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오늘 자신을 데리러 온 두 형제가 전혀 좋은 의도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중 한 사람은 자신이 20년 동안 방황했다고 비웃었고, 다른 한 사람은 가방 끈이 길지 않다고 비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시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록 그들의 아버지가 오늘 여기에 함께 서 있다고 해도 시후는 딱히 관심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는 이 두 명의 사촌들의 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러나 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은지환과 은호진에게 소리쳤다. "은지환 은호진! 두 사람 뭐하는 거야? 시후 오빠가 이제서야 가족들을 보려고 안성에 돌아왔어. 그런데 두 사람은 광대처럼 뭐하는 거야?”그제서야 은지환과 은호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시후 옆에 서 있던 여자가 사실은 전국적으로,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 ‘혜리’이자 Koreana 그룹의 외동딸 고은서라는 것을 깨달았다.헬레나도 고은서를 보고 조금 놀랐다. 그녀는 고은서의 팬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혜리의 노래를 듣고 그녀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치 팬이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그녀를 여기에서 만나게 되자 헬레나는 조금 놀랐다.은호진은 시후를 보호하기 위해 고은서가 나타났고, 그녀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자 극도의 질투심을 느꼈다. 원래 사촌 형인 은지환이 노르웨이 왕실의 공주와 결혼하게 된 것을 보고 은호진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미 엄청난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은지환은 LCS 그룹의 장손이기 때문에 분명히 그룹에서 가장 귀중한 손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은서와 같은 슈퍼스타가 은시후를 직접 데리러 왔을 뿐만 아니라, 은시후를 옹호하는 것을 보자 은호진은 속으로 분개했고, 비록 자신은 은지환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후와는 비교할 수 있다고
시후는 헬레나를 처음 봤을 때 다른 사내들처럼 그녀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얼굴에 놀란 게 아니라, 그녀의 지나치게 흰 피부색에 놀랐다.백인들이 피부가 하얀 것은 정상이지만 헬레나는 굉장히 하얀 편이었다. 그녀의 피부색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와 흡사했다. 그녀는 백인이지만, 다른 백인들 보다 훨씬 더 하얀 편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그녀의 건강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일년 내내 기운과 혈액이 심하게 부족한 것 같았다. 따라서 그녀는 전반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있어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와 부드럽게 악수하는 순간, 시후는 자신의 영기를 사용하여 조용히 그녀의 건강을 살펴보는 동시에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질병에 초점을 맞추었다. 시후의 의견으로는 헬레나의 심장, 뇌, 폐의 혈관 모두 매우 명백한 선천적 결함이 있었다. 또한 심장 심실 사이에 있는 막의 결손으로 인해 많은 양의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유입되어 심장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하고 있었다. 반면 폐동맥은 너무 좁아 전체 심폐 기능은 일반인들 보다 훨씬 나빴다. 그녀에게는 심실 비대 및 대동맥 변위와 같은 문제도 동반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시후는 서양 의학은 잘 알지 못하기에,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그녀의 심장 문제가 어떤 질병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영기로 헬레나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있었다. 그녀는 심장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도 너무 허약한 상태였다. 이대로 라면 앞으로 몇 달 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모든 것이 안정된 상황이지만, 다른 외부 요인이 생기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우울하고 삶이 고통스럽다면 곧바로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시후의 갑작스러운 말에 헬레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고, 어떻게 시후가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LCS 그룹의
그래서 은지환은 화를 내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헬레나를 가로막고 화를 내며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비록 네가 내 사촌 동생이기는 하지만 감히 형수에 대해 부적절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내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다시 고은서와 박상철 집사를 바라보며 화를 냈다. "고은서 씨, 박 집사님, 방금 시후가 한 일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데도 내가 잘못한 것입니까?" 은지환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고은서와 박 집사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은시후는 조금 전 헬레나의 손가락을 자발적으로 잡았다. 