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취급을 당해봤을 리 없는 송미진은 힘껏 바둥거리며 비명을 질렀다.“네까짓 게 뭔데 날 때려! 날 건드리면 니네 아빠 감옥에서 확 죽여버린다?”아버지의 이름이 거론되자 조수아는 손에 더 힘을 실어 날렸다.“네 엄마 아빠가 아이를 교육할 줄 모르는 것 같으니까 수고스럽긴 하지만 내가 직접 도와줘야겠어!”송미진의 키가 조수아보다 작기도 했고, 어려서부터 고생 한 번 해본 적이 없이 커왔던 터라 그녀는 조수아의 상대가 전혀 안 되었다. 몇 분도 안 되어 송미진의 얼굴이 곧장 팅팅 부어올랐다.“두고 보자, 조수아!”송미진은
육문주는 단호한 음성으로 조수아를 향해 명령했다.“당장 미진이한테 사과해!”조수아는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사과를 강요하는 남자를 보며 역시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했다. 송미진에게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그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졌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그녀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조수아는 육문주의 시선에 지지 않고 마주 노려봤다.“제가 한 것도 아닌 일로 왜 제가 사과해야 되죠? 대표님께서는 무력으로 저를 자백하게 만들 생각인 건가요?”“1분을 줄 테니까 얼른. 사과 안 하면 후과가 어떨지 알아서 생각해
조수아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 안혜원은 육문주를 데리고 직접 기술부로 향했다. 마스크를 낀 송미진이 두 사람의 뒤를 바짝 따랐다. 기술부에 도착한 후 송미진은 눈앞의 모니터를 보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녀는 기필코 이번에 조수아를 회사에서 쫓아버리겠다고 연신 다짐했다. 기술부 직원이 송미진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시간대의 영상을 모니터에 띄웠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 육문주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화면을 보며 느린 속도로 재생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아무리 돌려보아도 송미진이 화장실을 드나들던 시간대
백태웅은 웃음을 크게 터뜨렸다.“왜, 스승님이 늙어서 이제는 싫어?”“그게 아니라 갑자기 습관이 안 돼서요. 그래도 스승님은 여전히 제 맘속에서 아직 젊고 멋지세요.”“벌써 60도 더 넘었는데 멋지긴 뭘 멋져. 그것보다 너 야윈 것 좀 봐. 내가 성빈이한테서 들었는데 너한테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그래서 이렇게 찾아왔어.”그렁그렁 맺혀있던 눈물이 끝끝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자신은 그깟 자존심 때문에 3년이나 스승님을 찾아뵙지 않았는데도, 제자한테 어려움이 생겼다는 걸 듣자마자 직접 달려와 준 스승님의 은정을 어떻게 갚
글을 다 쓴 뒤 육문주는 커다란 손을 조수아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야릇하게 훑기 시작했다.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이, 마치 그녀가 함부로 말을 하면 그의 손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수아는 반항하고 싶었으나 스승님한테 두 사람의 관계를 들킬까 봐 고개를 푹 수그리고 케익을 퍼먹을 수밖에 없었다. 육문주는 순식간에 얌전한 고양이가 된 그녀를 보며 가슴이 간질간질거리는 것을 느꼈다. 커다란 손이 순간 참지 못하고 꽉 움켜졌다.“제자분 똑똑해 보이시는 게 사람을 잘못 봤을 것 같지 않
“저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들로 머리가 가득 찼었던 것 같아요. 사랑이 제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것인 줄 알고 그걸 쟁취하기 위해서 어떠한 대가도 아낌없이 퍼부었어요. 그런데 제가 착각한 게 있었어요.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방의 눈에는 그저 거래의 일종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저 이제 고상한 척은 버리려고 결심했어요. 어차피 한 번 거래하든, 여러번 거래하든 결과는 똑같잖아요. 제 아빠만 무사할 수 있다면 아무렴 다 괜찮아요.”덤덤하게 제 얘기를 하는 조수아였지만, 그녀의 속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가고 있
육문주의 입에서 나온 ‘집’이라는 단어에 조수아는 가슴이 콕콕 쑤셨다. 한때 그녀는 진심으로 그곳을 집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온갖 인테리어숍을 뒤져 소품들을 직접 하나하나 고르고, 새로 가구를 들일 때에도 모두 조수아가 직접 디자인과 색상 등을 정했었다. 그녀의 입주로 인해 원래 썰렁했던 집안이 따뜻하게 변모해갔다. 조수아는 또 매일 저녁 퇴근하면 직접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육문주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반찬들로만 저녁식사를 차렸었다. 퇴근한 그를 기다려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밥 먹을 때가, 조수아는 제 인생에서 제일 행
이것이 사랑하는 여인과, 사랑하지 않는 여인을 대하는 남자들의 태도 차이겠지.조수아는 불쑥 주도권을 빼앗아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남자의 목울대를 조금씩 핥기 시작했다. “어때요, 대표님? 이런 거 좋아하시면 계속 이렇게 해드릴까요?”나긋나긋한 음성과 뜨거운 시선, 부드러운 손끝이 그의 뺨을 덧그리며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육문주는 겁도 없이 이리저리 유영하는 작은 손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 가뒀다. 섹시한 목울대가 위로 올라갔다가 꿀렁이며 내려왔다.“꼭 이래야겠어? 그냥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돼?”조수아는 그의 귓가에
