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시후는 말했다. “그럼, 만약 제가 복원해낸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며 고개를 들었다.주진운은 콧방귀를 뀌며, “이 업계 전문가들에게 확실히 다 복원되었다는 감정을 받아서, 손해를 대부분 만회할 수 있다면 자네와 장인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 하지만 그게 쉬웠으면 내 진작에 복원했겠지. 헛참!”이라고 말했다.“좋습니다!”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중에 딴 소리 하지 않으시는 겁니다!”라고 말했다.말을 마치자마자 시후는 작업에 집중했다. 먼저 붓을 들어 화선지에 청자의 윤곽을 그려 넣고, 검지에 달걀흰자를 묻힌 뒤 깨진 조각들에 펴 발랐다. 그리고 흰자가 묻은 조각들을 종이에 그려진 윤곽에 꾹 눌러 붙였다. 화선지는 조금씩 조각들로 모여갔다. 작업을 지켜보는 모두가 시후의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까 작은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순식간에, 30분이 지났다.작업이 끝난 은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다시 새로 태어난 듯한 고려청자를 집어 들었다.그는 주진운을 보면서 빙긋 웃었다. “한 번 보시죠! 어디에 흠집이 있는지!”주진운은 청자를 들고 구석구석 몇 번 훑어보았다.“이 자식?! 지금 나를 놀려? 계란 흰자로 이걸 바른다고 고친 거야? 그럼 네 놈 다리를 부러뜨리고 계란 흰자를 한 번 바르면 다 낫는 거야?“그 청자!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바로 이때, 갑자기 낭랑한 목소리가 문 앞에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뒤이어 캐주얼한 흰색 정장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안으로 들어섰다.그녀는 아름다운 얼굴에 1m 70cm에 가까운 늘씬한 키로 고급스러운 아우라를 풍겼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은 서리처럼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주진운은 이 여성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아.. 아가씨, 무슨 일로?”라며 얼굴색이 확 바뀌더니 얼른 허리를 숙였다.찾아온 사람은 바로 실소유주로, 갤러리와 미술관을 모두 경영하고 있는 이룸 그룹의 막내 딸 송민정이었다.송민정은 화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내가 안
주진운은 도저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고작 달걀 흰자로 고친 청자가 더 귀한 물건이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다급히 “아가씨, 바로 이 사람이 고친 겁니다...”라며 송민정을 은시후에게 데려다 주었다.송민정은 시후는 한 번 흘끗 보았다. 송민정은 시후가 너무 젊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남자가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방법으로 청자를 복원했다고?그녀는 빙긋이 웃으면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이룸 그룹의 송민정이라고 합니다. 혹시 선생님께서는 어디 출신의 문화재 대가신지요?”라고 물었다.그 때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던 시후의 장인 김상곤은 이룸 그룹의 ‘송민정’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깜짝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이룸 그룹이라니?!이룸 그룹은 한창 잘나가는 유명 재벌가에는 조금 못 미쳐도 아무나 따라잡을 수 없는 로얄 패밀리 아닌가?이런 골동품 가게에서 이룸 그룹의 자제를 만나다니?! 생각지도 못했어!은시후는 이룸 그룹의 막내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송민정에게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의 집안은 수천억 대 자산을 굴리고 있었지만, LCS 그룹과 같은 수십 조 자산의 가문에 비교할 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러자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음..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 따로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스승이 없습니다.”이윽고 시후는 또 이야기를 이었다. “제 장인어른께서 이 고려청자를 깨뜨리셨습니다. 제가 수습을 하기는 했는데, 혹시 저희가 더 배상해야 하는 건 없을지 감정을 부탁드립니다.” 송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배상해주실 건 없어요. 오히려 이렇게 복원을 해 주신 덕분에 이 청자는 원래 가치를 훨씬 넘어섰어요. 오히려 예인당이 당신께 신세진 거죠.”은시후는 담담하게 웃었다. “별 말씀을.. 그럼 이 일은 다 처리했으니 저와 제 장인어른은 돌아가겠습니다.”송민정은 큰 눈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선생님, 존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이후에도 소통할 수 있도록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습니다, 아버님.”이라고 말했다.