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윤우선은 박 사장의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녀의 돈은 7,200만 원에서 순식간에 1억 5천만 원으로 뻥튀기 되었다!그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로? 정말 1억 5천만 원을 주겠다고요?"사장 박동호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고 말고요! 자, 받으세요!""세~상에~! 어머~ 어떡해~!!" 윤우선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윤우선이 약속한 돈에 플러스알파로 돈을 더 돌려받은 걸 본 사람들은 초조해져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들은 윤우선이 돈을 돌려받았으니, 당연히 자신들의 돈도 똑같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말했다. "사장님, 우리 돈은요?"박동호 사장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이화룡을 획 돌아봤다.이화룡은 자신이 챙긴 돈을 모두 내주게 되어 침통했지만, LCS 그룹과 안세진에게 맞서는 건 무모했다. "그냥 환불해줘! 전부! 다 선생님을 위해서 돌려주는 거니까!"사람들은 환호했다.그때 시후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날 위해서라니 무슨 말이지? 난 이 사람들하고 아무 상관없어. 지금 나한테 은혜를 베풀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이화룡은 펄쩍 뛰었다. "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 죄송하지만, 지금 이해가 안 돼서...""내 말은 이 사람들의 돈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거야. 당신이 이 사람들의 돈을 돌려주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지만, '나를 위해서' 돈을 돌려준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나를 적으로 돌리게 될 거야."이 노인네들이 방금 전까지 만해도 윤우선의 편을 들고 자신을 조롱했는데, 이제 와서 그가 그들이 돈을 돌려받는 걸 도와줘야 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반대로 그가 단순히 그들의 돈을 돌려받는 걸 안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이화룡이 이 노인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그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는 것이라 못을 박았다! 물론 이화룡은 그의 말의 속뜻을 이해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그는 박 사장을 향해 외쳤다. "선생님의 장모님 돈만 돌려드리
시후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넌 아무런 문제도, 상관도 없는 날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무시해 놓고, 이제 와서 도와달라고? 꿈 깨.""시후 씨,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제발, 제발 좀 도와줘요!!"시후의 일그러진 얼굴을 본 이화룡이 서둘러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이 바보 새끼들이 뭐 하고 있어! 당장 손봐주지 않고!"보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하들은 임하성의 둘러싸고 마구 패기 시작했다.임하성이 고통에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들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이화룡은 시후를 향해 고개를 돌려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저희 애들 솜씨가 맘에 드시나요?"시후는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좋네요. 자,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밖으로 나가려는 시후에게 이화룡이 정중하게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제 연락처입니다. 문제가 생기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전화 한 통만 주시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명함을 지갑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장모 윤우선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장모님, 시간이 늦었네요! 어서 집에 돌아갑시다." 오늘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얼떨떨했지만, 가방 속 1억 5천만 원을 생각하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위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꿀이 떨어졌다. 우리 사위는 정말 대단해! 최고야! 시후는 돈이 든 007가방을 들고 장모와 함께 떠나려는데 사람들이 시후 앞에 몰려들었다. "우선이네 사위같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 처음 봤어!""맞아, 맞아! 똑똑한 데다 잘생긴 것 좀 봐. 우리 사위는 우선이네 사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그래서 말인데… 혹시 엑셀증권 사장님이랑 다시 좀 얘기해서, 우리 돈을 돌려줄 수 있는지 물어봐 줄 수 없을까? 그 돈, 힘들게 번 우리 전 재산이거든..."시후는 짜증이 솟구쳐 올라 얼굴을 찡그렸다. "제가 왜 도와드려야 하죠? 사람을 개무시할 땐 언제고. 여러분 아들, 사위한테 가서 도와
