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는 갑작스러운 자극에 깜짝 놀라며 허연후를 노려보았다. 화가 난 그녀는 그의 등을 세게 두드리며 말했다.“허연후 씨, 미쳤어요? 곧 촬영인데, 여기 자국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요?”그 말을 들은 허연후의 눈에는 장난기 어린 기쁨이 비쳤다. 한지혜가 그가 그녀를 깨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촬영에 지장이 될까 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고, 그의 능글맞은 눈빛에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자국 안 남기고 살짝만 뽀뽀하면 괜찮은 거지?”그의 깊은 눈 속에서 유혹적인 미소
허연후의 그 말에 한지혜의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렸다. 모든 졸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허연후는 기억을 잃었지만, 이렇게 사람을 설레게 하다니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는 그의 이 말에 너무 설레서 가슴이 조금 빨리 뛰기 시작했다.한지혜는 눈을 감은 채로 허연후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챌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이불을 꽉 움켜쥐고 허연후의 뜨거운 숨결을 느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이마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을 느꼈다.그리고 그녀의 귀에 허연후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혜야, 정말 네 옆에서
숨 막힐 듯한 키스가 거침없이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린 한지혜는 눈을 번쩍 떴다.허연후의 깊고 유혹적인 눈빛이 그녀를 마주했다. 한지혜는 잠시 멍하니 반응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자신이 허연후와 키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도 강제로, 혀까지 닿을 정도로...그녀가 그를 밀어내려던 순간, 혀끝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허연후는 그제야 그녀를 풀어주며, 놀란 그녀의 눈을 보며 웃더니 그녀의 입술을 살짝 만졌다.“단지 잠이 깨게 돕고 싶었을 뿐이야. 불쾌했다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은 허가은이였다.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매서운 눈빛으로 한지혜를 노려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여자 귀신 같았다.‘허가은이 죽은 지도 이젠 며칠이나 지났는데 왜 여기에 허가은의 사진이 있는 거지?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표정으로?’‘도대체 누가 이런 장난을 친 거야?’한지혜는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 치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수상한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밤 9시가 넘은 탓에 아파트 단지에는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비쳐 있었다.아무리 겁이 없는 한지혜라도 이런 사진을 보자 온몸이 오싹해지며
한지혜는 이렇게 허연후의 말을 고분고분 들어 본 적이 없었다.허연후를 몇 초 동안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감았다.하지만 그 끔찍한 사진이 자꾸 떠올라 쉽게 잠들지 못했다.얼마나 지났는지 허연후의 잠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아직도 잠이 안 와?”한지혜는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차가운 두 손은 허연후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이런 한지혜의 모습에 허연후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안고 재워 달라는 거야?”한지혜는 까만 눈으로 허연후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평소 한지혜의 성격이라면 진작에 발로 차버렸을 텐
허연후가 말한 그곳이 어딘지 모를 리 없는 한지혜는 볼이 화끈거렸다.한지혜는 화가 나서 허연후의 목덜미를 물더니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헛소리 한 번만 더 해봐요. 목구멍을 물어뜯어 버릴 테니까.”한지혜가 화를 내자 허연후는 더는 놀리지 않고 뺨을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 헛소리 안 할게. 그럼 뽀뽀해도 돼?”한지혜는 사람을 반하게 만드는 허연후의 요염한 눈매를 보자 이유 없이 심장이 떨려왔다.이 짐승 같은 남자의 눈은 마치 구미호처럼 사람을 홀리는 능력이라도 있는지 매번 볼 때마다
윤다혜는 실망하며 말했다“그래? 나는 또 연후가 집에 있는 줄 알고 연후가 제일 좋아하는 슈크림 빵도 만들었는데. 그럼 네가 연후집에 가져다줘. 마침 배우진도 있다며.”말을 마친 윤다혜가 몸을 돌려 떠나려 하자 갑자기 뒤에서 ‘에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한지혜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한지혜가 윤다혜한테 무언가를 말하려는 찰나 옷장 문이 열리더니 허연후가 옷장에서 기어 나오며 미안한 표정으로 한지혜를 바라보며 말했다.“지혜야,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옷장 안에서 나는 향수 냄새에 과민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 ‘에취’”한
허연후는 한건우의 말을 듣자 입가에 웃음기가 돌았다.과연 허연후의 예상대로 오해하고 있었다.허연후는 순순히 국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아저씨, 마침 오늘 허리가 좀 시큰거렸는데 이 국물을 마시면 나을 것 같네요.”한건우는 웃으며 허연후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그래, 나도 젊은 사람들이라 정력이 왕성한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절제는 하여라.”“알겠어요, 아저씨.”말을 마친 허연후는 고개를 들어 단숨에 그 국을 전부 마셨다.한지혜는 어찌 된 까닭인지 모른 채 그들을 보며 물었다.“아빠, 나 몰래 허연후 씨한테