장인은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며, “자네가 이런 솜씨가 있는 줄 진작에 알았으면 내가 청자를 깨뜨렸을 때 콧방귀를 뀌었을 텐데.. 내 그렇게 도망 다니고 뺨까지 몇 대 얻어 맞았어!! 젠장!”뒤이어 그에게 물었다. “얼굴에 이 얻어 맞은 자국이 보이냐?”시후는 “아직 붉은 기운이 조금 남아 있네요.”장인어른은 “맞아..” 라고 말했다. “집에 도착해서 네 장모가 물어보면 내가 전봇대에 잘못해서 부딪혔다고 말해라.”******집에 돌아온 시후는 시장에서 야채를 사와 밥을 짓느라 바삐 움직였다.아내 유나에게 전화해서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저녁에는 이태리와 건축 방안을 고민하느라 엠그란드 그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답했다.곧 바로 이태리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회장님! 이제 곧 건축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아마 요 며칠 간 사모님께서 바쁘실 겁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아. 알겠어요. 아내를 잘 부탁합니다.”어찌 아내가 맡은 중요한 일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그리고는 “가능하면 도시락을 먹지 않도록 잘 해줘요.”라고 회신했다.그러자 이태리는 “걱정 마십시오. 이미 임원 식당을 최고의 요리들로 마련해 놓았습니다.”“네, 잘했어요.”유나가 집에 가서 밥을 먹지 않는 이상, 시후는 일반적인 식재료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장인 장모에게 한 끼를 대접했다.밥을 다 먹은 후에 노부부가 외출하자 시후는 침대에 누워 조금 전 봤던 『구현보감』의 오묘한 내용을 떠올리고 있었다.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김도훈이었다.시후는 전화를 무시했다. 친한 친구라 호의를 베풀었건만, 결국 나의 말을 듣지 않더니 이제서야?하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약혼녀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그의 상황이 조금 가엾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야? 문제 있어?”라고 물었다.수화기 너머로 김도훈은 하염없이 흐느끼며 말을 얼버무렸다. “시후야.. 내가
목동 병원.김도훈은 응급실 병상에 누워 있었다.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에다, 오른쪽 다리에도 깁스를 하고 있어 무척 안 돼 보였다.은시후는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파왔다. 이렇게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의 앞 날을 예상하지 못하다니..김도훈은 시후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계란처럼 부어 오른 눈으로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시후야...” 김도훈은 틈만 나면 통곡을 했다.은시후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이렇게 슬퍼할 필요 없어. 어떻게 다시 재기하느냐가 중요하지.”김도훈은 “3년 동안 유리만 쫓아다녔어. 그냥 그년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고, 사 달라는 대로 다 사줬다고.. 그런데 어떻게 나한테..?”김도훈은 울음을 그치지 않고 흐느끼며 말했다. “그런데, 다른 놈과 눈이 맞아서 나와 헤어진다고? 요 몇 년 동안 번 돈은 거의 다 그년에게 쏟아 부었다고.. 모아 놓은 돈은 레스토랑 오픈하는데 넣었고, 그런데 지금 그 돈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내가 어떻게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랑 사랑 같은 걸 한다고.. 미쳤지 내가..”은시후는 “사람은 다 실수할 수 있어. 그리고 실수를 했을 땐 다시 일어나면 돼! 내가 너에게 선물해 준 그림은? 그 그림은 적어도 수천 만원 돈 할 거야!”김도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만약 내가 네 말을 듣고 그림을 챙기지 않았으면 아마 이 그림도 뺏겼을 거다 시후야..”은시후는 “그래, 그 그림만 있으면 돼. 먼저 누워서 좀 쉬면서 진정해. 내가 그림을 좋은 값에 팔아 올 게.”“시후야, 진짜 고맙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 꼭 갚을 거야.”은시후는 “됐어.. 친구 아니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담담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는 먼저 병실에서 나갔다.조금 전에 급히 온다고 뭔가 준비할 겨를이 없었는데, 김도훈의 기죽은 얼굴을 보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에 입원실에서 먹고 마실 음식들을 사고 입원비를 선납했다.병실로 돌아갔을 때 은시후는 병실
