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에서 모두 전화를 끊었다.전화통화가 끝나자 백이겸은 죄책감을 느꼈다.소나현에게 미안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저 만나보는것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다른 한켠에서는왕민은 전화를 끝고는 화장을 지우고 있었다.여동생 왕연은 침대에 엎드려 엿듣고 있었다.“헤헤 내일 만나는거야? 맞다. 이름이 뭐야? 아는 사이야?”“백이겸이래. 중학교는 1중을 나왔다네. 근데 이름 너무 익숙해. 어디서 들어본것 같아.”왕민은 화장을 지우며 말했다.두 자매 모두 예뻤다.왕연이 말했다.“언니 멍청한거 아니야? 언니보다 한 학년 후배고 1중이면 1중 후배들한테 물어보면 되잖아.”“맞네. 내가 알아볼게.”왕민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전화통화가 끝나자 왕민은 얼굴색이 창백해졌다.“참나, 할아버지는 나한테 왜 이런 남자를 소개해주는거야.”왕민은 마음이 조급했다.“왜 그래? 언니?”“너 몰라서 그러는데 백이겸 중학교 시절 엄청 가난한 학생이였대. 너무 가난해서 부모와 누나들은 모두 외지에서 노동을 뛰였다고 해. 게다가 중학교 시절 친구들한테 왕따를 당했다고 하네. 어쩐지 지금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해. 집이 가난해서 좋은 일자리를 찾고 있지 못하나봐.”왕민이 말했다.“어머 그럼 어떡해? 이미 약속했잖아? 할아버지 그쪽에도 뭐라 말할수가 없잖아.”동생이 말했다.“몰라. 내가 아무리 남자친구를 찾지 못한다 해도 이런 사람과는 만나지 않을거야. 세상에 만약 우리 동창들한테 내가 이 가난한 애와 사귄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날 비웃을게 뻔해.”왕민은 걱정스러웠다.아직 어린 여자애인만큼 여론을 중하게 여겼다.누구나 남들의 칭찬을 한몸에 안을수 있는 그런 남자친구를 찾고 싶어한다. 칭찬이 많을수록 마음은 더 달콤한 법이다.하지만 백이겸은…….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얼른 엄마한테 알려야 해.왕민은 엄마를 불러왔다.엄마한테 백이겸의 상황을 털어놓았다.엄마도 좀 난처한듯 했다.“이건 아니야. 그애랑 사귀는건 다른 사람들한테
다음날.오 할아버지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인해 백이겸은 아무런 결과도 없을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지만 이미 오 할아버지와 약속을 한 이상 아침 일찍부터 그는 덱크스로 갔다.하지만 이미 도착했을때한 여자가 자리에 앉아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닭날개와 감자튀김이 놓여있었다. 그는 새하얀 다리를 흔들며 마치 어떤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듯 했다.설마 저 여자는 아니겠지?백이겸은 마음속으로 되뇌였다.여자애는 감자튀김을 내려놓고는 입을 쩝쩝거리며 휴대전화를 들고 무언가를 누르고 있었다.이와 동시에 백이겸 쪽에서 왕민이 보낸 메세지를 받았다.“도착했어요?”백이겸은 이 여자가 맞을거라 추측했다.언뜻 보니 꽤 예뻤다.백이겸은 다가가 앉았다.“너……. 뭐야?”여자는 멍해졌다.백이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소개팅 하러 오셨어요?”백이겸이 물었다.“소개팅은 무슨 어디 아픈거 아니야?”여자애는 황당한 안색으로 백이겸을 바라보았다.“왕민 씨 아니세요? 아까 저한테 문자 보내시지 않으셨어요?”백이겸은 멍해있었다.“난 왕민이라는 살마 몰라. 아까는 남자친구한테 문자 보내는 중이였거든?”여자애가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람 잘못 찾았습니다.”백이겸은 난처한 얼굴로 일어섰다.전화를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침 전화를 하려던 참에 누군가가 다가와 어깨를 쳤다.돌아보니 예쁜 미녀였다.큰 눈을 깜박거리며 백이겸을 보고 있었다.“백이겸? 저 만나러 오셨죠?”여자애는 약간 경멸하는 말투로 물었다.“맞아요. 백이겸. 그쪽은?”“왕연”“네?”왕연은 급히 휘둘러대며 말했다.“아까 사람 잘못 찾으신거 아니에요?”왕연은 다소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아까 그녀가 들어올때 마침 그 장면을 보고 있었따.망했다. 진짜.왕연이 곁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와서 인사도 하지 않고 뻘쭘하게 말이다.왕연은 마음속으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분도 안돼 이 녀석을 돌려보낼 생각을 하니 얼른 언니가 부탁한 일을 마무리해야겠다는
