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WS 그룹 회장의 저택을 밝히고 있다.오늘 밤은 WS 그룹 신옥희 회장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그녀의 손자, 손녀들과 그 배우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선물을 전했다."할머니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g에 700만 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이 대홍포 차를 선물로 드리려고 중국까지 다녀왔답니다. ""할머님께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지요? 다이아몬드가 세팅 된 은십자가가 흠잡을 데 없는 이 묵주는 6,000만 원도 넘어요."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한 남자의 말이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깨었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맏손자사위인 은시후가 말했다. "할머님, 정말 죄송하지만.... 부디 저에게 2억 원만 빌려주실 수 없을까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아서 치료비가 필요해요..." 온 가족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더부살이 중인 이 손자사위는 정말이지 염치도 없고 뻔뻔했다! 칠순 생일파티 날 할머님을 위해 생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다니...! WS그룹 김영식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던 3년 전 어느 날, 은시후와 함께 저택에 돌아와선 손녀인 유나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시후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김영식 전 회장은 유나와 시후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WS그룹 일가 모두 시후를 내쫓으려 했지만, 그는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태연 했고, 데릴 손자사위로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그런 그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님께 돈을 빌려야 했다. 시후를 거두어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주었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에 걸리고 말았다
10억 원?!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 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시후는 스쿠터를 타고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그는 엠그란드 회사 주차장 한편에 스쿠터를 세웠다. 시후가 시동을 끄자 곧 그의 맞은 편으로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들어왔다.무심코 고개를 들자 한 젊은 커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고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이지적인 느낌의 미남이었다. 한편, 여자 쪽은 화려하게 빼입고 있었다. 다소 천박한 느낌은 들었지만, 그녀 또한 미인이었다. 알고 보니 두 미남 미녀는 유나의 사촌 김혜빈과 그녀의 약혼자 임현우였다.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맞닥트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했다.시후는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 시후 씨 아니에요~" 시후를 발견한 혜빈이 큰 소리로 불렀다.혜빈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시후는 소름이 온몸을 타고 퍼지는 것을 느꼈다.아는 척하는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었기에, 시후는 예의상 웃으며 물었다. "아, 혜빈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왔죠?" 혜빈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저희야 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나러 왔죠."그리곤 그녀는 임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로이드 그룹은 전부터 엠그란드 그룹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거든요. 앞으론 로이드 그룹뿐 아니라 WS 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후는 로이드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몰랐다. 막 회사를 인수했기에 세부 사상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현우 씨,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고 말했다.현우는 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이 새끼는 어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을 수 있는
