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윤우선은 박 사장의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녀의 돈은 7,200만 원에서 순식간에 1억 5천만 원으로 뻥튀기 되었다!그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로? 정말 1억 5천만 원을 주겠다고요?"사장 박동호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고 말고요! 자, 받으세요!""세~상에~! 어머~ 어떡해~!!" 윤우선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윤우선이 약속한 돈에 플러스알파로 돈을 더 돌려받은 걸 본 사람들은 초조해져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들은 윤우선이 돈을 돌려받았으니, 당연히 자신들의 돈도 똑같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말했다. "사장님, 우리 돈은요?"박동호 사장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이화룡을 획 돌아봤다.이화룡은 자신이 챙긴 돈을 모두 내주게 되어 침통했지만, LCS 그룹과 안세진에게 맞서는 건 무모했다. "그냥 환불해줘! 전부! 다 선생님을 위해서 돌려주는 거니까!"사람들은 환호했다.그때 시후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날 위해서라니 무슨 말이지? 난 이 사람들하고 아무 상관없어. 지금 나한테 은혜를 베풀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이화룡은 펄쩍 뛰었다. "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 죄송하지만, 지금 이해가 안 돼서...""내 말은 이 사람들의 돈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거야. 당신이 이 사람들의 돈을 돌려주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지만, '나를 위해서' 돈을 돌려준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나를 적으로 돌리게 될 거야."이 노인네들이 방금 전까지 만해도 윤우선의 편을 들고 자신을 조롱했는데, 이제 와서 그가 그들이 돈을 돌려받는 걸 도와줘야 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반대로 그가 단순히 그들의 돈을 돌려받는 걸 안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이화룡이 이 노인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그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이라 못을 박았다! 물론 이화룡은 그의 말의 속뜻을 이해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그는 박 사장을 향해 외쳤다. "선생님의 장모님 돈만 돌려드리
시후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넌 아무런 문제도, 상관도 없는 날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무시해 놓고, 이제 와서 도와달라고? 꿈 깨.""시후 씨,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제발, 제발 좀 도와줘요!!"시후의 일그러진 얼굴을 본 이화룡이 서둘러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이 바보 새끼들이 뭐 하고 있어! 당장 손봐주지 않고!"보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하들은 임하성의 둘러싸고 마구 패기 시작했다.임하성이 고통에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들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이화룡은 시후를 향해 고개를 돌려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저희 애들 솜씨가 맘에 드시나요?"시후는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좋네요. 자,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밖으로 나가려는 시후에게 이화룡이 정중하게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제 연락처입니다. 문제가 생기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전화 한 통만 주시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명함을 지갑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장모 윤우선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장모님, 시간이 늦었네요! 어서 집에 돌아갑시다." 오늘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얼떨떨했지만, 가방 속 1억 5천만 원을 생각하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위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꿀이 떨어졌다. 우리 사위는 정말 대단해! 최고야! 시후는 돈이 든 007가방을 들고 장모와 함께 떠나려는데 사람들이 시후 앞에 몰려들었다. "우선이네 사위같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 처음 봤어!""맞아, 맞아! 똑똑한 데다 잘생긴 것 좀 봐. 우리 사위는 우선이네 사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그래서 말인데… 혹시 엑셀증권 사장님이랑 다시 좀 얘기해서, 우리 돈을 돌려줄 수 있는지 물어봐 줄 수 없을까? 그 돈, 힘들게 번 우리 전 재산이거든..."시후는 짜증이 솟구쳐 올라 얼굴을 찡그렸다. "제가 왜 도와드려야 하죠? 사람을 개무시할 땐 언제고. 여러분 아들, 사위한테 가서 도와
