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단지 한국에 가서 시후를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왕으로서 그녀가 나라를 떠나기로 결정하는 한, 노르웨이 정부는 반드시 목적지 국가에 통보할 것이고, 경호원, 보조원, 가사 도우미도 함께 동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때 시후가 그녀를 만나러 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평생 시후를 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공항까지 시후와 함께 하는 시간은 그와 함께 보내는 헬레나의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헬레나의 말을 들은 시후는 당연히 거절할 수 없었고, 웃으며 말했다. "별 말씀을요. 괜찮으면 저와 함께 가시죠.”헬레나는 즉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녀처럼 신나게 말했다. "고마워요, 은시후 씨!"여왕은 헬레나의 태도를 보고 이미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헬레나는 이 은시후 씨에게 매력을 느꼈을 거야... 그러니 배웅하고 싶어도 이렇게 겸손하게 부탁하는 것이지... 아무래도 은시후 씨를 엄청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여왕은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시후를 향한 헬레나의 감정은 결국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회춘단에 대한 열망 때문에 헬레나와 시후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렇다면, 시후는 그의 손녀 사위가 될 것이다. 그러한 관계가 된다면 자신은 회춘단을 얻을 확률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헬레나가 앞으로 맞게 될 삶의 궤적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헬레나가 왕위를 물려받은 후에 그녀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노르웨이의 전통과 국민들의 뜻에 따라 앞으로 헬레나의 파트너는 다른 유럽 국가의 왕실 구성원이거나 유럽 최고 가문의 구성원만이 될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혈통은 반드시 백인이어야 하며, 다른 인종이 아니어야 한다. 이것은 인종 차별이라기보다는, 각 나라가 고유한 민족주의가 있으며 나라의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왕위를 물려받은
노르웨이 왕실의 호송대가 늦은 밤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콩코드는 이륙 준비가 되어 있었고 시후가 공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이륙할 수 있었다. 지금 시각은 노르웨이 시간으로는 오전 1시,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8시였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시후는 한국 시간으로 정오쯤 인천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착륙 후 시후는 가능한 한 빨리 구름산으로 가서 위험한 일이 있을 때 몰래 도망친 LCS 그룹의 구성원들을 처리할 예정이었다.차에서 헬레나는 시후 옆에 앉아 있었다. 이때 헬레나는 시후를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차창 밖으로 비치는 노르웨이의 밤을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붉은 입술을 오므리기도 하고, 하얀 이로 아랫입술을 깨물기도 했다. 많은 망설임 끝에 그녀는 마침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은시후 씨, 사실 노르웨이는 너무 작아요.. 노르웨이 인구는 한국의 10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니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인구가 적기는 하지만 노르웨이는 곧 당신의 왕국이 될 겁니다. 당신은 지금 아직 젊고 적어도 50년 동안 통치하게 될 국가인데요.. 50년이라면 당신은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 아직 기대해볼 만하지 않나요?"헬레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시후 씨, 솔직히 말해서... 저는 왕좌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은시후 씨, 사실 저의 가장 큰 희망은 왕위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께 안정된 생활을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당신이 올리비아를 해외로 추방한다면 나의 안전은 이미 보장되었고, 내가 여왕이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더 이상 나에게 중요하지 않아요..."시후는 그녀의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 "3일 안에 왕위를 물려받게 될 텐데 왜 갑자기 이 시점에 물러나려고 하는 거죠?"헬레나는 입술을 오므리고 한참 동안 어색하게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은시후 씨, 제 생각에는 제가 여왕의 역할을 맡을 자격이 없을 것 같아요. 여왕이 되기 위해서