시후도 오늘 처음 부회장을 만났다.그 또한 태리가 놀랍도록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그녀는 늘씬하면서도 볼륨감 넘치는 몸매에 매혹적인 외모, 그리고 당당한 자신감을 가진 27, 28살 정도의 젊은 여성이었다.시후는 태리의 책상에 앉으며 "전 사무실에 자주 오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저를 대신해서 앞으로도 회사를 경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제 신원은 공개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당부했다.태리는 지금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시후가 한국 최고의 재벌가인 은 회장의 가족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에겐 엠그란드 그룹 따윈 그저 평범한 기업에 불과했다. 따라서 그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물론이죠, 회장님. 또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시오."그때였다. 한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부회장님, 로이드 그룹의 임현우 님과 그의 약혼자분께서 만나러 오셨습니다.""지금 VIP를 만나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전해주세요.""임현우를 아시나요?" 시후가 물었다."로이드 그룹은 저희 엠그란드의 파트너사 중 하나입니다. 몇몇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라 이전에도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시후가 싸늘하게 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부터 엠그란드 그룹은 로이드와는 그 어떠한 사업 거래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도 중단해주세요. 이 순간 이후로 우리 회사를 통해 로이드 그룹이 한 푼이라도 벌게 된다면, 이태리 씨 당신은 해고입니다."도대체 로이드 그룹의 관계자 중 누가 이토록 이 남자의 심기를 건드린 거지? 태리는 깜짝 놀라 필사적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 지금 바로 직원들에게 로이드 그룹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겠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엠그란드 그룹은 저급한 쓰레기와 협업하는 것엔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경비원에게 쫓아내라고 하세요."***사무실 밖에서 임현우와 김혜빈이 걱정하며
엠그란드 그룹의 공식 발표는 한국 경제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다.WS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의 취임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로이드 그룹과의 일체의 거래가 중단된 이유가 납득되었다.엠그란드의 새 주인은 로이드 그룹을 홀대하고 있는 듯했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신임 회장인 은회장은 도대체 누구인 것인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산총액 300조 원 상당의 엠그란드 그룹을 사들이다니, 이 베일에 싸인 '은 사장'이란 인물의 재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한국 굴지의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딸을 시집 보냄으로써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했다. 무엇보다도 엠그란드 그룹의 1조 원 규모의 호텔 건설 사업 공고는 국내 건축, 디자인 업계를 뒤흔들었다.1조 원...!이 최대 규모의 호텔 건설 프로젝트의 일부라도 입찰을 따낼 수 있다면, 로또 복권에 당첨된 거나 다름없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돈을 사랑하는 신옥희 회장을 포함해, 여러 회사들이 당첨의 꿈을 꾸며 로또에 참가했다.신회장은 이번 사업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건 WS 그룹이 메가 프로젝트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일만 잘 되면 WS 그룹은 한 단계 레벨 업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엠그란드 그룹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오늘 밤 긴급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미팅엔 일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했다.은시후는 그날 밤늦게 WS 그룹 회장 저택으로 향했다. 신회장이 일가 전원 소집을 명령했기에, 물론 시후도 참석해야 했다!그는 신회장의 회의 주요 의제가 무엇일지 알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WS 그룹 내에서 유나의 입지를 공고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유나의 사촌 김혜준이 시후를 발견하곤 어김없이 조롱했다. "은시후 이 새끼가 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왔어!?"유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그만해요, 혜준 오빠. 시후 씨는 내 남편이니까 엄연한 WS
유나의 돌발 발언에 방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모두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유나가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공연히 앞에 나서 봤자 득은 커녕 실 밖에 없는 상황이다.한국 최고의 대기업이 WS 그룹 같은 약소 회사에 눈길도 주지 않을 게 뻔한데, 이런 무모한 도전의 결과는 나와 있었다. 가만히 듣고만 앉아 있을 수 없었던 혜준이 "김유나, 설마 니가 정말 엠그란드 그룹과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라며 비꼬았다.혜빈도 오빠 혜준을 따라 조롱을 이어 갔다.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나서는 건데? 네가 괜히 설치다가 우리 WS 그룹이 개망신 당하게 될 거라고!""혜빈이 말이 맞아! 유나 네가 엠그란드 그룹에서 쫓겨나기라고 해 봐! 우린 그날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온몸의 피가 얼굴로 몰린 듯 유나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시후와 결혼한 뒤, 집안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온 식구들은 그녀와 그녀의 부모까지 철저하게 무시하고 조롱해왔다.