았으니 더 캐물을 이유도 없었다.예준하는 아직 성씨 일가의 이웃일 뿐이니까.“준하 씨, 물 한 잔 따라드릴게요.”비록 집안에 들이진 못했지만 문전박대까지 할 순 없다.예준하도 가볍게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도우미는 그제야 정자를 벗어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 집안에서 성문철 부부는 소파에 앉아있었고 성문철이 한창 아내의 등을 두드리며 화난 마음을 다독였다. 그는 다정한 말투로 아내를 위로했다.“기현이도 청하가 안쓰러워서 그러는 거니까 당신이 이해해. 그 자식 상대할 필요 없어.”하예정이 이모에게 온수 한 잔 따라왔다.하예진은 성소현과 함께 가서 유청하를 소파로 데려왔다. 성기현이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게 말이다.성기현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아이를 갖고 싶지 않냐고?당연히 갖고 싶지, 청하와 둘만의 아기를 엄청 원했지. 하지만 유청하가 이토록 입덧이 심할 줄 몰랐다. 먹는 족족 토해서 얼굴이 반쪽이 된 게 실로 안쓰러울 따름이었다.성기현의 눈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보다 아내 유청하가 더 중요했다.우빈이는 성기현 옆에 서서 머리 들어 사촌 외삼촌을 쳐다봤다. 반짝이는 아이의 검은 눈동자가 밤하늘의 별을 방불케 했다.“외삼촌.”아이가 나긋나긋하게 부르자 성기현이 고개 숙여 우빈이를 내려다봤다.녀석은 예쁘장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274화

    만약 유청하가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안 겪고도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얻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남자가 임신할 수만 있다면 그는 무조건 청하를 위해 이 고통을 감수할 것이다.한 도우미가 안으로 들어와 성소현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성소현은 도우미에게 낮은 목소리로 분부했고 도우미가 나간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새언니에게 말했다.“언니, 화 풀어요. 오빠가 잠시 무언가에 씌운 것 같아요. 엄마도 망할 놈이라고 욕했어요.”유청하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성기현과 결혼한 이 몇 년 동안, 그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독차지해 버렸다. 유청하도 결혼 후 마지못해 줄곧 피임 조치를 했고 바로 그 때문에 여태껏 임신 소식이 없었다.밖에서 사람들이 그녀를 불임이라고 쉬쉬거릴 때 드디어 부부가 일심동체로 2세 계획을 가졌다.유청하는 소원대로 임신했고 이 아이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아직 태동은 없지만 배 속에 그녀와 성기현 둘만의 피가 흐르는 예쁜 아기가 있다는 생각에 모성애가 저절로 흘러넘친다.엄마라면 다 그렇듯이 유청하도 배 속의 아이를 제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겼다.그런 아이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성기현은 그런 그녀 마음도 몰라주고 무작정 병원 가서 애를 지우자고 한다. 앞으론 절대 아이 가질 일이 없으니 둘이서만 평생 살자고 한다.게다가 본인은 남동생이 있으니 나중에 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성씨 일가의 가업을 물려받으면 된다고 한다.유청하는 기가 막혀 머리를 내저었다.성기현이 그냥 해본 소리인 줄 알았는데 진심일 줄이야.그녀는 마지못해 남편의 생각을 시댁 식구들에게 알렸고 집안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그녀는 아직 감히 친정에는 알릴 엄두가 안 났다. 친정에서 남자 친척들이 달려와 성기현을 한바탕 두들겨 팰까 봐 두려웠다.“기현 씨가 글쎄 의사랑 예약까지 다 잡은 거 있죠. 내가 화 안 나게 생겼어요?”유청하는 시누이에게 남편의 흉을 봤다.성기현은 우빈이를 안고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아내를 바라봤다.“당신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차라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9화