장모의 문제를 해결한 후, 시후는 윤우선과 헤어졌다. 시후가 집으로 간 사이,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받은 아이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가방을 껴안은 장모 윤우선은 돈을 입금하러 은행으로 향했다.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유나의 구두가 있는 걸 보고 곧장 방으로 갔다. 방에 들어가자 놀라움과 기쁨에 흥분한 아내가 전화를 끊는 것이 보였다."유나 씨, 누구 전화였어요?"유나는 방방 뛰며 소리 질렀다. "베프 여빈이! 권여빈 기억해요?""아~ 기억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중고등학교 다니고 제일 친했죠. 제 기억이 맞다면... 네오플램 그룹 외동딸이었죠, 아마?""맞아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한국에는 여행 차 돌아오는 건가요?""아뇨! 한국에 취직해서 돌아오는 거래요!""여빈 씨가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들었는데, 외국에서 취직하지 않고..."유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는데,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어요.""부모님 회사에 안 들어가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머릿속에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네오플램 그룹은 LCS 그룹만큼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대기업 중 하나다. 네오플램이 아니라 굳이 엠그란드 그룹에 일하러 한국에 돌아올 이유가 없어 보였다.'흠...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그녀의 갑작스런 귀국 소식에 의심을 지울 수 없었던 시후는, 권여빈이 엠그란드 그룹에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이태리 부회장을 시켜 그녀의 배경과 입사 동기를 조사하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때 유나가 목을 매만지며 우물쭈물 말했다. "저… 시후 씨, 내일 엠그란드 그룹이랑 미팅이 있어서 여빈이 마중을 못 갈 것 같은데… 혹시 시후 씨가 저 대신 여빈이 마중 가서, 점심 좀 사 줄 수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제가 내일 공항에 나가 볼게요.""돈은 신경 쓰지 말고 좋은 곳에 데려가 주세요! 이 카드로..."그녀가 지갑을 꺼내
시후는 이태리 부회장에게 권여빈의 동향에 주시하고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이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시후는 여빈을 마중하러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한 시후는 택시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가려는데 벤츠 S클래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그의 앞에서 멈춰 섰다.멈춰선 차를 쳐다보자 차의 조수석 쪽 창문이 내려갔다. “네가 왜 여기 있는데?"라며 유나의 사촌오빠인 김혜준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전 유나 씨의 친구를 데리러 왔는데, 혜준 씨야말로 왜 여기 있는 거죠?"시후도 차 안에 있는 낯익은 얼굴들을 보니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김혜준 말고도 임현우와 김혜빈도 있었다."설마 여빈 씨를 말하는 거야? 여빈 씨를 만나기로 한 건 우리라고, 넌 꺼져.""댁이나 꺼지세요." 시후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시후는 그들을 무시하고 바로 공항 도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혜준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소리 지르려는 걸 여동생 혜빈이 말렸다. "여빈이가 곧 나올 거니까 오빠가 참아. 할머니께서 여빈이한테 좋은 인상 남기라고 신신당부했잖아. 둘이 잘 돼서 결혼하면 집안에서 오빠의 주가가 단번에 오를 거라고! 저런 루저는 그냥 내버려둬."혜빈이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여기에 온 이유를 완전히 잊을 뻔했다.사실 권여빈을 마중 나온 건 둘째고, 그가 오늘 공항까지 나온 이유는 그녀에게 이성으로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었다.권여빈의 부친이 경영 중인 네오플램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중 하나이다. 만약 혜준이 그녀와 결혼한다면 WS 그룹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그래서 일단 그는 시후에게 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서둘러 주차한 뒤 입국장으로 달려갔다.그 때 입국장 문이 열렸다. 입국장을 나서는 사람들 사이로 모델처럼 키가 크고 늘씬한 젊은 여성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찰랑거리는 긴 검정 생머리에 스키니 진을 입어 늘씬한 각선미와 얇은 허
