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은 충격을 받았다.‘쟤는 무슨 창업을 한다고 그러지, 전씨 가문 후대만 계속 낳아주면 될 것을? 아이만 낳아도 부자가 될 수 있는데! 역시 억만장자는 다르구먼!”심효진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이 낳는 거로 그렇게 많은 상금을 주다니, 게다가 그건 전씨 할머니가 주는 선물일 뿐이지, 또 다른 사람들 선물도 있을 거잖아?’“예정아,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너 부자 될 수 있을 거야.”심효진이 그렇게 웃으며 말하자, 성소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소씨 가문 사모님이 준 비취 옥팔찌를 여러 번 어루만지며 말했다.“효진 씨도 예정이 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예비 시어머니가 가보까지 효진 씨한테 줬잖아요. 난 내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래 보고 또 만져보니 확실히 소씨 가문 가보가 맞아요.”“...”“이게 정남 씨네 가보라고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심효진은 소씨 가문 사모님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가문의 보물을 그녀에게 씌워줄 줄은 몰랐다.‘한 번에 통과된 건가?'“엄마가 저를 데리고 소씨 가문의 몇몇 부인들과 어울렸었거든요. 그래서 매번 소씨 가문 사모님이 이 옥팔찌를 차고 있는 걸 봤었어요. 그리고 소씨 가문 안주인한테도 또 하나 있어요. 안주인께서 차고 있는 건 사모님 것보다 색깔이 더 좋아서 값어치가 더 뛰어날 것으로 보이더라고요.”“사모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건 가문에서 여러 세대 동안 내려온 보물이라고. 대대로 맏며느리에게 전해진대요. 소정남 씨가 소씨 가문 장남이에요?”그러자 심효진은 본능적으로 말했다.“소지훈 씨가 정남 씨보다 나이가 많아요.”“두 사람은 같은 엄마가 아니잖아요. 단지 사촌일 뿐이지.”그녀의 말에 심효진은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놀래라. 그 두 사람 친형제처럼 사이가 좋아서... 그럼 정남 씨는 장남이 맞아요.”“그러니까 예정이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효진 씨 예비 시댁도 전씨 가문에 전혀 지지 않거든요. 두 사람 관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두 가문에 시집가게 됐네요.”심효진과 하예정은
하지만 그녀도 전태윤의 자신의 남편이 될 줄 생각지 못했다.“예정아, 그건 다 지나간 일이야. 태윤 씨가 나를 처형이라고 불렀을 때 나는 그 사람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사라졌어. 태윤 씨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아.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적이 없어. 이전에는 나랑 말하는 것조차 꺼려했다니까?”성소현이 전태윤에 대한 감정을 내려놓은 것은, 비단 하예정 때문만이 아니라 마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이렇게 보니, 내 절친이랑 네 이야기가 매우 비슷하네. 다만 가희의 역할은 태윤 씨랑 비슷할 뿐이지. 가희는 신분을 숨긴 채 남자 친구랑 사귀었어. 하지만 결국 그 남자는 가희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허벅지를 껴안았지. 무슨 30년을 덜 고생할 수 있다면서 말이야.”“... 그분은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차린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해요.”“나도 그렇게 가희한테 충고했어.”뒤이어 성소현은 자신의 차 열쇠를 집어 들었다.“먼저 갈게. 도급 계약서, 너 시간 있으면 한 부 작성해 줄래? 만약 시간이 없다면, 내가 우리 오빠 비서한테 한 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 나는 이런 일이라면 딱 질색이라서. 지난번 계획서도 하룻밤 동안 썼어.”“제가 할게요.”하예정은 흔쾌히 임무를 맡았다. 무슨 일이든 성소현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이것은 그들 세 사람의 투자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어떤 일은 직접 해보아야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연회 참가하게, 조금 이따 저녁에 너 데리러 올게.”하예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성소현을 배웅했다. 그녀가 멀어진 후에야 하예정은 가게로 돌아왔고, 심효진을 도와 함께 점심을 준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로 북적북적 해졌다.그러자 두 사람은 식사 준비를 멈추고 먼저 돈을 벌기 시작했다.점심쯤, 하예진이 주우빈을 데리고 왔다.그녀는 아침 장사를 하므로 딱 반나절만 일하면 됐었다. 그렇다 해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에 그녀는 매우