장모의 문제를 해결한 후, 시후는 윤우선과 헤어졌다. 시후가 집으로 간 사이,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받은 아이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가방을 껴안은 장모 윤우선은 돈을 입금하러 은행으로 향했다.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유나의 구두가 있는 걸 보고 곧장 방으로 갔다. 방에 들어가자 놀라움과 기쁨에 흥분한 아내가 전화를 끊는 것이 보였다."유나 씨, 누구 전화였어요?"유나는 방방 뛰며 소리 질렀다. "베프 여빈이! 권여빈 기억해요?""아~ 기억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중고등학교 다니고 제일 친했죠. 제 기억이 맞다면... 네오플램 그룹 외동딸이었죠, 아마?""맞아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한국에는 여행 차 돌아오는 건가요?""아뇨! 한국에 취직해서 돌아오는 거래요!""여빈 씨가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들었는데, 외국에서 취직하지 않고..."유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는데,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어요.""부모님 회사에 안 들어가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머릿속에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네오플램 그룹은 LCS 그룹만큼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대기업 중 하나다. 네오플램이 아니라 굳이 엠그란드 그룹에 일하러 한국에 돌아올 이유가 없어 보였다.'흠...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그녀의 갑작스런 귀국 소식에 의심을 지울 수 없었던 시후는, 권여빈이 엠그란드 그룹에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이태리 부회장을 시켜 그녀의 배경과 입사 동기를 조사하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때 유나가 목을 매만지며 우물쭈물 말했다. "저… 시후 씨, 내일 엠그란드 그룹이랑 미팅이 있어서 여빈이 마중을 못 갈 것 같은데… 혹시 시후 씨가 저 대신 여빈이 마중 가서, 점심 좀 사 줄 수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제가 내일 공항에 나가 볼게요.""돈은 신경 쓰지 말고 좋은 곳에 데려가 주세요! 이 카드로..."그녀가 지갑을 꺼내
시후는 이태리 부회장에게 권여빈의 동향에 주시하고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이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시후는 여빈을 마중하러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한 시후는 택시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가려는데 벤츠 S클래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그의 앞에서 멈춰 섰다.멈춰선 차를 쳐다보자 차의 조수석 쪽 창문이 내려갔다. “네가 왜 여기 있는데?"라며 유나의 사촌오빠인 김혜준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전 유나 씨의 친구를 데리러 왔는데, 혜준 씨야말로 왜 여기 있는 거죠?"시후도 차 안에 있는 낯익은 얼굴들을 보니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김혜준 말고도 임현우와 김혜빈도 있었다."설마 여빈 씨를 말하는 거야? 여빈 씨를 만나기로 한 건 우리라고, 넌 꺼져.""댁이나 꺼지세요." 시후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시후는 그들을 무시하고 바로 공항 도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혜준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소리 지르려는 걸 여동생 혜빈이 말렸다. "여빈이가 곧 나올 거니까 오빠가 참아. 할머니께서 여빈이한테 좋은 인상 남기라고 신신당부했잖아. 둘이 잘 돼서 결혼하면 집안에서 오빠의 주가가 단번에 오를 거라고! 저런 루저는 그냥 내버려둬."혜빈이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여기에 온 이유를 완전히 잊을 뻔했다.사실 권여빈을 마중 나온 건 둘째고, 그가 오늘 공항까지 나온 이유는 그녀에게 이성으로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었다.권여빈의 부친이 경영 중인 네오플램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중 하나이다. 만약 혜준이 그녀와 결혼한다면 WS 그룹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그래서 일단 그는 시후에게 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서둘러 주차한 뒤 입국장으로 달려갔다.그 때 입국장 문이 열렸다. 입국장을 나서는 사람들 사이로 모델처럼 키가 크고 늘씬한 젊은 여성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찰랑거리는 긴 검정 생머리에 스키니 진을 입어 늘씬한 각선미와 얇은 허
혜준도 헤븐 스프링스에 VIP룸으로 예약해 뒀다는 말에 시후는 조금 놀랐다.이런 우연이 다 있나. 이화룡이 분명 헤븐 스프링스를 자기가 소유하고 있다고 했지? 당연히 제일 좋은 자리로 준비해 두었다고 했었지?한편 임현우가 놀라며 말했다. "이야~ 김혜준, 요즘 거기 인기가 많아서 몇 달치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예약한 거야?""솔직히 VVIP룸 예약하는 건 힘들지만 VIP룸 정도는 간단하지." 혜준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사실 신옥희 회장도 VIP룸으로 예약하기 위해서 지인들에게 부탁해야 했다. 여빈은 미국에 있을 때도 헤븐 스프링스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에 당황하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그렇게 비싼 데 갈 필요 없어!" 혜준은 수줍어하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빈이, 네가 온다는데 어떻게 아무 데나 갈 수 있겠어?"그러고 나서 그는 시후를 향해 돌아서서 물었다. "은시후, 그래서 네가 예약한 레스토랑이 어디야?"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참 우연이네요. 저도 헤븐 스프링스에 예약해 뒀는데.""하하핫!" 혜준이 소리 내서 크게 웃었다. "은시후, 그렇게 생각 없이 떠벌리면 나중에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 헤븐 스프링스 홀 테이블에도 예약을 못 할 것 같구먼 헛소리 작작해!"시후는 싱긋 웃었다. "내가 어디 레스토랑을 예약하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지? 혜준 씨는 저녁 식사에 초대하지 않았으니까 신경 꺼요."혜준은 "칫! 너 같은 건 평생 헤븐 스프링스 구경도 못 해볼 거니까!"라고 말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여빈은 시후가 무시당하는 걸 차마 더는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여빈은 시후가 유나네 가족들한테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시후의 가정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이런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 건 비현실적이었다.그녀는 시후가 자존심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해, 나중에 시후가 망신을 당하지 않길 바랐기에 두 사
