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가 배우진이 그녀에게 보낸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육연희는 충격을 받았고 이 만두국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마치 수많은 가시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그 2년 동안 배우진은 모든 일을 미뤄두고 대중의 시선에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쭉 그녀 곁에서 지켜주고 있었다. 그는 왜 그렇게 했을까? 왜 그녀에게 그런 일을 숨겼을까? 육연희는 눈이 뜨거웠고 눈가에 뭔가 축축한 것이 맺히는 걸 느꼈다. 그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그를 잊으려 했는데 왜 그는 다시 그녀의 삶에 들어왔을까? 그녀가 그렇게 슬퍼하는
이 말을 들은 육문주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 “뭐가 궁금해?” 육연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매일 함께 있는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인지 알고 싶어.” “누나.” 육문주는 한마디 했다. “누나가 이렇게 묻는 거 보니 이미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겠지. 그 사람은 누나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걸 희생했어. 거의 목숨까지 걸었고 도둑의 아들로 지내는 치욕을 견디며 어머니를 잃은 아픔도 겪었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마음이 나를 감동하게 해서 난 그를 도와주기로 했어.” 이
이 따뜻한 말을 들은 육연희는 눈물이 얼굴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녀는 이국땅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 뒤에는 강력한 육씨 가문과 우씨 가문이 있으며 두 명의 사랑스러운 동생들이 그녀를 돕고 있었다.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그들은 그녀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 육연희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주야, 고마워. 이제 시간 나면 그 사람이랑 같이 애들 보러 갈게.” 육문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만 울어. 엄마가 보면 또 걱정할 거야. 기분 좋은 소식 하나 전해줄게. 네 큰 조카 육천우가 어린이집에 갈
육문주는 천우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너는 M국에 며칠만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비밀을 알게 된 거야?” 천우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건 제가 예쁘고 착해서 사람들이 저한테 비밀을 털어놓는 거예요. 아빠, 둘째 삼촌은 앞으로 아내가 생길 거예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둘째 삼촌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야?” 천우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말하면 약속을 어기게 되니까요.” “알았어. 물어보지 않을게. 아빠가 너 안고 잘까?” 그는 천우를 품
그의 도발에 윌리엄 청은 분노로 폐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눈이 뒤집히며 윌리엄 요한을 노려보며 물었다. “대체 뭐 하려는 거냐?” 윌리엄 요한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 “저는 아버지께서 저를 어릴 때부터 키워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윌리엄 가문을 빨리 맡아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편안하게 지내시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효도하는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는 아직도 불만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저도 형들처럼 그렇게 둔하게 살아야 하나요?” “너는 그들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그건 왜 그런 거죠?
온종일 마음이 불편했던 육연희는 날이 어두워지자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안 좋은 생각만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걱정스러운 마음에 윌리엄 요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자 육연희는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육문주한테서 진실을 들은 후부터 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의 신변이 늘 걱정되었다.불안한 마음에 육연희는 더는 참지 못하고 윌리엄 요한의 비서에게 연락하자 비서는 한참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여왕 폐하, 공자께서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기 좀 불편해요. 며칠 있다가 돌아갈
육연희는 하루하루를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할 윌리엄 요한을 생각하니 마음이 베이는 것처럼 아파져 왔지만, 내색하지 않았다.육연희가 나오는 것을 본 윌리엄 요한은 곧장 걸어가 그녀를 품에 꼭 껴안고 고개를 숙여 이마에 뽀뽀하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연희야, 나 없는 동안 내 생각했어?”육연희는 고개를 들어 윌리엄 요한의 다정한 눈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어땠을 것 같아요?”윌리엄 요한은 웃으며 말했다.“했을 것 같은데? 아니야?”육연희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윌리엄, 아무 소식도 없이 사라지는 거 재미
윌리엄 요한은 키스하며 육연희의 치마 속을 들추기 시작했다. 짜릿한 느낌에 서서히 키스에 빠져들던 육연희는 윌리엄을 밀치며 말했다.“싫어요.”육연희가 몸을 피하자 윌리엄 요한은 웃으며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연희야, 나 안 보고 싶었어?”육연희의 숨결은 이미 흐트러졌고 눈빛도 뜨겁게 변해있었다.그녀도 윌리엄 요한이 그리웠고 함께 몸을 나누고 싶었지만, 고개를 저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쉽게 용서할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또 그럴 거잖아요.”솔직히 육연희는 자신의 그리움보다 윌리엄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