“괜찮아. 나 여기 멀쩡히 있잖아. 다만 차가 부서져서 오늘 태윤 씨가 나 출근하게 데려다줬어.”그러자 하예진은 조금 긴장하며 물었다.“누구야. 또 그 사람들이야?”그녀는 집안의 그 골칫거리들이라고 여겼다.“아니, 여씨 가문 사람이야. 바로 내가 지난번에 도와줬던 여운초 씨 여동생 말이야. 나랑 두 번이나 부딪힌 척 있거든. 그랬더니 글쎄 양아치 몇 명을 불러 나를 상대하지 뭐야.”“아주 무법천지구먼!”하예진은 욕을 내뱉었다.“경찰에 신고했어?”“응.”하예정은 언니의 품에 안긴 조카를 보며 말했다。“언니, 난 괜찮을 거야. 태윤 씨가 경호원 두 명을 더 붙여서 내 안전을 지켜주고 있거든.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언니랑 우빈이한테도 피해가 갈까 봐서야. 언니, 아니면 이사 와서 우리랑 같이 살자. 그러면 서로 보살핌도 받고 좀 안전해질 수 있잖아.”그러자 하예진이 말했다.“내가 세 들어 있는 곳은 안전해. 그리고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 그 사람들도 교훈을 받고 다시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을 거야. 현대사회는 법치주의잖아.”하예진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또 말을 보탰다。“가게에 있는 작은 창고를 정리했어. 침대 하나 사서 거기에 두려고. 그리고 세 든 집은 반납하고 우빈이랑 함께 가게로 가서 살 거야. 그럼 집세도 절약할 수 있고 안전할 수 있어.”왜냐하면, 그곳에는 노동명이 청한 순찰 경비원이 있기 때문이다.평소 두 모자가 드나들 때도, 하예정이 차로 마중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언니도 너무 긴장하지 마. 정면으로는 그 사람들도 감히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그냥 언니더러 방비 태세라도 갖추라는 거야. 앞으로 언니가 노씨 그룹에 출근할 때처럼, 내가 아침에 언니네 가게에서 우빈이를 데리러 올 테니 숙희 아주머니가 돌봐 주실 거야. 언니는 그저 일에만 집중하면 돼.”두 자매는 이제 더 이상 의지할 데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바로 전씨 가문과 성씨 가문이 그녀들의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 자매에
어느새 시간은 아홉 시 정각이 되었다. 하지만 연회가 끝나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았다.전태윤이 벌써 아내를 픽업하려고 찾아온 것을 보고 강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전 대표님, 모처럼 얼굴을 뵙네요. 마침 오늘은 제 모친의 80세 생신 잔치가 아닙니까? 전 대표님, 제 체면을 세워주는 셈 치고 잠깐 들어가서 기쁜 자리에 함께해 주실 수 없을까요?”전태윤은 강 대표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담담하게 강일구를 불렀다.“강일구!”전태윤의 부름에 강일구는 사전에 준비한 생신 선물을 들고 왔다. 전태윤은 그제야 온화한 말투로 일을 열었다.“죄송합니다. 사전에 언질도 없이 무례하게 찾아왔어요. 이것은 제가 어르신을 위해 준비한 작은 선물입니다. 어르신께서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전태윤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강씨 할머니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선물을 챙겨갔다.전태윤의 말이 끝나자, 강일구는 들고 있던 선물을 강 대표에게 건넸다. 강 대표는 선물을 받고 연신 전태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인사를 받고 있는 훤칠하고 수려한 전태윤의 용모는 밤빛 아래서 특히 눈부셨다.전태윤이 안으로 들어갈 의사가 없어 보이자, 강 대표도 무리해서 부탁하지 않았고 부하들을 시켜 하예정을 찾아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전태윤이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탓에, 강 대표의 아래 사람들이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하예정은 상황을 알아차렸다. 구석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있던 하예정은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성소현에게 잠깐 상황을 살피러 다녀오겠다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태윤 씨!”하예정은 구석에서 뛰쳐나와 전태윤을 마주하자, 빠른 걸음으로 전태윤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굽 높은 하이힐을 내려다보고 나서 다시 차분하게 걸어갔다.전태윤은 멍하니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옅은 메이크업을 하고 러블리한 드레스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사뿐사뿐 걸어오는 하예정의 모습이 그로 하여금 동화 속 주인공, 백설 공주를 연상하게 했다.강 대표 등 사람들을 대