헬레나는 약간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은지환 씨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들었어요. 그는 이 문제를 언급할 때마다 매우 화를 냈었죠...""네..."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매우 화가 났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 그렇게까지 적대적이지는 않았겠죠.”헬레나는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시후 씨, LCS 그룹으로부터 이런 큰 선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떻게 당신을 설득하셨나요?”시후는 자조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때 나는 무일푼이었고, 나를 구해준 사람이 병에 걸려 치료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나 때문에 집안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죠.. 가난한 청년은 아무리 야망이 있어도 현실이 허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죠.. 꼭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날 구해준 사람과 내 아내를 위해서라도 나는 LCS 그룹의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나는 그룹을 인수하고 현금으로 날 구해준 분의 의료비를 대주었고, 차근차근 노력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죠..”헬레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은시후 씨, LCS 그룹은 당신에게 그룹과 현금만을 주었지만 당신이 가지고 있는 힘은 이 자산을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LCS 그룹이 준 선물이 있든 없든 분명히 성공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헬레나, 운명은 때로 마법과 같고 미묘하기도 합니다. 운명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운명은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 있고, 뗄레야 뗄 수 없도록 연결되어 있다는 걸요..” 시후는 이렇게 이어 말했다. “당신이 내리는 사소한 결정이, 당신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삶을 미묘하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헬레나는 멍하니 말했다. "은시후 씨,
시후는 헬레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헬레나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중 헬레나가 왜 갑자기 이런 터무니없는 요청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건... 우리가 말하던 주제와는 조금 다른 주제인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나요?"헬레나는 윙크를 하며 눈을 깜빡이고는 웃음 지었고,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여 자신의 붉은 입술을 시후의 입술 위로 겹쳤다. 그런 뒤 헬레나는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조금 수줍게 말했다. "그 BMW와 그 골동품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예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나도 당신에게 구원받지 못했겠네요. 그렇다면 조금 전의 키스는커녕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당신과 사랑에 빠질 수도 없었을 것이며, 내 첫 키스도 당신에게 빼앗기지 않았을 테니 당신의 말이 맞아요. 운명은 정말 마법 같아요. 이제 이해되었어요..!”시후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뜻밖에도 헬레나는 자신이 말한 운명의 논리를 이용하여 자신을 그녀의 운명에 개입시켰다. 그는 입가에 맴도는 달콤한 맛에 감히 참지 못하고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비록 당신의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지만, 당신의 논리가 옳다는 것은 인정합니다.”헬레나는 시후의 눈을 피하며 수줍게 웃었다. "BMW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네요. 그렇지 않았다면 평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을 거예요..”시후는 "나는 이미 결혼했어요.."라고 힘없이 말했다.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 그래서요?"시후가 말했다. "그러니 나에게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는 만난 지 2~3일 밖에 안 됐어요. 내가 당신을 도와줘서 고맙겠지만,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그건 옳지 않아요." 헬레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결코 감사함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이예요.”시후는 침착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 하루나 이틀 만에
헬레나는 시후에게 다시 물었다. "은시후 씨, 어제 구름산에서 많은 동료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을 돕기 위해 구름산에 왔었죠.. 그들이 당신을 사랑에 빠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나요? 나처럼 며칠 만에 당신에게 빠진 사람은 없는 건가요..?”시후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자신의 측근 중에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고은서를 제외하면 가장 오랫동안 알고 지낸 송민정과는 알고 지낸 지 1년이 채 안 됐다. 사실 이토 나나코, 소민지, 소이연을 알게 된 시간은 더 짧았다.시후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헬레나는 흥분하며 말했다. "은시후 씨, 사실 제가 겁을 먹은 이유는 제가 여왕이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 아니라.. 여왕이 된 후에는 당신을 다시 만날 기회가 없게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나는 여왕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제 어머니를 한국에 데려가서 당신과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요!"시후는 이전의 태평한 태도를 버리고 헬레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많은 목표들을 가지고 살아 갑니다. 하지만 사랑은 기껏해야 그 중 하나일 뿐이죠. 