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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작가: 고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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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정은 충격을 받았다.

‘쟤는 무슨 창업을 한다고 그러지, 전씨 가문 후대만 계속 낳아주면 될 것을? 아이만 낳아도 부자가 될 수 있는데! 역시 억만장자는 다르구먼!”

심효진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 낳는 거로 그렇게 많은 상금을 주다니, 게다가 그건 전씨 할머니가 주는 선물일 뿐이지, 또 다른 사람들 선물도 있을 거잖아?’

“예정아,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너 부자 될 수 있을 거야.”

심효진이 그렇게 웃으며 말하자, 성소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소씨 가문 사모님이 준 비취 옥팔찌를 여러 번 어루만지며 말했다.

“효진 씨도 예정이 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예비 시어머니가 가보까지 효진 씨한테 줬잖아요. 난 내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래 보고 또 만져보니 확실히 소씨 가문 가보가 맞아요.”

“...”

“이게 정남 씨네 가보라고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심효진은 소씨 가문 사모님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가문의 보물을 그녀에게 씌워줄 줄은 몰랐다.

‘한 번에 통과된 건가?'

“엄마가 저를 데리고 소씨 가문의 몇몇 부인들과 어울렸었거든요. 그래서 매번 소씨 가문 사모님이 이 옥팔찌를 차고 있는 걸 봤었어요. 그리고 소씨 가문 안주인한테도 또 하나 있어요. 안주인께서 차고 있는 건 사모님 것보다 색깔이 더 좋아서 값어치가 더 뛰어날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사모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건 가문에서 여러 세대 동안 내려온 보물이라고. 대대로 맏며느리에게 전해진대요. 소정남 씨가 소씨 가문 장남이에요?”

그러자 심효진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소지훈 씨가 정남 씨보다 나이가 많아요.”

“두 사람은 같은 엄마가 아니잖아요. 단지 사촌일 뿐이지.”

그녀의 말에 심효진은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놀래라. 그 두 사람 친형제처럼 사이가 좋아서... 그럼 정남 씨는 장남이 맞아요.”

“그러니까 예정이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효진 씨 예비 시댁도 전씨 가문에 전혀 지지 않거든요. 두 사람 관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두 가문에 시집가게 됐네요.”