그러니 은지환은 자신의 분노가 마땅히 시후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박상철 집사는 다소 당황했다. 박상철은 시후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인지 몰랐지만, 고은서가 중간에 단호하게 말했다. "은지환 오빠! 사람의 호의를 몰라보네요?! 시후 오빠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잖아요. 헬레나 양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쥐라고 했으니 이유가 있을 거라고요!”"이유는 무슨 이유!" 은지환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내 생각엔 당신이 시후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네요! 가능한 한 빨리 정신을 차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고은서는 화를 내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는 그만하세요.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시후는 은지환의 연기에 전혀 분노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할 말은 없는데.. 그럼 별 다른 일이 없다면 먼저 떠나겠습니다.”은지환은 엄하게 소리쳤다. "잠깐! 아직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잖아!"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무시했지만 헬레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헬레나 씨, 제가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 있나요?"이 말을 들은 헬레나는 초조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한 후 은지환을 돌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은시후 씨가 좋은 의도를 갖고
은지환은 볼보의 뒤를 바라보며 화가 났지만, 은근히 기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난 것은 바로 시후가 자신의 체면을 깎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가장 문제는 이 자식이 내 약혼녀의 손을 만졌다는 거야!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지!’ 그러나 그가 은근히 기뻐했던 점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은시후는 좀 허세가 심한 것 같아. 돌아가면 딱히 더 불을 붙일 필요가 없겠어. 할아버지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면 되니까.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면 분명히 크게 화를 내실 거야. 사실 내가 예전에 가장 두려웠던 것은 할아버지가 은시후를 편애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은시후가 부도덕할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를 업신여기고 있다는 걸 들으면 할아버지가 가만히 계시겠어? 할아버지가 은시후에게 불만을 품으면 내가 승리하지 않을까?’그러나 그의 옆에 있는 은호진은 아직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화를 내며 말했다. "형, 은시후는 너무 오만해! 형님을 아주 그냥 무시하던데?”은지환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시골 촌놈은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했을 테니 저렇게 허세 부리게 놔 둬.”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돌아가자,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셔!”은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했다. "젠장, 나한테 왜 저런 친척이 있는 거야? 진짜 운도 지지리 없지!”은지환은 헬레나를 돌아보며 그녀의 표정이 조금 멍한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헬레나, 괜찮아요?"헬레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은지환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며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그냥 호텔로 데려가 주세요."은지환은 서둘러 물었다. "점심이 다 되었는데.. 호텔로 돌아가면 식사를 할 건가요? 아니면 집에서 식사할래요?”"아니요." 헬레나가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제가 몸이 좀 불편해서 먼저 돌아가서 좀 쉬고 싶어요."이를 본 은지환은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신사 답게 말했다. "그럼 호텔까지 데려다 줄 테니 편히 쉬어요. 오후에 몸이 좋으
헬레나가 태어났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25세, 여왕인 할머니는 60세였다. 당시 아버지가 왕세자이자 1대 상속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는 2대 상속자로 지정되었다. 나중에 헬레나의 아버지는 헬레나의 선천적 질병을 발견했지만, 언젠가 헬레나가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사실을 왕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헬레나를 치료하고, 헬레나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치료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 다녔다. 헬레나의 아버지는 비록 헬레나가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헬레나의 선천적 결함이 숨겨져 있고 헬레나가 25세까지 살 수 있다면 헬레나가 죽기 전에 왕위를 물려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과 헬레나의 할머니 사이에는 고작 30살의 나이 차이가 있지만, 헬레나의 할머니와는 60살의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현재 여왕은 아마도 80세 이상을 살 것이다. 만약 헬레나가 25세까지 살 수 있다면, 여왕은 85세가 될 것이다. 