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도는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했다. 그는 마침내 시후가 연기의 대가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후의 앞에서 자신과 그의 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래 은희도는 아버지와 자리를 바꿔 다시 사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쇼를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시후의 단 몇 마디 말로 그는 다시 자신을 붙잡아 본가의 일을 맡겼다. 그리고 자신의 기업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인물을 대신 앉혔다.은희양도 지금은 극도로 우울했고, 이 일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이 다시 돌아가겠다고 나서더라도 이제는 아들만 이곳에 남을 가능성은 희박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될 때 그가 방금 시후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안 그래도 LCS 그룹에 죄를 지은 사람들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시후를 속이려 들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살아남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이때 은정공은 거의 흥분한 상태였다. 그는 은희도가 여전히 자신이 유럽으로 가는 것을 거절하고 싶어하자 재빨리 이렇게 말했다. "시후야, 이 문제에 대해 그들의 의견을 물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 본가에 빚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내가 귀찮아 질까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그럴 필요도 없고.. 말하지만 나는 늘 상대방을 생각하는 사람이야. 문제가 생기면 조금 귀찮지만, 나는 힘든 일을 하더라도 불평이 없는 사람이다..!”은지환은 아버지가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시후야, 아버지께서 건강이 안 좋으신데, 내가 아버지의 생활을 도우며 돌볼 수 있게 해줄래?”시후는 그를 무시하고 은희양과 은희도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때요? 내가 좀 마음이 넓지 않나? 내 큰아버지 마저도 당신들에게 보내 도움을 주는데. 이게 얼마나 자비로운 일인지..?”은충환은 옆에서 이 상황을 보고는 두 손을 뻗어 얼굴을 닦았다. 그는 속으로 시후가 너무 잔인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큰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그가 구입한 빌라에는 상당한 장식이 포함되어 있고, 풀옵션으로 입주할 수 있지만 가격이 1억이라고 쳤을 때 그는 좋은 거래라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구입한 빌라에는 각종 생필품과 자동차, 요트, 심지어 헬기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품목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것들 외에도 언제든지 머물 수 있고 언제든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도우미를 확보하려면 유지 관리에 많은 인력과 물적 자원이 필요했다. 따라서 그는 한 기업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돈을 쉽게 써버렸고, 자동차, 요트, 헬기 등을 빌리려면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했다. 이러한 물품들은 감가상각비가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연간 감가상각비는 수 천만 원에 달하고, 빌라 전체와 각종 장비의 유지비도 수천만 원에 달하며, 직원들의 인건비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로 했다. 다시 말해 빌라를 그냥 그대로 놔두더라도 연간 수 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것이다.만약 그가 1년에 두 번씩 그곳을 들른다면 이 비용은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5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계산해보면 원가가 1억에 불과했던 빌라가 어쩌다 보니 1억 이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5년간 투자한 유지 관리비와 감가 상각비는 최소 1억 이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빌라를 구입할 때는 1억에 샀지만 쓴 비용은 1억이 넘으니 결국 1억이 조금 넘는 금액에 다시 되판다면 이건 형편없는 투자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예전에는 그룹이 돈이 많아서 각종 방법으로 1년에 수 억, 심지어는 수십 억을 써도 별로 큰 금액이 아니었기 때문에 은충환은 굳이 이것에 대해 터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은희도 집안의 사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이것은 마치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돼지를 개미집의 대장으로 지정한 것과 같은 일이었다. 돼지가 대장 역할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는 일단 제쳐두고, 이 개미 떼가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일해 얻어낸 조그만 식량도 그 돼지를 충분히 먹여 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은희양은 은정공의
시후에게 친척들은 본가 식구들에 비해서는 낮은 단계에 위치해 있었다. 게다가 배은망덕하고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그들이기에 앞으로는 인간으로 대하기가 더욱 불가능할 것 같았다. 각 가정의 젊은이 두 명을 본가에 와서 일하도록 한 것은 그들 자신의 사명이 본가를 섬기는 것임을 깨닫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었다.700명 이상의 친척들이 이 말을 듣고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은희도 집안이 겪은 일로 배운 교훈 덕분에 누구도 감히 시후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시후가 말했다. "모두 이의가 없으므로 이 문제는 해결됐네요." 이어 시후는 제사 명단을 가져오며 말했다. "여기에는 각 집안의 정보와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대표자들의 명단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가족은 선정된 청년 두 명의 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선발 기준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모두 제 말을 자세히 들어야 합니다.”