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친구들이 축하 선물을 건네자, 은시후는 자신이 사온 그림을 들고 김도훈에게 다가가 “축하해, 도훈아. 이건 우리 부부가 보내는 개업 축하 선물이야.”라고 말했다. 유나도 “김도훈, 축하해. 돈 세다 힘들면 연락해!”라고 말하며 웃었다.“고맙다, 고마워!” 김도훈은 감사를 표한 뒤 시후의 귀에 대고 미소를 지으며 “보기에 너 우리 학과 여신이랑 사이가 매우 좋아 보이는데..? 하하.. 아이는 언제 가지려고?”유나는 두 사람의 소곤거림에 얼굴이 붉어졌고, 은시후는 “야, 너 그런 소리 하지 마!”라며 받아 쳤다. “에이에이~ 하하” 김도훈은 “만약에 너희 두 사람이 아이를 낳게 되면 내가 꼭 두 손에 두둑하게 쥐어 줄게!”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화장을 짙게 한 여자가 김도훈에게 다가와 “도훈아, 이 두 분은 누구야?”라고 물었다. “여기는 바로 내 대학 시절 깐부! 은시후. 그리고 여기 옆에 있는 아름다운 분은 김유나 씨. 지금은 시후의 아내야.” 김도훈은 두 사람을 소개한 뒤 “처음 보지? 이 사람은 내 약혼녀 정유리 씨.” 정유리가 갑자기 아는 척을 하며 입을 뗐다. “뭐? 혹시 그 데릴사ㅇ...” 하지만 그녀는 이내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순간 화제를 돌렸다. “도훈 씨에게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은시후는 한 귀로 흘려 들으며, “저희의 작은 성의입니다.”라며 그림을 건넸다. 정유리는 “아이쿠, 그냥 오시면 되는데, 오자마자 무슨 선물까지 주셔요~”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선물을 받아 들었다. 시후는 “두 사람 볼일 봐, 우리는 자리에 가서 앉을게.”라고 했다. “그래.” 김도훈은 “미안해, 시후야. 동기들이 너무 많아서.. 인사하고 올게.”라며 미안해했다. 시후와 유나가 다른 쪽으로 가자마자 정유리는 시후가 선물한 선물 상자를 재빨리 열어보았다. 그리고 족자에 담긴 그림을 발견하고는 “깐부라며.. 당신에게 준 게 대체 뭐야?”라며
시후가 유나, 여빈과 함께 자리에 앉자 이지훈이 따라와 여빈의 곁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웃으며 권여빈에게 물었다. “여빈아, 이번에 너 서울 와서 엠그란드 그룹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는데. 진짜야?” 권여빈은 “응.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아버지도 엠그란드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부서의 부사장이셔! 그때 내가 너 입사한다고 하기에 내 친구라고 잘 봐 달라고 말씀드렸지~” 이 말을 듣자 테이블에 있던 여러 사람이 “지훈아, 네 아버지가 엠그란드 부사장이시라고?”라며 놀라워했다. “그래.”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년에 막 승진하셨지.”라며 으스댔다. “거기 부사장님이시면 거의 억대 연봉 아니냐? 부럽다 진짜.. 어쩐지 너네 집안이 부자인 것 같아 보이더라?!” 이지훈이 말했다. “월급이야 그냥 매달 받아 오시는 거니까 별거 아니고.. 중요한 건 우리 아버지가 회사에서 좀 잘 나가신다는 거지~ 요즘 엠그란드가 호텔 사업도 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를 맡으셨거든. 만약에 계약 체결만 되면, 아버지께서 최소 20억은 버실 수 있을 걸?”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동기가 다급히 물었다. “지훈아, 나도 엠그란드 그룹에 들어가고 싶은데.. 여러 번 이력서를 보내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혹시 아버지께 추천 좀 해 줄 수 있어?”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나중에 카톡으로 이력서 하나 보내 봐! 내가 아버지께 말씀드려 줄게.”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지훈의 아버지가 엠그란드 그룹의 고위직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상황을 지켜보다 이태리 부회장에게 이지훈의 아버지를 해고하라는 연락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래서 시후는 일부러 지훈에게 물었다. “지훈아, 아버지께서 그렇게 유능하신 분인지 몰랐다. 그런데 그렇게 힘있는 분인데 왜 너를 회사에 넣지 않으신 거지?”지훈은 “알