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말했다.“요놈이 너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제 보면 엉덩이를 때릴 거야.”“천우 오빠 때리지 마세요. 쌍둥이한테 뽀뽀도 할 수 있게 하고 날 엄청나게 예뻐한단 말이에요. 아빠,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손도 너무 작고 보들보들해요.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차서윤의 입술에 뽀뽀하고 그녀의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엄마가 허락해야 해. 여보, 우리 오늘 밤에 딸 소원을 들어줄까?”차서윤은 송학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송학
아림은 방긋 웃으며 손뼉을 치고 말했다.“좋아요. 엄마 반지도 사요. 결혼하려면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어야 하잖아요.”송학진은 웃으며 아림의 볼을 꼬집고 말했다.“그래. 겸사겸사 웨딩드레스도 보자. 아림이가 결혼식 때 엄마 아빠의 화동이 되어줄래?”“좋아요. 천우 오빠가 진작에 알려줬어요. 화동하면 돈 봉투도 준다고 그러던데. 아빠, 저한테도 줄 거예요?”“당연하지. 아빠가 돈 봉투를 두둑하게 챙겨줄게. 우리 아림은 어떻게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지?”송학진은 또 차서윤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
강한나는 가슴이 찢어지듯 슬퍼 애처롭게 울며 진심을 담아 간절하게 말했지만, 송학진은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차서윤만 바라보다 강한나를 곁눈질하며 말했다.“너에 대한 지난 내 감정을 부정하는 거 아니야. 네 말대로 널 얻기 위해 노력을 했었지. 하지만 네가 떠나는 순간에 알았어. 너의 인생에서 난 유일한 존재가 아니었구나. 심지어 넌 나보다 사업이 더 중요했잖아. 아무리 내가 감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야. 굳이 나한테 진심이었던 적도 없던 여자 때문에 내가 슬퍼할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차서윤은 달라. 차서
송학진의 말에 차서윤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솔직히 말해서, 강한나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차서윤은 줄곧 불안했고 자신이 어렵게 얻은 행복이 이제 막 시작되려다가 금세 끝날 것 같았다.강한나와 비교하면 차서윤은 아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비교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차서윤은 강한나처럼 좋은 집안 배경도 없었고 송학진과 함께 지낸 시간도 길지 않았으며 그녀처럼 화려한 직업도 없었다.차서윤은 그냥 평범 하려야 더 평범할 수 없는 비서일 뿐이었다.그리고 송학진과 강한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으니 좋은 추억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차서
차서윤은 물끄러미 송학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계속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당연하지. 나랑 이혼하고 싶어?”“너무 정신없이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래서 자꾸 꿈만 같아요.”송학진은 차서윤의 귓가에 엎드려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내가 너무 살살했지? 그래서 아직도 꿈같다는 거야? 오늘에는 안 봐줄 테니까 날 탓하지 마.”말을 마친 송학진은 고개를 숙여 차서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어젯밤이 마른 장작불이었다면 지금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은 정도였다.이내 방안은 뜨거운
아림이가 집안 어른들과 인사를 마치자 조수아는 겨우 기다렸다는 듯 즉시 허리를 굽혀 아림을 품에 안은 뒤 볼에 입을 맞추고 웃으며 말했다.“아림아, 내가 누군지 알아?”아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천우 오빠의 엄마이자 내 고모예요.”세리도 즉시 다가와 물었다.“아림아, 그럼 나는?”“세리 고모예요. 천우 오빠가 나한테 고모 얘기를 해줬어요.”다들 놀라 아림을 보며 물었다.“그럼 우리가 누군지 다 알아?”“이분은 천우 아빠이자 저의 고모부이고, 저분은 성빈 고모부예요.”조수아는 모든 사람을 정확히 알아본 아림을
송학진은 아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아림이가 좋으면 됐어. 이젠 모두 가족이고 앞으로 함께 크면서 사이좋게 서로 돌보면서 지내야 해.”“네. 그럴 거예요. 앞으로 쌍둥이들도 제도 잘 돌봐줄 거예요.”바로 이때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왔다.차서윤은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마주하자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비록 예전에 한 번씩은 다 봤던 사람들이지만 그때는 그저 비서로서 봤을 뿐이었고 지금은 완전히 다른 신분으로 마주하게 된 지라 혹시나 실수라도 해 웃음거리가 될까 걱정되었다.송학진은 긴장해하는
조용히 침실에서 나오자 아림은 그제야 격동하며 말했다.“드디어 나도 아침에 깨어나서 아빠를 볼 수 있게 됐어요.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예요.”아림의 말에 마음이 뭉클해 난 송학진은 아림의 이마에 뽀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아빠가 너와 엄마를 지켜줄게.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야. 오늘 아빠랑 엄마랑 집에 가서 일가 친척들한테 인사 올리자.”아림은 감격에 겨워 손뼉을 치며 말했다.“할아버지를 뵙는 거예요?”“할아버지뿐 아니라 아빠 집안의 모든 친척을 다 만나야지.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송학진의 말에 볼이 뜨겁게 달아오른 차서윤은 감출 수 없는 뜨거운 눈빛으로 낮은 소리로 말했다.“학진 씨.”차서윤의 정서가 느껴지자 송학진은 끝내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린 채 고개를 숙여 부드러운 차서윤의 살결을 깨물었다.강렬한 자극이 느껴지자 차서윤은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두 손으로 송학진의 머리를 꼭 껴안고 그가 주는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잠옷이 천천히 그녀의 몸에서 흘러내리자 차서윤은 긴장한 마음에 눈을 감았다. 이미 이성과 자제력을 잃은 송학진은 차서윤의 온몸 구석구석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