당신은 노르웨이 왕실을 활성화하는 방법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이제 나의 가장 큰 목표가 더 이상 아내와 함께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아 그룹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된 것처럼요..” 이에 시후는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내 추측이 맞다면.. 헬레나 당신의 아버지께서도 살아 계실 때 당신이 왕위를 물려받기를 바라셨겠죠?"시후가 이 말을 하자마자 헬레나의 마음은 즉시 무너졌고,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불행한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는 왕위를 계승한다는 왕실 구성원들의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년 동안 선천적 질병을 숨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하루 동안이라도 왕이 될 수 있다고 해도 인생이 완전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었다. 이제 아버지가 바랐던 그 일을 이루기까지 3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것을 생각하자 헬레나는 마침
"나를 좋아하는 일이요..?" 시후는 약간 당황해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지금은 나를 좋아하는 문제를 제쳐두고, 당신이 왕좌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늦지 않을 겁니다."헬레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은시후 씨,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왕좌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물론 중요합니다. 나는 약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방금 말한 나의 절친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회장직에 올라 있고, 모두가 어느 정도의 파워와 인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력 건이 많이 있죠.”헬레나는 이 말을 듣고 즉시 시후의 뜻을 이해하고 생각했다. ‘은시후 씨는 매우 강력하고 이제 막 LCS 그룹의 회장이 되었어.. 그러니 내가 왕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나는 그의 친구가 될 자격도 없을 지도 몰라.’ 이를 생각한 헬레나는 즉시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은시후 씨. 저는 반드시 여왕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계속해서 왕실의 힘을 향상시킬 것입니다!"시후는 친구를 사귈 때 그가 가진 힘에는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많은 친구들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헬레나에게 그렇게 말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헬레나의 고백을 먼저 대응하려고 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헬레나가 노르웨이 왕실을 활성화시키는 데 힘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런 연애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에 시후는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럽에는 왕가가 있는 나라가 10개국이 있습니다. 영국 왕실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은 존재감이 강하지 않죠. 특히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만약 노르웨이 왕실을 영국 왕실만큼 강력하고 유명하게 만들 수 있다면, 영향력만으로도 노르웨이 왕실에는 예상치 못한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겁니다.”헬레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다른 나라의 왕실은 영국과 비교할 수 없어요.. 영국의 여왕은 수십 년
헬레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숨이 막힌 목소리로 말했다. "은시후 씨, 몸 조심하세요!"시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헬레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전화번호도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바로 연락해요.”헬레나는 눈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네, 은시후 씨. 감사합니다!""천만에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고 콩코드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비행기에 탑승한 후 그는 기내의 넓은 소파 좌석에 앉았다. 창 너머로 헬레나가 여전히 차 안에 앉아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보였다.이때 헬레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고, 그녀는 몇 번이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울 뻔했다. 하지만 시후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울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조용히 눈물을 닦고 미소를 지으며 시후에게 손을 흔들었다.시후도 그녀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 속으로 헬레나에게 어느 정도 동정심을 느꼈다. 만일 헬레나가 황실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헬레나는 이전에 겪은 고난과 고통을 경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후도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헬레나가 이 절호의 기회를 포착하여 뛰어난 여왕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이때 LCS 그룹의 승무원이 시후에게 와서 정중하게 말했다. "도련님, 이륙 준비가 되었습니다. 