    전호영은 꽃다발을 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퇴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밖으로 나가면서 전호영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오는 보습을 보았지만 모두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만약 전호영을 보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상한 일로 여길 것이다.“전 대표님.”다들 마음속으로 아무리 전호영을 비웃을지라도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하게 대했다.전호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는 고씨네 남매에게 다가갔다.“현이 씨, 퇴근하시죠. 제가 데리러 왔어요. 같이 밥 먹으러 가요. 자, 받아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 앞으로 내밀었다.고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말했어요. 제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매번 올 때마다 꽃다발을 사 오지 마세요. 제 사무실이 곧 꽃집이 될 것 같으니까요.”전호영은 심지어 하루에 꽃다발을 여러 번 선물한 적도 있었다.고현은 전호영이 보낸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전호영은 보복으로 그녀에게 더 많은 꽃을 보냈다.고현은 자신이 이 남자에게 곧 먹혀 죽을 것만 같았다.“꽃병을 더 사서 사무실로 보내드릴게요.”“저를 꽃병이라고 비아냥거리시려는 거에요? 제 사무실에는 꽃병이 가득 놓여 있거든요.”전호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제가 잘못했네요. 다음에는 이런 꽃들을 보내지 않고 다루기 쉬운 꽃들로 보낼게요. 현이 씨 사무실에 있는 그 꽃병들을 집으로 몇 개 가져가면 사무실이 꽃병이 줄어들 거 아니에요.”옆에 서 있던 고빈이 말을 이었다.“우리 형은 꽃다발을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무척 좋아해요. 저에게 주세요. 제가 이 꽃들을 저의 여성 지인들이게 줄 테니까요.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 너무 좋을 것 같아요.”“고빈 씨는 아직 퇴근 안 하셨군요.”전호영은 꽃다발을 고현의 품에 안겨주며 자연스럽게 고현의 손을 잡았다.고빈은 일부러 과장되게 말했다.“설마 이제야 저를 보신 건 아니죠? 혹시 시력에 문제가 있으신 건 아니죠? 잘 고려해 보고 짝을 찾으셔야지 아니면 시각장애인을 고를 수도 있어요.”“그건 제 눈에 현이 씨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8화

    장 대표가 전호영의 차를 얼핏 보더니 말을 이었다.“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의 차였군요. 셋째 도련님은 정말 매일 고씨 그룹에 가서 고 대표님을 귀찮게 하는군요. 저는 그저 헛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사실이에요. 고 대표님은 우리 장성에서 가장 젊고 우수한 대기업 대표님이죠. 그의 잘생긴 외모는 얼마나 많은 여자를 사로잡았는지 몰라요. 고 대표님은 강성의 모든 젊은 여자들의 이상형일걸요. 여자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전호영 도련님이 해내게 될 줄은 몰랐네요.”“하지만 외모로 보면 전호영 도련님과 고현 대표님은 참 잘 어울려요. 두 사람 중 한 명이 여자라면 정말 천생연분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두 사람 모두 남자네요. 너무 아쉬워요.”두 사람의 만남은 수많은 얼마나 많은 여자의 부러움을 자아냈는지 모른다.강성의 명문 아가씨들도 전호영이라는 남자에게 진 것이 자못 못마땅했다.“두 분이 이미 서로 남녀 관계를 확정하셨나요?”장 대표는 계속해서 물었다.“제가 듣기로는 전호영 도련님이 아직도 고현 대표님께 구애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의 일방적인 짝사랑 아닐까요? 사실 고현 대표님이 정상적인 남자인데 전호영 도련님이 게이일 수도 있죠.”“저도 잘 몰라요. 진실한 사실이 어떠할지 누가 알겠어요. 고 대표님은 냉담한 분으로서 수많은 대표님과 접촉하시지만 진정으로 친한 친구는 얼마 없어요. 고 대표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거든요.”“하지만 고현 대표님께서 전호영 도련님을 점점 더 포용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호영 도련님이 고 대표님을 위해 여성 옷을 입으며 여자로 분장한 적이 있거든요. 그 두 사람 중에서 아마 전호영 도련님이 더 비정상인 것 같아요. 고 대표님께서 좋아하는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에 전호영 도련님이 여성 옷을 입었을 거라고 봐요.”전호영은 여성 옷차림으로 고씨 그룹에 왔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전호영을 위해 비밀을 지킬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소문을 퍼뜨리고 그렇게 일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7화