정유리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 나한테 개소리 하지 마! 레스토랑은 너랑 손톱만큼도 상관없어~ 우리 아빠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올린 주제에, 내가 너에게 돈을 왜 줘? 그리고, 그 그림은 레스토랑 거라니까? 네가 안 내놓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네가 훔쳐갔다고!”옆에서 지켜보던 조동현도 “임마, 눈치 있게 좀 굴어~ 그거 돈 좀 되는 그림이라 우리가 신고하면 넌 10년쯤 감옥살이야~”김도훈은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동안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다 줬는데, 고맙다고는 하지 못할 망정.. 지금 난 너의 불륜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아?”정유리는 “감사? 네가 뭔데? 내가 너에게 뭘 감사해야 하는 건데? 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널 좋아해 본 적이 없어. 맨날 돈도 없어서 선물도 제대로 못 사주는 거지 같은 건 나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 우리 오빠 정도는 되어야 내가 수준에 맞지 않겠어?!”조동현도 “아.. 맞아.. 알려주는 걸 잊었는데 말이야.. 넌 우리 유리와 어울리지도 못해..”라며 웃었다.정유리는 “아이 참.. 오빠, 왜 이래~ 남들이 보잖아! 부끄러워...”라며 수줍어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김도훈은 베개를 들어 힘껏 던지며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아! 당장 나가!”라며 욕을 해댔다.조동현은 베개를 움켜쥐고 “경고하는데, 그림을 내놓지 않으면, 남은 다리도 부러뜨리고 널 감옥에 보내주겠어.”밖에서 이 난리를 지켜보던 은시후는 갑자기 병실로 들어가 “이 새끼야! 내 친구를 건드려? 죽고 싶어?”라며 소리쳤다.조동현이 고개를 돌려 은시후를 바라보며 “넌 누구야?”라고 물었다.정유리는 “이 사람이 바로 은시후야. 그림 선물한 사람.”이라고 했다.조동현은 하하 웃으며 “아이고~ 누구인가 했더니 그 데릴사위 아냐? 모르는 사람이 없지~”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조동현은 “내가 3초 줄 테니, 넌 여기 온 적 없는 걸로 하자~”라며 시후를 노려보
조동현은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나 지금 목동병원인데 아그들 몇 명만 데리고 와.”은시후는 전화 대신 이화룡에게 “목동병원에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그러자 이화룡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을 죽이려는 놈이 있다고요? 그 눈깔 없는 미친놈은 누굽니까?”라고 물었다.은시후는 “잔말 말고 그냥 오시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러자 이화룡은 “예,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곧 달려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조동현은 시후도 통화를 하자 “왜? 너 같은 놈도 누굴 부를 수 있겠냐?”라고 물었다.은시후는 “날 못 죽이면 내가 오늘 너네 둘을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지 않았나?”며 냉소했다.조동현은 헛소리를 들은 듯 “방금 전화한 놈은 누군가? 이 바닥에서 날 죽일 수 있는 놈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임마!”병상에 누워있던 김도훈은 “시후야, 빨리 가. 이놈 건드리지 마, 못 건드려!”라며 몸을 일으켰다.은시후는 그에게 다가가 침대에 다시 눕혔다.김도훈은 다급하게 “저 조동현이라는 놈 완전 깡패야. 싸움도 잘하고...”라고 말했다.은시후는 귤을 까서 그의 입에 물리며 “이 바닥에서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은 없어!”라고 말했다.정유리는 “어머나, 시후 씨 허세가 많이 늘었구나.. 우리 오빠가 뭐하는 사람인 줄 알아요?”라며 웃음을 지었다.시후는 “뭐하는 놈들인지는 관심 1도 없고, 오늘 부로 아마 병신으로 살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라고 말했다.“아.. 잊을 뻔했네..? 정유리 너도 마찬가지야!”그러자 정유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은시후는 이때 김도훈에게 “네가 맞은 건 정유리의 아버지가 알고 계셔?”라고 물었다.“알고 계시지.”김도훈은 “내가 전화했거든..”이라고 했다.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뭐라고 하진 않으셨어?”김도훈은 “둘 사이 일이고, 당신은 관여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 아마.. 찾지 말라는 뜻이겠지..”“레스토랑 오픈 비용으로 준 돈은
시후는 이때 샹그릴라 호텔의 안세진에게 “조동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혹시 아는 정보 있을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안세진은 “장사꾼 집안으로 전당포 경매에 발 담그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혹시 그쪽에서 회장님을 건드렸나요?”“네..” 시후는 “그래서 제가 이화룡에게 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저 대신해 줄 일이 있어요.”“예 회장님, 말씀하십시오.”“조동현의 아버지를 여기 목동 병원으로 데려와 주시겠어요? 그리고 문화재 감식하는 늙은이, 정유리의 아버지란 작자도 다 데려오시고요.”그러자 안세진은 “예, 알겠습니다. 제가 직접 붙잡아오겠습니다. 그럼 곧 뵙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그러자 시후는 “직접 나설 필요는 없고요. 사람을 보내면 되죠. 아직 우리를 알리고 싶지 않거든요.”“예, 회장님! 그럼 제가 그 두 영감들을 한 번 손 봐줄까요?”시후는 “붙잡아서 무서운 맛을 보여준 뒤에 몸을 묶어서 여기로 보내주세요.”라고 말했다.“예!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시후는 조동현과 정유리를 보며 “쯧.. 다들 자식의 잘못은 부모의 잘못이라고 하지..? 조금 있으면 너네 아버지들이 여기로 도착할 거야. 그럼 그 때 면전에 대고 대체 너희를 어떻게 교육시켰는지 대놓고 한 번 물어보자고?!”