심효진과 하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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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녀도 전태윤의 자신의 남편이 될 줄 생각지 못했다.“예정아, 그건 다 지나간 일이야. 태윤 씨가 나를 처형이라고 불렀을 때 나는 그 사람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사라졌어. 태윤 씨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아.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적이 없어. 이전에는 나랑 말하는 것조차 꺼려했다니까?”성소현이 전태윤에 대한 감정을 내려놓은 것은, 비단 하예정 때문만이 아니라 마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이렇게 보니, 내 절친이랑 네 이야기가 매우 비슷하네. 다만 가희의 역할은 태윤 씨랑 비슷할 뿐이지. 가희는 신분을 숨긴 채 남자 친구랑 사귀었어. 하지만 결국 그 남자는 가희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허벅지를 껴안았지. 무슨 30년을 덜 고생할 수 있다면서 말이야.”“... 그분은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차린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해요.”“나도 그렇게 가희한테 충고했어.”뒤이어 성소현은 자신의 차 열쇠를 집어 들었다.“먼저 갈게. 도급 계약서, 너 시간 있으면 한 부 작성해 줄래? 만약 시간이 없다면, 내가 우리 오빠 비서한테 한 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 나는 이런 일이라면 딱 질색이라서. 지난번 계획서도 하룻밤 동안 썼어.”“제가 할게요.”하예정은 흔쾌히 임무를 맡았다. 무슨 일이든 성소현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이것은 그들 세 사람의 투자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어떤 일은 직접 해보아야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연회 참가하게, 조금 이따 저녁에 너 데리러 올게.”하예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성소현을 배웅했다. 그녀가 멀어진 후에야 하예정은 가게로 돌아왔고, 심효진을 도와 함께 점심을 준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로 북적북적 해졌다.그러자 두 사람은 식사 준비를 멈추고 먼저 돈을 벌기 시작했다.점심쯤, 하예진이 주우빈을 데리고 왔다.그녀는 아침 장사를 하므로 딱 반나절만 일하면 됐었다. 그렇다 해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에 그녀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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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나 여기 멀쩡히 있잖아. 다만 차가 부서져서 오늘 태윤 씨가 나 출근하게 데려다줬어.”그러자 하예진은 조금 긴장하며 물었다.“누구야. 또 그 사람들이야?”그녀는 집안의 그 골칫거리들이라고 여겼다.“아니, 여씨 가문 사람이야. 바로 내가 지난번에 도와줬던 여운초 씨 여동생 말이야. 나랑 두 번이나 부딪힌 척 있거든. 그랬더니 글쎄 양아치 몇 명을 불러 나를 상대하지 뭐야.”“아주 무법천지구먼!”하예진은 욕을 내뱉었다.“경찰에 신고했어?”“응.”하예정은 언니의 품에 안긴 조카를 보며 말했다。“언니, 난 괜찮을 거야. 태윤 씨가 경호원 두 명을 더 붙여서 내 안전을 지켜주고 있거든.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언니랑 우빈이한테도 피해가 갈까 봐서야. 언니, 아니면 이사 와서 우리랑 같이 살자. 그러면 서로 보살핌도 받고 좀 안전해질 수 있잖아.”그러자 하예진이 말했다.“내가 세 들어 있는 곳은 안전해. 그리고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 그 사람들도 교훈을 받고 다시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을 거야. 현대사회는 법치주의잖아.”하예진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또 말을 보탰다。“가게에 있는 작은 창고를 정리했어. 침대 하나 사서 거기에 두려고. 그리고 세 든 집은 반납하고 우빈이랑 함께 가게로 가서 살 거야. 그럼 집세도 절약할 수 있고 안전할 수 있어.”왜냐하면, 그곳에는 노동명이 청한 순찰 경비원이 있기 때문이다.평소 두 모자가 드나들 때도, 하예정이 차로 마중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언니도 너무 긴장하지 마. 정면으로는 그 사람들도 감히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그냥 언니더러 방비 태세라도 갖추라는 거야. 앞으로 언니가 노씨 그룹에 출근할 때처럼, 내가 아침에 언니네 가게에서 우빈이를 데리러 올 테니 숙희 아주머니가 돌봐 주실 거야. 언니는 그저 일에만 집중하면 돼.”두 자매는 이제 더 이상 의지할 데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바로 전씨 가문과 성씨 가문이 그녀들의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 자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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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사모님은 다른 몇 명의 사모님들과 함께 강씨 가문의 별장 입구에 서서 두 사람이 탄 롤스로이스 차량이 멀어져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았다.“성 사모님, 전 대표님께서 사모님의 조카딸을 정말 아끼시나 봅니다. 이보다 더 잘해 줄 수가 없겠는걸요. 연회가 겨우 반 정도 진행되었는데, 벌써 사모님의 조카딸을 모셔갔네요.”그 말을 들은 성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전 대표가 예정이를 얼마나 애지중지 잘 대해주던지, 내가 다 부러워할 정도라니까요.”옆에 있던 다른 사모님이 떠보는 듯 물었다.“전 대표님과 조카딸은 언제 결혼식을 올리나요? 우리는 모두 두 사람이 올릴 세기의 결혼식을 고대하고 있어요.”성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지 않아도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의논하려고 며칠 전에 우리 부부는 조카딸을 데리고 서원 리조트에 다녀왔답니다. 다음 가을 중에 가장 좋은 날을 골랐으니, 다들 반년 정도 더 기다려야겠는걸요. 결혼식에 꼭 초대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들 축의금은 두둑이 내실 거죠?”사람들이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죠.”전씨 가문의 결혼식에 초대받는다면, 그 자체로도 체면이 서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자리에 있던 이 사람들도 전씨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사실 많은 사람들이 하예정과 장소민, 두 사람이 고부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은 하예정이 매번 성 사모님을 따라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 혹여나 고부간의 불화 때문은 아닌지 싶었다. 하지만 입방정을 떨었다가 자칫 온씨 사모님과 같은 결과를 맞이할까 두려웠기에 호기심이 샘솟아도 꾹 참고 감히 묻지 못했다.성 사모님으로부터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이 가을쯤에 거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자, 사람들은 전씨 가문 사모님 자리는 앞으로도 하예정의 것이고, 그녀가 곧 전씨 가문 미래의 안주인일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딸이 있는 사모님들은 집에 가서 딸에게 나중에 파티 같은 행사에서 하예정을 만나면 친구가 될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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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하예정이 정신을 놓고 사랑에 빠져 연애에 목숨 거는 여자였다면, 전태윤도 그녀를 지금처럼 미치도록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전태윤은 문득 숙희 아주머니가 그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다.‘그래, 내가 사랑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하예정이지. 만약 조금이라도 변했다면, 더는 내가 사랑하는 그 하예정이 아니겠지. 어쩔 수 없는 그녀의 성격이지...’“난 연적이 없잖아요. 만약 어떤 여자가 호시탐탐 태윤 씨를 노린다면 나도 질투할 거예요. 나도 태윤 씨를 다른 사람에게 뺏길까 봐 늘 걱정하고 있어요, 어쨌든 난 아직 모자란 구석이 많으니까요.”하예정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현재로서는 견제될 만한 연적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전태윤을 사모하는 여자들이 적지 않을 테지만, 그 여자들은 고백 한 번조차 못 했다. 그 때문에 하예정은 견제될 만한 대상인 여자를 만나본 적도, 싸운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위기감도 느낄 필요 없이 전태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남들은 모를 전태윤의 부드럽고 애틋한 모습은 오직 하예정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하예정은 자신이 정말 행복한 여자라고 느꼈다. 이런 애인이 생기다니, 훌륭한 남자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자면서도 웃음이 절로 날 것 같았다.이때, 전태윤이 하예정을 끌어안으며 농담조로 말했다.“그럼 나도 당신을 긴장하게 할 여자를 구해볼까?”“감히? 만약 누가 찾아와서 전태윤은 내 남자니까 포기하라고 하면서 얼마를 줘야 전태윤을 양보할 수 있냐고 한다면 난 가차 없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받고 당신을 팔아넘길 거예요. 그리고 남편 판 돈으로 멋진 나날을 보낼 거예요, 하하하!”달리는 차 안에서 운전사와 강일구는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험한 대화네...’운전기사는 당장이라도 차를 세우고 이 불편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강일구도 차라리 투명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몸을 숨길 재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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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어디 가는 거예요?”잠시 티격태격 사랑싸움하고 나서, 하예정은 창밖을 보고 문득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피크 별장으로 가고 있어.”하예정이 대답하는 대신 그저 고개만 끄덕이자, 전태윤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피크 별장이 하예정에게 트라우마를 남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신분이 알려지고 나서 전태윤은 그녀를 잃게 될까 봐 피크 별장에 이틀간 가둬두었다가 모두의 설득 끝에 그녀를 놓아주고 떠나게 했다.그렇게 피크 별장을 떠난 후, 하예정은 두 번 다시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예정아, 만약 네가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다면, 지금이라도 기사님에게 핸들을 돌리라고 할게,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갈까?”전태윤은 흠칫하더니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할머니께선 발렌시아 아파트에 계셔...”“피크 별장으로 가요. 방향 바꿀 필요 없어요.”‘뭐야, 할머니가 발렌시아 아파트에 사시는 게 신경 쓰이는 거야? 소란스럽게 굴어 할머니를 놀라게 할까 봐?’하예정도 어르신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피크 별장은 하예정에게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았지만, 하예정은 그 별장에 들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그때의 일을 떠올리게 됐다.다행히 다 지나간 일이 되었고 그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었고 직면해야 했다. 그의 광기와 집착을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자.”전태윤은 그녀가 피크 별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리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피크 별장에서 사는 것에 더 익숙했다. 어쨌든 그곳에서 몇 년을 살았고, 발렌시아 아파트에서는 몇 달밖에 살지 않았으니 말이다.“오늘 낮에 여씨 사모님이 찾아왔었어?”전태윤이 불쑥 물었다.여운별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여 대표는 부랴부랴 관성으로 돌아왔고, 아내에게 사건의 경위를 파악한 후 그런 멍청한 수단을 쓴 것에 대해 피를 토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서 딸을 꾸짖었다. 그는 하예정을 상대하려면 완벽한 계획을 세워야 하며, 성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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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별은 의아했다.“제가 왜 얼굴을 바꿔야 하죠? 저는 저의 자연스러운 얼굴이 마음에 들어요. 바꾸고 싶지 않아요.”용태호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얼굴에 칼을 대는 것이 싫으시면 가면을 쓰고 다니세요. 문을 나설 때마다 인피 가면을 쓰고 다니시면 돼요. 제가 준비해 드린 이 가면을 쓰면 누구도 운별 씨를 알아보지 못할 거에요. 손오공이 온다 해도 운별 씨인 것을 알아보지 못할걸요. 그리고 제가 새로운 신분도 드릴게요. 우리의 협력이 끝날 때까지 운별 씨는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신분을 회복할 수 없어요. 제가 장담하건대, 저의 일이 잘 처리되면 당신이 원하는 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운별 씨에게 드릴게요.”“그리고 운별 씨의 장님 언니는 제가 개미 한 마리 죽이듯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 운별 씨가 저에게 협조하여 저의 일이 잘 처리된다면 제가 운별 씨가 원하는 모든 것을 빼앗아 드릴 수 있어요.”용태호는 마치 그가 전이진을 쥐어 죽이는 것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과 같이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매우 오만방자하게 말했다.이어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태호 씨가 그 정도로 능력이 있다고요? 저의 장님 언니는 이미 시력을 회복했고 또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거든요. 태호 씨는 관성의 사람이 아니죠? 전씨 가문의 지위를 모르시는 것 같은데. 감옥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우리 부모님조차 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감히 큰소리도 못 치고 조심스럽게 비위를 맞춰야 했단 말이에요.”“전씨 가문은 재력이 풍부하고 인맥이 넓을 뿐만 아니라 친척과 친구들이 모두 재벌가에요. 또한, 그들의 자손도 많기에 관성에서 많은 재벌가가 전씨 가문과 친척 관계를 맺고 있었고 따라서 전씨 가문을 건드린다는 것은 관성의 상위층 재벌가들 전체와 적이 되는 것과 다름없어요.”여운별은 어리고 그녀의 부모님 밑에서 버릇없이 자라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능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씨 가문이 관성에서의 지위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은 옛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2화