그런 그녀가 만일 엠그란드 그룹과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집안 내의 입지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더 이상 자신의 부모님이 다른 가족들 눈치 보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만약'의 이야기. 사람들의 끊임없는 조롱에 다시 현실로 끌려 내려 왔다.유나는 시후를 노려보며, '내가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했지...? 애초에 시후 씨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나를 부추기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분노의 화살을 남편에게 돌렸다. 말다툼을 지켜보던 신 회장은 점점 부아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이번 일을 맡을 사람이 없냐 재차 물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더니, 막상 유나가 나서자 일제히 그녀를 무시하고 말리는 꼴이라니...!줄곧 손녀인 유나를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오늘 일로 다시 보게 되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시작도 안 하려고 하는 일에 유나만
자신의 부모가 남편을 비웃는 것을 보고, 유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아빠. 제가 결정한 일이에요. 시후 씨 탓이 아니라고요. 전 우리 식구가 더 이상 다른 가족들한테 무시당하지 않았으면 했어요..."유나의 엄마가 끼어들었다. "그래도 안 돼! 너희 할머니께서 직접 가셔도 환대하지 않을 텐데, 네가 가서 뭘 하겠다는 거니!"시후는 유나가 부모님과 말다툼하는 걸 지켜보며 쓰디쓴 웃음을 지었다. 이 사람들도 내가 엠그란드의 소유주라는 사실을 믿어주지 않을 거야...바로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잠시만요...!"유나의 모친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문을 열었다.유나의 엄마가 갑자기 들떠서는 말했다. "어머, 주원이구나! 여기까지 어쩐 일이니?" 그 남자가 바로 유나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대현 그룹의 후계자 박주원이다.주원은 싱긋 미소 지으며 "어머님, 엠그란드 그룹과 사업 제안서를 준비한다고 들어서, 유나 씨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아이디어를 주려고 왔어요.""세상에~ 역시 우리 주원이 밖에 없네!"갑작스러운 주원의 방문에 유나의 엄마는 완전히 신이나 서둘러 안으로 들였다. "그래서 주원이가 우리 유나가 엠그란드와 계약을 따내는 걸 도와줄 수 있을까?"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시후는 완전히 무시한 채. 그는 곧장 유나를 향해 걸어가 상냥하게 말했다. "유나 씨, 이런 큰일이 났는데 왜 저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저희 대현 그룹은 엠그란드 그룹과 연줄이 있어요.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어떻게든 도와드릴게요."사실 박주원의 부친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영향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유나의 환심을 사고 싶었던 것이었다.유나는 주원이 줄곧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주원 씨,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제 문제이니 스스로 해결할게요."라고 정중히 거절했다.유나가 거절하자 유나의 엄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나야... 너 제정신이니? 주원이가 기껏 너를 도와주
다음 날 아침, 유나는 밤새 준비한 두툼한 제안서를 품에 꼭 안고, 시후와 함께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 유나는 65층짜리 빌딩 앞에 서자, 현 상황이 현실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우리 같은 작은 회사가 어떻게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1조 원 규모의 사업이다. 지나가던 거지가 1조 원을 달라고 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하지만 유나는 모두의 앞에서 할머니와 약속을 했기에 어떻게든 이번 거래를 성사시켜야 했다.우두커니 서서 발만 내려다보던 유나는 서류 뭉치를 더욱 힘주어 끌어안았다. 시후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살포시 미소 지었다. "유나 씨,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거예요."유나는 씁쓸한 웃음을 흘리며, 힘없이 대답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시후 씨는 여기서 기다려 줄래요?"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본사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가 걸어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던 시후는 더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태리 씨, 조금 전에 제 아내가 당신을 만나러 올라갔습니다. 태리 씨가 해야 할 일은 아시겠죠?""물론이죠, 회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모님께서 오시면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그러고 보니... 엠그란드 그룹과 대현 그룹이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네,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다수 있습니다. 대현 그룹 쪽에서 이번 호텔 건설 사업 건에 대해서도 협업 요청이 들어와 있는 상황입니다. 사업안 검토를 위해 제안서와 자료도 모두 제출 받은 상태인데 어떻게 할까요?""