    멀리 장성에 있는 전호영도 전이진이 보낸 카카오 스토리를 보았다. 그는 여운초와 전이진이 혼인 신고서를 받은 모습을 보고 무척 부러워했다.그는 결국 다시 자리를 떠나 호텔 사무실을 나오더니 차를 몰고 고씨 그룹으로 향했다.이때 고현이 사업에 관한 얘기를 방금 마쳤을 때였다.그녀는 일어나서 손을 뻗어 고객과 악수하며 부드럽게 말했다.“장 대표님, 수고하셨어요.”장 대표도 이내 대답했다.“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고현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벌써 식사 시간이 되었네요. 우리 함께 식사하는 건 어때요?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감사합니다, 고 대표님. 제가 이번에도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네요. 곧 비행기를 타야 할 시간이거든요. 다음에요. 다음에 제가 고 대표님께 음식 대접해 드릴게요.”고현은 이해하며 말했다.“장 대표님께서 오신다면 당연히 제가 음식 대접해 드려야죠. 다음에 오시면 꼭 저에게 대접할 기회를 주셔야 해요.”“당연하죠. 약속드릴게요.”장 대표는 웃으며 대답했다.고현이 고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보자 고빈은 눈치껏 일어나사 미리 준비한 특산품을 장 대표에게 가져다주었다.“장 대표님, 이것은 우리가 장 대표님을 위해 준비한 강성의 특산품이에요. 귀한 물건은 아니고 우리 강성의 특색이에요. 한 번 맛보세요.”장 대표는 사양하다가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고 대표님, 고마워요.”고현과 사업해 본 사람들은 비록 고씨 그룹의 오더를 따내기가 쉽지 않지만, 고현의 인품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했다.고현은 사람이 엄숙하고 차갑지만, 그녀와 사업을 해본 사람들 모두 그녀를 칭찬하곤 했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청년 인재가 동성애자라니... 아깝기만 했다.고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많은 대표가 아마 정말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고현이 게이가 아니라면 그들은 모두 자신의 딸과 고현을 맞세워주고 싶어 했다.고현 남매와 고위층 몇 명 인사들이 함께 장 대표를 고씨 그룹 앞까지 배웅하고 장 대표 일행을 미리 준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6화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엄마가 관성 호텔에 예약해 놓았어. 가서 축하할 겸 밥 먹자. 그리고 모두한테도 관성 호텔에 오라고 전화해 놨어. 할머니께서도 너희 두 사람이 혼인 신고한 일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운초야, 내가 방금 네 고모도 초대했어. 너와 이진이 결혼에 관해 상의하려고. 아직 설이 몇 달 남았는데 그 전에 결혼식 좀 올리자.”명해은이 무척 급했던 모양이다.전이진과 여운초가 혼인 신고하자마자 바로 결혼에 관한 일을 상의하려고 했다.여운초의 새아버지와 친어머니는 아직 감옥에 있는데다 여운초가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 명해은은 혼례 문제에 관해서 여준희와 상의하려 했다.하지만 추미자는 결국 여운초의 친어머니였기에 명해은은 여운초의 뜻을 물었다.“운초야, 네 어머니께 말씀드려야 되지 않을까?”명해은은 추미자한테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기에 그냥 결혼 사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여운초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이진 씨와 함께 감옥으로 만나러 가서 말할게요. 저와 이진 씨 결혼에 대한 모든 일은 저의 작은 고모와 상의하면 돼요. 여씨 가문에 사람들이 수많지만,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건 제 작은고모뿐이거든요.”여천우도 여운초와 사이가 가까웠지만, 아직 어리기에 이런 일에 관해 잘 모를 것이다.명해은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그래. 알았어. 네 작은고모도 너희들이 혼인 신고한 사실을 아시고 무척 기뻐하셨어. 오후에 오신다고 하셨어.”여운초 전이진이 약혼한 뒤로 전씨 가문은 여운초의 배후에 서 있게 되었고 눈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준희는 이 가엽고 운이 좋은 조카를 전이진에 맡기게 되니 매우 안심했다.여준희도 그녀의 집안에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친정집에 가는 횟수가 예전보다 줄었다.여운초 남매는 서로 자주 연락했다.여운초는 작은고모를 어머니로 여기고 있었다.그녀는 친어머니에게서 받지 못한 모성애를 여준희에게서 느꼈다.“언제 면회를 하러 가려고?”“오후에 가려고요. 감옥에 가서 보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5화