백이겸은 이 여자가 결코 소개팅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자신도 별로 소개팅을 하고 싶지 않았던지라 장난기가 발동하여 이 일을 얼버무리려 했다.“거짓말하시고 있네요. 집이 있으시면서 들어가시지 않는 이유는 뭐죠?“왕연이 비꼬며 물었다.“저 진짜 있어요. 가볼 시간이 없을 뿐이에요. 그리고 산우이 있는 집이라 불편하기도 하고요. 그 집은 저랑 저의 미래 와이프가 살 집이에요.”백이겸이 웃으며 말했다.“산위에 있다고요? 설마 삼림 지킴이 그런거 아니에요? 덤으로 작은 집 한채를 준거구요.”왕연이 더욱 비꼬며 물었다.“그럼 차는 있나요? 저 명동시에서 출근해요. 삼억 이하인 차는 전 탑승 안해요.”“차도 있어요. 다만 산 아래에 주차되 있어요.”“산아래요? 무슨 차인데요?”“람보기르니요.”백이겸이 답했다.“당신 좀 문제 있는거 아니야? 백이겸?”왕연이 참지 못하고 소리 질렀다.왕연은 백이겸이 차도 있고 집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녀석 허풍을 떨고 있었다.이 녀석은 자신과 언니가 자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있는지를 모르는것 같았다.“제 말 다 사실이에요. 믿지 못하시겠다면 어쩔수가 없구요.”백이겸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어깨를 들썩였다.이런 식으로 나오는것도 소개팅에 제대로 임하지 않았다는것은 아니다. 오 아저씨가 물으시면 자기도 할 말이 있을것이다.“제가 솔직히 말씀드리죠. 당신 같은 사람 우리 집에서는 반대할거에요. 돈 없으니 사람이 겸손할줄 알았는데 지금은 됐어요. 이 쓰레기자식아.”왕연이 욕설을 퍼부었다.몸을 일으켜 가려고 했다.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화장을 하고 나왔는데 물도 한모금 못 마시고 가기에는 너무 억울한듯 했다.언니 일은 제대로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할아버지께서 자신이 얼굴을 붉히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걸 아시게 되면 화를 내실게 분명했다.더우기 할아버지는 아직 자신이 언니를 대신해 이 소개팅에 나왔다는것을 모르고 계셨다.백이겸이 돌아가서 오 아저씨한테 함부로 말할가봐 무서웠
“밥 먹으러 왔지. 연아, 이 분은 누구셔?”남자가 백이겸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내 친구야. 너희들 맛있게 먹어.”왕연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것을 듣고는 긴장이 앞섰다.이 사람들은 자신의 중학교 동창이였다. 같은 곳에서 학교를 다녔었다. 뭐가 무서우면 무얼 만난다더니 오늘 이렇게 만날줄 몰랐다.“연아 우리한테 소개시켜줘바. 어떤 친구? 널 위해 이렇게 많은 음식을 주문하다니 우리 꼭 알아야겠어.”애들이 호기심에 차 물었다.“연이? 왕민이가 아니고?”백이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왕민? 연이의 언니잖아. 어떻게 된거야? 당신 왕연이랑 모르는 사이야? 그럼 지금 이건 무슨 상황인데?”뭇 사람들은 오리무중에 빠졌다.“백이겸 닥쳐”왕연은 친구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백이겸은 무언가를 눈치 챈듯 했다.오 할아버지가 말하신적이 있었다. 왕민은 두살 어린 동생이 있다고.설마 왕민의 동생?오늘 소개팅 왕민은 안 나오고 동생이 대신해 나온걸가?어쩐지 소개팅에 별로 성의가 없더라니만나서부터 집, 차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왕연이와 왕연이 친구들이 돌아왔다.왕연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맞아 백이겸 난 왕연이라고 해. 왕민은 우리 언니야. 너 왜 우리 언니가 나보고 오라 했는줄 알어? 오늘 너 시험해보려고 나온거야. 할아버지거 언니랑 얘기를 나눈 이후로 우리 언니는 아주 진지했어. 하지만 오늘 난 너한테 너무 실망이야. 넌 계속 허풍만 떨고 있었어. 아까 우리 친구들이랑도 얘기를 나눠봤는데 얘들이 증명할수 있어. 너가 허풍쟁이라는것을.”“그리고 너의 집 가정조건 우리집 보다도 별로라며?”왕연은 백이겸에게 책임을 물었다.“소개팅하러 온거였구나. 이봐요 형님. 우리 왕민 누나가 얼마나 예쁜지 아세요? 왕민 언니랑 사귈 생각을 하다니.”남자가 차갑게 한마디 던졌다 .“왕민 누나 예전에 2중의 꽃이였어요. 그쪽은 그저 1중의 웃음거리에 불과하죠. 웃 어르신들의 관계를 통해 왕민언니랑 연락하려 하는것 같은데 앞으