조동현은 어두운 얼굴로 “임마, 내가 적당히 하라고 했어 안 했어? 자꾸 이런 식으로 나대면 우리 형님에게 너 뒤지는 거야!”시후는 “부른 사람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 설레어서 기다릴 수가 없잖아?”라며 약을 올렸다.조동현이 시후에게 욕설을 퍼부으려는데, 마침 병실 문이 쾅 열리며 흉악한 얼굴의 조폭 일곱, 여덟 명이 안으로 빠르게 뛰어들어왔다.조동현은 그를 보자마자 시후를 가리켰다. “행님! 저 새끼 쫌 반 죽여주세요!”조폭은 눈살을 찌푸리며 “네가 바로 내 동생을 건드린 놈이냐?”시후는 “왜? 네가 저 놈 대신 나설 거야?”라고 물었다. 조폭은 의심스러운 듯이 그를 바라보며 탐색했다. 이놈은 날 본 적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화룡이 김철주를 비롯, 부하들을 몇을 데리고 기세 등등하게 병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이화룡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김철주에게 “철주야, 문 잠그고 일절 들여보내지 말 거라!”라고 말했다.그러자 김철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행님!”이라며 깍듯하게 인사했다.조동현이 부른 조폭 두목 동칠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화룡을 바라보았다.이화룡! 서울에서 소문이 자자한 유성파 두목이 아니던가?동칠은 그저 이 지역의 많고 많은 조폭 두목 중의 하나일 뿐이었기에 이화룡과는 급이 달랐다!골목골목이 이화룡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사를 하려면 그에게 먼저 인사를 해야 했다.그저 조동현을 도와 별 것 아닌 일을 처리해 주려고 왔을 뿐인데.. 이화룡과 마주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이화룡을 모르는 조동현은 동칠의 얼빠진 얼굴을 보고 “형님! 무슨 일이야? 저 영감탱이는 누구고?”이 말을 들은 동칠은 놀라 벌벌 떨었다.그리고 그는 조동현의 머리를 덥석 잡고, 힘껏 그의 얼굴을 내리쳐 곧바로 그의 코뼈를 부러뜨려버렸다. 동칠은 이를 악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병신아! 죽고 싶어 환장했냐? 여기 오신 형님은 이화룡 형님이잖아?!”“어?!”조동현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화룡?!그 유명한 유성파 두목 이화룡이라고?!여기에 왜 온 거지?이화룡은 이때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와, 동칠의 가랑이를 거세게 걷어찼다. 동칠은 아파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이화룡은 그를 노려보았다. “너 무슨 깡다구로 우리 선생님을 건드려? 살기 싫냐??” 차가운 목소리였다.그러자 이화룡은 은시후를 향해 인사하며 “선생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이화룡이 은시후를 깍듯하게 대하자 현장에 있는 모두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조동현은 그제야 자신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깨닫고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시후는 이화룡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저 사람을 알고 있나
유미경은 곧 이상한 점을 눈치챘는데, 클럽의 모든 직원들이 테이블의 손님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했던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손님들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클럽을 떠났다.유미경은 긴장한 나머지 낮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말했다. “그들이 벌써 찾아온 것 같아요. 저기 직원들이 뭔가 수상해 보여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긴장하지 마세요. 이제 막 재미있는 일이 시작될 겁니다.” 그는 말하면서 샴페인을 한 잔 더 따라 홀로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 안의 다른 손님들은 거의 다 떠났고, 남은 것은 시후와 유미경의 부스뿐이었다. 바로 이어서, 천장에 있던 모든 조명이 순간적으로 켜지며 어두운 클럽 내부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쾅쾅 울리던 강렬한 음악도 멈췄고, DJ와 직원들은 직원 전용 통로를 통해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곧이어 수십 명의 칼을 든 깡패들이 몰려들어 시후와 유미경을 철저히 둘러쌌다. 시후는 여전히 느긋하게 앉아 있었지만, 옆에 있던 유미경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조심하세요, 저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미경 양, 성격 참 대단하시네요.” 이 목소리와 함께, 60대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당당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전통 의상을 입고 두 손을 뒤로 깍지 낀 채로 걸어왔다.이 남자는 바로 홍콩의 유명한 범죄조직 홍문의 리더, 홍원산이었다. 그와 함께 들어온 사람은 장소운의 아버지 장운추와, 홍원산이 애써 자신의 휘하에 끌어들인 임 사범이었다.유미경은 홍원산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홍원산은 홍콩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유미경은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홍원산이 직접 나타난 것을 본 유미경은 무척 긴장했다. 그녀는 판단해 볼 때 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홍원산 대표님, 대체 무슨 일이시죠?”