    전현민도 벙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경사야. 우리는 기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진아, 이미 이르지 않으니 어서 운초랑 들어가 절차부터 밟아. 직원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부모님의 재촉을 받은 전이진은 여운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서 구청 안으로 걸어갔다.명해은 부부는 돌아가지 않고 밖에 서서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전현민은 아내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이러고 있으니 32년 전에 우리 둘이 이곳에 와서 결혼 증명서를 받던 날이 생각나네. 마치 어제 발생한 일과 같은데, 벌써 우리 큰아들이 이곳에 오다니... 세월이 참 빠르긴 빨라. 우리도 늙을 때가 되긴 됐나 보네.”그는 아내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난 당신과 백년해로하겠다고 약속했었지.”명해은도 감격해서 말했다.“그러게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딱 맞아요. 난 아직도 자신이 18살인가 하는데 우리 큰아들이 벌써 서른이네요. 우린 정말 늙었나 봐요.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가 없네요.”“당신은 조금도 안 늙었어. 내 눈에는 당신이 관음보살과 같이 해마다 18살이야.”명해은은 몸 관리를 잘해서 전이진과 함께 나가면 모르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남매로 착각할 정도였다.전현민도 몸 관리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젊은 시절에 전씨 가문의 사업에 몰두했기에 심신이 많이 상해서 귀밑머리가 희끗희끗 해졌다.은퇴한 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번 염색은 했었지만, 그래도 아내와 같이 서면 아내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다. 사실, 두 내외는 불과 한 살 차였다. 명해은은 남편의 칭찬에 웃음보를 터뜨렸다.“나도 해마다 18살이 되고 싶지만 그렇게 안 되네요. 내가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한다 해도 늙기 마련인걸요.”“내가 당신과 함께 늙어 갈 테니 두려워하지 마. 내가 당신보다 훨씬 늙어 보여.”명해은은 웃으면서 말했다.“전 두려울 것 없어요. 당신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하늘이 무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4화

    여운초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그녀는 다만 전이진을 대신하여 은행카드만 보관할 뿐일 것이었다. 그가 돈 쓰는 것을 제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녀도 그의 돈을 쓸 일이 없을 테였다.전이진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나서 다시 그녀를 보면서 벙글벙글 웃었다.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기만 했다.“왜 계속 날 보면서 웃어요?”“좋으니까. 운초 씨, 나 지금 너무 좋아. 그냥 웃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아?”이렇게 대답하면서도 그는 또 웃었다.그러는 전이진을 지켜보는 여운초도 참지 못해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둘이서 한참 동안 알콩달콩한 후 전이진이 시계를 보니 어머니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다. 그는 약혼녀를 보면서 말했다.“운초 씨, 엄마가 곧 도착할 것 같으니 우리 지금 출발해. 우리가 구청에 도착하면 아마 엄마도 도착하실 거야.”그는 꽃집에 가서 장미꽃 한 다발을 사야 했다.여운초가 불시에 결혼 신고하자는 바람에 그가 아직 준비는 못 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서둘러야 했다.꽃다발, 다이아몬드 반지 둘 중 하나도 빠뜨리지 않을 것이었다.그녀는 자신이 한평생 소중히 여길 여자임으로 절대로 서운하게 할 수 없었다.“그래요.”그가 일어나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자, 여운초도 편안하게 자신의 손을 그의 커다란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그에게 이끌려 일어섰다.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자고로‘그대의 손만 잡고 이생의 끝까지 살아간다.’라고 했다.그녀는 전이진과 백년해로하고 평생 금실이 좋기를 원했다. 시부모님처럼 애들이 부러울 정도로 몇십 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첫 사람처럼 달콤하게 지내길 원했다.여운초는 저의 집에 있는 차를 안 타고 전이진이 운전하는 차를 타기로 했다.그녀에게는 운전면허증이 없었다. 그녀가 16살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기에 운전면허를 딸수 없었던 것이었다.집에 있는 운전기사는 전이진이 그녀에게 보낸 경호원인데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운전도 해줄 수 있었다.20분 뒤.구청 입구명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3화