여빈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시후 씨도 여기에 예약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우리 자리는 어디죠?""사실 어떤 자리로 예약되었는지 몰라요. 조금 전에 레스토랑 오너한테 문자로 우리 자리가 어디인지 알려 달라고 물어봤어요. 답장이 왔는지 지금 확인해볼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줘요."혜준이 벌레라도 본듯한 표정으로 "거짓말 좀 작작해. 여기 사장이 누군지 알아? 서울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유성파 보스라고! 그런데 그 사람 가게 앞에서 그런 헛소리를 해? 그 사람이 방금 말을 들었으면 넌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죽을 걸?"시후는 혜준이 떠드는 말은 무시하고 메시지를 확인해보았다. "VVIP룸으로 예약되어 있다네요."그의 말을 듣고 혜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VVIP룸? 진짜 웃기네! 헤븐 스프링스에서 VVIP룸 쓸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 그런 사람이 한국에서 10명도 안 돼요! 그런데 너 같은 게 가당하기나 해?"여빈은 묵묵히 침묵을 지켰지만, 속으로는 시후가 변변한 직장도 없으면서 자신이 뭔가 대단한 사람인 걸로 착각하는 그런 한심한 인간이 되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시후가 능력도 돈도 없어서 답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가 이렇게 허영에 찬 인간일 줄은 몰랐다. 완전히 실망했어.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시후는 그들의 비난에도 그저 미소 지었다. 그의 눈에는 그들이 속물스러운 바보들이었고, 그들의 수준에 맞춰 자신을 낮출 필요가 없었다.임현우도 혜준의 뒤를 이어 "우리 부모님도 VVIP룸 예약을 못하는 데 무슨 개소리야?""이런 인간은 우리랑 같이 VIP실에서 같이 먹을 자격 없어! 저녁은 혼자 많이 드세요." 뒤이어 혜빈이 말했다. 시후는 임현우를 보곤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겨우 참았다. '등신 새끼, 너네 사촌을 두드려 팬 사람이 누군 줄 알고 여기까지 잘도 기어왔네?'그런 생각이 들면서 슬쩍 물어봤다. "현우 씨, 어제 사촌 분한테 무슨 안
여빈도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의 등장에 적잖게 놀랐다.그녀는 혜준이 조직과도 연줄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옆에 있는 시후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믿음직스러웠다. 그녀는 혜준과 친분을 쌓아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일행들을 VVIP 룸으로 안내했다. 그는 계산서를 꺼내 시후에게 건네며 사인을 부탁했다. "선생님, 여기에 사인 부탁드립니다."VVIP는 시후를 위해 특별히 예약되어 있었기에 확인을 위해 그의 서명이 필요했다.시후가 흔쾌히 펜과 계산서를 집어 들었지만, 그가 사인을 하기 전에 혜준이 소리쳤다. "펜 내놔!"그는 시후의 손에 들린 펜과 종이를 빼앗아 들어 재빨리 자신의 이름을 적고는 시후에게 큰소리쳤다. "방을 예약한 게 누군데 네가 사인하고 앉아있어?!"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혜준의 무례한 행동에 당황했다. 그는 혹시 도움이 필요한 건지 시후를 바라보며 눈짓을 보냈다.시후는 그의 의중을 읽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사인하고 싶어 하는데 그가 사인하게 놔두세요."시후는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인 여빈이 있는 자리에서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사인을 마친 종이를 건네고 나서 모두 방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혜준은 여빈에게 테이블 상석에 앉도록 하고, 시후는 혼자 떨어져 앉게 해 여빈이랑만 이따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곧, 웨이터들이 와인과 코스 요리를 하나씩 선보였다.모든 요리들은 최고급 재료들을 엄선해서 사용해서, 캐나다산 랍스터와 캐비어가 애피타이저로 나왔다.심지어 와인은 한 병에 몇 천만 원은 나가는 빈티지 와인이었다.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여빈도 사치스럽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요리들을 보고 놀랐다.임현우가 한숨을 내쉬며 "혜준아, 이거 다 얼마야?""500!" 혜준은 거만하게 대답했다."확실해? 이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와인만 해도 500이 훌쩍 넘는다고..."혜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소
오늘 VVIP 룸에는 다른 예약이 없었기에 한 팀만을 위한 코스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미 VVIP를 위한 음식이 나가 버려서 그는 바짝 긴장했다. 진짜 VVIP 손님이 오면 어떻게 하지?!혜준은 당황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내가 여기 룸으로 예약했는데 우르르 몰려와서 무슨 행패야?"박복만은 혜준을 가리키며 물었다. "네가 김혜준이야?"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그래, 내가 김혜준이다!"박복만은 차가운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저 새끼 끌고 나와."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즉시 혜준을 자리에서 끌어내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뭐 하는 짓이야! 이거 놔!""시발 닥치고 따라와!"