지금 출발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출발하세요."라고 말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승무원은 정중하게 인사한 다음 조종석으로 돌아서 두 조종사에게 시후의 결정을 알렸다.그 직후 항공기 엔진이 시동되기 시작했다. 이때 트랙터는 항공기 앞바퀴를 끌고 항공기를 격납고 밖으로 천천히 끌어냈다.헬레나의 눈은 비행기가 격납고를 떠나 활주로를 향한 뒤 그녀의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비행기를 따라갔다. 이때 헬레나의 눈에서는 마침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시후는 노르웨이의 왕좌를 그녀에게 맡기고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 시후에게 노르웨이 왕좌를 양
시후가 새벽에 노르웨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이전에 혼란에 빠졌던 LCS 그룹의 친척들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차례로 한국으로 귀국하여 차례차례 구름산으로 향하여 블랙 드래곤 앞에서 죄를 인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블랙 드래곤은 LCS 그룹 조상제사 참석자 명단을 입수했다고 대중에게 공표하고 명단에 있는 모든 사람을 돌아오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이들은 절망에 빠져 한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밤새 탈출했을 때 그들은 밤새 한국을 떠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지 LCS 그룹의 친척들일 뿐이며 블랙 드래곤과 LCS 그룹 사이의 증오에 연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시후의 눈에는 이들 구성원 각자가 하나같이 LCS 그룹의 자원에 의존하여 생존해 왔으며 일부는 심지어 LCS 그룹과 수십 년 동안 함께 하며 혜택을 받기도 했다. 이 사람들은 같은 혈족이라는 가족들에 동정심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기본적인 이해관계조차 신경 쓰지 않는 낯선 사람들 보다 더 못했다. 그러니 그들이 먼저 무정하고 의리 없는 행동을 하였으니, 뒤에서 냉혹하게 행동한다고 해도 시후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LCS 그룹의 친척들은 마치 하나 같이 극도로 상심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랙 드래곤의 명성은 널리 퍼졌고 누구도 감히 그러한 최고 용병 조직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었다. 한국은 하늘이 막 밝아오기 시작했다. LCS 그룹의 많은 친척들이 이미 구름산 기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때 블랙 드래곤의 구름산 기슭에 없었다. 왜냐하면 블랙 드래곤의 모든 병사들은 여전히 구름산과 LCS 그룹의 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들의 죄를 참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구름산 기슭에는 박상철 집사와 그의 옛 동지들, 그리고 은서준 상무의 옛 지인들이 있었다. LCS 그룹 측근들이 구름산에 도착했을 때, 박상철 집사를 보자 누군가 즉시 다가
제임스는 이어 말했다. “이번 일이 지나고 배 도련님이 무사히 돌아오면, 그에게 얘기해서 더 이상 당신이 페이셔스 그룹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도록 할 게요. 나와 함께 시애틀로 가요.”가정부는 크게 기뻐하며 물었다. “제임스... 진심이예요?!”“물론이지!” 제임스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집에서 가정부를 할 수는 없지.. 당신은 장차 아내가 되어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을 사람이라고, 남을 돌보는 건 당신의 일이 될 수 없지.”제임스의 이 ‘상류층 남자’와 같은 식의 말은 가정부를 단번에 매료시켰고, 그녀는 마치 동화 속에서 왕자를 만난 평민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데렐라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고, 어릴 적부터 드라마와 소설에서 꿈꾸던 상류층과의 로맨스가 제임스를 만난 덕분에 현실처럼 다가왔다.가정부는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 제임스... 정말로 저를... 저를 거부하지 않으세요?”“거부할 리가 있겠어!” 제임스는 그녀의 손을 잡고 어루만지며 웃었다. “지금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배 도련님이 돌아오길 기다리면 돼요. 그러면 그때 가서 말해볼게요. 그가 거절할 리 없어.”“네..” 가정부는 머리를 연신 끄덕이며, 감격에 몸을 떨었다.그때 제임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제시.. 난 지금 배 도련님이 무척 걱정 되는데..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둘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그러니 요즘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갈 기회가 있다면, 꼭 주의 깊게 들어줘요. 만약 그들이 닌자에 대해 언급하면 특별히 신경 써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최대한 기억해 둬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알아보고요, 알겠죠?”제임스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이 동생을 죽인 미스터리의 인물 외에도 일본 닌자들이었다. 만약 이번 사건이 닌자들의 짓이라면