모두들 그가 얼마나 가혹한 요구를 할지 모른 채 숨을 죽이고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는 목을 가다듬은 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첫째, LCS 그룹의 직계 친척이어야 하며, 여러분 중 누구도 나를 속이기 위해 외부인이나 외가 쪽 친척을 데려올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선발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은 씨가 될 것이며, 각 집안에 적자 적손이어야 합니다!”다들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시후가 다시 말했다. "둘째, 대학 학위 이상이어야 합니다. 셋째, 연령층은 22세부터 35세까지이며, 35세 이상은 불가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여성으로 파견할 수 없으며 각 집안에서 2명 중 1명 이상의 남성이 있어야 합니다."몇몇 사람들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그들은 처음에 본가에 누군가를 보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딸들을 보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딸보다는 아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고 대개는 집안의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아들을 먼저 경영인으로 훈련시
게다가 이들의 현금은 모두 블랙 드래곤에 흡수되었고, 그들은 이미 5년 할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그들의 경제권은 이미 시후의 손에 달려 있다. 힘의 수준 차이는 말할 것도 없었는데 블랙 드래곤은 현재 시후의 최고 무기라고 할 수 있었다. 블랙드래곤은 시후가 가리키는 곳마다 타격을 가하기만 하더라도 이 친척들을 극도로 두려움에 빠지도록 만들 수 있었다. 내부 문제를 통제하는 것은 모두 시후의 뜻에 달려 있다. 만약 어떤 가족이 불복종하면 아마도 시후는 그 가장을 완전히 몰락시키고,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가장을 바꿀 것이다. 이제 친척들은 시후의 의도를 분명히 알아차렸으나, 시후와 맞서 싸울 힘이 없어 하나 둘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이의가 없는 것을 본 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 이의가 없으니 제가 말씀드린 대로 진행하죠. 일주일 안에 정보가 은소리 씨에게 제출하십시오. 은소리 씨는 직원 보고 및 업무인수인계를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은소리는 시후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듣자마자 흥분하여 말했다. “시후야 걱정하지 마. 이 고모는 네가 시키는 대로 업무를 제대로 맡아서 할게!”시후는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차갑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제 말을 잘 들으십시오. 이 문제는 모두 은소리 씨가 결정할 것이며, 제게 직접 보고할 것입니다. 혹시 비협조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분이 계시다면, 나는 결코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다들 표정이 어두웠고, 고통이 컸지만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만 표현할 뿐이었다.그리고 은소리는 이때 굉장히 신이 났다. 원래 시후의 차가운 얼굴을 보면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너무 귀여웠다. 이것은 시후가 지난 이틀간 그녀에게 어느 정도 호의적으로 대해줬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전에는 구름산에서 3년 동안 효도를 해야 하는 의무에서 면제됐고, 3일 동안만 무릎을 꿇고 사죄한 뒤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중요한 일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되었고, 시후가 자신
감히 움직이지 못한 은희양과 은희도 부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절반의 친척들은 블랙 드래곤 병사들에 의해 구름산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여기서 24시간 동안만 무릎을 꿇고 있으면 되었다.은희양과 은희도는 원래 산에 먼저 오른 50%의 인원이었다. 시후가 산에 먼저 올라온 사람들을 먼저 집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하는 것을 보고 은희도는 급히 그에게 물었다. "저.. 회장님... 혹시 아버지를 돌아가도록 허락해 주실 수 있나요?"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가능하지,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는 여기서 3일 동안 무릎을 꿇고 있다가, 3일 후에 당신의 아버지는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엠그란드 그룹에 가서 이태리 부회장에게 보고하도록 해.”은희도는 이 말을 듣고 너무 기뻐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말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은희양도 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마운 마음으로 말했다. "시후야, 우리를 관대하게 대해줘서 정말 고맙다..”이를 본 은정공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불안해하며 재빨리 물었다. "시후야... 그럼... 나는 어떡하니? 내가 그들의 가족의 재산을 관리하라고 동의하지 않았니? 난 이미 준비되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건 제 마음이 바뀐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큰아버지께서는 갈 필요는 없겠네요. 여기에 머물면서 조상을 공경하도록 하십시오.”은정공은 갑자기 극도의 절망감을 느꼈다. 원래는 이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기쁨이 물거품이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옆에 있던 은지환의 꿈은 더욱 더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은희도 집안의 재산을 얻고, 자신이 아버지를 따라 구름산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므로 은정공이 말을 하기 전에 은지환은 마지못해 말했다. "시후야...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은희도 씨를 돌려보내서는 안 돼. 그는 본질적으로 반항적이라고. 그래도 그를 돌려보내면 그때는... 네가 호랑이를 산으로 돌려보내는 것과 뭐가 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것 좀 봐, 전혀 정직하지 않아. 이게 바로 내가 널 싫어하는 이유야. 한마디도 진실된 말이 없잖아."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떠나고 싶으면 그렇게 말해. 그렇게 말만 하면 나는 기회를 줄 거야. 마침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러니 만약 산을 떠나고 싶다고만 말하면 내가 그 일을 맡겨 줄게.” 은지환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말할 게... 말하면 되잖아. 나는 정말구름산에 머물고 싶지 않다... 시후야... 