헬레나가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살아남는다면, 그녀는 성공적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다. 왕족으로서 인생의 유일한 정점은 왕위를 계승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그녀의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헬레나가 왕위에 오를 수만 있다면, 비록 그녀가 1년, 심지어 한 달 동안만 왕비로 지내더라도 그녀의 삶은 완전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었다. 지난 10년간 헬레나의 건강상태는 잘 숨겨졌으나, 헬레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무렵 너무 슬퍼서 장례식장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병원에 후송되어 응급처치를 받게 되었다.현 노르웨이 왕국의 여왕이기도 한 헬레나의 할머니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과감히 헬레나의 상속권을 박탈하고 헬레나의 삼촌의 딸인 그녀의 사촌을 첫 번째 후계자로 삼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보호와 상속권을 잃은 헬레나는 즉시 왕실 내에서 소외되었다.헬레나는 중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족을 위해 혜택을 교환해야 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강제로 한국에 있는 은지환과 결혼
그 시각, 고은서가 몰고 있는 볼보.운전하는 동안 고은서는 시후에게 물었다. "오빠, 방금 헬레나 공주가 건강이 좋지 않다고 했잖아. 아픈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고은서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병에 걸린 거야?"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설명하기 어렵고, 매우 복잡해. 심장과 관련된 전체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아."고은서는 깜짝 놀랐다. "응? 그렇게 심각한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매우 심각해.”"그렇다면 그녀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거야?”"응. 여기서 그녀의 상황은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아. 언제든지 물에 빠질 수 있지.”고은서는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엄청 어려 보이던데.."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질병은 사람이 젊든 늙든 상관하지 않아. 그러니까 어렸을 때 죽거나 심지어 미성년자이기 전에 병으로 죽은 사람이 많지.""그건 그래..." 고은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빠, 그녀를 구할 수 있어? 분명히 방법이 있는 게 틀림없어. 그치? 그 당시 아버지의 상태도 심각했는데 오빠가 치료했지. 그러니 이 헬레나도 문제가 없겠지?""응 확실히 살릴 수는 있어. 내가 네 아버지에게 준 약 반 알만 먹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시후는 화제를 바꿔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 약은 너무 귀해. 나는 그녀와 딱히 아는 사이도 아니고, 오늘 처음 만난 건데 굳이 도움을 줄 필요는 없었어.”고은서는 잠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아.. 사실 세상에는 죽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러니 신조차도 그들을 모두 구할 수는 없을 거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게 운명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조금 도와줬어. 정말 심장마비가 된다면 내가 말한 대로만 하면 생명을 살릴 수는 있을 거야.”고은서는 깜짝 놀랐다. "지금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끝을 쥐라고 한 걸 말하는 거야?”시후
임지연은 기분이 매우 좋아서 와인을 꺼내서 함께 마시고 싶었다. 임지연은 시후를 정말 좋아했고, 시후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시후를 미래의 사위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아들처럼 여겼다.시후도 역시 세 사람과 함께하는 분위기를 좋아했다. 세 사람은 그를 진심으로 대했고,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두 집안의 우정이 결합되어 시후는 진정으로 이곳을 자신의 집처럼 느끼고 있었다.시후와 고선우의 가족이 와인 잔을 교환하는 동안, 은지환은 헬레나를 호텔로 돌려보내고 그룹 별장으로 돌아왔다.은 회장은 시후가 은지환과 함께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즉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는 어디에 있어? 왜 너랑 함께 돌아오지 않았냐?"은지환은 불평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은 회장이 그것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즉시 화를 내며 불평했다. "할아버지, 시후 그 녀석 정물 너무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힘을 다해 그를 데리러 갔는데! 물론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런데 할아버지께 너무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가 할아버지께서 시후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제게 상관없다며 휙 가버리는 게 아니겠습니까?”은 회장은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서 시후는 어디로 갔냐?""Koreana로 갔죠." 은지환은 화를 내며 말했다. "고은서가 차를 몰고 왔는데, 함께 가더라고요!"은 회장은 약간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냥 가라고 해라. 그들이 가까워지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박상철 집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박 집사, 시후에게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라고 말했나?"박상철 집사는 즉시 한 발 나아갔고 정중하게 말했다. "회장님, 제가 이미 말씀드렸는데, 도련님은 내일 아침 제 시간에 오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알겠네." 은 회장의 마음에 있던 걱정은 해결되었고 그는 한숨 돌리며 말했다. "내일 오겠다고 하니 기다리지.”은지환은 자신이 은 회장에게 불순종했