    여운별은 도도하게 물었다.중년 남자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제 이름은 용태호라고 합니다. 통성명했으니 우리 이제 아는 사이 아닌가요?”그 남자는 건방진 표정으로 여운별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몸매와 얼굴을 과감하게 훑어보면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운별 씨, 앉으세요. 앉아서 얘기 좀 해요.”“태호 씨, 여기는 우리 집이에요. 주인인 척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불법 침입이라고요. 아시겠어요? 제가 언제든지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들을 내쫓을 수 있다고요.”용태호의 나이가 40~50대로서 몸 관리도 잘하고 얼굴도 못생긴 편은 아니었으며 품위 있는 중년 남자였다.그러나 용태호의 눈빛이 너무 건방진 탓으로 여운별은 그의 시선이 자신의 몸을 훑으며 사냥감을 살피는 듯한 표정이 싫었다.“네. 저희 잘못이에요. 저희가 사과드릴게요.”용태호는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이때 경호원 한 명이 다가가서 새 가방을 용태호에게 건네주었다.용태호는 그 가방을 건네받더니 다시 여운별에게 건네주며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운별 씨, 이것은 제가 운별 씨한테 사죄 선물입니다. 작은 성의이니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를 용서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요.”“저는 가방이 부족하지 않아요.”여운별의 태도는 여전히 도도했다.여운별을 세상 물정도 모르고 아무나 준 가방이나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단 말인가!그 가방은 에르메스 가방이었다.“저는 운별 씨가 지금 가방이 아닌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용태호는 일어나 그 가방을 여운별의 손에 쥐여 주며 말을 건넸다.“먼저 가방을 받아요. 잠시 후에 우리 다시 협력에 관해 이야기합시다.”“제가 지금 돈도, 힘도, 능력도 없는데, 저와 무슨 일을 협력하고 싶으신지 모르겠네요. 또 정씨 아주머니처럼 저와 연합해서 일하겠다고 하고는 성의도 없이 돈 수백만 원만 던져주며 사라지는 건 아니겠죠? 제가 만만해요?”용태호는 눈동자를 반짝이더니 웃으면서 되물었다.“정씨 사모님 말씀이신가요?”“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1화