한 남자가 혜준의 무릎을 걷어차자 그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박복만 앞에 무릎 꿇는 모양새가 되었다.박복만은 차가운 눈빛으로 혜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탁!'그는 사인이 된 계산서를 혜준에게 집어 던졌다."누가 저 룸을 써도 된다고 했지?"혜준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우리는 미리 VIP룸으로 예약하고 왔다고!" "당신들 뭐 하는 거야? 혜준이가 미리 예약했는데 VIP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게 어디 있어?"라며 임현우도 옹호하고 나섰다."저기요, VIP 룸이라고? VIP 룸? 너 같은 병신새끼가 쓰라고 있는 VVIP 룸이 아니라고!" 박복만은 혜준의 뺨을 때리며 윽박질렀다.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방 전체로 울려 퍼졌고, 모두가 우두커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뭐라고...? VVIP 룸?어쩐지 방이 너무 넓고 요리와 와인이 고급스러웠다! 알고 보니 모두가 들어간 룸은 VIP룸이 아니었던 것이다! 임현우의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오빠, 오빠가 유성파 보스랑 아는 사이라고 했잖아! 빨리 그 사람한테 연락 좀 해봐!"혜준은 숨을 가쁘게 내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이... 이...” 배해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회장직을 차지했는지 논의한다면, 그는 당당하게 합법적인 수단으로 얻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는 명분이 있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한 일을 하기 앞서 늘 명분이 필요했다. 심지어 극악무도한 침략자조차도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기 마련이니, 하물며 배해산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친아버지를 세계 곳곳에서 쫓아다니며 죽이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는 명분이 서지 않는 행위가 될 것이었다. 이런 추문이 드러나면 그는 회장직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없을 것이었고, 자진 사퇴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를 생각한 그는 마지막으로 노력해보려 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만약 저와 제 아버지가 모두 오점을 남겨 가주로 적합하지 않다면, 제 아들 배한빈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배해산에게 있어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한다면, 반드시 아들에게 자리를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후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며 차갑게 말했다. “뭐라고? 배호영의 일이 막 공개되려는 마당에 배호영의 아버지가 회장을 맡는다고? 당신의 생각엔 오점이 가장 큰 사람이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말인가?”“저... 그건...” 배해산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그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오점에 대한 논란을 꺼낸 순간, 자신과 아버지뿐 아니라 큰아들 배한빈도 이미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그는 이 기회에 둘째 아들을 회장에 제안하려 했으나, 문득 머릿속에서 시후의 의도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이렇게까지 둘러대는 걸 보니 결국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을 유현이로 하려는 거군! 이렇게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이 반박할 틈을 주지 않으려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서 계속 반대 의견을 내다 은 선생님을 화나게 하면 내 처지가 더 나빠질 거다...’이를 깨달은 그는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다면 제가
그래서 배해산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시후가 갑자기 끼어들어 자신이 회장직을 잃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자신의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배원중 또한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 그는 자신이 회장직을 되찾아 반격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시후가 직접 말을 꺼내지 않는 이상 자신은 그 말을 꺼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가 입장을 밝히길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 혼자, 그리고 손녀의 지원만으로는 회장직을 다시 차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이 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가운데, 시후가 갑자기 두 사람을 향해 입을 열었다. “두 사람.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현직 회장이고, 다른 한 명은 전 회장인데, 배호영이 두 사람의 코앞에서 이렇게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어. 두 사람 모두 관리 부실의 책임이 있지. 두 사람은 무슨 말을 할까?”배해산은 깜짝 놀라 황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된 지 아직 보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임이 저에게 돌아오는 것은 부당합니다. 부디 명확히 판단해 주십시오!” 말을 마친 그는 배원중을 힐끔 보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호영이가 살아 있던 20여 년 동안 거의 99%의 시간 동안 저희 아버지께서 회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 일은 아버지가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몹시 어두워졌다. 아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그를 분노하게 했고, 시후의 말뜻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호영의 일은 한 두 번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져 온 일이었고, 그동안 자신은 회장직에 앉아 있었으면서도 배호영의 만행을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는 분명 자신이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아들의 말이 맞습니다. 이 일은 제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부디 처벌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신을 처벌하지는