아까 백이겸을 비꼬던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은 무엇에 놀란듯 말없이 창밖만 보고 있었다.두대의 오토바이에서 남자 셋과 여자 한명이 내렸다.보아하니 덱크스에 밥 먹으러 온듯 했다.“연아 저기 봐봐 세연이야.”“중학교때도 너랑 세연이 사이 안 좋았잖아. 우연이였던건 너의 둘 같은 대학교에 들어가지 않았니. 저번에 너 심지어 쟤를 때리기까지 했잖아. 쟤가 널 알아보면 어떡해.”“저 키 큰 사람이 쟤 남자친구야. 사회사람인데 싸움 잘하기로 유명해. 너 빨리 숨어.”모두들 긴장해났다.“내가 왜 숨어? 내가 왜 두려워 해야 하는데? 지가 날 감히 어떻게 할건데.”왕연은 백이겸을 상대할 겨를이 없었다. 팔짱을 끼고 세연이가 들어오는것을 주시하고 있었다.왕연이와 저 여자애는 서로 원한이 있는걸가?이따 싸움이라도 나면 자신은 여기서 뻘쭘하게 뭘 하나 생각했다.백이겸은 떠날 준비를 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여기 있었네 왕연.”세연이도 왕연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그리고는 득의양양하게 물었다.“오빠, 바로 이 여자애야.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애를 믿고는 나한테 뺨을 날렸어.”세연이는 억울한듯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토로했다.왕연이도 세연이를 노려보고 있었다.둘은 싸우기 시작했다.백이겸도 대충 경과를 알것 같았다.보아하니 세연이와 왕연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만해도 관계가 좋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중학교때 반에서 공부 잘하는 남자애를 둘이 동시에 좋아했던 모양이다.중학교시절 애들 모두 반항기라 남자친구를 뺏으려 드는 여자애들이 무서웠다.왕연은 선생님의 제자였는지라 유명했다. 게다가 얌전한 애가 아니였기에 사회 언니 오빠들하고 친했었다.세연이도 많은 사회사람들을 알고 있었다.하여 친했던 단짝은 서로 원수가 되여 인터넷에서도 많이 싸웠다.그 후로 서로 원한을 품고 있었다.대학교에 들어서면서 돈 많은 재벌2세가 왕연을 쫓아다녔다.그래서 핑계거리를 하나 삼아 세연이를 괴롭힌 모양이였다.이번 방학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세연이는 왕연에게
“내 형은 유양이야. 예전에 일중을 다녔었어. 쫄리면 꺼져. 안 그럼 우리 형을 불러서 너희들을 발라버릴테니까.”유비는 목을 빼들며 말했다.“젠장”백이겸은 눈을 붉히고는 유비를 향해 발길짓을 날렸다. 배 맞은 유비는 땅에 주저앉아 통곡했다.백이겸은 보기에는 건실하지 않고 힘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이수남과 싸울때도 꽤 잘 싸우는 편이였다.하지만 이수남이 싸울때가 많았고 백이겸은 한번 싸운적이 있다.아무튼 손과 팔과 다리에 힘이 있는 편이였다.형이 일중의 유양이라는 소리를 들은 백이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백이겸은 두려운것이 없었다.옆애 있는 물건을 들어서는 그들을 향해 날려버렸다.왕연은 멍해졌다.그와 동시에 백이겸이 멋져보이기까지 했다.“이겸아 재들 죽여.”왕연은 소리쳤다.세연은 싸움이 일어난것을 보고는 옆이 있던 꽃병을 들어 왕연에게로 달려갔다.두 여자애들도 싸우기 시작했다.이번에 백이겸이 너무 심하긴 했다.눈동자마저 빨갰다.유양은 누구일가?유양은 백이겸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악마였다. 백이겸을 수십년동안 자책에 잠겨있게 만든 악마였다. 유양이 바로 중학교시절 한 여자애때문에 백이겸을 둘러싸 폭력을 가한 사람이였다.집에 돈 많고 세력있는걸로 유명해 그를 따르는 애들이 많았다.방과후 그들은 백이겸을 한바탕 두들겨 팼다.그날 오후 이수남이 달려와 백이겸과 둘이서 그들과 싸웠었다.백이겸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그때 이수남이 칼을 빼들었고…….그 사건 이후 그걸로 마무리되였다면 이겸이도 그렇게 자책하진 않았을것이다.그 사건이후 유양이 아버지가 사람들을 시켜 이수남이네 집을 망가뜨렸다. 수남이의 아버지는 원래 트럭 운전사였다. 그날 집이 엉망으로 되고는 사람들에 의해 다리를 상하는 바람에 집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이수남은 직업학교를 다니게 되였고 그후에고 유양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이수남이 사회에 아는 형이 있었기에 후에는 그 형을 따라다니며 차정비를 배웠다.이것이 백이겸이 눈을 붉힌 이유였다.이 자식이 유양을 불
