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따뜻한 말을 들은 육연희는 눈물이 얼굴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녀는 이국땅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 뒤에는 강력한 육씨 가문과 우씨 가문이 있으며 두 명의 사랑스러운 동생들이 그녀를 돕고 있었다.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그들은 그녀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 육연희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주야, 고마워. 이제 시간 나면 그 사람이랑 같이 애들 보러 갈게.” 육문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만 울어. 엄마가 보면 또 걱정할 거야. 기분 좋은 소식 하나 전해줄게. 네 큰 조카 육천우가 어린이집에 갈
육문주는 천우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너는 M국에 며칠만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비밀을 알게 된 거야?” 천우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건 제가 예쁘고 착해서 사람들이 저한테 비밀을 털어놓는 거예요. 아빠, 둘째 삼촌은 앞으로 아내가 생길 거예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둘째 삼촌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야?” 천우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말하면 약속을 어기게 되니까요.” “알았어. 물어보지 않을게. 아빠가 너 안고 잘까?” 그는 천우를 품
그의 도발에 윌리엄 청은 분노로 폐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눈이 뒤집히며 윌리엄 요한을 노려보며 물었다. “대체 뭐 하려는 거냐?” 윌리엄 요한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 “저는 아버지께서 저를 어릴 때부터 키워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윌리엄 가문을 빨리 맡아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편안하게 지내시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효도하는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는 아직도 불만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저도 형들처럼 그렇게 둔하게 살아야 하나요?” “너는 그들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그건 왜 그런 거죠?
온종일 마음이 불편했던 육연희는 날이 어두워지자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안 좋은 생각만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걱정스러운 마음에 윌리엄 요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자 육연희는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육문주한테서 진실을 들은 후부터 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의 신변이 늘 걱정되었다.불안한 마음에 육연희는 더는 참지 못하고 윌리엄 요한의 비서에게 연락하자 비서는 한참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여왕 폐하, 공자께서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기 좀 불편해요. 며칠 있다가 돌아갈
육연희는 하루하루를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할 윌리엄 요한을 생각하니 마음이 베이는 것처럼 아파져 왔지만, 내색하지 않았다.육연희가 나오는 것을 본 윌리엄 요한은 곧장 걸어가 그녀를 품에 꼭 껴안고 고개를 숙여 이마에 뽀뽀하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연희야, 나 없는 동안 내 생각했어?”육연희는 고개를 들어 윌리엄 요한의 다정한 눈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어땠을 것 같아요?”윌리엄 요한은 웃으며 말했다.“했을 것 같은데? 아니야?”육연희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윌리엄, 아무 소식도 없이 사라지는 거 재미
윌리엄 요한은 키스하며 육연희의 치마 속을 들추기 시작했다. 짜릿한 느낌에 서서히 키스에 빠져들던 육연희는 윌리엄을 밀치며 말했다.“싫어요.”육연희가 몸을 피하자 윌리엄 요한은 웃으며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연희야, 나 안 보고 싶었어?”육연희의 숨결은 이미 흐트러졌고 눈빛도 뜨겁게 변해있었다.그녀도 윌리엄 요한이 그리웠고 함께 몸을 나누고 싶었지만, 고개를 저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쉽게 용서할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또 그럴 거잖아요.”솔직히 육연희는 자신의 그리움보다 윌리엄
육연희는 야릇한 눈으로 배우진을 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근데 어디를 다친 거야? 많이 다쳤어?”배우진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는 육연희의 손목을 꼭 쥐고 뽀뽀를 한 뒤 웃으며 말했다.“연희야, 막 이렇게 옷을 벗기면 내가 오해하잖아.”“배우진, 나 농담 아니야. 며칠 동안 연락을 안 했다는 건 많이 다쳤다는 거잖아. 설마 지난번처럼 또 날 속이려고?”육연희를 품에 꼭 끌어안은 배우진은 그녀의 은은한 체향과 숨결에 상처가 무뎌지는 것 같았다.배우진은 계속 이렇게 육연희를 안을 수만 있다면 죽어도 좋겠다고
육연희는 곧바로 일어나 배우진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눈물을 삼키고 말했다.“윌리엄,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처리하러 간다고 그랬잖아요? 이 상처는 다 뭐예요?”배우진의 상처를 보자 마음이 아파 난 육연희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온몸이 떨려왔다.배우진은 그런 육연희를 품에 안고 이마에 뽀뽀하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연희야, 미안해. 네가 걱정할까 봐 계속 숨겼어. 그날 그룹에서 나온 뒤 운전을 했는데 브레이크는 이미 고장 나 있었어. 얼마 지나지 않아 큰형이 보낸 차 두 대가 뒤따라 오더니 내 차를 양쪽으로 들이박았고 결국
강한나가 4년을 기다려 기다려온 것은 송학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그 소식이 가짜라 생각했고 송학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강한나는 송학진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한차례 모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뺨이라도 처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고 가슴이 아파 났다.그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내 남자는 영원히 내 것이야. 누구도 빼앗