성 사모님은 다른 몇 명의 사모님들과 함께 강씨 가문의 별장 입구에 서서 두 사람이 탄 롤스로이스 차량이 멀어져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았다.“성 사모님, 전 대표님께서 사모님의 조카딸을 정말 아끼시나 봅니다. 이보다 더 잘해 줄 수가 없겠는걸요. 연회가 겨우 반 정도 진행되었는데, 벌써 사모님의 조카딸을 모셔갔네요.”그 말을 들은 성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전 대표가 예정이를 얼마나 애지중지 잘 대해주던지, 내가 다 부러워할 정도라니까요.”옆에 있던 다른 사모님이 떠보는 듯 물었다.“전 대표님과 조카딸은 언제 결혼식을 올리나요? 우리는 모두 두 사람이 올릴 세기의 결혼식을 고대하고 있어요.”성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지 않아도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의논하려고 며칠 전에 우리 부부는 조카딸을 데리고 서원 리조트에 다녀왔답니다. 다음 가을 중에 가장 좋은 날을 골랐으니, 다들 반년 정도 더 기다려야겠는걸요. 결혼식에 꼭 초대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들 축의금은 두둑이 내실 거죠?”사람들이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죠.”전씨 가문의 결혼식에 초대받는다면, 그 자체로도 체면이 서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자리에 있던 이 사람들도 전씨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사실 많은 사람들이 하예정과 장소민, 두 사람이 고부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은 하예정이 매번 성 사모님을 따라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 혹여나 고부간의 불화 때문은 아닌지 싶었다. 하지만 입방정을 떨었다가 자칫 온씨 사모님과 같은 결과를 맞이할까 두려웠기에 호기심이 샘솟아도 꾹 참고 감히 묻지 못했다.성 사모님으로부터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이 가을쯤에 거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자, 사람들은 전씨 가문 사모님 자리는 앞으로도 하예정의 것이고, 그녀가 곧 전씨 가문 미래의 안주인일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딸이 있는 사모님들은 집에 가서 딸에게 나중에 파티 같은 행사에서 하예정을 만나면 친구가 될 수 없더라
물론 하예정이 정신을 놓고 사랑에 빠져 연애에 목숨 거는 여자였다면, 전태윤도 그녀를 지금처럼 미치도록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전태윤은 문득 숙희 아주머니가 그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다.‘그래, 내가 사랑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하예정이지. 만약 조금이라도 변했다면, 더는 내가 사랑하는 그 하예정이 아니겠지. 어쩔 수 없는 그녀의 성격이지...’“난 연적이 없잖아요. 만약 어떤 여자가 호시탐탐 태윤 씨를 노린다면 나도 질투할 거예요. 나도 태윤 씨를 다른 사람에게 뺏길까 봐 늘 걱정하고 있어요, 어쨌든 난 아직 모자란 구석이 많으니까요.”하예정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현재로서는 견제될 만한 연적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전태윤을 사모하는 여자들이 적지 않을 테지만, 그 여자들은 고백 한 번조차 못 했다. 그 때문에 하예정은 견제될 만한 대상인 여자를 만나본 적도, 싸운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위기감도 느낄 필요 없이 전태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남들은 모를 전태윤의 부드럽고 애틋한 모습은 오직 하예정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하예정은 자신이 정말 행복한 여자라고 느꼈다. 이런 애인이 생기다니, 훌륭한 남자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자면서도 웃음이 절로 날 것 같았다.이때, 전태윤이 하예정을 끌어안으며 농담조로 말했다.“그럼 나도 당신을 긴장하게 할 여자를 구해볼까?”“감히? 만약 누가 찾아와서 전태윤은 내 남자니까 포기하라고 하면서 얼마를 줘야 전태윤을 양보할 수 있냐고 한다면 난 가차 없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받고 당신을 팔아넘길 거예요. 그리고 남편 판 돈으로 멋진 나날을 보낼 거예요, 하하하!”달리는 차 안에서 운전사와 강일구는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험한 대화네...’운전기사는 당장이라도 차를 세우고 이 불편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강일구도 차라리 투명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몸을 숨길 재간이 없었다.