    여운초는 여천우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말을 건넸다.“운별이가 때렸어?”여운별에게 맞은 얼굴을 만지며 여천우가 대답했다.“응. 그 뒤로 또 내 뺨을 때려고 했는데 내가 피했어. 운별 누나가 우리 부모님 뵈러 갔다가 부모님 명의로 된 재산을 전부 나에게 물려준 사실을 알고 나한테 따지러 왔거든. 누나, 운별 누나 신경 쓰지 마. 우리 부모님께서 운별 누나를 응석받이로 키우셔서 버릇이 없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으로 자랐어. 세상의 악랄함을 맛보아야 성숙해질 거야.”여운초는 그의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가슴 아픈 표정으로 만져주면서 말했다.“운별은 미쳤어. 어머니한테 응석받이로 자라서 그래. 평생 지켜줄 능력이 없으면서 사람을 폐인으로 키우셨어. 운별이를 해친 거나 다름없어.”추미자 부부가 운별이를 해친 거나 다름없다.자식들을 응석받이로 키우다니, 자식들을 해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오늘날 여운별의 버릇들은 전부 추미자 부부가 초래한 결과이다.“들어가서 얼음찜질 좀 하자.”“응.”두 사람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욕설을 퍼붓던 여운별은 결국 세 집으로 돌아갔다.문을 열자마자 여운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의 집에는 낯선 사람 열 명이나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자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 외,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중년 남자 주위에 조용히 서 있었다.그 중년 남자의 경호원으로 보였다.‘내가 잘못 들어왔나?’“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들어왔네요.”여운별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운별 씨가 잘못 들어온 게 아닙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초대하지 않았는데 운별 씨 허락도 없이 들어왔어요. 운별 씨가 놀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여운별은 멍하니 서 있었다.그들이 여운별을 알고 있었지만, 여운별은 그들이 누구인지도 몰랐다.‘왜 내가 출소한 뒤로 항상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오지?’정현숙도 그렇고 지금 이 낯선 중년 남자도 그렇다.“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이리 와서 앉으세요. 제가 운별 씨와 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0화