혜준도 헤븐 스프링스에 VIP룸으로 예약해 뒀다는 말에 시후는 조금 놀랐다.이런 우연이 다 있나. 이화룡이 분명 헤븐 스프링스를 자기가 소유하고 있다고 했지? 당연히 제일 좋은 자리로 준비해 두었다고 했었지?한편 임현우가 놀라며 말했다. "이야~ 김혜준, 요즘 거기 인기가 많아서 몇 달치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예약한 거야?""솔직히 VVIP룸 예약하는 건 힘들지만 VIP룸 정도는 간단하지." 혜준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사실 신옥희 회장도 VIP룸으로 예약하기 위해서 지인들에게 부탁해야 했다. 여빈은 미국에 있을 때도 헤븐 스프링스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에 당황하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그렇게 비싼 데 갈 필요 없어!" 혜준은 수줍어하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빈이, 네가 온다는데 어떻게 아무 데나 갈 수 있겠어?"그러고 나서 그는 시후를 향해 돌아서서 물었다. "은시후, 그래서 네가 예약한 레스토랑이 어디야?"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참 우연이네요. 저도 헤븐 스프링스에 예약해 뒀는데.""하하핫!" 혜준이 소리 내서 크게 웃었다. "은시후, 그렇게 생각 없이 떠벌리면 나중에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 헤븐 스프링스 홀 테이블에도 예약을 못 할 것 같구먼 헛소리 작작해!"시후는 싱긋 웃었다. "내가 어디 레스토랑을 예약하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지? 혜준 씨는 저녁 식사에 초대하지 않았으니까 신경 꺼요."혜준은 "칫! 너 같은 건 평생 헤븐 스프링스 구경도 못 해볼 거니까!"라고 말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여빈은 시후가 무시당하는 걸 차마 더는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여빈은 시후가 유나네 가족들한테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시후의 가정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이런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 건 비현실적이었다.그녀는 시후가 자존심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해, 나중에 시후가 망신을 당하지 않길 바랐기에 두 사
여빈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시후 씨도 여기에 예약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우리 자리는 어디죠?""사실 어떤 자리로 예약되었는지 몰라요. 조금 전에 레스토랑 오너한테 문자로 우리 자리가 어디인지 알려 달라고 물어봤어요. 답장이 왔는지 지금 확인해볼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줘요."혜준이 벌레라도 본듯한 표정으로 "거짓말 좀 작작해. 여기 사장이 누군지 알아? 서울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유성파 보스라고! 그런데 그 사람 가게 앞에서 그런 헛소리를 해? 그 사람이 방금 말을 들었으면 넌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죽을 걸?"시후는 혜준이 떠드는 말은 무시하고 메시지를 확인해보았다. "VVIP룸으로 예약되어 있다네요."그의 말을 듣고 혜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VVIP룸? 진짜 웃기네! 헤븐 스프링스에서 VVIP룸 쓸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 그런 사람이 한국에서 10명도 안 돼요! 그런데 너 같은 게 가당하기나 해?"여빈은 묵묵히 침묵을 지켰지만, 속으로는 시후가 변변한 직장도 없으면서 자신이 뭔가 대단한 사람인 걸로 착각하는 그런 한심한 인간이 되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시후가 능력도 돈도 없어서 답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가 이렇게 허영에 찬 인간일 줄은 몰랐다. 완전히 실망했어.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시후는 그들의 비난에도 그저 미소 지었다. 그의 눈에는 그들이 속물스러운 바보들이었고, 그들의 수준에 맞춰 자신을 낮출 필요가 없었다.임현우도 혜준의 뒤를 이어 "우리 부모님도 VVIP룸 예약을 못하는 데 무슨 개소리야?""이런 인간은 우리랑 같이 VIP실에서 같이 먹을 자격 없어! 저녁은 혼자 많이 드세요." 뒤이어 혜빈이 말했다. 시후는 임현우를 보곤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겨우 참았다. '등신 새끼, 너네 사촌을 두드려 팬 사람이 누군 줄 알고 여기까지 잘도 기어왔네?'그런 생각이 들면서 슬쩍 물어봤다. "현우 씨, 어제 사촌 분한테 무슨 안