“근데 어디 가는 거예요?”잠시 티격태격 사랑싸움하고 나서, 하예정은 창밖을 보고 문득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피크 별장으로 가고 있어.”하예정이 대답하는 대신 그저 고개만 끄덕이자, 전태윤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피크 별장이 하예정에게 트라우마를 남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신분이 알려지고 나서 전태윤은 그녀를 잃게 될까 봐 피크 별장에 이틀간 가둬두었다가 모두의 설득 끝에 그녀를 놓아주고 떠나게 했다.그렇게 피크 별장을 떠난 후, 하예정은 두 번 다시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예정아, 만약 네가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다면, 지금이라도 기사님에게 핸들을 돌리라고 할게,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갈까?”전태윤은 흠칫하더니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할머니께선 발렌시아 아파트에 계셔...”“피크 별장으로 가요. 방향 바꿀 필요 없어요.”‘뭐야, 할머니가 발렌시아 아파트에 사시는 게 신경 쓰이는 거야? 소란스럽게 굴어 할머니를 놀라게 할까 봐?’하예정도 어르신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피크 별장은 하예정에게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았지만, 하예정은 그 별장에 들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그때의 일을 떠올리게 됐다.다행히 다 지나간 일이 되었고 그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었고 직면해야 했다. 그의 광기와 집착을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자.”전태윤은 그녀가 피크 별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리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피크 별장에서 사는 것에 더 익숙했다. 어쨌든 그곳에서 몇 년을 살았고, 발렌시아 아파트에서는 몇 달밖에 살지 않았으니 말이다.“오늘 낮에 여씨 사모님이 찾아왔었어?”전태윤이 불쑥 물었다.여운별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여 대표는 부랴부랴 관성으로 돌아왔고, 아내에게 사건의 경위를 파악한 후 그런 멍청한 수단을 쓴 것에 대해 피를 토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서 딸을 꾸짖었다. 그는 하예정을 상대하려면 완벽한 계획을 세워야 하며, 성공하
상대가 보통 사람이라면 여씨 사모님은 진작에 상황을 평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니, 여씨 사모님은 불평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찾아온 적 없는데요? 여 대표님이 당신을 찾아갔어요?”“응. 또 사과하러 왔더라고. 직접 만나주지는 않았고 이진이한테 나서라고 했어.”전태윤은 전이진이 앞으로 자주 여씨 가문을 협업하게 될 것이니, 미리 연습 삼아 여씨 가문을 상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여씨 사모님이 직접 나를 찾아온다고 해도 절대로 마음 약해져서 여운별을 가만두는 일은 없을 거예요. 원수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자신을 불리하게 만들뿐이니까요. 여운별에 대한 미움은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리 없어요.”여운별과 여운초가 계속해서 서로 다른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으니, 하예정은 이번에도 여운초의 편에 서서 여운별과 날카롭게 대립할 것을 다짐했다.“당신 마음이 그렇다면 화해할 필요 없어. 여운별은 교활하고 난폭한 성격이 이미 몸에 밴 것 같아. 항상 모두가 자기의 시중을 들고, 자기의 비위를 맞추고, 자기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네가 용서하더라도 여운별은 여전히 당신에게 원한을 품고, 기회를 잡으면 복수하려고 할 거야. 회개할 줄 모르는 사람과는 화해할 필요 없어.”전태윤의 패기가 대단했다.“예정아!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난 내 마누라가 억울함을 당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그게 누가 됐든 간에 두려워할 필요 없어. 더군다나 굽실거릴 필요는 더더욱 없어.”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의 아내, 전씨 사모님이 아니었더라도 난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잖아요. 잘못이 없는데 왜 내가 고개를 숙이겠어요. 여운별에게 당한 상대가 이번엔 나였지만, 다음번 피해자가 누가 될지 어떻게 알겠어요? 법적인 책임이라도 물으면 못돼먹은 인성을 단번에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는 교훈은 남겨줄 수 있지 않겠어요?”의미심장하게 말을 마친 하예정이 마침내 웃음을 거두며