시후의 생각에, 배호영과 같은 부류의 인간 말종들은 반드시 죽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미국 사법기관에 맡기더라도 아무도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지 사법기관의 느슨한 집행 태도와 암묵적 거래를 고려할 때, 돈 많고 권력 있는 자들은 종신형을 선고받더라도 교도소 안에서 호화롭게 지낼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시후는 블랙 드래곤에게 이들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한 명도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이들의 정보를 모두 파악했습니다. 대부분 뉴욕에 머무르고 있으니, 즉시 인력을 배치하여 오늘 밤부터 이 짐승 같은 놈들을 사냥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배유현이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이 문제는 언제 공개하고, 영상 자료는 언제 공개할 계획이신가요?” 시후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의 파장이 클 적당한 때를 골라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게 할 겁니다. 배호영이 이전에 납치된 사건의 여론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은 분명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그때 이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법적 제재를 피하려고 가미국을 떠나려 할 것이고, 바로 그 틈을 타서 그들을 한꺼번에 잡아들일 계획이예요.” 말을 마친 시후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당부했다. “페이셔스 그룹은 사건이 공개된 후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사람들이 페이셔스 그룹이 사건이 터진 뒤 위기 관리에 나섰다고 믿도록 해야 해요. 미리 준비한 흔적을 보이면 불필요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배유현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주의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성도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케이. 성도민 씨, 여기 일은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사람들을 데리고 작전을 펼치도록 하세요. 단, 어떠한 짐승도 도망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성도민은 즉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이번 일은
“좋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고 차갑게 말했다. “모두들 이의가 없다면, 내가 배호영을 보내주지!” 배호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미친 듯이 소리쳤다. “이 망할 인간들! 만약 내가 죽으면, 귀신이 되어도 절대 당신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배한빈, 배해산, 배원중은 하나같이 그를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미신을 믿는 편이라, 배호영이 죽고 나서 정말 귀신이 되어 원한을 갚기 위해 그들을 찾아올까 봐 두려워했다.그 때 시후가 배호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이 세상에 정말 귀신이 있다면, 지금쯤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널 기다리고 있을까?! 이제 넌 그들을 만나러 갈 때가 되었다!” 배호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고, 입을 벌려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바로 그 순간, 시후가 이미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이다!총성이 울리며 배호영의 뒷머리에서 피와 뇌수가 튀었고, 그는 그대로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총상이 있었고, 그곳에서 붉고 흰 물질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고개를 돌렸고, 배호영을 더 이상 바라보지 못했다.배한빈과 배해산은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기 시작했으며, 배원중 역시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20년 넘게 키운 아들, 손자, 증손자인 만큼, 그들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애틋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배한빈은 배호영의 시체 앞으로 달려가 그를 안고 울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사람을 시켜 호영이를 화장터에 보내도 되겠습니까...”“안 돼!”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그가 죽인 여성들은 시신조차 온전하지 못했는데, 저 놈이 땅에 묻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러고 나서 그는 성도민을 바라보며 명령했다. “성도민 씨, 배호영의 시신을 치워서 화장시키고, 재는 그대로 바다에 뿌리도록 해요.” 성도민은 즉시 대답했다.
