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금... 이들은 왜 이렇게 태도가 돌변했지?’그때, 청룡회 회장이 비웃었다.“설마 강씨 가문의 딸이라는 타이틀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 생각했나?”그는 조롱하듯 말했다.“다유 아가씨, 어떻게 감히 이 바닥에서 설치며 날뛰는 게 전부 본인의 힘이라고 착각했어? 비행기 너무 타셨네.”남자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너 같은 게 오래전에 죽지 않은 이유, 네가 건드린 이들이 너한테 찾아와 무릎 꿇은 이유... 그게 진짜 네 능력 때문이라 생각했나?”“네 뒤에 그 사람이 없었으면 넌 진작에 끝장이었어. 벌써 몇 번이나
장수철은 청룡회 회장과 네 명의 지부장을 배웅한 후에도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청룡회 사람들... 너무 공손했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야.”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런데 ‘공손’이라는 단어는 청룡회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청룡회는 남울시에서 손꼽히는 거대 조직으로, 그 악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대단했다.몇 년 전, 강다유에게 한 번 크게 당했지만 그 뒤로도 청룡회의 위세는 변함없었다.그러나 이번 일은 그때와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 상황 전개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장수철 일가는 청룡회의 태세 전
강다은의 목소리가 더욱 차가워졌다.“나...”강다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건 너한테도 기회야.”강다은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차피 네 스승과 연락도 안 되잖아? 이렇게라도 하면, 그분이 직접 나타날 수도 있어.”“혹시 관계가 회복되면 다행이고, 아니어도 마지막으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강다은의 말에 강다예는 잠시 침묵했지만, 결국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결론을 내렸다.“알겠어. 큰언니 말대로 해볼게.”결정을 내린 강다예는 곧바로 자기 스승의 명의로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남울시 호숫가에 자리한 ‘동백꽃’.이곳은 남울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식당으로, 전통 한옥 스타일로 지어진 덕분에 유력 인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여기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음식의 가격은 천문학적이라, 최고급 코스 요리는 웬만한 남울시의 부자들조차 신중히 고민하고 선택할 정도였다.오늘, 강씨 가문은 특별히 이곳 최상층에 위치한 두 개의 프라이빗 룸을 예약했다.H국에서 온 명의들을 환대하기 위해서였다.강다은과 강다예가 직접 1층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강다은은 이번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의성(醫圣
보안팀 팀장은 알겠다는 듯 냉소를 지었다.“당연하죠. 저런 의심스러운 자는 바로 쫓아내야죠.”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하자, 몇 명의 보안요원들이 곧바로 경찰봉을 들고 민건우와 장서회를 향해 다가왔다.“야, 이 자식아. ‘동백꽃’이 네가 올 곳인 줄 알아?”보안팀 팀장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지금 나가면 살려는 주지. 안 그러면 네 팔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끌어낸다.”보안요원들은 한 걸음 더 다가섰다.장서희는 긴장한 듯 민건우의 팔을 붙잡았다.그러나 민건우의 표정은 한층 차가워졌다.‘하, 어디서 개가 짖나, 엄청 시
민건우는 장서희를 이끌고 ‘동백꽃’ 건물의 5층으로 올라갔다.강다예가 ‘의성 우 선생님’의 이름을 도용해 H국 명의를 남울시에 부른 이상, 민건우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5층에 도착하자, 두 개의 룸이 문을 활짝 열어 둔 채 안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안에는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명의들이 모여 있었다.이들은 모두 H국 1급 명의로, 의료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인물들이었다.민건우는 장서희를 데리고 맞은편 룸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지 않고, 언제든지 명의들의 동향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그 시각, 1급 명의들
젊고도 잘생긴 남자였다.“임 선생님...”강다예는 급히 몸을 가다듬으며 작게 감사를 표했다.임지환은 나이가 어렸지만 강다예처럼 이미 2급의 자격을 얻은 인재였다. 이번에도 자기 스승을 따라 함께 온 것이었다.그는 H국의 유서 깊은 명문가 출신으로, 강씨 가문보다도 훨씬 더 영향력이 큰 집안의 자제였다. 그래서 강다예와 강다은 역시 예외적으로 임지환을 이 자리에 불러 함께 하도록 초대했다.“이 자식이! 감히 강 선생님께 무례를 저질러?”임지환은 노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민건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우 선생님의 제자이자,
“건방진 놈!”그 순간, 맞은편 룸에서 한 명의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강북 임씨 가문조차 무시하다니, 감히 그럴 배짱이 어디서 나온 거지? 보아하니 네놈도 만만치 않은 배경이 있는 모양인데, 대체 어디서 굴러먹던 자식이길래 이렇게 방자하게 구는 건가?”그는 몇 걸음 앞으로 다가오며 민건우를 직시했다. 강한 압박감이 퍼져나갔다.“유 선생님.”강다은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이 사람은 민건우라고 합니다. 원래 저희 강씨 가문에서 거두어 기른 고아였으나, 여러 사정 끝에 가문에서 내쫓았
강다윤은 최근 며칠간 쌓인 울분을 터뜨리듯,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저 폐물과 단역 배우 따위가 나에게 영향을 준다고?’‘말도 안 되는 소리야!’“강다윤, 넌 아직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은 모양이구나.”민건우의 목소리는 차가웠다.강다윤의 표정이 굳어졌고, 눈빛에 분노가 서렸다.“내 위치에서 떨어진다고?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야!”그녀는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저 풋내기 꼬맹이가? 평생을 연기해도 내 발끝에도 못 미칠 거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저런 착각을 하는 거야?”“서두르지 마. 곧 알게 될 테니까.”민건우는