“태윤 씨에게 말해도 돼요?”전창빈은 고민 끝에 대답했다.“큰형은 상관없어요. 앞으로 제가 큰형의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해야 하니까요. 알려주지 않으면 제가 도움 청하기도 곤란해요.”하예정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업무적인 일은 태윤 씨가 도와줄 수 있지만, 감정적인 일은 태윤 씨를 찾아도 소용없어요. 앞으로 감정적인 문제는 저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태윤 씨보다 더 잘 아니까요.”전태윤은 여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성에 대한 지식을 전부 하예정에게 퍼부었기에 다른 여자들에게 신경 써줄 정력이 없다고 했다.여자마다 성격이 다르다.하여 여자에 관한 문제로 전태윤에게 묻는다면 헛수고일 것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은 복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예정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하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전태윤의 친동생으로서 전창빈은 자신 큰형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하예정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는 급히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하예정이 돕는 것은 전태윤이 돕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푹 빠져있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사살이다.예전에 관성 업계에서는 전태윤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소문이 바뀌었다.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리는 것이 전태윤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엄중하다고 전해지고 있다.전태윤과 적을지언정 절대로 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형수님, 제가 들어가서 엄마한테 사과드릴게요. 어쨌든 저 때문에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을 하게 된 거니까요.”“네.”하예정은 대답하며 전창빈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전현림은 진작에 아내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장소민도 너무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전현림이 밤늦게 서둘러 자기를 데리러 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약간 쑥스러워하며 자신이 소란을 피웠다고 느꼈다.전현림은 장소민에게 그녀가 진심으로 전창빈이 남의 가정에 가서 가
“형수님, 고마워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자신감이 생기네요. 하긴, 우리 큰형이 한 요리도 맛있지만 제가 우리 형보다 요리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조금만 더 정성 들여 요리하면 분명 남들보다 더 잘할 거예요.”전창빈은 요식업에 투자하면서 자주 전국 각지의 음식을 맛보면서 여러 파벌의 요리를 배우러 다녔다.때로는 한 가지 요리를 반복해서 만들기도 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물론 집밥도 너무 잘한다.그리고 다양한 맛있는 디저트도 할 줄 알고 있다.요컨대, 전창빈은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선우 가문 딸의 위를 잡으면 반은 성공한 셈이다.“그러게요. 우리 전씨 가문의 사나이들은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돼요. 자신을 믿고 할머니도 믿어보세요. 할머니께서 도련님을 위해 선우 아가씨를 선택하신 것으로 보면 도련님한테 분명 그녀를 잡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예요. 보세요. 그녀는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입이 까다롭다고 하셨고 도련님은 마침 요리를 좋아하고 다양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두 사람은 그야말로 천생연분 아닌가요? 그녀의 위는 아마 당신이 배불리 먹이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전창빈은 얼굴이 빨개졌다.“형수님, 아직 그런 말을 하기에는 좀 일러요. 저는 아직 그분을 잘 몰라요. 성격도 잘 모르거든요. 그녀의 사람 됨됨이와 일 처리 방면도 잘 봐야 하거든요.”외모만 보면 안 될 것이다.외모로 따지면 선우 가문의 딸은 절세미녀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편이다.전창빈은 그녀의 사진을 보자마자 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할머니를 믿으라고 했잖아요.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여인은 분명 좋은 사람일 거예요. 잘 알아보시고 결정하셨을 거예요. 도련님도 잘 알아보셔야 해요. 어쨌든 도련님께서 평생 살아가야 할 사람이기 때문에 신중하셔야죠. 서로 잘 지내고 같은 화제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평생 외롭지 않게 잘 살 수 있으니까요.”전창빈은 가정 요리사가 되는
전창빈은 얼굴마저 빨개졌다.그의 이런 모습을 본 하예정은 이내 눈치챘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어디 사람이에요?”전창빈은 먼저 집 안을 둘러보다가 장소민 부부가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대답했다.“원림성에 있는 A시 사람이에요. 성씨는 선우씨예요.”“원림성이라... 멀리 있네요.”하예정은 전씨 할머니가 손자며느리를 고르기 위해 원림성으로 달려갔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혀를 내둘렀다.원림성의 A시는 H시에서 먼가요?”하예정이 물었다.“너무 멀지 않아요. A시는 잘 발전되어 있는 도시죠. 왜 H시에 관해 물어보세요? H시에 사는 친구가 있어요?”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제 가장 친한 친구가 효진인데 H시에 친구가 어디 있겠어요. 