은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박상철 집사에게 물었다. "박 집사, 자네도 그 자리에 있었지. 시후가 그 말을 한 것이 진심이었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그냥 헛소리를 한 것 같나?"박상철 집사는 정중하게 말했다. "회장님, 도련님은 정말로 진지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도련님께서는 경솔한 의도가 없는 것 같아 보이셨습니다."은 회장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것 같네."라고 말했다.은지환은 갑자기 불쑥 소리쳤다. "할아버지! 진심으로 말씀하시는 거예요?! 은시후는 분명히 헬레나를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경솔한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은 회장은 침착하게 말했다. "내 생각에는 시후는 헬레나에게서 일종의 신체적 문제를 본 거다. 시후에 대한 나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 그 녀석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타입이 아니야.”은지환이 항의했다. "할아버지, 너무 헌신적이시네요! 할아버지는 옛말 그대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마음속은 모르시네요! 시후는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으니 어떤 성격인지도 모르시잖아요! 헬레나는 정말 놀라운 미인이에요. 많은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텐데, 시후라고 그렇지 않겠어요?”은 회장은 부드럽게 고개를 저으며 웃음짓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지환아, 나는 시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적어도 조금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은 회장은 은지환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시후에 대한 네 이해가 정말 부족해! 네가 시후를 더 잘 알게 된다면, 그 아이가 여자들 앞에서 경박하게 행동했다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시후의 집 앞에서 줄을 설 지 모를 거다. 게다가 그런 여성들 중 그 누구도 헬레나보다 부족함은 없을 거다!”은지환은 이 말을 듣고 피를 토할 뻔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미친!!! 저 노인네가, 이게 무슨 말이야? 은시후가 대단하고 여자가 많고 심지어 헬레나보다 대단한 여자들도 많다는 뜻이야..? 은시후에게 몸을 던진다고 그 여자들이?’ 이것을 생각하면서
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고, 우물쭈물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야 해요..."유가휘는 유미경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미경아, 기억해라. 남녀 사이에 관계가 잘 발전하려면 절대 자존심 싸움을 하거나 삐지면 안 돼. 상대가 너에게 관심을 보이면, 너는 두 배로 반응해 줘야 하는 거야. 상대방이 너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너는 뻔뻔하게 주도권을 잡아야 해. 절대 네 마음 속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쿨한 척 거리를 두면 안 된다고. 괜히 속으로 불평만 하면 안 된다 이 말이다!” 그리고 유가휘가 이어 말했다. “너를 찾지도 않는다고 너도 그를 찾지 않고, 심지어 널 찾으러 왔을 때도 네가 여전히 허세를 부리면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다 사라지지 않겠어?!”그 말을 들은 유미경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의 강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는 겉으로 부정하며 말했다. "아빠, 난 은시후 씨한테 별 감정이 없어요. 게다가 나랑 그 사람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요.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무릎 꿇게 한 남자랑 사귈 수 있겠어요?"유가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네가 정말 은시후 씨와 사귈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무릎 꿇는 게 대수겠어? 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다시 덧붙였다. "더군다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은시후 씨에게 무릎을 꿇게 된 것은 내가 그를 화나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용서를 빌어야 했기 때문이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가 잘못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네가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날 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겠어?"유미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하는 건 오로지 은시후 씨의 능력을 보고 그러는 거잖아요.""그래 맞다!" 유가휘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미경아, 넌 맏이야. 처음으로 나에게 아버지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아이지. 그건 네 동생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