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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2 화

작가: 달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29 21:05:30
“저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들로 머리가 가득 찼었던 것 같아요. 사랑이 제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것인 줄 알고 그걸 쟁취하기 위해서 어떠한 대가도 아낌없이 퍼부었어요. 그런데 제가 착각한 게 있었어요.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방의 눈에는 그저 거래의 일종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저 이제 고상한 척은 버리려고 결심했어요. 어차피 한 번 거래하든, 여러번 거래하든 결과는 똑같잖아요. 제 아빠만 무사할 수 있다면 아무렴 다 괜찮아요.”

덤덤하게 제 얘기를 하는 조수아였지만, 그녀의 속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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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남편   003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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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남편   0036 화

    이런 조수아의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육문주는 그녀를 꼭 안은 채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진정해. 내가 제일 좋은 의사를 아저씨 전담 의사로 붙여놨으니까 걱정 마. 절대 이대로 아저씨가 너 떠나지 못하게 할 테니까.”조수아의 훌쩍임은 끊이지 않았다.“문주 씨, 우리 아빠가 절대 아무 이유없이 자살할 분이 아니셔. 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이를 아빠한테 알려줬을 거야. 그게 누군지 밝혀지기만 하면 누구든 간에 절대 용서 못해.”비통함이 극에 달한 조수아가 거의 숨이 끊어질 것처럼 통곡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두 눈에 평

    최신 업데이트 : 2024-04-17
  • 나쁜 남편   0037 화

    육문주의 그윽했던 눈매에 차가움이 내려앉았다.“그때 일에 누가 가담했었는지 알아봐.”“알겠습니다.”“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 조병윤이 누구랑 접촉이 있었는지도.”전화를 끊은 육문주는 한참 동안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문득 조수아가 예전에 자주 악몽을 꿨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그녀는 자주 꿈에서 누군가를 향해 빌면서 울었었다.“저 안 그랬어요, 아니에요.”악몽을 꿀 때마다 조수아는 땀으로 흠뻑 젖고는 했다. 그러고는 육문주의 품에 안겨 몸을 벌벌 떨면서 작게 흐느꼈었다.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여러번이었지만, 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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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남편   0038 화

    조병윤의 뜻을 알아들은 육문주가 허리를 곧장 굽히며 말했다.“아저씨, 저희가 방금 한 말 모두 진짜예요. 그러니까 일단 지금은 몸을 회복하시는 데에만 신경을 쓰세요. 아저씨가 처리해야 되는 일들이 많이 있거든요.”조병윤은 그의 눈을 보며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일주일 후, 조병윤은 퇴원했다. 조수아는 아버지가 무사히 건강을 회복하고, 또 감방에 들어갔다 나온 불운을 쓸어내기 위해 제일 친한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소소하게 파티를 하기로 했다.한지혜는 한 술 더 떠 소금까지 대량으로 사다가 액운을 쫓는다며 가득 뿌렸다.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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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남편   0039 화