단지 누예씨 가문가 H시에 아주 오래된 가문이 있다고 들은 적 있어서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원림성의 A시에 가면 H시의 그 오래된 가문에 대해 알아봐 드릴게요.”“그럼 그 여자분은 만나보셨어요?”하예정이 이것저것 묻고 있었다.전창빈은 고개를 저었다.“할머니는 우리에게 사진만 주셨을 뿐 실제 사람과 만나게 해주지 않으셨어요. 실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가 직접 행동 하는 수밖에 없어요.”“우리 할머니께서 주신 자료에는 그 여자분의 최근 사진 외에도 몇 가지 사항이 들어있어요. 그분은 입맛이 특히 까다롭다고 해요. 먹는 것을 좋아해서 선우 가문에 있는 요리사 음식이 그녀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또 가정 요리사를 모집한다고 하길래 제가 시도해 보려고요.”전창빈은 전씨 할머니가 그에게 까다로운 아내를 골라주었다고 한탄했다.그녀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입이 짧으니 마침 전창빈의 뛰어난 요리 솜씨를 보여줄 기회를 준 것이란 말인가!상대방의 식욕을 먼저 잡으면 전창빈의 손바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그럼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어머님께서 그러시는데 창빈 도련님이 요리를 가장 좋아하여 사업도 요식업과 관련이 있다면서요? 저는 도련님이 성
하예정과 전창빈은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전창빈이 하예정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형수님, 얘기 좀 나눌까요?”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물론이죠.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세요.”“이번에 우리 부모님께서 다투신 것도 전부 저 때문이에요. 제가 가정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허락하시지 않으셨거든요. 저는 저의 사업과 가정 요리사 일을 병행할 수 있는데... 저는 요리하기 좋아해요. 근데 엄마는 굳이 남의 집에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해야겠냐며 걱정하시거든요. 요리사도 직업인데 우리 엄마는 좋아하지 않으세요. 우리 엄마는 제가 전씨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으로서 어찌 남의 집에 가서 요리사로 일할 수 있겠냐며 반대하시거든요.”전창빈은 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장소민의 반대 때문이었다.그리고 그로 인해 장소민 부부가 말다툼했기 때문이다.그는 전태윤과 전혀 달랐다.전태윤은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관계가 가장 좋았다. 전창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부모님의 지지에 대해 매우 신경을 쓰고 있었다.전창빈은 장남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 사업을 이끌 필요가 없지만 올해부터 가족 사업을 돕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었다.그는 큰 스트레스 없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전창빈은 가정 요리사로 되는 일을 부모님께 알려드리면 그들의 지지를 얻을 줄 알았다.그런데 장소민이 허락하지 않았고 전현림은 늘 그랬듯 전창빈을 지지했다. 그러다가 장소민이 전현림과 다투게 될 줄이야!그 뒤로 장소민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전현림 부자는 그녀가 방에서 화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그러다가 장소민이 그 틈을 타 조용히 집을 떠나 하예정 부부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전현림 부자가 번갈아 올라가 장소민의 방문을 두드리며 사과했지만, 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장소민이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장소민은 하예정과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그녀는 며느리의 말을 잘 들었다.하예정은 그녀에게 아들이 다 컸는데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설득했다.전창빈 또한 진지하게 일하러 가려고 했다.게다가 전창빈의 사업도 안정적이어서 다른 사람의 가정 요리사로 되어도 그의 사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전창빈이 미래의 아내에게 요리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니 장소민도 막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예정아, 나 이제 기분이 풀렸어. 가자, 우리 내려가서 우빈이 보러 가자.”장소민이 몸을 일으켰다.하예정은 웃으며 장소민과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박 집사는 우빈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는데 녀석은 아주 몰입해서 보고 있었다.발소리를 들은 박 집사가 바로 일어섰다.“이모!”우빈은 하예정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자 TV를 뒤로 한 체 하예정과 장소민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장소민에 다시 다정하게 할머니라고 불렀다.장소민은 우빈을 안아주며 유치원에서 즐겁게 지냈는지 물어보았다.우빈은 하나하나 대답하며 장소민에 유치원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 장소민의 웃음을 자아냈다.