앞으로 두 번 다시 대현 그룹과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그러십니까? 알겠습니다."***그 사이, 유나는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부회장님과 만나게 해 달라고 면담 요청을 하고 있었다. 일류 대기업의 부회장인 이태리가 자신과 만나 줄지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0년 동안 100억 달러’라는 이 조건은 장운추에게는 사실상 전 재산이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후는 10년이라는 시간을 주며 이 금액을 분할로 납부하라고 했다. 이 말은 바로 그가 열심히 일하여 사업을 키우고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10년 후에 자산의 절반은 지켜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뜻이었다. 따라서 장운추는 이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저 ‘운이 더럽게 없었다’ 고 자책하는 것 외에 지금 가장하고 싶은 일은 바로 아직도 의식을 잃은 자신의 아들을 일으켜 세워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그때, 시후가 그를 바라보며 경고했다. "이곳에서 나간 후, 오늘 있었던 일을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아야 할 거야. 당신의 아들을 포함해서 말이지. 만약 그 누구에게 한마디라도 흘린다면... 블랙 드래곤에서 사람을 보내, 가족들 모두를 시리아로 끌고 갈 거다. 이해했나?"장운추는 순간 극심한 두려움에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부랴부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목숨이 만 개라도, 감히 오늘 일을 입 밖에 낼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겁니다!""좋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번엔 홍원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당신도 마찬가지다."홍원산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제 입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시후는 비꼬듯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처럼 입이 그렇게 큰 사람이 어떻게 입을 다물고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군.. 어쨌든, 더 이상 말하고 싶지는 않으니 만약 오늘 일을 누설하면... 당신의 운명도 장운추와 다를 바 없을 거야."홍원산은 겁에 질려 급히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 죽어도 오늘 일을 말하지 않겠습니다!"그 모습을 본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잠시 후 내가 떠나면, 믿을 만한 병원에 가서 당신의 찢어진 입부터 꿰매. 오늘 여기 있던 놈들은 모두 시리아로 보내질 테니, 오늘 당신이 당한 일을 아는 사람은 아무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네가 하겠다고 하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난 애초에 당신에게 직접 돈을 내놓으라고 한 적이 없어. 이건 네 조폭 두목이신 대부께서 준 임무야. 그러니까 네가 이걸 받아들이는 건 나에게 동의를 받을 일이 아니라, 네 대부에게 하는 거다."장운추는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그는 시후가 홍원산을 완전히 ‘앞잡이’로 이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자신에게 돈을 뜯어내는 더러운 일은 자신의 대부 홍원산이 하게 될 것이고, 명목상 시후는 이 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는 속으로 시후를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라고 저주했다. 10년 동안 100억 달러라니..? 이건 완전히 자신을 말려 죽이겠다는 소리나 다름없었다!그래서 장운추는 거의 울부짖으며 시후에게 애원했다. "선생님... 제발 금액을 좀 낮춰 주십시오... 10년 동안 100억 달러는 너무 많습니다. 저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10년 동안 50억 달러 어떻습니까?! 그 정도는 충분히 맞춰드릴 수 있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단호했다. "장운추, 당신의 상황은 내가 오기 전에 이미 조사했다. 네 명의의 자산만 해도 최소 600~700억 홍콩달러에 달하고, 운영하는 사업도 매년 수십억 홍콩달러의 순이익을 내고 있지. 그러니 1년에 10억 달러를 대부한테 주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그 돈을 내놔도 너는 여전히 호화롭게 살 수 있을 걸?" 그리고 시후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냉정하게 덧붙였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욕심 부리지 말라고 충고하지. 돈은 물론 좋긴 하지. 하지만 목숨 앞에서는 그저 덧없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그 말을 듣자, 장운추는 완전히 희망을 잃었다. 10년 동안 100억 달러... 이제는 피할 방법이 없는 듯했다. 만약 반항이라도 했다간, 굳이 시후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분노한 홍원산에게 여러 차례 죽임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그 순간, 시후는 홍원산을 바라보며