원래 김도훈은 선물들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지만, 그다지 힘이 없는 그는 어쩔 수 없이 유리가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많은 동기들은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누가 어떤 선물을 줬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사회에 입성한 친구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남들 보다 비싼 선물을 한다면 스스로를 과시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니까.이어 정유리가 선물을 개봉하며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박수한 씨, 상품권 고마워요!” “김승배 씨, 선물해준 와인 잘 받겠습니다. 감사해요!” “서준한 씨, 화환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지훈 씨,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거의 천만 원을 주셨는데요?! 잘 보태어 쓸게요.” 다른 동기들은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선물을 했는데, 갑자기 지훈의 선물에 다들 놀라 입을 벌리고 있었다. 개업식에 너무 많이 쏘는 거 아니야?! 많은 친구들이 그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지훈은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거만하게 다리를 꼬았다. 아마도 제일 큰 액수의 선물을 한 것 같았다. 뒤이어 정유리는 “은시후, 유나 씨 부부가 선물해준 골동품, 잘 걸어둘게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부부를 비웃었다. “뭐야? 그림이잖아? 얼마 하겠어?”다들 두 사람이 너무 인색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같은 학과 동기 도훈이가 레스토랑을 차린 건데.. 아마 준비한 식사값만 해도 저 그림보다는 비싸 보이는데..?” “둘이서 같이 밥 먹으러 온 거면서 저런 짝퉁 그림을 선물한다고? 놀림거리가 되고 싶어서 저러는 건가?”이지훈도 “시후야, BMW 520도 사고, 튜닝할 돈은 있으면서.. 아무리 그래도 동기 레스토랑 오픈인데..” 은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게 무슨 그림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짝퉁이라고 판단하지?” 지훈은 그런 시후를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네 생각
정유리의 아버지가 문화재 감정사라는 소식에 자리에 있던 친구들은 은시후를 경멸하면서도 동정하는 눈빛을 보냈다.그들은 은시후가 정말 재수 없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맞다고 우기려다 전문가급 인사를 만나 곧 창피를 당하게 될 거니까. 조금 뒤 정유리의 아버지께서 등장한다면 곧바로 사실이 드러날 것이었다.유나도 조금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시후에게 말했다. “여보, 동기들이 이렇게 많아요.. 고집부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정말 우리 둘 다 고개를 못 들지도 몰라요.” 레스토랑에 오기 전 시후는 유나에게 도훈에게 줄 그림 한 점을 샀다고 말했다. 분명 몇 푼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에서 그 그림이 1000만 원이 넘는다니.. 유나는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아마 남편이 지금 체면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믿기 어려우면 전문가에게 검증 받으시면 되겠죠.” 그러면서 그는 “참, 다들 잊지 마. 지훈이 조금 전에 내기에서 졌는데도 또 내기를 하자고 하네. 이번에 지면 모두가 보는 데서 이 테이블을 씹어 먹는다고 했으니까, 다들 잘 봐.”라고 말했다. 이지훈은 아까 자신의 애마 BMW가 탔던 일이 떠올랐다. 그는 부드득 이를 갈며 “야, 은시후.. 이겼다고 나대지 마! 조금 전 내기는 너에게 속은 거지. 그리고 비록 너에게 속았지만 난 이미 졌다고 인정했어! 하지만 이번에도 지면 내가 기꺼이 패배를 인정할 게! 그렇지만, 만약에 네가 선물한 그 그림이 짝퉁이면? 네가 대신하는 거다? 은시후는 “좋아. 만약 저 동양화가 별 가치가 없으면 네 말대로 할 게.”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그림은 명화는 아니었지만, 조선시대 화가의 작품이었고 작품을 구매했던 골동품 가게는 유명한 곳으로, 정품을 보장해주는 곳이었기에 결코 가짜일 수가 없었다. 유나가 아무리 은시후를 말려봤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내기를 받아들였기에 유나는 저지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네, 아버지.” 정유리는 “대학 다닐 때 친했던 친구들이에요!”라고 말했다. 대답을 하면서 정유리는 속으로 ‘은시후와 도훈이 제일 친했던 사이라고 하더니, 어디서 10만 원도 안 되는 쓰레기를 선물로 보내? 아버지께서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바로 망신당하게 만들어 주실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석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내어 놓았다. “정말 좋은 친구인가 보구나! 그렇게 막역한 사이가 아니라면 누가 이 귀한 걸 선물하겠느냐?”모두들 이 말을 듣자 어리둥절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귀중하다니? 