이때, 란콰이펑에 위치한 LP 클럽. 소식을 받은 후, 클럽은 모든 일반 손님들의 입장을 금지했다. 근처에 있던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급히 클럽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클럽의 모든 출입구를 철저히 봉쇄하여, 시후와 유미경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임 사범 역시 부하들을 데리고 홍화령에서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시후는 그 시각 클럽의 소파석에 앉아 무척이나 여유로운 모습으로 아르망드 브리냑 한 병 들어 올리며 유미경에게 물었다. “미경 씨, 한 잔 할래요?” 유미경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아요.”시후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무서워서 그래요?”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요....” 그러면서 그녀는 시후에게 물었다. “아버지를 부르는 게 좋을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누군가가 분명 아버님께 연락을 할 테니까요.” 유미경은 마지못해 말했다. “아니면 아버지가 와서 이 난장판을 수습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집에 가면 아버지한테 혼날 각오는 해야겠어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늘 밤 난장판은 일어나겠지만, 그 모든 걸 당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시후는 말하면서 자신의 잔에 샴페인을 반쯤 채우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8시 30분이 된 것을 보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성도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성도민은 즉시 답장을 보냈다. 10분 후, 검은색 SUV 한 대가 LP 클럽 맞은편에 멈춰섰다. 차에는 총 5명이 타고 있었는데, 조수석에는 시후가 준 약을 먹고 소경계를 넘어선 실력이 된 성도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워커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뒷좌석에는 또 다른 멤버 첸과 5 스타 급 장군
그 때, 홍콩 전체에 있는 홍문 멤버들에게 동일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그 메시지는 바로 YJ 에스테이트의 장녀 유미경의 행방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미경이 이 시각 홍문이 운영하는 클럽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직원이 막 시후가 주문한 세트 메뉴와 음료를 가져왔고, 클럽 매니저도 정중히 다가와 말했다. “친애하는 귀빈 여러분, 저는 이 클럽의 매니저 케빈입니다. 필요한 것들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시후는 손짓하며 말했다. “됐어요. 가서 볼일 보세요.”클럽 매니저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손님.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카운터로 돌아갔고, 곧바로 홍문에서 발송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 메시지는 바로 대표의 명의로 홍문 전체에 유미경과 그녀와 동행한 젊은 남성의 단서를 찾으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클럽 매니저는 이 정보를 거의 고민도 없이 상부에 보고했다.곧, 임 사범은 자신이 찾던 사람이 바로 란콰이펑에 있는 홍문 클럽에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임 사범은 지체하지 않고 이 사실을 홍원산에게 보고했다.홍원산은 이야기를 듣고 크게 분노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 YJ의 계집애와 그 정체 모를 자식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내 증손자를 납치하고도 감히 내 클럽에서 술을 마셔? 이건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장운추가 이 말을 듣고 다급히 말했다. “대부님, 어서 부하들에게 저 두 사람을 잡으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제 아들의 행방을 캐물어야 합니다!”홍원산은 손을 흔들며 느긋하게 말했다. “이 일은 서두르면 안 된다. 잊지 마라, 유미경은 유가휘의 딸이다.”장운추는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 “유가휘가 뭐라고요? 돈이 저보다 조금 많다는 이유로 대부님께서 그를 두려워하시는 겁니까?”홍원산은 냉소하며 말했다. “두려울 리가 있겠니. 그의 딸이 내 증손자를 납치한 일에 연루되었다는 건, 마치 재물의 신이 직접 찾아와 내 문을 두드리는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의 정체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직원은 POS기를 가져와 시후의 카드로 결제한 뒤, 곧바로 세 가지 중요한 소식을 매니저에게 보고했다. 