비록 이 순간 장운추는 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지만, 여전히 한 가지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후가 오늘 홍원산을 죽여 버리거나, 그를 시리아로 보내 버리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은 이 시한폭탄 같은 홍원산에게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터였다. 그동안 그는 홍원산을 떨쳐내려고 머리가 다 빠질 정도로 수없이 노력했다. 그는 수백억 홍콩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홍원산이라는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 같은 존재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홍콩은 작은 곳이었지만 홍문의 조직원만 해도 수천, 수만 명에 달했으니, 홍원산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운다면 자신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었다. 더구나, 홍원산은 그의 수많은 약점을 쥐고 있었다. 그러니 홍원산이 죽기만 한다면, 오늘의 승자는 바로 자신이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 맞은 몇 대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시후가 자신을 그냥 놔둘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10년 동안 100억 달러라니. 이것은 단순히 자신의 현재 자산을 털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 얻게 될 미래의 수익까지 모두 빼앗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자 장운추는 겁에 질려 말했다. "선생님... 저는... 저는 당신의 눈 밖에 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그러자 시후는 차갑게 반문했다. "내 눈 밖에 난 적이 없다고? 네 놈의 아들이 오늘 먼저 나를 죽이려 했고, 넌 홍원산을 시켜 나를 죽이려 했다. 너희 부자가 내 목숨을 노렸는데, 지금 와서 잘못한 게 없다고?""저... 저는..." 장운추는 입을 뻥긋뻥긋 하며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겁에 질려 외쳤다. "선생님... 제가 잘못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0년 동안 100억 달러라니, 이건 너무 심한 것이 아닙니까?! 이건 거의 800억 홍콩 달러입니다...!"그러자 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당신
시후는 다시 말했다. "둘째, 오늘 네 부하들이 모두 내 신분을 알게 되었지. 나는 원래 겸손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내 신분이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아. 그러니 원칙적으로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어 입막음해야 한다."시후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모든 부하들은 겁에 질렸고 일부는 도망치려 했지만, 그 때 출입구에서 한 인물이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모조리 되돌려 보냈다.출입구에 서 있던 이는 바로 블랙 드래곤의 5 스타 장군 중 한 명이었다. 성도민은 그가 출입구를 지키도록 그를 이곳에 배치했으며, 단 한 명의 사람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장군이 있었기 때문에 이 조폭들은 탈출할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다. 몇몇 사람들이 출입구로 달려가려 했지만, 단 한 방의 주먹에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도망치려는 놈들은 전부 죽여 버릴 것이다!"그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백 명이 넘는 홍문 조직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며 용서를 빌었다.시후는 주변을 둘러보며 크게 말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홍원산 이 개 같은 늙은이에게 살 기회를 줄 수도 있고, 너희들에게도 살 기회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나도 더 봐줄 생각은 없어!"그러자 모두들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침묵했다.시후는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밤, 너희들 모두를 배에 태워 시리아로 보낼 것이다. 그리고 너희들 모두는 블랙 드래곤을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행동을 잘하면 10년 후에 너희를 돌려보내 주지. 하지만 도망칠 생각을 하는 순간, 즉시 무자비하게 처형한다!"이 말을 듣자마자, 조직원들은 완전히 멘탈이 무너져 울부짖었다. 시리아에서 10년 동안 강제 노역이라니?! 평소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날뛰던 이 조폭들이 그런 고생을 견딜 수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홍콩을 떠나는 순간, 그들은 아무런 힘도 없는 존재일 뿐이었다.
홍원산은 시후의 말에 겁에 질려 거의 즉시 심장마비가 올 뻔했다. 만약 시후가 조금 전 자기가 했던 말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그것은 시후가 그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똑같이 갚아준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자신의 입을 찢고 혀를 뽑겠다는 뜻이 될 것이었다. 자신의 몸이 과연 이런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설령 견딜 수 있다 해도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아마 반쯤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 생각에 홍원산은 극도로 두려워하며 가슴을 움켜잡고 극심한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울부짖었다. "은 선생님, 저는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고통을 견딜 수 없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당신이 견딜 수 없으면 그냥 여기서 죽어도 돼. 