    조병윤은 조수아가 새로 사준 와인빛 셔츠에 회색 정장바지를 입고 계단을 내려왔다. 그러면서 들뜬 기분으로 말했다.“나 이 옷 입고 육 대표님 만나는 거 어때? 오늘 처음으로 집에 초대하는 건데 너무 대충 입고 있으면 안 되잖아.”조병윤은 거울 앞에 서서 몸을 이리저리 비춰보며 말하고 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육문주를 사위로 생각하고 있었고, 오늘 이 자리도 사위를 집에 초대하는 기준으로 준비했다. 수년간 소장하고 있었던 술을 꺼낸 게 바로 그 증표였다.조수아는 아버지의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 문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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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나가 4년을 기다려 기다려온 것은 송학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그 소식이 가짜라 생각했고 송학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강한나는 송학진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한차례 모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뺨이라도 처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고 가슴이 아파 났다.그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내 남자는 영원히 내 것이야. 누구도 빼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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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학진이 차서윤과 아림을 데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레스토랑에 나타난 것을 본 강한나는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을 참을 길이 없었다.오늘 저녁은 친구들이 그녀를 위해 마련해준 자리였다. 그녀의 친구들은 송학진을 알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너무나도 거북한 장면에 강한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색한 웃음을 자아냈다.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송학진을 불렀다.“학진아.”강한나의 부름 소리를 들은 송학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서윤과 아림을 끌어안고 예약한 자리로 갔다.강한나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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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학진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차서윤은 아무런 반응도 못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피팅룸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거울 앞에서 남자에게 입술을 약탈당하는 모습이 비쳐있었다.거울 속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차서윤은 너무 부끄러워 토마토처럼 목과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키스가 끝나자 수치스러운 마음에 그녀는 송학진의 어깨에 이빨 자국을 남기고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이건 너무했어요!”송학진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잠깐 미간을 찌푸린 뒤 웃으며 대답했다.“미안해.근데 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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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말했다.“요놈이 너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제 보면 엉덩이를 때릴 거야.”“천우 오빠 때리지 마세요. 쌍둥이한테 뽀뽀도 할 수 있게 하고 날 엄청나게 예뻐한단 말이에요. 아빠,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손도 너무 작고 보들보들해요.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요.”아림의 말에 송학진은 웃으며 차서윤의 입술에 뽀뽀하고 그녀의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엄마가 허락해야 해. 여보, 우리 오늘 밤에 딸 소원을 들어줄까?”차서윤은 송학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요.”송학

  • 나쁜 남편   1134 화

    아림은 방긋 웃으며 손뼉을 치고 말했다.“좋아요. 엄마 반지도 사요. 결혼하려면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어야 하잖아요.”송학진은 웃으며 아림의 볼을 꼬집고 말했다.“그래. 겸사겸사 웨딩드레스도 보자. 아림이가 결혼식 때 엄마 아빠의 화동이 되어줄래?”“좋아요. 천우 오빠가 진작에 알려줬어요. 화동하면 돈 봉투도 준다고 그러던데. 아빠, 저한테도 줄 거예요?”“당연하지. 아빠가 돈 봉투를 두둑하게 챙겨줄게. 우리 아림은 어떻게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지?”송학진은 또 차서윤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

  • 나쁜 남편   1133 화

    강한나는 가슴이 찢어지듯 슬퍼 애처롭게 울며 진심을 담아 간절하게 말했지만, 송학진은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차서윤만 바라보다 강한나를 곁눈질하며 말했다.“너에 대한 지난 내 감정을 부정하는 거 아니야. 네 말대로 널 얻기 위해 노력을 했었지. 하지만 네가 떠나는 순간에 알았어. 너의 인생에서 난 유일한 존재가 아니었구나. 심지어 넌 나보다 사업이 더 중요했잖아. 아무리 내가 감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야. 굳이 나한테 진심이었던 적도 없던 여자 때문에 내가 슬퍼할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차서윤은 달라. 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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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학진의 말에 차서윤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솔직히 말해서, 강한나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차서윤은 줄곧 불안했고 자신이 어렵게 얻은 행복이 이제 막 시작되려다가 금세 끝날 것 같았다.강한나와 비교하면 차서윤은 아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비교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차서윤은 강한나처럼 좋은 집안 배경도 없었고 송학진과 함께 지낸 시간도 길지 않았으며 그녀처럼 화려한 직업도 없었다.차서윤은 그냥 평범 하려야 더 평범할 수 없는 비서일 뿐이었다.그리고 송학진과 강한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으니 좋은 추억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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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서윤은 물끄러미 송학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계속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당연하지. 나랑 이혼하고 싶어?”“너무 정신없이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래서 자꾸 꿈만 같아요.”송학진은 차서윤의 귓가에 엎드려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내가 너무 살살했지? 그래서 아직도 꿈같다는 거야? 오늘에는 안 봐줄 테니까 날 탓하지 마.”말을 마친 송학진은 고개를 숙여 차서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어젯밤이 마른 장작불이었다면 지금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부은 정도였다.이내 방안은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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