    하지만 여천우와 여운별 집에서는 여천우가 바로 여씨 가문의 주인이다!여운별은 재빨리 그 100만 원을 확인했다.여천우가 떠나가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그를 잡아끌며 사정했다.“천우야, 조금만 더 줘. 2000만 원, 아니... 1000만 원도 돼. 100만 원으로는 정말 부족하단 말이야. 운초 몰래 내 명의로 된 부동산 소유증과 열쇠를 훔쳐 와도 되고.”여운별은 추미자가 자신에게 집 몇 채를 사준 기억을 떠올렸다.그녀가 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서 자지 않고 추미자가 학교 근처에 집을 사주었다.그러다가 여운별이 학교에 다니지 않자 추미자는 그 집을 세주었고 세 값이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그러나 여운별은 그것이 그녀에게 사준 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가 부동산 증서와 열쇠만 가지게 되면, 집을 팔아 큰돈을 벌 수 있었다.여운별 명의로 된 집들은 학교 부근 주택이라 집 한 채가 10억에 달했다.“운초가 무슨 근거로 내 부동산 소유증까지 가져가? 그건 내 재산인데 왜 운초가 가져가?”부동산 소유증은 추미자 부부 방의 금고 안에 있었다.지난번에 여운초가 여운별을 속여 금고를 열게 한 뒤로 그 안의 귀중한 물품들과 일부 현금은 모두 여운초가 가져갔다.여천우는 여운별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내가 엄마 보러 갔을 때 엄마가 나한테 신신당부하셨어. 누나 명의로 된 부동산 소유증을 누나가 팔아넘길까 봐 누나에게 넘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그리고 그 부동산은 소유증에는 누나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이름도 쓰여있어. 엄마 사인 없이 누나가 혼자 집을 팔 수 없을 거야. 눈독 들일 생각하지 마.”여운별은 할 말을 잃었다.그랬다.예전에 여운별이 아직 학교에 다녔기에 추미자가 사준 집에는 추미자의 이름이 등록된 것도 아주 당연했다.여천우는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여운별은 또 쫓아가려고 했지만, 여운초가 별장의 입구에 나타난 것을 보더니 그제야 단념하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여운초 남매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여운초! 여천우! 난 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9화