첫 번째 소식은 바로 그 유명한 유미경이 자신들의 클럽에 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소식은 그녀와 함께 온 남자가 최고급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소식은 바로 유미경과 그 사내가 연인 관계로 보인다는 점이었다.매니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여직원에게 두 사람을 잘 모시라고 지시했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장소운에게 전화를 걸 준비를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소운은 줄곧 유미경을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상황을 보니, 유미경은 이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이 사실을 즉시 장소운에게 보고하려고 했지만, 전화를 걸어보니 연결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장소운에게 문자를 남기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그 시각.임 사범과 그의 일행이 마침내 홍화령에 도착했다. 길가에 세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은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간 흔적을 발견했고, 즉시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본 참혹한 광경은 임 사범과 그의 일행들을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들었다.항상 당당하고 유명한 오골계는 지금 그릇 정도 두께의 나무에 기대어 절망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나머지 부하들은 대부분 땅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뼈가 여러 군데 부러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임 사범은 깜짝 놀라 황급히 오골계에게 물었다. “오골계, 대체 어떻게 된 거냐? 도련님은 어디에 있지?!”오골계는 흐느끼며 말했다. “임 사범님.... 제발 복수해주세요, 임 사범님....”임 사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물었다. “도련님은 어디에 있는 거냐? 대표님과 장 선생님이 지금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오골계는 급히 말했다. “도련님은 한국에서 온 어떤 녀석에게 납치당했습니다! 그 녀석은 무슨 격투기와 쌍무 기술을 좀 배운 것 같은데, 저보다
임 사범이 일행을 이끌고 홍화령으로 급히 이동하던 그 시각,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운전해 시후를 란콰이펑으로 데려갔다.차가 LP 클럽 입구에 멈추자, 유미경이 시후에게 물었다. “정말 들어가려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온 이상, 잠깐이라도 안을 둘러보는 게 맞죠.” 그 말을 마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급히 시후의 손을 붙잡고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은시후 씨,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지금 장소운 집안과 홍문은 틀림없이 장소운의 행방을 찾고 있을 거예요. 만약 그들이 홍화령에 도착했다면 우리가 장소운을 데리고 나왔다는 걸 알게 될 거고요. 그때는 홍콩 전체에서 우리를 찾겠죠.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늦지 않을 텐데, 이곳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 거예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겁내지 마요. 오늘은 당신 생일이니까, 당신을 위해 멋진 연극 한 편 보여주도록 하죠. 이런 연극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유미경은 시후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알겠어요. 오늘은 끝까지 함께 할게요.” 유미경은 시후의 손을 놓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이어서 두 사람은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LP 클럽의 입구로 들어섰다. 시간은 저녁 8시로, 한창 클럽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두 사람이 클럽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클럽의 좌석은 80% 정도가 차 있었다.한 여성 직원이 다가와 시후에게 물었다. “손님, 바에 앉으실 건가요, 아니면 부스에 가시겠어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바와 부스는 각각 어떻게 되나요?”직원이 답했다. “바는 자유롭게 쓰실 수 있고, 좌석은 최소 4000 홍콩 달러에서 95,550 홍콩 달러까지 다양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휘저었다. “가장 비싼 걸로 하죠.”직원의 눈이 순간 반짝였고, 그녀는 공손하게 말했다. “손님, 그럼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가장 큰 부스가 마침 예약되