당신이 죽든 살든 나는 신경 안 쓰거든." 홍원산은 눈물로 인해 눈이 퉁퉁 부었고, 계속해서 시후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울부짖었다. "은 선생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말만 반복한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무릎 꿇고 있는 임 사범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이 한때 블랙 드래곤의 일원이었으니 계속 수련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있지만, 어떻게 행동할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임 사범은 이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으며, 본능적으로 홍원산을 쳐다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홍원산, 이 늙은 개가 날 망쳤어!" 말을 마친 임 사범은 곧바로 달려가 홍원산의 머리를 팔꿈치로 감싸고 두 손으로 그의 입을 크게 찢어버렸다. 홍원산은 고통에 몸을 떨며 소리를 질렀지만, 임 사범은 그를 그냥 놔두지 않고 곧바로 그의 혀까지 뽑아내려고 손을 뻗었다. 유미경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급하게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이러다 사람 죽어요..." 그러자 시후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임 사범에게 말했다. "그만 둬, 혀는 남겨두자고. 나중에 그가 무릎 꿇고 개처럼 짖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알겠습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 사범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내가 왜 블랙 드래곤의 대원들이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는지 아나?!" 그러자 임 사범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압니다... 금지약물은 단기적으로 무술 실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인체의 잠재력을 초과하여 미리 과도하게 소비하게 되어 몸에 큰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결국, 이득보다 해가 크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성도민은 임 사범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떨고 있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비록 너는 이제 블랙 드래곤의 대원이 아니지만, 과거에 우리 블랙 드래곤의 대원이었고, 블랙 드래곤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모두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타락해서 이런 쓰레기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임 사범은 울면서 고백했다. "리더... 저는 한때 어리석었고, 욕심에 눈이 멀어서 이 늙은 개에게 속아 홍문의 사범이 되었습니다... 저는 리더와 블랙 드래곤의 수많은 대원들에게 수치를 안겼습니다.. 부디 리더께서 저를 벌해주시길 바랍니다!" 성도민은 말했다. "너는 이제 블랙 드래곤의 대원이 아니니, 네가 무엇을 하든 블랙 드래곤과는 상관없다. 그러니 블랙 드래곤에게 수치를 주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서 성도민은 시후를 향해 손을 모아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사람은 이제 블랙 드래곤의 대원이 아니지만, 과거에는 제 휘하에서 일했던 인물입니다. 지금은 타락하여 나쁜 일에 가담하고, 눈이 멀어 선생님을 해치려 했으니, 저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처벌할지는 은 선생님께서 정하셔야 합니다." 성도민의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시후에게 쏠렸다. 그때, 사람들은 비로소 깨달았다. 왜 시후가 홍원산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는 바로 시후가 진정한 보스였기 때문이었다. 블랙 드래곤에서 그 유명한, 전 세계를 떨게 했던 성도민조차 시후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그
임 사범은 갑자기 무릎을 꿇었고, 시후와 블랙 드래곤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두 눈을 크게 뜨고 충격을 받았으며,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알다시피, 임 사범은 홍콩에서 유일무이한 최고의 존재였기 때문이다. 홍콩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이곳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지만 많은 무술 고수들에게 결코 좋은 은신처가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홍콩의 패거리들은 영화에서처럼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진짜 갱단 앞에서는 그저 진흙 장난을 하는 애들 무리일 뿐이었다. 갱단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나면 배 한 척을 타고 어촌 섬으로 가면 끝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홍콩이나 중국인 갱단들은 일본이나 더 먼 미국으로 가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이곳에서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 사범은 홍콩 갱단 중에서도 능력으로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홍원산 같은 원로들도 임 사범에게는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인물이 갑자기 다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고 떨며, 마치 파킨슨병에 걸린 것처럼 몸을 떨고 있다니... 