이 따위 물건이 귀중하다고?지훈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개똥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가 인사동 골목길에서 조화 한 송이를 사다가 오줌을 싸서 만들어도 이 그림보다 진짜 같겠는데?!이때 정석환은 “이 작품은 조선시대 작가의 진품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진 화가는 아니지만 뛰어난 화가 중 한 명이라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 그림은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꽤 될 거라고 짐작한다. 3-4천만 원 정도될 거야.”3~4천만 원이라고?! 정유리와 주변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원래 이 그림이 만원 정도의 쓸데없는 종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저 정도의 값이 나간다는 말인가?김도훈은 정말 놀랐다. “와.. 시후야, 저렇게 귀한 걸 나에게 준거야? 이건 받기에 너무 비싸...” 은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도훈아, 그냥 내 마음을 전했을 뿐이야, 가격은 너무 신경 쓰지 마.” 김도훈은 매우 감동했다. 대학 동기 중에 이렇게 훌륭한 친구가 있다니! 지훈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이건 또 무슨 일이야? 이 따위가 4천만 원?저딴 게 4천이라니, 또 거짓말 친 거 아니야? 동기들도 모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그 누구도 은시후를 무시할 수 없었다. 아무거나 선물해도 수천만원의 동양화를 주는 사람이니까! 모두들 김도훈이 부러워 죽을 것 같았다. 진짜 쩔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데
이지훈은 너무나 쪽팔린 나머지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이 거지 같은 상황은 뭐야?오늘 무슨 날인가? 대체 어떻게 저런 새끼한테 내가 계속 당할 수 있지? 사실 진품명품에 저 그림이 나왔다고 해도 자신은 진품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종이 쪼가리는 수천만 원의 가치가 있는 진품이었다!그러나, 스스로 호언장담했기에 약속을 지켜야 하는 이지훈이었다. 이제 어떡하지? 설마 정말 저 테이블을 먹어야 하는 건가?!그럴 리 없어!차는 불 태우면 그만인데, 사람이 식탁을 어떻게 먹을 수 있어? 소화는 되겠어?그리고 진짜 먹는다고 해도, 그냥 뒤지는 거 아니야? 다른 동기들이 우물쭈물하는 지훈을 보고 야유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지훈아 설마 네가 약속했던 걸 다시 취소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그러게..? 다들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박자를 맞춰 테이블을 손으로 치기 시작했다.“자자자!!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 쉬고 하나! 둘! 셋! 넷!” 지훈은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여기.. 곤경에 처한 친구에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은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네 입으로 직접 내기를 제안했고, 모두가 너에게 지금 약속을 지키라고 할 뿐인데, 뭐가 문제야?”이지훈은 궁지에 몰린 자신이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솟구치는 화를 누르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에는 내가.. 너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내기를 또 했지 뭐냐? 내가 시후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또 너희 모두에게 사과할게. 다들 내 가벼움을 용서해줘.” 이지훈이 모두에게 사과를 하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천하의 이지훈이 이렇게 자기 잘못을 시인하다니.. 그리고 사과까지!사실 이지훈은 딱히 방도가 없었다. 하는 수 없지? 내가 사과를 안 하면 더 심한 일을 당할 테니.. 생떼를 부리면, 분명 동기들이
