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의 호위대가 즉시 앞으로 나가 에바를 끌고 휴게실을 나갔다.에바는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질러댔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육연희는 눈길을 윌리엄 소마한테 돌리고 더욱더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윌리엄 소마 공자도 사리사욕을 위해 에바와 연합하여 윌리엄 요한 공자를 모함하였으니 데리고 나가서 율법에 따라 처리하거라.”육연희의 분부에 윌리엄 소마는 즉시 변명했다.“이것은 전부 에바, 그 죽여도 시원찮을 여자의 생각입니다. 여왕 폐하와 윌리엄 요한을 함께 끌어내릴 수 있다고 했어요. 저는 저년의 꾐에 넘어
“아니. 그냥 ‘만약'이라고.”“그런 ‘만약'은 생각하지 말고 잘 사는 게 무엇보다 낫지 않아요? 우리 둘만의 생일을 보내겠다고 했잖아요. 이젠 하객들도 모두 돌아갔으니 빨리 출발해요. 안 그러면 생일 다 지나겠어요.”윌리엄 요한은 육연희를 바로 풀어주며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그래.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변장하고 나가자.”차를 몰고 두 사람은 바닷가에 도착했다.이 계절의 해변은 조금 쌀쌀했던 터라 모래사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육연희는 차에서 뛰어내려 곧바로 바다를 향해 돌진했다.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는 달빛을
드론은 하늘에서 끊임없이 반짝이며 새겨진 글씨의 색깔을 바꾸고 있었고, 옆에 그려져 있던 케이스가 서서히 열리며 반지가 그려졌다.반지는 마치 행운의 신이 육연희에게 강림하듯 케이스에서 나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육연희는 윌리엄 요한의 서프라이즈에 깊은 감동을 하였다.그녀는 늘 육문주와 조수아의 사랑과 육문주가 조수아에게 주었던 모든 낭만이 부러웠었다.하지만 부러웠을 뿐 단 한 번도 그런 사랑을 바란 적이 없었는데 생일에 이토록 낭만적인 고백이라니.육연희는 이런 낭만이 좋았고 윌리엄 요한에게 이미 마음을 빼앗겼음을 잘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가 윌리엄 요한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그의 입맞춤은 천천히 육연희의 입술을 떠나 점차 아래로 내려갔다. 뜨겁고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매혹적인 쇄골을 스쳐 지나가고 마침내 부드러운 곳에 닿았다. 강렬한 자극에 육연희는 참을 수 없이 신음을 질렀다. 윌리엄 요한은 천천히 그녀를 떼어내며 뜨거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오늘은 좀 더 마음껏 해도 돼. 여긴 깊은 바다라 아무도 듣지 않아.” 그는 말하며 한쪽으로는 큰 손으로 그녀의 치마 속
그가 자신에게 농담을 하자 육연희는 화가 나서 그를 한 번 째려보았다.하지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먹기만 했다.두 사람은 점심을 먹고 나서 갑판에 누워 햇볕을 쬐며 한참을 보냈다.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육연희는 아쉬운 듯 말했다.“우리 이제 돌아가야 할까요?”윌리엄 요한은 그녀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는 그녀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속삭였다.“앞으로 자주 데려올게.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자. 괜찮겠어?”육연희는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정말 말한 대로 할 거예
분명 이번에 윌리엄 요한이 그들을 일부러 겨냥하고 그들의 세력을 서서히 압박시키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문 전체를 위해 그녀는 이 악감정을 참아야 했다. 그녀는 즉시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 “아닙니다. 여왕 폐하와 혼인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윌리엄 가문의 영광입니다. 다만 요한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은 전체 가문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육연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그렇군요? 저는 당신이 저를 며느리로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신 줄 알았어요. 그렇다면 제가 윌리
윌리엄 요한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생각하지 마. 너도 알잖아, 대가문에서 영원한 사랑은 없어. 한 번 사랑을 잃으면 모든 비난의 화살은 너를 향해 올 거야. 지금 나는 바로 그런 상황이야.” “그럼 당신 위험하지 않겠어요?” “걱정하지 마.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내가 너도 평생 지켜 줄 거니까.” 육연희는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으며 윌리엄 요한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윌리엄 부인은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있는 윌리엄 청을 보고 분노하며 말했다. “다 당신 잘못이야. 그때 그 엉뚱한 아
“하지만 나는 여러 번 해봐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당신은 왜 이렇게 쉽게 되는 거예요? 너무 불공평해요.” 윌리엄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야. 너는 내 여자니까 내가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이제 빨리 먹어. 조금 있다가 회의가 있어.” 육연희는 그가 만든 만두국을 다 먹고 반찬도 꽤 많이 먹었다. 옷을 입으려는데 도우미가 그녀를 보며 임신한 것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하루 종일 바쁜 업무를 마친 그녀는 지친 상태로 방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 잠시 쉬려던 찰나 비서가 다가와 보