    여천우가 바로 거부했다.“누나, 이건 내가 도울 수 없어. 운초 누나의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돈도 전부 운초 누나가 준 돈이니까. 나도 잠시 운초 누나가 먹여 살려줘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운초 누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어?”설령 여천우는 여운초가 여운별의 정지된 카드를 풀게끔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여천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여천우와 여운초의 의도가 바로 여운별이 함부로 돈을 써서 재산을 탕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여천우는 여운별을 궁지로 몰아넣어 그녀 스스로 돈을 벌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여운별은 아마도 여운초에게 평생 눌리면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어쨌든 여운별과 여운초는 친자매였기 때문에 여천우도 여운별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너도 운초가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이상 나와 손을 잡고 운초를 상대해야지, 운초의 말에 속아 넘어가 부모님을 만나면 어떡해? 그것도 부모님 재산을 너의 명의로 바꾸라고 한 것도 운초의 생각이지? 운초가 가르쳐준 거지?”“천우야, 운초는 우리 가문의 재산을 독차지하고 싶을 뿐이야. 내가 어떻게 우리 가문의 재산을 탕진할 수 있겠어? 우리 가문에 사업이 그토록 많은데 우리가 우리 재산을 가져오기만 한다면 돈은 떼처럼 굴러올걸. 우리 남매 3대가 쓰기에도 충분할 거라고.”이때 여천우가 또 반박했다.“운별 누나. 우리 집은 누나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돈이 많지 않아. 일부 재산은 운초 누나 소유이고 또 우리 부모님 장사는 법을 어기는 장사야. 일찍 압류당하고 벌금도 낸 거 몰라? 합법적인 사업은 얼마 되지도 않아.”여운별이 말을 이었다.“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나도 알아. 우리 집은 돈이 엄청 많다는걸. 엄마가 알려주셨어. 운초 장님이 뭐가 돈이 있다고... 둘째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서 여씨 그룹의 장사는 줄곧 우리 부모님께서 하고 계셨는데. 그 재산도 마땅히 우리 것이어야 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한 가지만 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8화