제임스는 세상에 누군가가 배호영의 귀를 자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잔혹한 방법은 너무나도 잔인해서 재벌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떤 재벌가라도 집안의 일원이 이런 일을 당하면, 상대와 끝까지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임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만약 정말 그 닌자들이 한 일이라면, 이렇게 대담할 수는 없었을 거야...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워낙 강력하니까. 아무리 미국과 일본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페이셔스 그룹이 진지하게 공격하려 하면, 이가 닌자 전체가 달려들어도 페이셔스 그룹을 이길 수 없을 텐데..’ 그리고 나서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마 진짜 배후는 닌자들이 아니란 말인가? 만약 그들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위치도 무시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이 미스터리한 인물의 실력은 가늠조차 어려울 거야..’ 그러다 제임스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마음속으로 물었다. ‘설마 제이콥을 죽인 그 사람인가?!’ 그 순간, 제임스는 온몸이 떨리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만약 배호영을 납치한 배후가 동생 제이콥을 죽이고 이탈리아 조직을 사라지게 한 그 미스터리의 인물이라면, 다음 목표는 분명 자신일 것이다.옆에 있던 가정부는 제임스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제임스... 괜찮아요?”제임스는 정신을 차리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단지... 배 도련님이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을 뿐이예요...”“그러게요…” 가정부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회장님께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고 하네요…”제임스는 재빨리 물었다. “또 다른 소식은 없나요?”가정부는 생각하며 말했다. “다른 소식은 별로 없어요.. 도련님이 납치된 이후로 집안의 여자 분들을 돌보라는 지시가 내려졌어요. 사모님께서 도련님의 귀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기절하셨거든요. 저는 계속 부인을 돌보고 있다가 이
페이셔스 그룹은 많은 인력을 동원해 브루클린 사건 현장 근처에서 목격자를 수색했고, 사건 발생 당시의 영상을 촬영한 사람들에게 10만 달러의 현금으로 영상을 사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게다가 영상을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개인 정보를 기록하지 않고 현금으로 거래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사람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려 했다. 이 전략은 효과가 좋았다. 소문이 브루클린에 퍼지자 사건을 촬영한 사람들이 줄지어 페이셔스 그룹에 영상을 팔러 왔다. 불과 20분 만에 페이셔스 그룹은 여덟 개의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사건 영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일부는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장면부터 촬영했으며, 또 다른 일부는 그가 두 개의 귀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촬영했다. 페이셔스 그룹이 원하는 것은 후자의 영상이었다.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언론과 대중 앞에서 동정을 유도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페이셔스 그룹이 상상도 못한 것은, 영상을 판매한 8명의 행인 중 네 명이 블랙 드래곤의 일원이었다는 것이다. 이중열은 페이셔스 그룹이 반드시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동정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계산에 맞춰 진행된 셈이었다.블랙 드래곤의 일원들이 거리의 행인으로 변장해 사건을 촬영한 이유는 바로 페이셔스 그룹에 그들이 원하는 ‘방패’와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처음 배한빈이 거리의 여인과 키스하는 영상을 공개한 사람도 블랙 드래곤이었다. 배해산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자들과 자신들에게 방어 수단을 제공하는 자들이 모두 시후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현재 거대한 힘을 가진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시후에 의해 미로 속에서 놀아나는 쥐와 같을 뿐이었다. 겉보기엔 그들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모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한편, 페이셔스 그룹이 영상을 찾고 있는 동안 페이셔스 그룹의 집에 숨어 있는 제임
배해산의 견해로는 오해를 받는 일은 딱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저 중요한 것은 오해를 빨리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로맨스 영화들을 보면, 남녀 주인공이 처음엔 서로 오해를 하다가 그 오해가 풀리면서 더욱 관계가 깊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인간이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그래서 배해산은 이번 사건을 위기 관리의 좋은 기회로 보았다. 이번 기회를 잘 잡게 된다면, 그래서 배한빈에게 위대한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세워준다면, 배한빈은 분위기의 반전을 이끌어 낸 뒤 승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이셔스 그룹 또한 더 나은 대중적 지지 기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이때 배해산의 동생 배한산이 말했다. “형님, 기자들을 집으로 직접 부르는 건 너무 의도적이지 않습니까. 