한 시간 후, 전현림과 전창빈이 도착했다.시아버지와 시동생이 왔다는 박 집사의 말을 들은 하예정은 직접 집 밖으로 마중 나갔다.장소민은 우빈을 끌어안고 움직이지 않고 입으로 중얼거렸다.“황제도 아니고 왜 사람 마중 나가게 만들어...”하지만 하예정의 행동에 장소민은 매우 만족했다.하예정은 별장을 나서자마자 전현림과 전창빈이 차에서 내려 서둘러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아버님.”하예정이 인사했다.전현림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여전히 하예정에게 상냥한 얼굴로 인사했다.전창빈도 하예정에게 안부를 물었다전현림이 조용히 하예정에게 물었다.“예정아, 네 엄마가 안에 계시지?”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계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이제 기분이 많이 풀렸어요.”“여기로 도망 온 것도 모르고 난 방에 있는 줄로만 알았어. 강제로
이제 장소민은 하예정을 완전히 받아들였다.앞으로 그녀는 천천히 하예정을 이끌어 전씨 가문의 집안일을 조금씩 가르쳐주어 전부 하예정에게 넘겨주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장소민도 은퇴할 수 있었다.하예정도 배우고 싶어 하고 또 열심히 배울 것이다. 그녀도 진취심이 있고 야망이 커서 전태윤에게 매우 적합했다.전태윤도 야망이 큰 남자였다.물론, 장소민은 전태윤이 이미 하예정의 손에 꽉 잡혀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하예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아들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며느리 출신이 후져도 상관없다.게다가 이제 하예정이 강성의 이씨 가문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으니 나쁘지도 않은 것 같았다.옛날에 이씨 가문이 전성기에 이르렀을 때 심지어 전씨 가문과 대등한 사이로 되기까지 했다.하예정의 친이모가 성씨 가문의 사모님이기도 했고 하예진도 지금 열심히 분발하고 강해져 하예정의 후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장소민은 하예정 자매의 삶에 대한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상류사회라는 바닥에서 다른 사람들이 사적으로 뭐라고 말하는지 장소민도 알고 있었으나 그 사람들이 그녀 앞에서 말하지 않으면 그뿐이었다.만약 그녀가 듣게 되면 하예정 대신 그 사람과 싸울지도 모른다.지금 장소민이 며느리를 보호하는 좋은 시어머니라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예정아, 네 둘째 숙모가 이틀 후에 운초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한다고 하는데 나도 참석할 거야. 너도 갈래?”장소민은 말을 마치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됐어. 집에서 너 자신을 잘 돌보는 게 낫겠네. 연회 장소가 붐비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실수로 널 넘어뜨릴까 봐 더 걱정이야. 혹시라도 네 배에 부딪혀 너와 아이를 다치게 하면 안 되니까.”장소민은 평생 후회할 것이다.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런 걱정을 하지 않지만, 태윤 씨가 저를 보내지 않을 거예요. 지금 매우 긴장하고 있거든요. 제가 아기를 낳는 당일에 태윤 씨는 아마 긴장해서 쓰러질 수도 있어요.”장소민이 말을 이었다.“아닐걸.
장소민은 급히 말했다.“예정아, 넌 정말 행복해야 해. 태윤이가 감히 너를 화나게 하면 나한테 말해. 엄마가 너 대신 태윤이를 혼내줄게. 너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분이야.”장소민에게는 임신한 며느리가 아들보다 더 중요했다.하예정의 뱃속 아이는 그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손자가 들어있다. 손자든 손녀든 첫 손자뻘이기 때문에 장소민 부부의 마음속에는 모두 특별한 존재이다.이제 장소민도 전씨 할머니가 전태윤에 대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첫 번째 손자이기 때문에 전씨 할머니가 전태윤을 가장 아끼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어머님, 저와 태윤 씨는 오랫동안 싸우지도 않았어요. 태윤 씨는 잘 삐지지도 않고요. 걱정하지 마세요.”금방 결혼했을 때 감정적인 기초가 없는 데다 전태윤이 그녀에 대해 오해까지 품고 있었다. 그 당시 전태윤은 하예정이 악의적인 의도로 전씨 할머니에게 접근해 그와 결혼하도록 강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는 쉽게 갈등이 생겼다.정든 커플이 부부로 되어 같이 산다고 해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다.초고속 결혼한 전태윤과 하예정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장소민은 아들이 아내를 무척 사랑하는 모습을 떠올리더니 웃으며 말을 꺼냈다.“하긴, 내가 뭘 걱정하겠어. 태윤이는 널 많이 사랑하고 있는데. 예정아, 창빈이가 요리사 하고 싶어 하는 게 정말 아내를 쫓기 위한 것일까? 내가 창빈에게 누구 집에 가서 가정 요리사가 될 것인지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더라고. 그토록 비밀유지하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내를 쫓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어.”하예정의 설득을 들은 장소민은 전창빈이 미래 아내의 마음을 훔치러 가정 요리사로 되는 것으로 추측했다.하지만 전창빈이 어느 집안의 요리사가 될지 알기 전에 장소민은 아마 마음을 놓지 못할 것이다.“창빈 도련님이 말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가 두 가지예요. 첫째는 어머님께서 방해할까 봐 출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말로 아내에게 구애하기 위함일 거예요