    여천우에게 엄하게 대하고, 어려서부터 독립시킨 것은 모두 그를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서였다.후계자가 독립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여씨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단 말인가!다만 여천우가 아직 젊어서 추미자 부부가 대놓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여천우도 성인이 되었고 여운별이 출소하자마자 난리를 피웠기 때문에 재산을 위해서라도 추미자 부부는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아들 여천우에게 넘겨주기로 했다.여천우는 여운별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여운별이 스스로 돈을 벌어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되면 더는 여운별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시집가게 되면 여천우는 그녀에게 후한 혼수를 줄 것으로 계획했다.여운초도 그깟 재산을 두고 그들과 다투지는 않을 것이다.여운초가 원하는 것은 단지 공평이었다.“엄마와 아빠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 거야. 허락하지 않을 거라고! 꿈도 꾸지 마!”사실 여운별도 그녀의 부모님이 동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결국, 추미자 부부가 선택한 사람이 그들이 가장 아끼는 친딸 여운별이 아니라 아들 여천우라는 사실을 믿기 싫었을 뿐이다.정녕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여천우에게 물려주려 했는가!여운별에 대한 사랑은 역시 성별을 초월할 수 없었던 건가!추미자 부부는 한 번도 여운별에게 재산을 넘겨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여운별은 이 사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녀의 부모님은 그들이 남자를 더 중히 여기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어릴 때부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었다.그러나 여천우가 원하는 것은 무언가 대가를 치러야만 얻을 수 있었고 심지어 얻지 못할 때도 있었다.여운별은 추미자 부부의 사랑이 완전히 그녀 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했다.추미자 부부는 여운초를 아끼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가 죽기를 바랐다.여운별은 그녀의 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천우가 아닌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여천우는 여운별의 무너지는 모습을 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다가 말을 이었다.“누나, 누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7화

    “여천우, 이 나쁜 놈아! 이제 다 커서 여운초와 연합해 친누나를 괴롭히려고 들어? 난 네가 감옥으로 가서 단지 우리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찾아간 줄로 알았는데, 우리 부모님 재산을 노리고 간 거였어? 엄마 아빠 재산도 내 몫이니까 혼자 차지하려고 하지 마!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사람은 나야. 우리 부모님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전부 너에게 주지 주지는 않을걸. 그러니까 엄마 아빠 귀찮게 하지 마!”여운별도 면회하러 가서야 여천우가 그날 추미자 부부의 면회를 하러 간 것을 알게 되었다.여천우는 추미자 부부에게 그들이 압류당하지 않은 재산을 여천우 한 사람에게만 물려달라고, 여운별과 여운초에게는 재산을 주지 말자고 제안했다.여운초는 여태웅의 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산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여운별은 그녀의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딸로서 자산을 가지지 못 가질 리가 없었다.여운별은 이미 변호사와 만나 여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여운초의 모든 재산을 되찾으려고 계획했다.그러나 남동생 여천우가 독점할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겉모습만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평소에는 철이 들고 착한 동생인데 이토록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니!아니, 여미란과 여미정의 말대로 여운초가 꾸민 짓일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정말로 소송을 걸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 소송 때문에 여운초가 현재 가진 재산 일부를 토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추미자가 그들의 재산을 전부 여천우에게 물려준다면, 여운초와 여천우의 두터운 친분으로 볼 때 그 재산도 여천우의 손에 잠시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아주 크다.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은 결국 여운초의 손에 넘어가고 심지어 여운별이 아무리 소송을 걸어도 이길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여운별의 부모님은 현재 살아계시고 또한 부모님의 재산도 그들의 의향대로 지정된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 그리고 여운별도 성인이 다 되었기에 그녀의 부모님도 이제 그녀를 키울 책임이 없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6화