비록 인질범들이 화를 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우리가 일부러 동정을 사고자 하는 것으로 여길 겁니다.”배해산은 반문했다. “그럼 네 생각은 뭐냐?”배한산은 급히 제안을 내놓았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영상처럼, 우선 제 3자를 통해 호영이가 납치되었고, 한빈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는 사실을 먼저 알리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 다음 뒤에서 여론을 부추기면 언론들은 분명 우리를 찾아올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받아 이번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면 되죠.”배해산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이렇게 하면 훨씬 자연스러워지겠구나.”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급히 말했다. “아버지!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여러 명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었어요. 그 사람들은 호영이의 귀를 그 상자에서 꺼내는 장면을 분명히 찍었을 겁니다. 그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가기만 하면, 이 일은 확실히 해결될 것 같습니다!”배해산은 즉시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영상 촬영자를 찾기 위해 10만 달러의 포상금을 걸도록 해라. 그런 다음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알겠습니다!” 배한빈이 대답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사람은 말했다. 심지어 더 악의적인 댓글도 있었다. 온라인에는 각국 언어로 다양한 조롱과 비난이 넘쳐났고, 전 세계 네티즌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페이셔스 그룹에 대한 여론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보며 배한빈은 애가 타서 아버지 배해산에게 말했다. “아버지,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 일이 계속 이렇게 악화되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페이셔스 그룹 전체의 체면이 다 깎이겠습니다..”지금 배한빈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명성이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었다. 앞으로 사람들이 그를 볼 때마다, 또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매춘부와의 사건을 떠올린다면, 그의 앞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마치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이 되어 버릴 것이고, 그의 아버지 역시 그를 가문의 후계자로 세우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도와 이 상황을 반전시켜 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배해산도 걱정스러웠다. 그는 아들의 명성뿐만 아니라 집안의 미래에도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자신이 막 회장직에 올랐고, 외부에서는 그가 권력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떠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시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정신과 심리 양쪽으로 압박을 하여 적이 저항하지 못하고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시후는 이미 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의 약점을 정확히 노릴 수 있었다. 대다수 부유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익과 체면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이번 일을 크게 키우고 페이셔스 그룹에 큰 타격을 주고 싶다면, 그들의 치부를 폭로하는 방법이 최고의 해결책이었다. 배한빈이 집에 돌아와 분노에 가득 찬 가족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는 이미 인터넷에서 자신이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거의 기절을 할 뻔했다. 그는 그 길거리 매춘부가 꼴도 보기 싫어 한참 동안 불쾌했고, 차 안에서도 몇 번이고 토할 뻔했었다. 게다가 손에는 아들의 두 귀가 들려 있었으니,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간신히 버티고 집에 돌아와 즉시 에이즈 예방 약을 복용하려 했지만, 정작 자신과 매춘부의 키스 영상이 먼저 퍼져 나가 있다니... 격노한 배한빈은 거의 발광할 듯이 가족들 앞에서 소리쳤다. “반드시 그 영상을 올린 놈을 찾아내 죽여 버리겠어! 이대로는 절대 참을 수 없어!” 배해산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 영상은 네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찍혔으니, 명백히 너를 노리고 있었던 거다. 아마 그들 중 한 사람이겠지.” 배한빈은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아버지, 그들이 돈이 필요하다면 그냥 요구하면 될 텐데,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요?!” 그러면서 그는 아들의 두 귀를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잔인하게 호영이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그들과 목숨 걸고 맞서 싸울까 두렵지 않은 걸까요?!” 배해산은 얼굴을 찌푸린 채 말했다. “그들이 호영이의 귀를 자른 건, 우리에게 겁을 주고, 우리가 뭘 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일 거다.. 우리의 의지를 무너뜨리려는 거지.