여빈도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의 등장에 적잖게 놀랐다.그녀는 혜준이 조직과도 연줄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옆에 있는 시후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믿음직스러웠다. 그녀는 혜준과 친분을 쌓아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일행들을 VVIP 룸으로 안내했다. 그는 계산서를 꺼내 시후에게 건네며 사인을 부탁했다. "선생님, 여기에 사인 부탁드립니다."VVIP는 시후를 위해 특별히 예약되어 있었기에 확인을 위해 그의 서명이 필요했다.시후가 흔쾌히 펜과 계산서를 집어 들었지만, 그가 사인을 하기 전에 혜준이 소리쳤다. "펜 내놔!"그는 시후의 손에 들린 펜과 종이를 빼앗아 들어 재빨리 자신의 이름을 적고는 시후에게 큰소리쳤다. "방을 예약한 게 누군데 네가 사인하고 앉아있어?!"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혜준의 무례한 행동에 당황했다. 그는 혹시 도움이 필요한 건지 시후를 바라보며 눈짓을 보냈다.시후는 그의 의중을 읽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사인하고 싶어 하는데 그가 사인하게 놔두세요."시후는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인 여빈이 있는 자리에서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사인을 마친 종이를 건네고 나서 모두 방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혜준은 여빈에게 테이블 상석에 앉도록 하고, 시후는 혼자 떨어져 앉게 해 여빈이랑만 이따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곧, 웨이터들이 와인과 코스 요리를 하나씩 선보였다.모든 요리들은 최고급 재료들을 엄선해서 사용해서, 캐나다산 랍스터와 캐비어가 애피타이저로 나왔다.심지어 와인은 한 병에 몇 천만 원은 나가는 빈티지 와인이었다.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여빈도 사치스럽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요리들을 보고 놀랐다.임현우가 한숨을 내쉬며 "혜준아, 이거 다 얼마야?""500!" 혜준은 거만하게 대답했다."확실해? 이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와인만 해도 500이 훌쩍 넘는다고..."혜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소
오늘 VVIP 룸에는 다른 예약이 없었기에 한 팀만을 위한 코스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미 VVIP를 위한 음식이 나가 버려서 그는 바짝 긴장했다. 진짜 VVIP 손님이 오면 어떻게 하지?!혜준은 당황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내가 여기 룸으로 예약했는데 우르르 몰려와서 무슨 행패야?"박복만은 혜준을 가리키며 물었다. "네가 김혜준이야?"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그래, 내가 김혜준이다!"박복만은 차가운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저 새끼 끌고 나와."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즉시 혜준을 자리에서 끌어내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뭐 하는 짓이야! 이거 놔!""시발 닥치고 따라와!"한 남자가 혜준의 무릎을 걷어차자 그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박복만 앞에 무릎 꿇는 모양새가 되었다.박복만은 차가운 눈빛으로 혜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탁!'그는 사인이 된 계산서를 혜준에게 집어 던졌다."누가 저 룸을 써도 된다고 했지?"혜준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우리는 미리 VIP룸으로 예약하고 왔다고!" "당신들 뭐 하는 거야? 혜준이가 미리 예약했는데 VIP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게 어디 있어?"라며 임현우도 옹호하고 나섰다."저기요, VIP 룸이라고? VIP 룸? 너 같은 병신새끼가 쓰라고 있는 VVIP 룸이 아니라고!" 박복만은 혜준의 뺨을 때리며 윽박질렀다.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방 전체로 울려 퍼졌고, 모두가 우두커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뭐라고...? VVIP 룸?어쩐지 방이 너무 넓고 요리와 와인이 고급스러웠다! 알고 보니 모두가 들어간 룸은 VIP룸이 아니었던 것이다! 임현우의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오빠, 오빠가 유성파 보스랑 아는 사이라고 했잖아! 빨리 그 사람한테 연락 좀 해봐!"혜준은 숨을 가쁘게 내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