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이 이미 죽음에 임박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왜 자신의 마지막 기회 앞에서 이렇게 자신과 경쟁하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비록 깊은 우정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경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자신은 아마도 죽음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인생의 끝이 다가오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겨우 50세에 불과한데, 왜 굳이 자신과 이렇게 대립하는 것인가? 정말 회춘단이 필요하다면, 내년까지 기다려도 될 텐데 말이다. 어느 순간, 배원중은 상대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최원정 역시 약간 난처했다. 그는 당연히 배원중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낙찰을 경쟁할 수밖에 없었다. 배원중은 자신이 이제 한계에 다다름을 느꼈고, 심리적으로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9억... 7천만..." 첫 줄에 앉아 거의 말이 없었던 박청운도 이때 감탄하며 말했다. "원중이의 재앙이 여기 있었군... 원중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어..." 최원정은 곧 가격을 제시하려 했으나, 옆에 있던 비서가 조용히 말했다. "도련님, 그 문제를 먼저 확인한 후에 가격을 제시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최원정은 손을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문제를 묻기 전에 먼저 배원중 회장을 제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울 거야.."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어쩔 수 없어.. 배원중 회장의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도록 해야 해."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시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흔들며 가볍게 말했다. "10억!" 그의 가벼운 세 마디가 마치 천둥처럼 모든 사람의 귀에 울려 퍼졌다.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회춘단 한 알의 가
이것은 곧 배원중이 이미 쓸 수 있는 현금이 더 이상 없으며, 더 이상 경매에 참여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배원중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경매 낙찰 후 결제 시간은 30분이다.. 이 30분 동안 방법을 강구하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더 모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배원중은 다시 손을 들고 외쳤다. "10억 2천만!" 배원중은 이번이 오늘 밤 자신의 마지막 입찰임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최원정이 계속해서 가격을 올린다면, 자신은 패배를 인정하고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손녀가 회춘단의 소유자와 어느 정도 관계를 맺었지만, 회춘단의 가격이 이렇게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배원중은 더 이상 손녀에게만 기대를 걸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손녀가 결코 자신을 위해 회춘단을 구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최원정은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10억 4천만!" 이 순간 배원중의 표정은 즉시 굳어졌고, 그의 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멈췄다. 그는 마침내 이 경매가 왜 이렇게 미친 듯이 진행되고 있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 경매는 정말로 목숨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기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 지면, 아무리 세계 최고 부자라도 이 문을 나섰을 때 당신을 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일 것이다. 만약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고, 1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다시 돌아와 회춘단을 놓고 낙찰을 받을 기회는 다시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배원중처럼 이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은, 이제 돌아가 유언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송민정은 이때 배원중을 바라보며 물었다. "035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시겠습니까?" 배원중은 갑자기 정신을 차렸고, 곧이어 얼굴이 창백 해지며 송민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계속해서 가격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결
13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이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게다가, 그는 낙찰가에서 무려 10억 달러로 가격을 올리면서 오직 이 회춘단을 가져가기 위해 많은 금액을 걸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혹시, 이 사람은 이 회춘단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낙찰 받으려는 것인가? 송민정도 순간적으로 이 말을 듣고 당황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회춘단은 반드시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시후가 정한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그녀가 듣기에도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 이 추가 수익만으로도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의 자산을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 순간, 안세진도 놀란 채 시후를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물었다. "도.. 도련님, 이... 이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시후는 모니터에 비친 최원정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춘단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또 하나는 복제하려는 목적이겠죠." 그리고 그는 다시 말했다. "내 생각에는 첫 번째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무전기를 집어 들고 말했다. "송 회장님, 거절하십시오! 그리고 말하세요. 이 경매에서는 규칙과 공정함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고요! 그리고 그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십시오. 하나는 규칙에 따라 즉시 달러를 지불하고 현장에서 회춘단을 복용하는 것, 아니면 낙찰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송민정은 이 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단호하게 돈을 거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서 1조가 넘는 돈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시후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자신은 더 이상 설득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최원정을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099번 참가자, 저희 규칙은 명확합니다. 회춘단을