‘내가 톱스타가 되었는데, 정작 출연할 작품이 없다?’강다윤은 아주 분하고 불만이 가득 차 있었다. “언니, 일단 조연이라도 도전해보는 게 어때요?” 진미정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헛소리 하지 마!”강다윤은 즉각 눈을 부릅떴다.“내가 누구인데 감히 조연을 하라고? 내가 누군가의 들러리가 될 사람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진미정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결국, 강다윤은 자존심을 접고 다시 감독들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라도 맡을 생각이었
하루, 이틀, 사흘...3일이 금방 지나갔다.그러나 강다윤은 끝내 대형 감독이나 투자자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그녀는 미칠 지경이었다.‘왜 이렇게 갑자기 모든 것이 뒤집힌 거야?’‘문제는 대체 어디서 시작된 거지?’그때, 진미정이 조심스럽게 분장실로 들어왔다.“언니...”“어때? 좋은 소식이라도 들고 왔어?”강다윤은 즉시 반짝 눈을 떴다.하지만 진미정은 깊이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언니, 오늘자 헤드라인을 한번 보세요.”강다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급하게 휴대폰을 열었다.[8개 유명
‘모든 작품에서 하차...’‘말도 안 돼.’강다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오늘 아침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언니가 계약했던 모든 작품의 투자자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거의 동시에 계약해지서를 보냈어요.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다고...”강다윤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동시에 해지? 이해할 수 없어!’‘저 사람들은 분명 눈물까지 글썽이며 간절히 나를 캐스팅하려고 애썼는데...’‘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매달리던 인간들이, 이제 와서 돌연 태도를 바꿔?’‘정신이 나갔나?’‘이제 와서 내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
강다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흑용파의 서준오가 200명을 데리고 배를 타고 남울시로 향했잖아.’ ‘그렇게 거대한 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고?’‘그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남울시 외곽의 강에서 가끔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발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흑용파 쪽에서는 뭐라고 해?” 강다윤은 흑용파 사람들에게 물었다.“저희 보스님이 직접 명령을 내렸습니다. 전력을 다해 조사 중이며, 반드시 살아 있으면 사람을 찾고, 죽었으면 시체라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강다윤은
서준오와 흑용파 정예 200명을 상대로 홀로 맞서는 민건우는, 이 정도 배짱이라면 인정해 줄 만했다.“흑용파가 이렇게까지 온 이유가 뭐지?” 민건우는 손에서 퉁소를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물었다.“당연히 널 죽이러 왔지.” 서준오는 거침없이 답했다. 그의 말투는 마치 별것 아니라는 듯 담담했다.“흑용파를 건드린 자, 죽음뿐이야!”“그거라면 다행이군.” 민건우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뭐가 다행이란 거지?” 서준오가 다시금 미간을 찌푸렸다.“너희가 억울하게 죽는 일은 없을 테니까.” 민건우의 말은 평온했지만, 그 속에
호숫가에 자리한 호화로운 큰 전원주택, 주변 경치는 아름답고 시설은 완벽했다.이곳은 흑용파의 거물 서준오의 개인 저택이었다.흑용파의 서준오, 암흑가에서 이름난 인물.서준오의 몇몇 행적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다.그는 빡빡 머리를 한 채, 집 밖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그때, 전화벨이 울렸다.서준오는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한 번 보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다윤 씨, 내게 먼저 전화를 걸다니 처음이네요.”그는 웃으며 말했다.[사장님, 남울시 영화 촬영장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강다윤이 말했
“하하하하.” 강다윤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농담을 들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내가 뜨지 못한다고?” 그리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피식 웃으며 민건우를 노려보았다. “‘황후의 사랑’ 이후로도 내 스케줄은 이미 2년 치가 꽉 차 있어. 감독들이, 투자자들이, 내가 작품을 맡아주길 애타게 바라고 있어. 대기업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나를 모델로 쓰려고 하지.” 그리고 비웃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네가 뭐? 내가 곧 끝난다고?” ‘어이가 없네.' 강다윤은 흥미롭다는 듯 장서지를 힐끗
대본은 이렇게 흘러가선 안 됐다. 강다윤은 순전히 장서지라는 어린 여자애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민건우에게 쌓인 분풀이였다. 장서지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런데도 강다윤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손바닥이 내려오지 않았다. 민건우에게 강다윤의 손목이 붙잡혔기 때문이다. “민건우, 네가 감히?” 강다윤이 쏘아붙였다. “여기가 누군 줄 알고? 흑용파의 서준오가 뒤를 봐주는 작품이야!” 흑용파, H국 남부에서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벌벌 떠는 거대한 조직이었다. 남울시 토박이 조직인 청룡회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