전창빈은 이제 다 큰 어른이라 심사숙고 끝에 한 결정일 것이다.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절대로 충동적으로 행동한 적이 없다.장소민은 전창빈이 요리사로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가 아마도 창피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어쩼든 지위가 높은 전씨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인데...“어머님, 창빈 도련님께서 어디로 출근하고 싶어 해요?”하예정은 장소민을 설득하고 나서 궁금한 듯이 물었다.전창빈이 어느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출근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었다.장소민이 대답했다.“호텔에 출근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정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해. 그것도 관성이 아닌 외지에서.”하예정은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며 장소민에 물어보았다.“어머님, 혹시 할머니께서 창빈 도련님한테 정해주신 아내의 가문에서 가정 요리사가 필요하신 건 아닐까요? 그래서 도련님도 이 틈을 타서 접근하려는 게 아닌가요?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가 누구인지 아세요?”장소민은 어리둥절해하며 대답했다.“그건 정말 몰라. 나는 단지 어르신이 이혁이와 전우에게 아내를 정해주셨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 창빈과 유하는 아직 고려하지 않은 줄 알았지.”전유하는 갓 사회에 나온 사람이다.이렇게 빨리 아내를 정해주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전창빈은 이미 상업계에서 몇 년을 뒹굴면서 지냈다. 다만 조용히 지내고 있을 뿐이다.그 이유는 그가 전태윤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가 전태윤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를 높이 보곤 했다. 가끔은 그가 큰 성과를 이루어도 전태윤의 도움으로 이루어낸 것이라고 오해받기도 했다.하여 전창빈은 전태윤의 덕을 보고 싶지 않아 사업할 때에도 자신이 전태윤의 친동생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이 전씨 그룹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그의 사업은 확실히 전씨 그룹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심지어 사업상에서 겹치는 부분도 없다.너무 뛰어난 형을 둔 전창빈은 둘째 아들로서 압박감이 너무 컸다. 늘 전태윤과 비교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장소민은 문을 닫지 않고 대답했다.“내가 기분은 안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무슨 일이 생겼어요?”하예정이 관심 있게 물었다.장소민이 먼저 물었다.“물 마실래?”“안 마실래요. 고마워요.”장소민은 다가가서 하예정을 소파에 앉히며 말했다.“큰일은 아니고, 그냥 여섯째 창빈의 일로 네 아빠와 좀 다투었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집에서 나왔어.”하예정이 말을 건넸다.“그럼 아버님께서 어머님이 여기로 오신 것을 모르신다는 말씀이세요?”장소민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아직 말하지 않았어. 박 집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어. 나도 좀 진정하려고.”“아버님께서 걱정하실 텐데. 어머님, 창빈 도련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먼저 아버님께 우리 집에 있다고 메시지 보내세요. 걱정하시며 찾아다니실지도 몰라요.”장소민은 입을 오므리다가 대답했다.“내가 여기로 온 지도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찾아오지 않는데 내 걱정은 아예 안 할지도 몰라.”잠시 후 장소민은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내가 몰래 나왔거든. 내가 외출하는지도 모를걸. 아마 내가 여전히 방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전현민의 성격으로 장소민을 찾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그러면서 장소민은 전현림에 메시지를 보내 전태윤 집에 왔다고 전했다.전현림이 장소민에 수많은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녀는 읽기만 했을 뿐 답장하지 않았다.장소민이 전현림에 메시지를 보낸 후에야 하예정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창빈 도련님이 왜요?”“예정아, 네가 예전에 창빈이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잖아. 창빈이가 지금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난 찬성하지 않았고 네 아빠가 허락했거든.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지지해 주시거든.”전씨 가문의 형제들은 전부 요리할 줄 알았다.이것은 전씨 할머니께서 배양해 주신 결과였다. 어르신은 손자마다 전씨 가문의 보호 없이도 스스로 독립할 줄 알고 자신만의 세계를 꾸밀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형제들은 모두 다재다능하여 만약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