이 장면은 모든 사람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은 일이었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말을 할 수 없었고, 홍원산은 더욱더 정신이 혼미해져서 이 일이 무슨 일인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홍원산은 노련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놀라며 사고를 멈추는 동안 임 사범의 말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빠르게 파악했다. ‘리더... 뭐 리더?! 이 사람이...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가?!’ 그는 이런 생각을 하고서 완전히 정신을 잃은 채 온몸이 굳어버린 임 사부를 보고 확실한 답을 찾으려 했다. 이때, 성도민은 임 사범을 바라보며 찌푸린 얼굴로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블랙 드래곤의 일원인가?" 그러자 임 사범은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리더... 저... 저... 저는 블랙 드
말을 마친 후, 부하는 급히 몸을 돌려 뛰어들어와서 다급히 외쳤다. "대표님! 밖에 네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데, 아 아니! 네 명이 아니라 네 명 중 한 명은 어깨에 사람을 메고 있습니다..." 홍원산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깨에 메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 아들처럼 아끼는 장소운임을 짐작했다. 그래서 그는 중얼거렸다. "세 명? 세 명이 감히 여기에 와서 깽판을 친다고? 여기에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모르는 건가? 들어오라고 해!" 그러자 부하는 서둘러 밖으로 나가 성도민에게 말했다. "들어오십시오!" 성도민은 아무 말없이 첸, 워커와 함께 안으로 대담하게 들어갔다. 이때 홍원산은 마치 자신이 승리한 듯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는 시후가 단순히 막 나가고 교만하고, 또한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조롱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 자식, 홍콩에 처음 왔다고 허세만 부리지 말고, 머리를 써야지! 이런 상황에서 내 증손자 소운이가 네 유일한 카드일 텐데, 내가 너였다면 이 카드를 끝까지 우려먹었을 거다. 그런데 넌 그 카드를 자진해서 되돌려줬다, 네 IQ는 참 감동적인 수준이로구나. 너처럼 어리석은 놈은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처음 봤다." 시후는 성도민 세 사람을 본 뒤,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자, 성도민 씨. 소개하죠. 이 쪽은 바로 유명한 홍문의 홍원산 리더. 이 늙은이가 내게 홍콩에서 살아남는 경험을 전수해주고 있군. 이곳에 와서 같이 들어 보도록 하죠." 그러자 시후 앞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던 임 사범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시후가 부른 지인들이 반드시 죽음을 맞이할 뿐일 거라고 생각했으나, 시후가 부른 사람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았을 때, 그는 모든 신경이 마비된 듯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은 강렬한 어지러움으로 가득 차, 제대로 앞을 볼 수 없었다. 그는 여기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과 블랙 드래곤의 네 핵심 멤버 중 두 명을 만
“사람을 불러?” 임 사범은 경멸하는 듯 냉소를 지으며 한 마디 했다. "왜, 아직도 도와줄 사람을 찾으려고 하는 건가?"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도와줄 사람은 아니고, 당신들은 장소운의 행방을 알고 싶어 하지 않나? 그래서 내가 지금 바로 전화를 해서 사람을 보내 그를 데려오게 할 수 있거든." 홍원산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자식, 죽음이 코 앞에 있는데도 알지를 못하는구나. 네가 전화 한 통으로 도와줄 사람을 몇 명 불러온다고 해서 이곳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홍원산의 구역에서는 그 누가 오더라도 널 데려가지 못한다!"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누구에게 날 데려가라고 할 필요는 없어. 늙은 개 같은 네 놈을 처리한 뒤, 나는 그냥 걸어서 나가면 되거든. 그때는 네가 무릎을 꿇고, 개처럼 기어 다니며 개처럼 짖어대면서 나를 쫓아내게 될 걸." "이 개 자식이?!" 홍원산은 완전히 분노했다. 그는 시후를 가리키며 임 사범에게 소리쳤다. "죽여! 당장! 즉시!" 그러자 옆에 있던 장운추는 당황해서 바로 홍원산에게 말했다. "대부님, 잠시만요! 지금은 무리하게 행동하면 안 됩니다! 소운이가 아직 그 사람 손에 있으니까요. 저 놈의 말에 의하면, 밖에 동료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너무 서두르면 소운이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어요!" 장운추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아들 장소운의 안전이었다. 그는 아들을 보기 전까지는 홍원산이 시후를 함부로 대하도록 할 수 없었다. 만약 시후를 자극해서 동료들이 아들에게 피해를 주면, 소중한 아들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홍원산은 그 말을 듣고, 장소운의 생사를 확인한 뒤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알았다. 그렇지 않다가 만약 장소운이 위험에 처하기라도 한다면, 장운추가 약속한 3년에 6천만 달러는 물거품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 만약 소운이가 무사히 돌아오면 널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