“네가 안고 자고 싶다면 될 일이야? 네가 그러다가 이모부한테 쫓겨 나오면 내 잘못 아니다.”둘째와 셋째는 아빠와 천우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고 신바람이 나서 쉴 새 없이 옹알이했다.육문주는 셋째를 끌어안고 볼 뽀뽀를 하며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그래도 딸이 좋아. 역시 우리 보배 딸이 제일이야. 너희 오빠 한번 봐봐. 고작 3살밖에 안 됐는데 아빠 엄마는 안중에도 없고 와이프를 입에 붙이고 살잖아.”셋째는 아빠의 따뜻한 품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입을 비죽이며 뭐라 말했다. 아기의 귀여운 모습에 심장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자리로 돌아간 송학진은 차서윤을 아래 우로 훑어보고 관심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는 나한테 연락해야지. 내가 걱정했잖아. 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거 맞아?”미간을 찌푸린 채 잔뜩 화가 나 보이는 송학진을 차서윤이 빙그레 웃으며 달래줬다.“걱정하지 마세요. 강한나 씨를 만났을 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어요. 식사하는 내내 자꾸 저희를 보면서 친구들과 뭐라고 소곤거리더군요. 그 사람들이 무슨 수를 쓸 것을 먼저 예상하고 화장실로 간 거예요. 둘째 도련님이 다가올 때 먼저 스프레이를 뿌리고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전 그런 적 없어요. 바람피우다가 송 대표님한테 잡혀서 저한테 덮어씌우려는 수작인 것 같은데요. 그만하시죠.”차서윤은 장사연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더니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그녀의 뺨을 후려치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남자를 이용해서 저를 망가뜨리고 제가 바람났다고 학진 씨를 불러올 수작이었죠. 이런 수작에 제가 넘어갈 줄 알았어요? 제가 바보로 보여요?”말을 마친 차서윤은 화가 가시지 않는지 장사연의 나머지 반쪽 뺨을 후려쳤다.“제가 학진 씨와 결혼한 게 마음에 들지 않는가
강한나와 친구들은 시간이 됐다 싶어 화장실을 찾아가서 문이 잠겨있다며 호텔직원을 불러 모았다.그 소식을 들은 송학진도 아림을 데리고 화장실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무슨 영문인지 화장실 앞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은 송학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어떤 여자가 비꼬는 말투로 대답했다.“딱 보면 알리죠. 파렴치한 남녀가 지금 바람피우는 거죠. 정말 이상한 여자가 다 있네요. 방 하나 예약하면 될 일을 굳이 화장실에서 저러잖아요.”“더 스릴 있으니까 그러는 거죠. 저는 이런 장면 많이
강한나가 4년을 기다려 기다려온 것은 송학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그 소식이 가짜라 생각했고 송학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강한나는 송학진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한차례 모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뺨이라도 처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고 가슴이 아파 났다.그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내 남자는 영원히 내 것이야. 누구도 빼앗
송학진이 차서윤과 아림을 데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레스토랑에 나타난 것을 본 강한나는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을 참을 길이 없었다.오늘 저녁은 친구들이 그녀를 위해 마련해준 자리였다. 그녀의 친구들은 송학진을 알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너무나도 거북한 장면에 강한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색한 웃음을 자아냈다.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송학진을 불렀다.“학진아.”강한나의 부름 소리를 들은 송학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서윤과 아림을 끌어안고 예약한 자리로 갔다.강한나의 친구들
“그런다고 제가 용서해 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저한테 손대지 마세요.”“여보, 그건 너무했어. 벌써 금욕이라니! 내가 참지 못하고 죽으면 어떡해. 다음에 주의할 테니까 제발 용서해 줘.”두 사람이 차 옆에서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매니저가 아림을 데리고 멀리서부터 다가왔다.아림은 팝콘을 품에 안고 활짝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아빠, 엄마. 얘기 끝나셨어요?”송학진이 허리를 굽혀 아림을 안아 들고 어린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웃으며 대답했다.“응, 얘기 다 끝났어. 근데 어쩌지? 엄마가 아빠 때문에 많이 화
송학진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차서윤은 아무런 반응도 못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피팅룸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거울 앞에서 남자에게 입술을 약탈당하는 모습이 비쳐있었다.거울 속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차서윤은 너무 부끄러워 토마토처럼 목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키스가 끝나자 수치스러운 마음에 그녀는 송학진의 어깨에 이빨 자국을 남기고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이건 너무했어요!”송학진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잠깐 미간을 찌푸린 뒤 웃으며 대답했다.“미안해.근데 너 아
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말했다.“요놈이 너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제 보면 엉덩이를 때릴 거야.”“천우 오빠 때리지 마세요. 쌍둥이한테 뽀뽀도 할 수 있게 하고 날 엄청나게 예뻐한단 말이에요. 아빠,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손도 너무 작고 보들보들해요.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차서윤의 입술에 뽀뽀하고 그녀의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엄마가 허락해야 해. 여보, 우리 오늘 밤에 딸 소원을 들어줄까?”차서윤은 송학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