그 말을 들은 송학진은 눈이 촉촉해졌다. 그는 이 작은 아이가 그런 장면을 목격하고 그로 인해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차서윤과 그녀의 딸이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는 아림을 꼭 끌어안고 큰 손으로 아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오늘 밤은 아저씨가 같이 있어 줄게.” 그는 아림을 다른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눈 감고 자. 아저씨는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정말 짐승 같은 놈이네!그는 바로 아이를 안심시키려고 말했다. “너희 엄마는 괜찮아. 술을 많이 마셔서 탈수된 거야. 링거 맞으면 금방 나을 거니까. 조금 있으면 엄마를 볼 수 있을 거야. 알겠지?”아림은 이해심이 깊은 아이였다.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저씨, 제가 암호를 하나 알려줄게요. 제가 문을 열어줄 때 그 암호를 말해야 문을 열어줄 거예요. 아니면 절대 문을 열지 않아요.”그 말을 듣고 송학진은 이 아이가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다.그는 생각할 것도 없이 이 아이가 자주 혼자 집에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얇은 검은 천 아래로 드러난 여자의 새하얀 피부가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몸을 자꾸 비틀며 저항하는 듯했지만 어쩐지 보는 이를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그 광경을 본 송학진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그는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을 거칠게 벗겨냈다. 막 꾸짖으려던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눈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멈칫했다. 그녀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으며 이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간신히 힘을 내어 부드럽고 연약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제발... 저를 건드
송학진은 즉시 아버지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지, 인제 그만 우세요. 우리 작은 공주님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우리가 수아에게 못 줬던 사랑을 아이들에게 두 배로 주면 되잖아요.” “그래! 내 돈은 전부 세 아이한테 쓰겠다. 어차피 너는 결혼도 못 할 테니 네 몫으로 남겨둘 필요도 없겠지.”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결혼을 못 한다니요? 언젠가 아내랑 아이들까지 데리고 올지 누가 알아요?” 이 말을 듣고 육문주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천우가 너랑 아림 엄마랑 잘되
송학진은 바로 일어나 송군휘를 부축하며 말했다.“아빠, 급해 마시고 제가 부축할 테니 함께 마중 나가요.”“그래. 빨리 가자.”두 사람이 별장에서 나오자 조수아와 육문주는 이미 아이를 안고 차에서 내린 뒤였다.송군휘와 송학진이 다가오는 것을 본 조수아는 순간 눈빛이 어두워지며 송학진을 불렀다.“오빠.”그리고 이내 시선을 다시 송군휘 쪽으로 돌렸다.초점 없는 눈으로 조수아와 육문주의 방향을 보고 있는 송군휘는 많이 늙은 것 같았다.송군휘는 어색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웃고 있었다.조수아는 겨우 입을 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천우는 조수아가 깨어나자 즉시 그녀의 품에 안기며 얼굴에 뽀뽀하고 말했다.“조금 있으면 유치원에 가야 하잖아요. 그러면 엄마를 온종일 볼 수 없으니까 지금 많이 봐두는 거예요.”조수아는 천우를 껴안고 뽀뽀를 하며 말했다.“그럼 엄마도 우리 천우 온 하루 뽀뽀 못 해주니까 많이 해줘야지.”조수아의 사랑에 천우는 행복한 얼굴로 그녀의 목을 껴안고 ‘깔깔’ 웃어댔다.마침 방문을 열고 이 화면을 본 육문주는 천천히 걸어 들어와 천우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웃으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 나 없는 사이에 내 와이프한테 몰래 뽀뽀하는
육문주의 말에 조수아는 놀라며 물었다.“언제 찾았어? 왜 말을 안 한 거야?”육문주는 예쁘장한 조수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진작에 찾았었는데, 너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말 못 했어.”워낙 민첩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던 조수아는 금방 눈치를 채고 물었다.“왜?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야?”조수아는 육문주가 알고 있었음에도 말하지 않았다는 건, 기증자가 무조건 조수아와 관계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육문주가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겠지.’머릿속에서
천우의 진지한 모습이 웃긴 육문주는 천우의 볼을 꼬집고 웃으며 말했다.“남아일언 중천금이 맞아. 그래서 나도 지켜야 해. 네 외삼촌한테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나도 말 못 해. 빨리 자.”육문주는 천우를 눕혀놓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용히 말했다.“감정적인 일은 강요할 수 없어. 네 외삼촌이 만약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면 이미 만났을 거야. 그런데 만나지 않고 혼자 지낸다는 건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는 거겠지? 우리는 방관자로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없어.
아림은 알 듯 말 듯 큰 눈을 몇 번 깜박이며 작은 두 손은 서로 손가락을 마주 대고 실망한 듯 말했다.“아쉽다. 아저씨처럼 좋은 남자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데.”아림은 차서윤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위로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요. 내가 꼭 더 좋은 남편을 찾아줄래요.”차서윤은 웃으며 말했다.“됐어. 얼른 씻고 자. 엄마는 해야 할 일이 있어.”침대에 혼자 누워 있던 아림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아 곧바로 일어나 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천우는 전화를 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