시후의 말은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 각자에게 천둥처럼 울려 퍼지며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모두가 시후의 얼굴에 서려 있는 살기를 보며, 그가 절대 농담을 하거나 그들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배한빈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물을 흘리며 모든 것을 체념한 듯했다. 그는 무슨 말을 해도 아들의 목숨을 구할 수 없음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만약 지금 또 다시 잘못된 말을 한다면, 아들이 죽은 뒤 자신의 운명 또한 비참할 것임을 직감한 그는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대답은커녕 시후를 쳐다보지도 못했다.시후는 그를 그냥 두지 않고 다시 날카롭게 물었다. "배한빈! 내가 다시 묻지! 내가 네 아들을 죽이면, 받아들이겠나?!" 시후의 말에 배한빈은 온몸이 순간적으로 마비되는 것 같았다. 시후의 공격적인 태도에 그는 도망칠 곳이 없었고,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그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연신 절하며 절망 속에서 외쳤다. "받아들입니다! 받아들여요!! 받아들이겠습니다!!!"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져 기절할 뻔했다. 강렬한 생존 욕구가 그를 자극해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절규했다. "아버지! 저를 구해주셔야 해요, 아버지! 두 눈 뜨고 제가 죽는 걸 지켜보실 수는 없잖아요, 아버지!!" 배한빈은 얼굴을 돌려 외면하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모든 건 네가 자초한 일이다... 나도 널 구할 수 없어..."배호영은 절규했다. "아버지! 이렇게 냉정하실 수는 없어요!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손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요. 만약 다들 제가 죽는 걸 지켜본다면, 남은 인생을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시후는 그의 가슴을 발로 세게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 "더 이상 헛소리를 지껄이면, 내가 널 확실히 생지옥에 던져 줄 것이다!"배호영은 온몸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했다. 최근 겪은 비인간적인 고문은 지옥보다 더 두려웠고, 그는 이미 공포에 짓눌려 있었다. 이때 시후가 다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조금 뒤 모든 영상을 공개할 거야. 그때 페이셔스 그룹은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에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해. 만약 여러분들이 잘 처리하면 이후 더는 이 일에 대해 추궁하지 않겠다. 하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나는 먼저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을 죽이고 다음 회장에게 이 일을 계속 처리하게 할 것이다. 만약 차기 회장도 내 마음에 들지 않게 일을 처리한다면 그를 죽이고 또 다른 회장을 찾을 거야. 이 일이 완벽히 해결될 때까지 말이지!"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하나같이 몸을 떨었다. 시후는 더 이상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성도민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성도민 씨, 데려와요.""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성도민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몇 분 후, 헬리콥터 한 대가 1층 로비 밖에 착륙했다. 블랙 드래곤의 대원 몇 명이 속옷만 걸친 배호영과 제임스를 끌고 들어왔다. 이때 두 사람은 이미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두 귀는 잘려 나갔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였으며,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어 거의 반쯤 죽은 상태나 다름없었다. 배호영은 끌려오자마자 배한빈과 배해산을 보더니 곧바로 울며 소리쳤다. "아버지, 할아버지, 저를 살려주세요... 고문을 받아 정말 죽을 것 같아요..."이전에 엎드려 있던 배한빈은 아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도 모르게 안쓰러움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자 그는 무심코 말했다. "호영아... 내 아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던 배해산이 그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멍청한 놈아! 이런 짐승을 아직도 아들이라고 부르는 거냐?!"배한빈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몸을 떨며 겁에 질렸다. 배호영은 배해산을 바라보며 충격에 빠진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절 부정하시는 건가요, 할아버지..." 배해산은 분노에 차 외쳤다. "닥쳐라! 나 배해산은 너 같은 손자가 없다! 너 같은 짐승만도 못한
배유현의 말은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을 극도로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 말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이 결코 결백하지 않으며, 페이셔스 그룹 또한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그들은 이전에 배호영 한 명을 희생시켜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을 지키려 했던 일이 시후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과 다름없음을 인식했다.배해산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시후를 바라보며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호영이의 납치 사건을 전 세계적 이슈로 만든 이유가, 설마 페이셔스 그룹을 완전히 몰락시키려는 겁니까..?"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배호영과 페이셔스 그룹이 이번 일에 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것일 뿐. 배호영이 저지른 수많은 비인간적인 일들은 마땅히 완전히 폭로되어야 해." 그는 이어 배유현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배유현 씨, 페이셔스 그룹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이 담긴 방안을 말한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 일을 덮으려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 결국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죠."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을 차례로 바라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근본적으로 이 일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조차 없다! 심지어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니, 그럼 내가 하나 묻지. 돈이 만능이라고 생각하나?!"페이셔스 그룹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감히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시후는 배원중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전 회장님, 내가 기억하기로 당신은 올해 아흔이 넘으셨지요?" 배원중은 황급히 답했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 저는 올해로 96입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96세 라면 장수 중의 장수인데, 이 나이에 회춘단을 사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충분히 살지 못했다고 느끼시나 보죠?" 배원중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누구나 장수하고 싶어 하니까요...