    게다가 우빈이도 장점이 있는 어린이였다.그는 독서와 글씨를 쓰는 데 있어서 용정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용정은 숫자를 많이 읽는다지만 잘 쓰지 못했다. 이 또한 전태윤이 우빈을 칭찬할 때 자주 쓰는 말이었다.그러나 우빈은 전태윤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여겼다. 전태윤이 어른일 뿐만 아니라 전씨 그룹의 대표였기 때문에 그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 믿었다.우빈은 이렇게 자신을 설득하더니 더는 입을 삐죽 내밀지 않고 용정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가자, 우리 들어가서 뭐 먹자. 배고파.”“나도 배고프다.”두 녀석은 또 즐겁게 팔짝팔짝 뛰며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여씨 가문.여운별은 별장 입구에 멀찌감치 서 있다가 여천우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여천우가 집안에서 나왔다.여천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여운별은 어두운 얼굴로 걸어가다가 손을 들어 여천우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짝!여천우는 여운별이 자신을 보자마자 뺨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는 단지 여운별이 자신이 곧 학교로 돌아갈 것을 알고 특별히 찾으러 온 줄로만 알았지만 만나자마자 뺨을 때릴 줄은 몰랐다.“누나. 왜 때려?”여천우는 맞은 얼굴을 만지며 여운별에게 물었다.여운별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누나라고 부르지 마. 내가 네 누나가 맞긴 한 거야? 어려서부터 너는 여운초를 좋아하고 나와 가깝게 지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여운초와 연합해서 나를 상대하려고 해? 여천우! 너 미쳤어? 나야말로 너의 친누나거든! 같은 엄마 배에서 나온 친누나라고. 여운초는 네 사촌 누나일 뿐이야!”여천우도 바로 화를 냈다.“내가 미쳤다고? 누나! 누나는 우리 부모님 밑에서 응석받이로 자라면서 못된 것만 배웠잖아! 내가 미쳤다고? 누나가 미친 거 아니야? 운초 누나는 내 사촌 누나이자 내 친누나야. 운초 누나도 나와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온 친누나야! 영원한 내 친누나라고!”여운별은 화가 나서 또 여천우의 뺨을 후려치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여천우가 막을 준비를 하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5화

    우빈이가 툭하면 어린이집에 안 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명확하게 일러둬야 한다고 하예정은 생각했다. 이번에는 용정이 모처럼 놀러 왔고 또 용정이 관성에서 친구란 우빈이밖에 없으니, 이번만은 응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우빈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을 약속했다.용정도 따라서 말했다.“아주머니, 다음번에는 제가 여름방학 혹은 겨울방학을 하는 틈을 타서 올 게요. 그러면 누구도 휴가를 내지 않아도 되잖아요.”“이모, 지금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서 얘기하면 안 돼요?”우빈이한테는 지금 휴가를 내는 일이 급선무였다.그래야 시름 놓고 놀 수 있을 것 같았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째려보았다. 전태윤은 일부러 하예정의 시선을 피하여 고개를 돌려 딴 곳을 쳐다보는 척했다. 하혜정은 속으로 남편이 우빈이의 일을 자신한테 떠밀었다고 투덜댔다.“알았어.”하예정은 마지못해 하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예진이 전화를 받자 하예정이 말했다.“언니, 우빈이가 할 얘기 있대.”그러고 나서 휴대폰을 우빈이에게 넘겨주면서 말했다.“우빈아, 네가 직접 엄마하고 얘기해.”우빈이는 전화를 받아쥐고 하예진에게 휴가를 내려는 사유를 자초지종 말했다.하예진도 하예정과 똑같은 말을 하고 나서 우빈이가 하루 휴가를 내서 모처럼 찾아온 친구랑 노는 것에 응낙했다.그러자 우빈이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돌려준 후 용정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면서 기뻐했다. 그러고는 대결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용정에게 말했다.“용정아, 나 요즘 아주 열심히 무술을 연마했어. 우리 한 번 대결해.”용정이 자신만만해서 말했다.“넌 나한테 질 거야. 나한테 져서 화내면 안 돼. 알았지?”지난 여름방학 때 두 사람이 함께 놀 때 우빈이가 항상 져서 기분이 언짢아했었다.용정은 그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모연정이 용정이보고 우빈이는 손님인데 왜 양보하지 않았냐고 핀잔했다.하지만 용정은 어떻게 양보해야 할지 몰랐다. 아직 자연스럽게 져주는 법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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