‘그러니, 오늘 밤 내가 이 회춘단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절대 내가 직접 복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렵게 낙찰 받았고, 심지어 배 회장님과 사이도 틀어졌는데, 이대로 허탕을 치고 가면 괴로울 텐데..!’ 그가 갈등하며 고민하던 그때, 송민정이 다시 물었다. "099번 참가자, 결제하실 겁니까?" 최원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자존심을 버리고 간청했다. "제발 한 번만 눈감아 주십시오! 16억 달러가 부족하다면, 달러를 더 올려 17억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 1억 달러를 더해 총 17억 달러라니..!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 17억 달러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숨어 있었다니, 이 사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최원정은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회춘단을 자신이 먹는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공격을 받게 될 것이기에 그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하나는 회춘단을 가져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바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만약 회춘단을 가져갈 수 있다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고,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금전적인 유혹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무전기를 통해 말했다. "송 회장님, 규칙대로 처리하시죠. 그를 추방하십시오!" 이 말을 들은 송민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099번 참가자는 우리 규칙을 반복해서 어겼으며,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 직원들이 그를 현장에서 추방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주최 측이 17억 달러의 현금을 포기하고도 자신들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원정도 완전히 멍해졌다. 그는 17억 달러를 내놓아도 회춘단을 손에 넣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순간, 몇 명의 블랙 드래곤 군인들이 그의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미 두 거물들에게 철저히 밀렸던 그는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르노가 지금 가장 기대하는 일은 바로 배원중이 낙찰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배원중이 포기한다면, 회춘단은 곧 자신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배원중이 돈을 다 지불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회춘단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된다. 게다가 자신은 16억 달러를 낼 필요도 없고, 심지어 10억 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이 제시했던 최고가인 6억 달러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더 이상 경매 주최 측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주최 측이 인간미가 가득하다고 느꼈다. 한편 배원중은 이 상황에 점점 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서 10억 2천만 달러라는 가격은 최원정의 압박 아래서 조금씩 욕심을 내어 올린 금액이었다. 최원정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겠는가?! 그래서 재경매가 현재 그에게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최 측이 규칙과 공정성을 그토록 중요시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이전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최 측은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6억 달러에 넘길 것이다... 그들은 돈을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현장에 있는 관객들도 주최 측의 원칙과 공정성에 경탄하며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최 측이 방금 최원정이 제시한 17억 달러를 거절한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배원중이 입찰을 포기하면, 그들은 6억 달러에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넘길 것이다. 10억 2천만 달러와 6억 달러... 그 차이는 무려 4억 달러나 됐다! 하지만 배원중은 마음속으로 자신은 이 회춘단을 10억 달러를 주는 것이 아니라 7억 달러 정도에 낙찰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즈니스 맨의 본성은 배원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조금 전 10억 2천만 달러는 이미 나의 한계였다.. 그 중 10억
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WS 그룹 회장의 저택을 밝히고 있다.오늘 밤은 WS 그룹 신옥희 회장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그녀의 손자, 손녀들과 그 배우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선물을 전했다."할머니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g에 700만 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이 대홍포 차를 선물로 드리려고 중국까지 다녀왔답니다. ""할머님께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지요? 다이아몬드가 세팅 된 은십자가가 흠잡을 데 없는 이 묵주는 6,000만 원도 넘어요."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한 남자의 말이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깨었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맏손자사위인 은시후가 말했다. "할머님, 정말 죄송하지만.... 부디 저에게 2억 원만 빌려주실 수 없을까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아서 치료비가 필요해요..." 온 가족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더부살이 중인 이 손자사위는 정말이지 염치도 없고 뻔뻔했다! 칠순 생일파티 날 할머님을 위해 생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다니...! WS그룹 김영식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던 3년 전 어느 날, 은시후와 함께 저택에 돌아와선 손녀인 유나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시후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김영식 전 회장은 유나와 시후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WS그룹 일가 모두 시후를 내쫓으려 했지만, 그는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태연 했고, 데릴 손자사위로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그런 그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님께 돈을 빌려야 했다. 시후를 거두어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주었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에 걸리고 말았다
10억 원?!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 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시후는 스쿠터를 타고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그는 엠그란드 회사 주차장 한편에 스쿠터를 세웠다. 시후가 시동을 끄자 곧 그의 맞은 편으로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들어왔다.무심코 고개를 들자 한 젊은 커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고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이지적인 느낌의 미남이었다. 한편, 여자 쪽은 화려하게 빼입고 있었다. 다소 천박한 느낌은 들었지만, 그녀 또한 미인이었다. 알고 보니 두 미남 미녀는 유나의 사촌 김혜빈과 그녀의 약혼자 임현우였다.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맞닥트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했다.시후는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 시후 씨 아니에요~" 시후를 발견한 혜빈이 큰 소리로 불렀다.혜빈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시후는 소름이 온몸을 타고 퍼지는 것을 느꼈다.아는 척하는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었기에, 시후는 예의상 웃으며 물었다. "아, 혜빈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왔죠?" 혜빈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저희야 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나러 왔죠."그리곤 그녀는 임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로이드 그룹은 전부터 엠그란드 그룹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거든요. 앞으론 로이드 그룹뿐 아니라 WS 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후는 로이드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몰랐다. 막 회사를 인수했기에 세부 사상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현우 씨,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고 말했다.현우는 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이 새끼는 어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