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상표는 장운추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단지 그의 팔 하나를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뿐이었다. 그때 장운추는 홍원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표의 목숨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장운추는 홍원산이 중재를 하고 상표가 자신과 엮이지 않게만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홍원산은 장운추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는 상표를 죽여버렸고, 그의 시신을 고가도로 공사 현장의 콘크리트 속에 묻어버렸다. 그 일이 생긴 뒤로, 홍원산은 장운추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상표의 이야기를 언급하곤 했는데, 그의 숨은 뜻은 늘 하나였다. 장운추의 약점을 홍원산 자신의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다.처음에 장운추는 그 사실에 대해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결국 상표를 죽인 건 홍원산이고, 자신은 홍원산에게 단 한 번도 상표를 죽이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노련한 여우처럼 이미 녹음을 해 둔 상태였다. 그 녹음 파일에는 장운추가 홍원산에게 상표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홍원산은 그 녹음 파일을 이용해 장운추를 위협했다. 만약 녹음이 공개된다면, 모든 사람들은 홍원산이 아니라 장운추가 상표를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믿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원산 쪽에서는 대타로 부하를 하나 내세우기만 하면, 홍원산은 책임이 완전히 면제될 것이다.장운추는 현재 성공한 사업가였고, 경찰이 단순 녹음 파일을 가지고 그를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이 일이 폭로되기만 하면 그의 명예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홍원산이 장운추를 협박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카드가 되었다. 그제서야 장운추는 홍원산이 얼마나 잔인한 인간인지 깨달았다. 홍원산은 처음부터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표를 죽였던 것이다. 상표를 죽임으로써 장운추를 협박할 수 있게 되었고, 그를 평생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려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장운추는 이번에도 반드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들이 실종된 상황이라, 홍원산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공손하게 물었다. “대부님, 어떤 도움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러자 홍원산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역시 우리 운추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홍원산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요즘 내가 밀수 냉동육 사업에서 약간의 성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특히 냉동육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손실이 너무 크고, 밀수 단속 부서가 이 부분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서 우리가 많은 물건들을 잃었어. 그래서 네가 홍콩에서 네 이름을 활용해 운송 회사를 하나 등록해 줬으면 한다. 네가 등록한 운송 회사라면 활동 범위가 클 것이고, 그 회사를 통해 내 물건도 조금씩 들여올 수 있을 거야.”그러자 장운추는 크게 충격을 받고 말했다. “대부님! 제가 이때까지 긴 시간 동안 공들여서 어렵게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는데, 이제 와서 밀수를 위해 회사를 등록하라고 하시다니요. 만약 이 일이 들통 나면 저는 완전히 끝장입니다!”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장운추를 안심시키려 했다. “운추야, 그렇게 흥분하지 마라. 내가 너에게 직접 이 일을 하라는 게 아니야. 너는 운송 회사를 등록한 뒤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사업을 운영하면 된다. 나는 누군가 네가 정상적으로 운송하는 화물에 냉동육을 끼워 넣도록 할 거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야.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네 직원들 중 한 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모든 걸 덮어 씌우면 되는 거야! 그가 탐욕에 눈이 멀어 회사 자원을 악용해 밀수에 가담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하면 너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야.”장운추는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말했다. “대부님, 제가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런 일은 저에게 너무 위험합니다. 그리고 홍콩 언론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그들은 이런 사건을