나에게 기회를 줘! 사탕수수를 자르러 마다가스카르에 가지만 않는다면, 어떻게 하라고 해도 다 할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어떻게 마다가스카르에 보낼 수 있겠어? 어쨌든 본가의 구성원인데.. LCS 그룹이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일하게 할 수는 없지." 이에 시후는 이렇게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노르웨이로 가도록 해.”은지환은 노르웨이이라는 단어를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뿐만 아니라 큰 흥분으로 말했다. "노르웨이로?! 갈게, 갈 게! 네가 원하는 대로 노르웨이로 가면 되는 거지? 그냥 말만 하면 내가 최선을 다할게!" 이때 은지환은 매우 기뻐서 속으로 황홀한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시후는 노르웨이 왕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가 LCS 그룹을 대표하기를 원하는 거야.. 그러니까 나에게 노르웨이로 가라고 요청하는 거지! 게다가, 헬레나는 내 약혼자였던 걸 생각하면, 그녀가 곧 노르웨이의 여왕이 될 거야.. 그렇다면 나는 다시 헬레나의 마음을 다시 얻고 우리 그룹과 노르웨이 왕실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거야..! 공작이 되면 나 뿐만 아니라 그룹에도 많은 이익이 되겠지..! 시후가 정말 좋은 일을 하려는 것 같군!’ 이를 생각하며 은지환은 이미 시후를 자신의 부모처럼 여기고 재빠르게 아첨했다. "시후야...아 아니다! 회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노르웨이에 도착한 후에는 온 힘을 헬레나를 나의 아내로 맞이하고 저에 대한 당
시후가 모든 문제를 해결했을 즈음에는 시간이 준비 많이 늦어졌다. 밝게 빛나는 불빛들이 켜지는 구름산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빽빽하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시후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부모님의 묘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숨을 쉬며 은충환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으니 내일 저는 돌아가겠습니다."은충환이 서둘러 말했다. "시후야, 너는 이제 그룹의 회장이다. 나는 네게 이곳에 머물면서 정착하라고 조언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며칠만 더 머물도록 해. 나는 너와 함께 그룹의 모든 일들을 정리하고, 그룹의 여러 관리자들을 너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들은 앞으로 너와 함께 업무를 책임질 사람들이야..”시후는 "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많잖아요. 그러니 모든 관리자들을 데리고 인사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준비가 되어 있어도 갑자기 정보와 자료를 준비하라고 하면 대응을 쉽게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내일부터 그들에게 정보와 자료들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시고 제가 며칠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은충환은 시후가 말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느꼈다. LCS 그룹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음을 말할 것도 없고, 큰 금액의 자산을 가진 회사이니 하루나 이틀 안에 모든 종류의 경영 자료를 준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알겠다. 그렇다면 준비를 시작하라고 언급해 두 마. 나중에 내가 돌아와서 그들을 만나면 된다.”시후는 "나중에 버킹엄 호텔에 가서 엘에이치 그룹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내일 아침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라고 답했다.은충환은 계속 시후를 붙잡지 않았다. "시후야, 이번에 돌아갈 때는 선우가 준 전용기는 두고 가도록 해라. 이제부터 콩코드가 너의 개인 비행기가 될 거다. 그렇다면 어디를 가든 비행이 더 빠르고 편리해질 거야.”시후는 손을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그다지 멀지도 않은 거리인데요. 콩코드는 빠르
소성봉이 서명하려고 하는 서류는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통제, 의사 결정 및 이익을 모두 소민지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이었다.반면 소수도는 박혜정과 이혼 계약 서류에 공식적으로 사인을 하는 것으로 박혜정과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시후가 버킹엄 호텔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관련 문서에 서명을 완료했고, 전문 변호사들이 서류에 오류가 없는지 최종 점검을 하고 있었다.소수도는 서명을 한 뒤 조금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박혜정을 사랑해왔는데, 이제 부부 관계가 정말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박혜정은 딱히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안도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예전에 박혜정은 늘 표정에 약간의 슬픔이 묻어 있는 것 같았고, 때로는 조금 아픈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이전에 보이던 병약한 분위기는 사라졌고, 그녀의 표정은 전례 없는 이완감으로 가득했다.소성봉은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직을 넘겨준 것을 아까워하면서도 소민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민지야... 마다가스카르에서 나를 위해 토지를 조금 더 많이 매입해 줄 것을 잊지 말아 다오.. 그리고 해자를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과 조금 격리해주는 것이 가장 좋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다시 중얼거렸다. "아, 그런데 저택에서 일할 도우미들과 경호원들은 모두 한국에서 보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구나.. 아무래도 마다가스카르에 가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내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을 것이고, 내가 원하는 요구 사항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 거다..” 몰디브에서 은퇴할 기회를 잃은 소성봉은 이제 마다가스카르에서 자신의 안전과 생활 여건을 최대한 확보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에 가면 더운 날씨 때문에 많은 질병에 걸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소민지는 당연히 이의가 없었다. 비록 할아버지에 대한 불만은 있었지만, 결국 피는 물보다 진했다. 게다가 이번에 할아버지는 떠난 뒤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