“내가 사람 잘못 본거 같아. 내가 알아봤었어. 너 예전에 중학교 다닐때 애들한테 맞고 다녔다며. 너 겉보기엔 아주 성실하고 얌전한 사람인거 같아. 심지어 너무 착해서 멍청해보이기까지 해.”“큭큭 너 화나면 이렇게 변할줄 몰랐어. 그 세명이 너한테 반격도 못하더라. 넌 몰랐을거야. 너 아까 얼마나 무서웠는지 표정이 얼마나 남자다웠는지.”왕연은 발로 백이겸을 툭툭 쳤다.왕연도 이제 백이겸을 얕보지 않았다. 심지어 마음속으로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오기까지 했다.여자들은 이런 남자다운 남성을 좋아한다. 특별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자다워지는 남자들을 좋아한다.백이겸이 딱 그랬다.“네가 잘 모르고 있나본데 나 평소에 이렇지 않아.”백이겸이 말했다.“알고 있어. 보아 낼수 있어.”왕연이 입을 삐죽 거렸다.“됐어. 너 할 일 없으면 집에 들아가, 난 할 일이 남아서 돌아가 봐야 해.”백이겸이 자리를 뜨려 했다.“왜 다시 돌아가는건데?”왕연이 물었다.“음식점에 있는 의자들을 박살냈는데 배상은 해야될거 아니니”백이겸이 말했다.“야, 백이겸 기다려봐. 나 할말 있어.”“또 무슨 일인데?”“너 꽤 괞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왕연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허허.백이겸은 쓴웃음을 지으며 떠났다.“이 녀석 처음 만났을 때에는 이런 느낌 없었는데 지금 보니 카리스마도 있는것 같은데?”왕연은 백이겸의 뒤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하지만 방금 백이겸이 자신을 위해 싸움판에 선뜻 나선걸 생각하며 싱긋 웃었다.왕연이 집에 돌아오니 이미 점심시간 이였다.다행히 부모님 모두 집에 계시지 않았다.언니만 있었다.“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 너한테 전화했었는데 전화기가 꺼져있었어. 20분 후면 돌아온다며?”왕민이 물었다.하지만 동생이 절뚝거리며 종아리에 붕대까지 감은걸 보고 멍해졌다.“동생 왜 이래? 너 싸웠어?”“응, 언니. 그 세연이라는 애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날 에워쌌지 뭐야.”왕민이 말했다.“그 천한 년이 까불긴, 아, 그
“무슨 일인데?”백이겸이 물었다.“너 내일 시간 돼?”유천희가 물었다.“왜? 내 내일 장 보러 나가봐야 해.”모레가 자신의 생일이였다. 오 할머니께서 음식을 해주신다고 했지만 할머니더러 장 보러 가시라고는 할수 없는 일이였다. 자신이 장 보러 갔다오는게 마음이 훨씬 편했다.“흥, 너 요 며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삼시 세끼 챙겨 먹는데 장은 뭐하러 봐. 맞다, 모레가 네 생일이지. 까먹을번 했어. 장 보는건 됐고 나한테 좋은 소식 있어.”“좋은 소식이 있다고?”백이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비록 유천희와는 어릴적부터 같이 자란 사이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백이겸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그러했다.유천희를 비롯한 그의 형제들은 백이겸을 놀려먹기에 바빴다.백이겸은 어릴적에 유천희를 많이 미워했지만 지금은 유천희가 아무리 크게 비웃어도 그냥 흘겨듣는 편이다.유천희와 옴니암니 따지려 하지 않았다.물론 오 할아버지와 오 할머니를 생각해서 였다.“너 무슨 뜻이야? 내일 우리 나래로로 놀러 가기로 했어. 그래서 너도 함께 불러서 같이 가려고 하는거야. 너 돌아온 후로 너랑 놀러 다닌적이 없는것 같아서 말이야. 나래로는 갓 개발된 온천이라 환경이 아주 좋아.”유천희가 말했다.“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는데? 날 데리고 갈 정도로.”나래로는 양민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에 위치해 있었다.산과 물을 끼고 있으니 확실히 온천이 있는건 분명했다.그리고 이번 개발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기도 했다.백이겸도 놀러 가고 싶었다.하지만 유천희의 갑작스러운 초청에 백이겸은 얼떨떨했다.“갈래 말래? 먹고 마시는건 우리한테 맡겨.”유천희가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백이겸은 고개를 저었다.“고마워, 난 안갈래.”“뭐라고?”유천희는 백이겸이 거절할줄 몰랐다.백이겸의 자태로는 황송해하고 영광스러워해야 하는것이 맞지 않은가?“천희, 이겸이 왔니? 왔는데 들어안오고 뭐해? 얼른 들어와서 밥 먹어. 겸사겸사 오늘 그 일도 이야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