    “운초씨, 잠깐만 기다려. 내가 엄마한테 당장 전화할게.”전이진은 약혼녀의 볼에 입을 맞춘 후, 바로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명해은은 전화벨이 한참 울린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엄마, 오늘 시간 돼요?”“이제 방금 일어났어. 오늘은 별일 없어서 시간이 남아돌아. 왜? 아들, 엄마 도움이 필요해?”명해은이 잠기가 채 가셔지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들이 다 크니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점점 적어졌다.애들한테 더는 필요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명해은은 너무 일찍 맛봤다.“저와 운초 씨가 점심 전에 혼인신고를 마치려 하는데 제가 가족관계등록부를 안 가져왔어요. 엄마 혹은 아버지가 지금 저한테 가져다줄 수 있어요? 혹은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보내줘도 되고요. 제가 돌아가서 가져오면 시간이 지체되어 아마도 오후나 돼야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오후까지 못 기다리겠어요.”가족관계등록부만 손에 가지고 있다면, 전이진은 지금이라도 여운초를 데리고 혼인 신고하러 갔을 테였다.진정으로 여운초가 좋아진 그 시각부터 그는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했다.하지만 그때의 여운초는 앞을 보지 못했기에 훌륭한 전이진을 앞두고 자비감에 모대기었다. 전이진의 사랑마저 그녀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받아들인 것이었다.그녀는 전이진이 자신의 눈을 고쳐주기 위해 정 선생을 찾으러 여러 번 예진 리조트를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남은 인생을 그와 함께하기로 하고 약혼을 한 것이었다.그래도 그녀는 진정으로 그를 볼 수 있을 때 가서 결혼하기를 원했다.그녀는 자기와 결혼할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알고 싶다고 했다.전이진이 곧 시어머니로 될 사람에게 하는 말을 들은 여운초의 얼굴은 또다시 붉게 물들었다.‘이 사람 뭐가 그리 급해...’이 반가운 소식을 들은 명해은은 순식간에 잠기가 싹 사라진 듯했다. 그녀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시간이 있고말고, 엄마 시간은 남아돌고 있으니 금방 가져다줄게. 넌 지금 여씨 저택에 있니? 아니면 회사에 있니?” “저는 지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2화

    그는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을 믿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도 믿었다. 그는 그녀와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그녀의 인품, 일하는 스타일 등을 천천히 알게 되었다.“혼인신고를 하고 나면 한평생 같이 살아야 해요. 나는 이혼 따위는 할 마음이 없으니 잘 생각해서 결정해요. 당신처럼 훌륭한 남자는 앞으로도 나보다 더 좋고, 당신한테 더 잘 어울리는 여자를 만날 수도 있어요. 그때 가서 이 결혼은 할머니가 강요하셔서 한 거라고 하면서 그 여자야말로 당신의 진정한 사랑이니 어쩌니 해도 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전이진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리면서 말했다.“넌 아직도 바깥사람들이 우리 전씨 집안 남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몰라? 전씨 집안 남자들은 모두 아내한테 일편단심이야. 전씨 집안의 가훈에는 결혼 후 한평생 가정에 충실해야 하고 혼인에 충실해야 하며 바람을 피워선 안 되고 이혼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어.”“누구든 가훈을 어기는 즉시, 전씨 가문에서 쫓겨나서 더는 전씨 일가와 상관없는 사람으로 돼버려.”“그리고 내가 당신과 결혼하는 것은 할머니가 당신을 선택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할머니가 강요하셔도 소용없어.”전이진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걸었다.“누구한테 전화하려고요?”여운초는 그가 할머니에게 전화 드리려나 싶어서 한마디 물었다.“내가 가족관계등록부를 몸에 지니고 다니진 않아. 우리가 혼인신고를 하려면 내 가족관계등록부도 필요할 거 아니야.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급히 가져다 달라 하면 우리가 점심 전에 혼인신고 절차를 다 끝낼 수 있을 거 같아.”결혼 증명서를 받고 나면 그들은 합법적인 부부가 될 것이었다.전이진은 여태 자기가 한시 급히 여운초랑 결혼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싶어 한다는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애초에 여운초는 시력이 회복되어 그를 볼 수 있어야만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래서 그는 이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 끝내 그녀의 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1화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