그는 당장이라도 닌자들을 잡아 갈갈이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닌자들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배해산은 주위에 많은 정보통이 있었기 때문에, 배한빈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일을 전해 들었다. 그는 배호영을 특별히 아꼈는데, 손자의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분노가 극에 달해 서재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수고 있었다.이 소리를 듣고 놀란 아내는 급히 남편에게 와 상황을 진정시키며 겨우 배해산을 막아 세웠다. 소식을 들은 후 아내는 방 안에 더 부술 물건이 남아나지 않은 것을 보고 배해산을 연신 때리며 울부짖었다. "어떻게든 우리 손자를 무사히 구해 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어버릴 거야!" 배해산은 이미 심란한 상태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더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아 불만스럽게 말했다. "알았어! 호영이는 당신 손자이기도 하지만 나의 손자이기도 해.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아이를 구해 올 거야!" 아내는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들이 무자비하게 호영이를... 호영이를..."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해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들은 돈을 원할 거야. 그들이 돈을 원한다면 호영이를 해치지 않을 거야." 아내는 다급히 덧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놈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해요!" 노부부의 서재에서 난 소란은 곧바로 배호영의 어머니와 다른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배해산은 이들에게도 사건의 상황을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배호영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고, 다른 가족들 역시 몹시 불안해했다. 평소 안락한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은 가족이 납치당하고 심지어 귀가 잘렸다는 소식에 한편으로는 화가 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한동안 페이셔스 그룹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배한빈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또 다른 화제가 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매
그 여자는 총을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겁에 질려, 허름한 크로스백에서 떨리는 손으로 구겨진 피임약 상자를 꺼냈다.배한빈은 상자 위에 그려진 피임약 상자의 사진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그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차갑게 말했다. "그 개자식이 너한테 주라고 한 게 이거야?""네 맞아요.." 여자는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마디를 전해달라고 했어요.."배한빈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빨리 말해! 더 망설이면 당장 죽여버릴 거야!"여자는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가 말하길.. 미안하지만 배한빈 씨, 시간이 촉박해서 적당한 용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상자는 초라하지만 안에 있는 물건은 정말 소중하다고 했어요.."배한빈은 상자를 가져가려다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였다. 그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놔!"여자는 순순히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배한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른손으로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야 할 때가 되자, 그는 왼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기가 꺼려졌다. 에이즈가 이런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검은 장갑을 건네 주었다. 배한빈은 안심하며 장갑을 끼고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어두운 환경 탓에 상자 속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벼운 물체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오른손으로 상자를 뒤집고 왼손으로 받쳤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물건을 쏟아냈다. 갑자기 두 개의 물체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자, 배한빈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물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것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두 개의 귀였다.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보디가드들도 충격을 받았고, 상자 안에 사람의 귀가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한빈은 몸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확인한 뒤,
보디가드는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제가 먼저 가서 그 여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볼까요?""그럴 필요 없어..." 배한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배해산이 이미 그렇게 하라고 명령한 상황에서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 여자를 확인하게 한다면, 혹시라도 이 소식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웠다. 결국 배한빈은 마음을 굳히고 차 문을 열어 내려가 도로변에 서 있던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케딜락에서 중년 남자가 내려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자 여성들은 하나같이 환심을 사기 위해 아양을 떨며 윙크를 보냈다. 배한빈은 이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워 온몸이 가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금발의 여자를 찾아가 손에 든 천 달러를 그녀의 옷깃 안으로 밀어 넣었다.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다른 여인들은 하루 종일 서 있어도 백 달러도 벌기 힘든데, 이 남자는 와서 바로 천 달러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발 여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나, 당신이 바로 배한빈 씨인가요?"배한빈은 여자의 입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토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누르고 물었다. "돈은 줬으니 이제 물건을 줘. 누가 나에게 뭔가를 주라고 하지 않았나?"여자는 기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날 속이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 그러자 그녀는 배한빈에게 다가와 갑자기 그를 세게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보디가드들은 여자가 배한빈에게 뭔가 위협을 가하는 줄 알고 총을 들고 차에서 뛰쳐나왔다.배한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밀쳐내고 입을 닦으면서 분노에 차서 외쳤다. "퉤퉤퉤! 이 미친 여자야?! 왜 키스를 하는 거야!" 그리고 배한빈은 여자의 팔에 바늘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더 크게 경악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배한빈은 끊임없이 침을 뱉으면서 자신을 털어내며 소리쳤다. "너 에이즈 환자 아니야? 혹시라도 에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