배원중은 배유현에게 갑작스럽게 분노가 더욱 치밀었다. 원래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권력을 되찾으려 했지만, 가장 신뢰하던 손녀가 갑자기 자신의 판을 뒤흔들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분노와 질책이 담긴 눈길로 배유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배유현은 처음으로 할아버지가 자신을 이런 눈빛으로 보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나를 오해하신 게 분명해...’ 이렇게 생각한 배유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지금 페이셔스 그룹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배호영이 저지른 일이 너무 커서 단순히 그가 죽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요.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의 죄를 모두 공개하며 피해자와 대중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동시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며 대중의 용서를 구해야 하기도 하고요.."성도민에게 뺨을 맞아 날아간 배한빈은 즉시 소리쳤다. "공개할 거라면 호영이를 사법부에 넘겨 연방 법원이 그의 죄를 심판하게 하면 된다!" 배해산도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그래 맞아! 배유현! 너는 정말 독한 계집애야! 우리 증손자의 목숨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페이셔스 그룹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려 하다니! 네 말 대로 모든 걸 공개할 거라면, 왜 호영이가 목숨으로 책임져야 해? 법에 맡기면 최대 종신형을 받고 가석방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될 것 아니겠느냐!"배유현은 물었다. "혹시 생각해 보셨나요? 만약 그 방법이 정말로 가능하다면, 은 선생님이 왜 이 영상을 미국 경찰에 넘기지 않고 굳이 페이셔스 그룹에 와서 우리에게 해결 방안을 묻는지에 대해서요?"모두 그녀의 말에 한순간 멍해졌다. 특히 배원중은 즉시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 배유현의 말은 그에게 문제의 핵심을 일깨웠다. 그는 속으로 탄식했다. ‘어째서 나는 이 점을 깨닫지 못했을까... 은 선생님께서 굳이 페이셔스 그룹을 찾아온 건 평범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 분명하구나... 이 상황에서
"저요?" 배유현은 시후가 이런 순간에 자신의 의견을 물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페이셔스 그룹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배해산이나 배한빈은 물론, 배호영보다도 못한 위치였다. 비록 할아버지가 자신을 각별히 아끼긴 했지만, 집안에서의 서열을 따질 때면 그녀는 늘 뒤로 물러서야 했다. 게다가 오늘 밤 이 자리에 그녀의 부모가 없는 것을 보고, 큰아버지 배해산이 이미 자신의 부모를 페이셔스 그룹에서 내쫓은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더욱 자신감이 떨어졌다.시후는 그녀가 불안해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배유현 씨,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하세요.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걱정하지 말고요. 내가 책임질 테니." 그러자 배유현은 입술을 꾹 다물며 마음속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시후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하니 그녀는 용기가 생겼고, 곧바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생각에 지금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배호영이 자신의 악행에 대한 대가를 목숨으로 책임지는 것입니다!"배한빈과 그의 아내는 이 말을 듣자마자 폭발했다. 그의 아내는 배유현을 손가락질하며 분노에 차서 욕설을 퍼부었다. "배유현!! 이 정도 없는 계집애야! 우리 호영이는 네 조카야! 네가 정말 그를 죽게 만들어야겠어?" 배한빈도 이를 갈며 소리쳤다. "배유현! 이 뱀처럼 독한 계집애! 네 부모를 우리가 내쫓았다고 이렇게 앙갚음하려는 거냐?"시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두 사람의 입을 닫게 만들어요." 그러자 성도민은 아무 말없이 다가가 배한빈의 따귀를 때리고 뒤로 날아가게 만든 뒤, 다시 배한빈 아내의 얼굴을 세게 내리쳐 그녀를 몇 바퀴 자리에서 돌게 만들고는 바로 기절시켜 버렸다.시후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 이야기해요."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 우리는 그의 모든 악행을 즉시 대중들에게 즉시 공개해야 하며 그의 잘못을 절대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