이 말을 마친 후, 임 사범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대표님, 장 선생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식이 들어오면 즉시 두 분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임 사범이 떠나자, 홍원산은 초조해하는 장운추를 위로하며 말했다. “운추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장담하건대 홍콩에서는 절대 아무도 감히 그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장운추는 울상으로 말했다. “대부님, 사실 오골계가 용의자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목숨보다 돈을 더 원하는 범죄자들이 몸값을 노리고 소운이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까 봐 두렵습니다!”홍원산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운추야, 설령 누군가 소운이를 납치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임 사범은 내가 거금을 들여 영입한 뛰어난 무술가야. 그가 있는 한, 누가 소운이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면 내가 반드시 그 놈을 매장할 곳도 없이 죽여 버릴 것이다!”장운추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술 실력이 좋습니까?! 대부님, 어디서 그런 대단한 분을 영입하셨습니까?”홍원산은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임 사범은 예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이었다. 그런데 2년 전 규율 위반으로 블랙 드래곤에서 추방된 뒤 홍콩으로 와서 무술관을 열어 생계를 꾸리려 했지. 당시 내 부하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쪽 간부 6명이 갔지만 임 사범이 한 번에 5명을 이겨 버렸다. 결국 내가 얼굴을 구기며 화해를 요청하고, 온갖 방법으로 그의 마음을 얻어 내 밑으로 들였지.” 이 말을 하며 홍원산은 장운추를 바라보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자, 그는 나에게 있어 신과 같은 존재다. 내가 매일 그를 받들며 모시고 있는데, 지금 홍문의 수입 상황이 썩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그래서 앞으로 네가 더 많이 도와줘야 한다.”장운추는 속으로 긴장했다. 그는 그동안 홍원산 밑에 이런 무술가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불안감이 엄습해왔던 것이다.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
시후와 유미경이 식사를 마치고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을 때,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침사추이의 지하 주차장에서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당시 장소운은 오골계 등과 함께 시후와 유미경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롤스로이스를 타지 않았다. 롤스로이스는 너무 눈에 띄는 차량이라 시후가 미리 눈치챌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유미경의 트렁크에 갇혀 있는 그는 꿈에도 몰랐다. 그들이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후는 이미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을 말이다.홍문의 조직원들이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한 뒤 그들은 곧바로 홍원산에게 보고했고, 동시에 주차장 CCTV 영상을 통해 장소운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린 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때, 근심에 사로잡힌 장운추가 홍원산의 집에 도착해 함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곧 선발된 조직원들이 정보를 가져왔다. 놀랍게도 장소운은 홍문 간부 오골계의 차를 타고 오골계와 그의 부하들과 함께 주차장을 떠났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을 들은 홍원산은 즉시 옆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명령했다. “임 사범, 빨리 오골계에게 연락해서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임 사범’이라 불린 중년 남성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기에서는 상대방이 통화 가능한 구역에 없다는 음성 안내만 반복됐다. 임 사범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표님, 오골계의 휴대폰이 아마 서비스 지역 밖에 있는 것 같습니다.”“젠장!” 홍원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오골계의 부하들에게 연락해서 어디에 있는지 물어봐!”임 사범은 즉시 지시를 내렸고, 명령은 층층이 전달됐다. 이어진 보고에 따르면, 오골계와 함께 CCTV에 찍힌 모든 홍문 조직원들이 하나같이 모두 실종되었다는 것이다.이 말을 들은 장운추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대부님! 혹시 오골계가 배신해서 제 아들을 납치한 후 몸값을 요구하려는 것 아닙니까?!”하지만 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