송학진이 차서윤과 아림을 데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레스토랑에 나타난 것을 본 강한나는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을 참을 길이 없었다.오늘 저녁은 친구들이 그녀를 위해 마련해준 자리였다. 그녀의 친구들은 송학진을 알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너무나도 거북한 장면에 강한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색한 웃음을 자아냈다.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송학진을 불렀다.“학진아.”강한나의 부름 소리를 들은 송학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서윤과 아림을 끌어안고 예약한 자리로 갔다.강한나의 친구들
“그런다고 제가 용서해 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저한테 손대지 마세요.”“여보, 그건 너무했어. 벌써 금욕이라니! 내가 참지 못하고 죽으면 어떡해. 다음에 주의할 테니까 제발 용서해 줘.”두 사람이 차 옆에서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매니저가 아림을 데리고 멀리서부터 다가왔다.아림은 팝콘을 품에 안고 활짝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아빠, 엄마. 얘기 끝나셨어요?”송학진이 허리를 굽혀 아림을 안아 들고 어린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웃으며 대답했다.“응, 얘기 다 끝났어. 근데 어쩌지? 엄마가 아빠 때문에 많이 화
송학진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차서윤은 아무런 반응도 못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피팅룸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거울 앞에서 남자에게 입술을 약탈당하는 모습이 비쳐있었다.거울 속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차서윤은 너무 부끄러워 토마토처럼 목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키스가 끝나자 수치스러운 마음에 그녀는 송학진의 어깨에 이빨 자국을 남기고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이건 너무했어요!”송학진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잠깐 미간을 찌푸린 뒤 웃으며 대답했다.“미안해.근데 너 아
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말했다.“요놈이 너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제 보면 엉덩이를 때릴 거야.”“천우 오빠 때리지 마세요. 쌍둥이한테 뽀뽀도 할 수 있게 하고 날 엄청나게 예뻐한단 말이에요. 아빠,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손도 너무 작고 보들보들해요.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차서윤의 입술에 뽀뽀하고 그녀의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엄마가 허락해야 해. 여보, 우리 오늘 밤에 딸 소원을 들어줄까?”차서윤은 송학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송학
아림은 방긋 웃으며 손뼉을 치고 말했다.“좋아요. 엄마 반지도 사요. 결혼하려면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어야 하잖아요.”송학진은 웃으며 아림의 볼을 꼬집고 말했다.“그래. 겸사겸사 웨딩드레스도 보자. 아림이가 결혼식 때 엄마 아빠의 화동이 되어줄래?”“좋아요. 천우 오빠가 진작에 알려줬어요. 화동하면 돈 봉투도 준다고 그러던데. 아빠, 저한테도 줄 거예요?”“당연하지. 아빠가 돈 봉투를 두둑하게 챙겨줄게. 우리 아림은 어떻게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지?”송학진은 또 차서윤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
강한나는 가슴이 찢어지듯 슬퍼 애처롭게 울며 진심을 담아 간절하게 말했지만, 송학진은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차서윤만 바라보다 강한나를 곁눈질하며 말했다.“너에 대한 지난 내 감정을 부정하는 거 아니야. 네 말대로 널 얻기 위해 노력을 했었지. 하지만 네가 떠나는 순간에 알았어. 너의 인생에서 난 유일한 존재가 아니었구나. 심지어 넌 나보다 사업이 더 중요했잖아. 아무리 내가 감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야. 굳이 나한테 진심이었던 적도 없던 여자 때문에 내가 슬퍼할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차서윤은 달라. 차서
송학진의 말에 차서윤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솔직히 말해서, 강한나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차서윤은 줄곧 불안했고 자신이 어렵게 얻은 행복이 이제 막 시작되려다가 금세 끝날 것 같았다.강한나와 비교하면 차서윤은 아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비교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차서윤은 강한나처럼 좋은 집안 배경도 없었고 송학진과 함께 지낸 시간도 길지 않았으며 그녀처럼 화려한 직업도 없었다.차서윤은 그냥 평범 하려야 더 평범할 수 없는 비서일 뿐이었다.그리고 송학진과 강한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으니 좋은 추억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차서
차서윤은 물끄러미 송학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계속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당연하지. 나랑 이혼하고 싶어?”“너무 정신없이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래서 자꾸 꿈만 같아요.”송학진은 차서윤의 귓가에 엎드려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내가 너무 살살했지? 그래서 아직도 꿈같다는 거야? 오늘에는 안 봐줄 테니까 날 탓하지 마.”말을 마친 송학진은 고개를 숙여 차서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어젯밤이 마른 장작불이었다면 지금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은 정도였다.이내 방안은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