지금의 지훈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방금 전 다른 동기들 앞에서 체면을 구긴 일을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분명 두 차례나 은시후에게 쪽팔림을 당했으니 동기들에게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회가 있을지 막막하던 참에, 갑자기 식당 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입구로 쏠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조폭들이 입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푸른 빛이 도는 문신이 새겨진 팔에는 야구 방망이와 각목이 들려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자 모두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고, 특히 가게 주인인 김도훈과 정유리는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얼굴에 칼자국 흉터가 새겨진 조폭 하나가 들어와 홀을 한 바퀴 휙 둘러본 뒤 김도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장님!! 여기서 개업하시려면 인사는 함 돌리셔야지~ 인사도 없이 지금 우리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정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당...당신들 지금 여기서 뭐 하는..하시는 거죠?” 이전 주인에게 이 레스토랑을 양도 받기 전 이 곳의 관리비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전 주인은 이 지역 건달들에게 큰 피해를 입어 부득이하게 이 가게를 양도했던 것이다. 사실 유리는 그 말을 한 귀로 흘려 들었던 터였다. 어떤 간 큰 조폭들이 대낮에 돈을 뺏으러 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헐값에 팔린 이 가게를 매매해 경영 준비를 한 것이다. 그러나 오픈을 하자마자 이들이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 바닥에서 장사를 하려면, 당연히 우리 형님 수중에 현금 다발을 좀 쥐어 주고 시작 했었어야지! 그리고, 우리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냥 여기 레스토랑 수입의 20%만 넘겨주면, 나중에 사장님이 무슨 일을 당했을 때 우리가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그러는 거야~ 관리비 몰라? 관리비!”얼굴에 칼자국 난 사내도 싸늘한
이지훈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해 속이 탔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동기들이 자신을 보고 있기에, 그는 이를 악물고 다른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지훈은 뒤이어 자신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경찰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이지훈은 “국장님, 접니다. 이지훈. 잘 지내시죠? 그게.. 다름이 아니라, 제가 여기 강남 쪽에서 일이 좀 생겨서요…….” 그리고 이지훈은 그에게 다시 한 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쓰읍.. 저 지훈아.. 들어보니 그 놈들은 김철주의 수하들인 것 같은데, 김철주는 유성파 이화룡의 부하야. 그러니까, 너 그 놈과는 엮이지 마라. 알겠냐?”이지훈이 물었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그냥 내버려 두라니요?”그러자 국장이 말했다. “이화룡이 어떤 놈인지 너도 들어봤잖아~” 자신이 생각하던 반응이 아니자, 이지훈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제 체면을 봐서라도 여기 있는 놈에게 한 마디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국장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지훈아 그건 좀 어렵다. 미안하다.. 그럼 다음에 밥 한 번 먹자~!” 지훈은 자기 마음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자 화를 내며 소리쳤다. “국장님! 이전에 엠그란드 그룹에서 경찰차 좀 기부해 달라고 하셨던 거 기억하시죠? 그런데, 지금 하시는 거 보니 이제 별로 필요 없으신 가 봐요?”그 말을 들은 국장은 순간 돌변하여 냉정하게 말했다. “어이, 이지훈 씨. 좀 알고 말하지? 당신 아버지가 엠그란드 그룹에서 잘렸다고.. 지금 어디서 잘났다고 큰 소리야?” “잘렸다고요!? 무슨 소리세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다고 그러세요?” “30분 전에!” 그리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먼저 알아보고 나대야지! 쯧..”국장은 마지막 한 마디 이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지훈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본 칼자국 난 사내는 “왜? 댁이 찾던 그 높으신 양반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던가?” 이지훈이 입을 열고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넙적한 손이 그의 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